[빅뱅/탑뇽] 전학생 관찰일지

 

1. 교무실에 잠깐들렸다가 반으로 전학온다던 녀석을 보았다.

 

2. 키는 나보다 한뼘 반정도 크다.

 

3. 꽤나 사나운 인상이어서 그런지 별로 좋게 보이진 않는다.

 

4. 생각하는 순간 나와 눈이 마주쳤다.

 

5. 그냥 고개를 휙 돌린다.

 

6. 역시 생긴것 만큼 그닥 좋아 보이는 녀석은 아닌가 보다.

 

 

7. 이름은 최승현.

 

8. 어디서 전학을 왔는지 추측불가.

 

9. 목소리가 상당히 낮다. 듣자마자 소름이 돋았다.

 

10. 소개할때도 말이 짧은걸 보아하니 그닥 활발치는 않다.

 

11. 교실을 두리번거리며 옷매무새를 단정히 한다.

 

12. 여자애들은 벌써부터 황혼에 젖은 눈빛들이다.

 

13. 한심하다.

 

14. 지루한듯 책상에 엎드렸다.

 

15. …좀 잘생긴것 같기는 한 것 같다.

 

16. 근데 내 옆자리에 앉는다.

 

17. 놀란 내색은 하긴 싫지만 놀랐다.

 

18. 어색한 기류가 흐른다. 그와중에 담임은 수업을 시작한다.

 

19. 안녕.

 

20. 고개만 작게 끄덕인다.

 

21. 우씨.

 

22. 고개는 칠판에 고정시키며 가방에서 주섬주섬 교과서들을 꺼낸다.

 

23. 녀석이 멈칫 거리더니 날 한번 슥 쳐다보곤 고개를 돌린다.

 

24. 필기도구가 없는 것 같다.

 

25. 안쓰는 볼펜을 하나 건내줬다.

 

26. …고마워.

 

27. 괜시리 쑥스럽다.

 

28. 근데 웃음이 자꾸 나온다.

 

 

29. 녀석이 복도에 서성거린다.

 

30. 주머니에 들어간 한 쪽 손은 멋이냐.

 

31. 안보는 척 조금씩 쳐다봤다.

 

32. 영배랑 대성이가 옆에서 한마디씩한다.

 

33. 잘생겼네.

 

34. 키크다.

 

35. 그리고 둘은 우울해진다.

 

36. 등신들.

 

37. 떠들면서 웃고있는 순간 녀석과 눈이 마주쳤다.

 

38. 왜 자꾸 마주쳐.

 

39. 이상하게도 계속 쳐다보는 느낌이다.

 

40. 종이 울리자마자 나를 그대로 지나쳐 간다.

 

41. 아쉬운 듯 한 느낌이 나는 건 뭘까.

 

42. 자리에 돌아와 앉은 녀석이 보인다.

 

43. 주머니를 뒤적거려 나온 사탕 두개를 녀석에게 건냈다.

 

44. 인상과 다른 순한 눈빛으로 나를 쳐다본다.

 

45. 아니 그냥. 먹으라고.

 

46. 사탕을 만지작 거린다.

 

47. 고마워.

 

48. …손도 이쁘네.

 

49. 이제는 고마워말고 다른 말을 들어보고 싶다.

 

50. 녀석이 씩 웃는다.

 

 

51. 운좋게 녀석이랑 같은 청소 당번.

 

52. 내가 딴청부리고 있어도 녀석은 군말없이 유리를 닦는다.

 

53. 나한테 관심이 없는건가.

 

54. 정말 유리만 닦는다.

 

55. 너 내이름은 알아?

 

56. 권지용..이잖아.

 

57. 난 또. 모를줄 알았네.

 

58. 걸레를 들고 녀석의 옆에 가서 유리를 닦기 시작했다.

 

59. 녀석이 가만히 서서 내가 창가 닦는 모습을 본다.

 

60. 왜…모를 줄 알았어?

 

61. 대답을 못하겠다. 그냥 이라고 대답할수도 없고.

 

62. 아니 뭐…

 

63. 대충 얼버무린다.

 

64. 갑자기 나를 뚫어져라 바라본다.

 

65. 뭐야. 왜그래. 부끄럽게.

 

66. 손이 머리위로 다가온다.

 

67. 뭐야. 난 아직 마음의 준ㅂ

 

68. 머리 위에 있는 먼지를 털어준다.

 

69. 그리고 반대편 창가로 간다.

 

70. 손이 따뜻하다.

 

 

71. 집에 오는 길에 공터에 있는 녀석을 봤다.

 

72. 오토바이?

 

73. 생긴대로 어울리게 노네.

 

74. 다가가서 녀석의 이름을 불렀다.

 

75. 최승현.

 

76. 처음 불러봐서 그런가 어색하다.

 

77. 너 오토바이도 타냐?

 

78. 대답대신 오토바이에 타서 헬멧을 건낸다.

 

79. …탈래?

 

80. 당연하고말고 녀석의 뒤에 재빨리 탄다.

 

81. 녀석의 냄새가 풍겨온다.

 

82. 변태인가..녀석의 냄새가 좋게 느껴진다.

 

83. 꽉잡아.

 

84. 숨소리가 가까이서 들려온다.

 

 

85. 한강 주변을 달리다 십분만에 멈췄다.

 

86. 자판기에서 음료수 두개를 내게 건낸다.

 

87. 매너좋기는.

 

88. 녀석이 계단에 앉자 나도 따라 앉았다.

 

89.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온다.

 

90. 우리 둘은 말이 없다.

 

91. 근데 지금 이 상황이 싫지는 않다.

 

92. 옆모습을 힐끔 바라봤다.

 

93. 내 얼굴이 초라하게 느껴진다.

 

94. 괜히 봤다.

 

95. 침을 삼켰는데 다들리게 삼켜버렸다.

 

96. 녀석이 나를 쳐다본다.

 

97. 눈을 이리저리 굴리다 음료수만 머금었다.

 

98. 권지용.

 

99. 응.

 

100. 너에 대해 알고 싶어졌어.

 

101. 녀석의 귀가 빨개진다.

 

102. 내 얼굴도 좀 그런 것 같은데.

 

103. ..왜?

 

104. 모르겠어. 왠지 그러고 싶어.

 

105. 쑥쓰러운 듯 손으로 머리를 만져댄다.

 

106. 아무래도 나는 이 녀석한테 반한 것 같다.

 

107. 짜식. 너 무지 좋은 녀석이구나.

 

[독자1]

돌지에요....아 설렌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글이 연결되어있는것도 아닌데 정말 머릿속에 다 그려지는 느낌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너무 좋아요ㅠㅠㅠㅠㅠㅠㅠㅠ

[이노]

으항 계속 봐주셔서감사해요 돌지님!'-'♥

[독자2]

흐으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진짜이런문체좋아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노]

봐주셔서 감사해요!(수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