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내 몸은 급속도로 쾌유됐고,난 일주일이 지나자마자 퇴원 수속을 밟았어.데뷔도 얼마 안남았는데, 나 혼자 이렇게 쉬고 있는 건 말이 안되는 거잖아.
그리고 ,게다가.
"오빠.저 퇴원했어요."
"어,데리러 갈까?"
"아뇨 형.옆에 저 있어요."
일주일 내내 내 옆에서 치근덕거리는 덕에 퇴원 과정이 좀 빨랐지...^^
'오세훈 말고 난 지금 오빠가 필요해요' 라고 말하려 했지만 ,억지로 내 폰을 빼앗아가는 오세훈 덕에 FAILㅋ
"세훈아 너가 ㅇㅇ좀 잘 데리고 와."
"네 형!!!"
형같은 소리하네...
"택시타고 오고?"
"네에,걱정마세요."
...내가 걱정되거든? 너랑 단 둘이 숙소를 간다는게 정말 걱정이다,야.
뿌듯하게 웃으며 전화를 끊는 세훈이.왜 내 일을 니가 하냐고,마음에 안 들어서 인상을 확 구기는데..오세훈이 날 따라하듯이 인상을 구기는거야.
"너 지금 얼굴 이래."
"내가 그렇게 못생겼다고?"
"...그건 내가 하고 싶은 말이거든?"
말을 말자 오세훈이랑 무슨 얘길 더 하겠어..
옷이 든 가방을 읏차 하고 들곤 엘리베이터를 타는데,오세훈이 자연스레 내 손을 잡더라? 그리곤 꼭 쥐어진 내 주먹을 톡톡 건드려.
"...뭐해?"
"달라고."
...뭘?
"가방 달라고,들어줄게."
...나 진짜 뭐 잘못 먹었나.요즘따라 왜 이리 헛소리가 들리냐..
"이런건 원래 남자가 드는거야."
...남자가 드는 거면 내가 들어야지,니가 언젠 날 여자 취급 했었어?
미심쩍은 눈으로 오세훈을 한번 흘겨주곤, 다시 가방을 도로 빼앗았어.
....그냥 못되처먹은 오세훈으로 돌아와 제발 ㅠㅠㅠㅠㅠ 너의 이런 행동은 너무 혼란스러워 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래서 내가 널 좋아한다는 말도 안되는 생각이 든단 말이야ㅠㅠㅠㅠㅠ
"...내가 든다니까? 너 아직 환자.."
"아 싫다고,불편해 너!!!!"
"...."
"가서 택시나 잡아!!!"
1층으로 내려오자마자 보이는 오세훈 팬들.병원 문 앞에 10명 정도 있더라고,여기서 좀 늦만 지체되면 소란이 일어날 거 같아 빨리 택시를 잡으라 소릴 빽 질러버렸어.다정한 오세훈이 좀 어색하기도 했고,
그런 모습에 삐진 얼굴로 입을 삐죽 내미는 세훈이.
"흥 알았다 임마."
"...."
"내가 너 셔틀이지? 기껏 도와줘도.."
아 망했다,진짜 내 인생 망했어.. 저것도 귀여워보이잖아..? 진짜 내가 한번 크게 아프더니 몸이랑 정신이 다 어떻게 됐나봐ㅠㅠㅠㅠㅠㅠㅠㅠ 누가 나 좀 살려주라 제발 ...ㅠㅠㅠ
"택시!!!!!"
"..."
"어 온다! 야 빨리 타."
재주도 좋네.
예상외로 빨리 잡힌 택시가 우리 앞으로 와 멈췄어.트렁크에 짐을 싣고,택시에 올라타려는데...뒷자리에 자연스레 앉는 오세훈,아 같이 앉으면 또 이상한 기분이 들거 같은데...그래서 결국 나 혼자 앞좌석에 타버렸어.
그러더니 그걸 본 오세훈이 어이없다는 목소리로.
"와..내가 아무리 싫어도 그렇지.."
"..."
"앞에 타는게 어딨냐?"
'sm 엔터테인먼트요.'라고 도착지를 말하며 애써 오세훈 말을 무시했어 ㅠㅠㅠㅠ.그래 내가 연습생시절 내내 남자가 없어서 ,너무 외로워서 이런 감정을 느끼는 걸거야.요즘 우리가 너무 붙어다녀서 살짝 정신을 놓은거라고.
"....야 내 말 씹지말고."
"남이사,제발 신경 좀 꺼줄래?"
"...아오 저게 진짜."
또 씩씩거리는 오세훈을 뒤로 한채 억지로 눈을 감았어.
그래 시간이 지나면 다시 친구 오세훈으로 돌아갈거야.못생기고 못되처먹은 오세훈으로.
*
사옥에 도착하자마자 오세훈을 내팽겨치고, 먼저 연습실로 후다닥 뛰어갔어.너랑 조금만 더 같이 있다간 정말 위험하겠어...
거친숨을 몰아쉬며 문을 여는데,안에 언니들과 수정이가 있더라고.
"ㅇㅇ야!!"
퇴원한다는 소릴 안하고 와서 그런가 놀란 얼굴로 나에게 뛰어오는 멤버들,그래 데뷔가 우선이야.이상한 내 감정보다 3년 넘게 준비한 우리 멤버들.데뷔가 먼저라고.
"퇴원한거야? 말도 안하고 이게 뭐야!"
"서프라이즈 해줄려고요,헤헤."
"잘 쉬었어? 얼굴이 나아졌다!"
아 오랜만이다.연습실,우리 멤버들. 잠시 언니들이랑 히히덕거리고 있는데 ...
연습실 문이 덜컥 열려.그 주인공은 안봐도 뻔하지.
"너 택시비 내놔!!!!!!"
"....."
"...."
참 당당하게도 들어온다...5명 전부가 오세훈에게 시선을 고정해,그러자 그제서야 좀 민망해진건지 뒷머릴 긁적이며,
"아.누나들 안녕하세요."
"..."
"정수정.너도 안녕."
선 버럭 후 인사.참 너답다.
"무슨 일이야?"
"...아니에요.연습하실거에요?"
"응,왜?"
언니의 말에 나를 다시 쳐다보는 오세훈. 그 눈빛을 당당히 쳐다볼 수 가 없어서 급히 시선을 돌려버린 나야.
"...아 아니에요.열심히 하세요."
고갤 꾸벅 숙이더니,날 힘껏 흘겨보고 나가는 오세훈.
...이제 언니들이랑 붙어다녀야겠다, 오세훈 안 보게.
"세훈이 갑자기 왜 왔대?"
"...몰라요.."
"둘이 또 싸운거야?"
"네에? 아니에요,우리 연습해요 빨리!"
그래 연습하자,지금 나 제정신 아닌거야.그냥 연습이나 하자.
*
"저녁 뭐 먹을래?"
"요 앞에 돈가스 집 생겼던데,거기 가요!"
"그럴까?"
리더언니의 대답과 함께 우린 바로 돈가스를 먹으러 직행했어,우리 모두 배가 고팠던 지라 신이 나서.
"와 진짜 배고프다."
"그러게요 ㅠㅠㅠㅠ 이렇게 열심히 하는데 살은 왜 안 빠지나 몰라요."
...제일 마른게...망언이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 모두 수정이에게 온갖 비난을 뱉으며 돈가스 집에 도착했는데,
".....어..."
아 망할 왜 김종인이랑 오세훈이 앉아 있는거야.
"어 종인오빠다!"
"..세훈이도 있네?"
...어어,가지마!!!! 야 정수정 가지말...!아 왜 그리 자연스럽게 걔네 자리에 합석하는건데....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오빠 여기 앉아도 되죠?"
"...어 뭐."
나랑 리더언니를 번갈아 쳐다보곤 고갤 끄덕여,아 종인오빠 왜 거절을 못하세요ㅠㅠㅠㅠㅠ 오세훈이랑 밥 먹기 싫다구요 ㅠㅠㅠㅠㅠ...
"...빨리 와서 앉아."
"아,응."
종인오빠의 부름에 리더언니는 날 이끌고 자리로 걸어갔어.아 오세훈 왜 나만 쳐다보냐ㅠㅠㅠㅠ 진짜 미쳐버리겠네,날 뚫어저라 쳐다보는 오세훈의 시선을 겨우 무시하고 자리에 앉았어.근데 왜 하필 또 자리가 오세훈 앞인걸까....?ㅠㅠㅠㅠ
"....또 보네."
장난기 넘치던 아까와 달리,조금 굳은 얼굴인 세훈이가 날 쳐다봐.난 세훈이와 시선을 마주하지 못하고,고갤 떨구곤 까딱 끄덕였어.
"...."
"...."
진짜 죽겠다...아 죽겠다,죽을거 같다,
"너넨 뭐 먹을래."
라고 묻는 종인오빠가 자연스레 언니에게 메뉴판을 건내줬어.근데 그 옆에 앉아있던 수정이가 웃으면서,
"난 가츠동이요!!!"
라고 대답하는데...종인오빠의 눈썹이 꿈틀.
"너한테 물어본거 아닌데."
.....종인오빠 단호박이세요...?그럼 누구? ...나? 나인가 싶어 고갤 돌리는데,나도 아닌지 짙은 눈썹을 더 일렁이며 리더언니를 쳐다보는거야..?
"....난 나베 먹을래."
"응,그거 맛있어."
....대신 대답하는 리더언니,어라..둘이 뭐야 지금? 분위기 겁나 이상하네...
상황 파악도 못하고 멍하니 둘만 쳐다보는데 떡하니 내 앞에 놓아진 메뉴판,자연스레 시선이 그 손 끝을 따라가는데 역시나 ,그 주인공은 세훈이였어.
"너도 골라."
"...아,응."
아 왜 이래 진짜,뭐가 이렇게 불편해. 10년 넘게 했던 행동,들었던 말들이잖아!!!! 오늘 나 왜 이러냐고 진짜ㅠㅠㅠㅠ...
" ...나 우동.."
"밥 먹어.소화도 안되면서."
아 심쿵...이러다 내 심장 튀어나가겠어요ㅠㅠㅠㅠㅠ... 왜 날 또 걱정해주는 거 같은 말을 하는건데 너ㅠㅠㅠㅠㅠㅠ
"...그럼 그냥 벤또.."
아 난 또 왜 쟤 말을 곧이곧대로 듣고 있고....? ㅠㅠㅠㅠㅠㅠ 해가 서쪽에서 뜨겠어...
"아줌마,여기 벤또랑 가츠동 나베 하나요."
종인오빠가 자연스레 추가 주문을 하더라고.
아 나 제대로 먹을 수는 있으려나,체할 거 같다...
"종인오빠,여기 와봤어요?"
"응 뭐."
"맛있어요?"
"오세훈이 자주 오는거면 말 끝났지."
평소 입이 좀 까다로운 오세훈이 자주 오는데면 정말 괜찮나보다,별 생각 없이 찬물을 들이키는데..오세훈이랑 시선이 딱 마주쳐버렸어.언제부터 날 쳐다보고 있었던 건지 모르겠는데,계속 날 쳐다보고 있었나봐.
"....."
"...."
급히 시선을 피했어.
....아 얼마나 바보같을까, 눈도 못 마주치고.
"연습은 잘 되가?"
"네!ㅋㅋㅋㅋㅋㅋ우리야 뭐 하루종일 연습이죠~ㅎㅎㅎㅎㅎ"
"... 넌 별로 안 할거 같은데."
"아냐 수정이도 많이 해!"
"...그래?"
"당연하죠,날 뭘로 보세요!"
다시 화기애애해진 분위기에 다들 얼굴에 웃음꽃이 펴.그런데,그 틈 사이에 어색하게 앉아있는 나랑 세훈이.
"수정이가 우리 비타민이잖아,분위기 메이커고!"
"....아닌거 같은데."
"아 왜 자꾸 의심해요?!"
"ㅋㅋㅋㅋㅋ그래 종인아,의심하지마~"
우리 수정이는 여기저기서 까이는구나....(아련) 나름 나아진 분위기 속에 나도 피식 웃음을 짓는데 오세훈은 여전히 조용해.
"근데 오세훈, 넌 왜 말 안하냐?"
웃고 떠들다가 무심코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풍기는 걸 눈치 챈 수정이가 세훈이에게 장난스레 물었어,여전히 아무런 표정 변화가 없는 세훈이는..
"...ㅇㅇㅇ도 말 안하는데."
....아 뜨끔,오세훈 저거..완전 나 들으라고 하는 소리인거야. 말하라고,왜 내 눈 못마주치냐고 묻는 말을 함축적으로 담은 말이지 .
난 그저 입을 꾹 다무는 수 밖에 없었어.
"...그러게? 너네 왜 그래?"
"어..? 뭐가?"
티내지 말자,괜히 분위기 망치지 말자 제발.
"무슨 일 있어?"
"아닌데? 아무 일도 없는데?"
"..."
"그치 세훈아! 우리 신경 쓰지마!!"
애써 태연하게 웃으며 대답하는데 그걸 보고도 여전히 굳은 얼굴인 세훈이가,
"...쟤 말하면 나도 말하고."
"..."
"안하면 나도 안하고."
라는 말을 해ㅠㅠㅠㅠㅠ 그 말을 듣자마자 '도대체 그게 뭐냐' 고 대뜸 소릴 지르는 수정이...아 진짜 수정이 목소리는 들리지도 않더라,아 정말 심장이 너무 쿵쾅거려서 죽어버릴 거 같아ㅠㅠㅠㅠ..날 도대체 어디까지 끌어내릴 셈이야.난 지금 너 때문에 일상 생활이 불가능하다고...ㅠㅠㅠㅠㅠㅠ
"..어우 오세훈.."
"...."
"..내가 무슨 말을 안했다고 그래!나 말 잘하잖아!"
"...."
"그,그러니까 너도 말해,알겠지?"
...아 힘들다.안 그래도 연기 못하는데 이번엔 진짜 정신이 다 아찔해질 정도였어...내 말이 끝나자마자 다시 시끌벅적해진 분위기로 돌아온 테이블.
"에이 뭐야ㅋㅋㅋㅋㅋ 그냥 ㅇㅇ 입 다물고 있었던거네!"
"ㅇㅇ 배고파? 말하기 힘들어 ㅠㅠㅠ?"
"아,아니에요!"
오세훈 앞에서 하는 행동들이 다 어색해져서 문제에요ㅠㅠㅠ...
결국 식사가 끝날 때까지 오세훈과 말을 섞지 못했어.아 진짜 이상하다,같은 테이블에서 우리가 말을 안하는 날이 다 오는구나. 이게 과연 소화가 될까하는 의구심과 함께 꾸역꾸역 식사를 마쳤어.
"계산은 내가 할게."
"종인아 그럴 필요 없.."
"사주고 싶어서 그래."
종인오빠는 리더언니의 말림을 불구하고 계산대로 마이웨이....ㅋㅋㅋㅋㅋㅋㅋㅋ 아,세훈이도 그랬었는데...
아 미친.나 또 미친 생각하네..
"잘 먹었어요!"
"저도요,나중엔 제가 살게요."
"...그러던가."
내 말에 영혼 없는 고개 끄덕임을 보여주는 종인오빠....^-^ ㅋㅋㅋㅋㅋ사준다는데도 저러네...
그나저나 우리 이제 어떻게 가지?...아 세훈이랑 붙어서 걷기 좀 그런데...
" 사옥가지? "
"응,너네도?"
아 종인오빠도 사옥가는구나...오세훈도 당연히 가겠지?...아,망했다..
오세훈이랑 도저히 같이 걸어갈 수가 없을 거 같다는 생각만 머릿속에 가득가득 해져.심지어 쟤 지금 말 한마디 안하고 서 있다고...ㅠㅠㅠㅠ
차라리 욕이라도 해주던가 ㅠㅠㅠㅠㅠㅠ !!!!!
" ...저,언니."
...격한 내적 갈등 후 겨우 내린 결정.
" 나 속이 좀 답답해서 그런데.."
"응?"
" 좀 걷다가 들어갈게요,30분 정도요."
차라리 혼자 들어가자.그게 낫겠어.
" 혼자? 그럼 세훈이랑 같... "
"아니,아니에요.세훈이 바쁘잖아요!!! 저 혼자 갈게요!!"
제발 그러지마요ㅠㅠㅠㅠㅠ 둘이 있으면 죽어버릴 거 같다구요,눈치를 보며 힐끔 오세훈을 쳐다보는데 여전히 굳은 얼굴로 날 쳐다보는거야.
그러더니,
".....나 안 바쁜데."
젠장,이러지마 미친놈아ㅠㅠㅠㅠㅠㅠ 너 알잖아,내가 지금 너 피하려고 이러는거 다 알고 있잖아ㅠㅠㅠ!!!
"아,아냐.혼자 있고 싶어서 그래!!!"
"...."
"그럼 나 가볼게요! 조심히 들어가요!!"
급하게 손을 대충 흔들고 후다닥 사옥 건너편으로 뛰어가버렸어..ㅠㅠㅠㅠㅠㅠㅠㅠ 아 진짜 나 호구멍청이야...ㅠㅠㅠㅠㅠ...
*
오세훈 덕에 겁나 힘들었던 연습이 끝난 오후 11시.멤버들 모두 지쳐서 미역이 된 것마냥 추욱 쳐져서 숙소로 걸어가고 있었어,
"아 진짜 피곤하다ㅠㅠㅠㅠ 지금 딱 치맥 삘인데!!"
"수정이 너 진짜.은근히 술고래야..."
"에이 제가 뭘요!!!!"
맞잖아 너 술 잘하는거.
소소한 이야기를 주고 받고,하하호호 웃으며 걸었어.
근데 숙소 가는 길에도 오세훈 흔적니 많네,죄다 오세훈이랑 한 거 밖에 기억이 안나.
"아아ㅠㅠㅠㅠ 우리 내일 몇시에 가야해요?"
"7시?"
"ㅠㅠㅠㅠ죽어나겠네요 진짜ㅠㅠㅠ"
수정이의 징징거림과 그걸 다 받아주는 리더언니가 떠드는 사이 숙소에 도착했어,요즘은 오세훈 생각하느라 시간가는 줄을 몰라..
그리고 다 같이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데 옆에 서 있던 언니가.
"우리 막둥이 오늘 아픈데 고생 많았어."
ㅠㅠㅠㅠ 아 언니 진짜 천사세요 ㅠㅠㅠㅠㅠ? 나 오늘 진짜 연습 제대로 못했는데도 저렇게 날 챙겨주는 언니ㅠㅠㅠㅠㅠㅠ
"아니에요ㅠㅠㅠㅠ 저 오늘 제대로 하지도 못했는데요 뭘 ㅠㅠㅠㅠ"
"...무슨 일 있지? 언니한테 말해주면 안돼?"
"...."
"너 오늘 혼 나간 것 마냥 비실비실 했잖아."
아 알고 있었구나,티 안내려고 노력했는데 또 물거품이 되버렸네....
"죄송해요,생각할게 좀 있어서.."
"막둥이 말하기 힘든거면 안해줘도 되."
"...."
"그 대신 많이 힘들면 말해줘야 하는거다?"
"....네 언니ㅠㅠㅠㅠㅠㅠ..."
울상이 된 나를 보며 귀엽다며 우쭈쭈해주는 리더언니.아 언니 진짜 너무 좋아... ㅠㅠㅠㅠㅠㅠ진짜 내 여자임 ㅠㅠㅠ.....
머쓱해서 어색한 웃음만 지어대고 있는데 엘리베이터가 도착했나봐,띵동- 하며 서서히 문이 열리는데...만나선 안 될 사람을 만나버렸어.
"...어 너네 어디가?"
종인오빠랑 오세훈이 있더라고.
"어어 오빠!여기서 만나니까 반갑네요!"
...수정이가 해맑게 인사를 건내,난 하나도 안 반가워.왜 또 갑툭튀냐고...ㅠㅠㅠㅠㅠㅠ
"너넨 어디가?"
"편의점."
"...너 존대 안쓰지 자꾸?!"
"..2살 차이 갖고 되게 유난이네."
투닥투닥하는 종인오빠와 리더언니.둘이 은근히 자주 틱틱거린단 말이야..? 잘 어울리는 거 같기도 하고..?
...제발 오세훈이 나에게 말을 걸지 않길 바라며 가만히 서있는데, 역시나 내 바람은 이뤄지지 않고 오세훈이 날 툭 건드렸어.
"지금 연습 끝났냐?"
"...어."
아 어색하다.어색해.내가 아무래도 오세훈을 바라보는 감정이 좀 달라졌잖아 그러다보니까 평소에 자주 하던 장난도 다 이질감이 생기더라고.. 평소같았으면 그냥 툭 던지는 안부 인사같은건데도 오세훈이 하는 행동 하나 하나에 의미를 부여해.
"피곤하냐.아이스크림이라도 사다줘?"
"...아니."
"....까칠하네."
미안해질 정도로 삐뚤어진 내가 너무 창피하더라.세훈이는 정말 아무런 잘못이 없는데..근데도 이런 날 다 받아주는 세훈이가 원망스럽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그래.
차라리 완전 싸가지없게 대해서 정을 떨어트려주던가.왜 이리 착해빠져가지고...
"너도 뭐 사다줄까?"
"너? 누나라고 하라니까!"
"종인이오빠,그럼 나 초콜렛 좀 사다줘요 ㅠㅠ!!!!!"
"정수정 너 얘기한거 아닌데."
"...아 왜!!!좀 사다줘요 ㅠㅠㅠ!!!!"
단호한 얼굴로 싫다는 종인이오빸ㅋㅋㅋㅋㅋ...종인이오빤 왜 저리 정수정이랑 철벽을 쌓는건짘ㅋㅋㅋㅋㅋㅋㅋ
그 광경을 보고 웃음이 안 나올리가 없잖아,그래서 나도 모르게 피식 웃는데... 날 빤히 쳐다보는 오세훈 시선이 느껴져서 다시 입을 꾸욱 다물었어...
웃지말자.웃으면 못생겼다고 오세훈이 노랠 불렀잖아.웃지 말자.
"김종인,그러지말고 수정이 초콜렛 좀 사다줘."
"..."
"돈은 내가 줄게,응?"
"....내가 니 돈을 왜 받아? 그냥 사다줄게."
"와아 리더언니 짱짱!!!!!"
"뭘로 사다줘."
"카카오 87!!!!!오빠 피부색인 카카오..."
"... 죽고싶냐?"
...ㅋㅋㅋㅋㅋㅋㅋㅋ까맣다고 놀리는 걸 정말 싫어하는 종인오빸ㅋㅋㅋㅋ
아 나도 예전에 오세훈이랑 종인오빠 붙어있으면 다크초콜렛이랑 화이트 초콜렛이라고 놀렸었는데....우리 세훈이가 피부가 참 좋잖아 하얗고 뽀얗고....아 젠장 무슨 생각을 하는거야 지금 ㅠㅠㅠ!!!!
정신을 차려보니까,나 혼자 정신이상자처럼 웃다 정색하다를 반복하고 있더라..
그런 날 본 오세훈은.
"....웃을거면 좀 속 시원하게 웃던가."
"....."
"웃다 정색하면 얼굴 커지는 거 모르냐?"
라며 불만 가득한 얼굴로 한참동안 날 내려다보더라고.
"...내 말 안들리냐?"
"...."
"..아,진짜 개무시하네."
오세훈과 시선이 마주치면 진짜 어색해서 돌아버릴 것만 같아서 그냥 고갤 떨궈버렸거든? 그게 기분이 나빴는지 오세훈 특유의 비꼬는 말투가 튀어나오더라.
하긴 기분 나쁠 만도 하지.하루 종일 눈도 못 마주치고 찐따같이 혼자 오세훈 피하기 바쁜데.
"...."
"...."
"....진짜 한번을 안 쳐다보네."
오랜만에 오세훈 특유의 목소리가 툭 나왔어,내가 엄청 답답하게 굴때 나오는 목소리..그리곤 작게 한숨을 뱉곤 결국 시선을 거둬.
"...됐다 말아라."
"..."
"나 혼자 뭐하냐."
그리곤.날 그냥 지나쳐 혼자 가버리더라... 그 모습에 또 심장이 철렁 내려앉아...
"야 오세훈 어디가 !!!"
종인이 오빠가 부르는데도 뒤도 돌아보지 않고 묵묵히 걷는 오세훈..
...나 너무 이기적으로 굴었나봐.세훈이가 좋다고 나 혼자 멀어지려하고....나 참 나빠.
"ㅇㅇ야 저 새끼 왜 저래?"
"...가봐요 빨리."
저러다 우리 세훈이 상처받아요.가서 좀 달래주고 나 좀 같이 욕해줘요..
내 표정에 심각함을 알아챈 종인오빠가 급하게 발걸음을 옮겼어
"나 간다."
"응 조심히 가!"
"...."
"차 조심하고!!!! 나쁜 어른 쫓아가지 말고!!!"
"아 애 취급하지 말라고!!!!!"
아무것도 모르는 리더언니와 정수정은 깔깔 웃으며 종인오빠에게 손을 흔들어줬어.종인오빤 씩씩거리며 벌써 저 만치나 멀어져있는 세훈이를 뒤따라 뛰어갔고.
"엘리베이터 갔네.다시 기다려야겠다."
다시 엘베 버튼을 꾹 누르는 수정이.
..아 가서 사과해야해.이번엔 내가 진짜 잘못한거야.너무 피곤해서 예민하게 군 거라고,너 무시한거 아니라고 사과해야해.
이런 생각을 하기도 몇초.곧바도 난 가방을 툭 떨구고,뜀박질을 시작했어
"ㅇㅇ야 어디가!!!"
"저 잠깐 오세훈 좀 보러갔다올게요!!!!"
"야!!!!"
"미안해요!1시간 내로 와요!!!!"
어느 편의점으로 갔지? 아파트 뒷쪽에 있는데로 갔으려나?
평소엔 잘 뛰지도 않는데.세훈이랑 오해를 풀어야한다는 생각에 무의식적으로 전속력으로 뛴거 같아. 그렇게 한참을 뛰다보니 편의점이 보이더라.늦지 않았는지 저 멀리 오세훈이랑 종인이오빠가 막 편의점에 들어가고 있었어
나도 뒤따라서 편의점에 들어가는데..와, 막상 들어가니까..사과할 용기가 안나더라...멍청하게 우물쭈물 세훈이 뒷 꽁무니만 쫓아다녔어...가까이 붙어다간 들킬 것만 같아서 좀 멀리.
아 뭐라고 사과해야하지,그냥 거두절미하고 무릎이라도 꿇을까? 별 거지같은 생각을 다하며 졸졸 따라가는데...
둘의 목소리가 들려오는거야..
듣고 싶어서 들은 건 정말 아닌데.둘이 정말 심각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거 같아 나도 모르게 본능적으로 귀를 쫑긋 세웠어....
"...형 나 정말 뭘 어떡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
"이러다간 너무 화가 나서.."
"..."
"...미칠 것 만 같아요."
종인오빠는 묵묵히 세훈이의 등을 쓸어내려주고 있었어,내가 너무..막 대해서 화가 났구나,그것도 엄청...또 심장이 왈칵 무너지더라..
"..나 이대로 ㅇㅇㅇ랑 멀어지기 싫어요."
"세훈아.."
"...상상도 안해봤어요,ㅇㅇ 없이 사는거."
목소리에서 두려움이 뚝뚝 떨어지는게..세훈이의 진심이 다 느껴졌어..
나도 너랑 멀어지기 싫어 세훈아.나 정말 너랑 오랫동안 보고 살고 싶어..너랑 친구로.동료로써.오래 오래 보고 싶어.
"..ㅇㅇ가 널 피해?"
"..네,오늘 보셨잖아요."
"..."
"말을 걸어도 대답은 시큰둥하고."
"...."
"...심지어 눈도 안 마주치려 하더라고요..."
한숨을 깊게 내쉬며 맥주를 들어 카트에 넣는 세훈이..
세훈아,그건 정말 오해야..
너가 싫어서 피하는게 아니라...널 좀 싫어해보려고 피하는거야.
너랑 더 붙어있다간...널 잃을거 같아서.
"..나 이제 뭘 어떻게 해야 해요..?"
"...."
"..그냥,아무 생각도 안들어요."
세훈이가 오해를 해도 너무 깊게 하는 거 같아서 눈물이 핑 돌았어.
미안해.너에게 평소의 ㅇㅇㅇ로 돌아가고 싶은데..그러기엔 내가 널 너무 좋아해,
상처받은 세훈이를 더이상 볼 용기가 없어서 그냥 편의점을 나가려고 발을 떼는데,
"...ㅇㅇㅇ가 눈치챘나봐요."
"...."
"좋아하는 거..들켰나봐요."
"....."
"2년동안 잘 숨겨왔었는데..눈치 챘나봐요.."
....말도 안되는 이야길 오세훈이 자기 입으로 하는 바람에 그 자리에 떡하니 굳어버렸어.
"....ㅇㅇ을 잃을까 겁나요."
...그게 무슨 소리야,너.
"친구 오세훈으로 ㅇㅇ옆에 서고 싶은데.."
..맞잖아,너 오세훈은...
"자꾸 남자로 보이고 싶어서."
"...."
"..미쳐버릴 거 같아요."
...친구로 내 옆에 있었잖아.
발을 옮겨서 여길 빠져 나가야하는데 그게 마음같이 안되는거야,내 다리가 내꺼같지가 않을 정도로 그 자리에 굳어버렸어.머릿속이 순식간에 하얗게 변해버려서 패닉상태에 이르렀지.
근데 그때 ,코너를 돌던 종인오빠와 떡하니 마주쳤어.
"ㅇ,ㅇㅇ야...."
...그에 따라오던 세훈이도 날 발견하고. 마주쳐버린 시선.
"너가 여길 왜...."
....그러게,세훈아..내가 여길 왜 왔을까...
"방금 그 말들은 내가 다 설명,"
"아니..그냥 못 들은 걸로 할게."
..우리 친구여야 하잖아,그러면 안되는 거 잖아.
"아니 너 들어야.."
"미안..먼저 갈게."
너가 준 소원팔찌에 빈 소원이 뭔지 알아? 우리 영원히 같이 있게 해달라고,친구 ㅇㅇㅇ 오세훈으로 평생 같이 있자는 소원이였어.
"...ㅇㅇ야.."
너도 날 좋아하고,나도 널 좋아하는데..
다른 사람들은 그런 걸 운명이라 부르던데.
...우리 뭐가 문제일까.
*
안녕하세요,짱아입니다!
12시 딱 치자마자 올릴려 그랬는데 암호닉 정리를 깜박해서 좀 늦었습니다!
다들 너무 보고싶었어요 ㅠㅠ 못본 사이에 절 잊으신건 아니죠?!ㅎㅎㅎ
오늘은 예정했던 대로 우울우울열매를 백만개는 먹은 듯한 분위기의 글을 싸질러보았어요..
나름 머리 쥐어짜며 쓴 글인데 역시나 똥글이네요...
다들 이런글을 보고 왜 재밌다고 해주시는 거죠,정말 독자님들은 천사이신가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리고 나름 짤들은 줍줍해서 상황마다 어울리는 걸 고르고는 있는데 정말 어렵네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원래 세훈이 사진이 별로 없었는데 200장이 가까이 줍줍하고 있어요 ㅎㅎㅎ
혹시,우리 예쁜 독자님들 세훈이 예쁜사진 있으면 좀 올려주시겠어요?..ㅎㅎㅎㅎ
다음화는 아마,일요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럼 일요일에 우리 다시 만나요!
오늘도 읽어줘서 너무 고맙습니다...♥
엑독방은 오늘글과 좀 안 어울리는 거 같아 뺐어요~
암호닉 : 성장통 , 뚜이짱 , 망고 , 김준면부인 , 예쁜이 , 정동이 ,럽럽럽 , 원주민♥ , 아이폰 , 민속만두 , 핫초코 , 세훈여자 , 까리까리 , 신난다뉸 , 두유 , 됴됴 , 크래커 , 얄루얄루,엑소영 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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