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을 꼭 틀어주세요. |
Don't rush 서두르지말아 We can take it slow Ain't nobody near And a place we have to go Lets just slow it down, It's just you and me, There is nothing better than some Moonlight Chemistry 그러니 서두르지말아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곡,[ jeff bernat - moonlight chemistry ] 이에요.꼭 들으면서 읽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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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
그 자리에 도저히 두발로 서있을 자신이 없어서 급하게 편의점을 빠져나왔어.말 그대로 그냥 패닉 상태였지. 오세훈이 날 좋아한다니,그것도 2년씩이나 날 좋아하고 있었다니..
' 그리고 마지막으로..내 소중한 사람.'
.....너가 1위를 하고,
'항상 미안하고.고맙습니다.'
너가 인기가요에서 했던 수상소감이,
'뒤에서 날 항상 같은 마음으로 지켜봐주고,이해해주고,응원해줘서 진심으로 고맙고 사랑합니다.'
진심이 가득했던 너의 눈동자가,
'이 영광을 내 친구,ㅇㅇㅇ에게 돌립니다.'
..나를 향하던 거 였어?
'ㅇㅇㅇ 고맙고,사랑해.'
....말도 안돼.
도망치듯 뛰어나와 난생 걸어본 적 없는 빠른 속도로 숙소를 향하고 있었어,당황스러워서인지,너무 놀라서인지 계속 차오르는 눈물을 겨우 참고 묵묵히 땅을 보며 걷는데...갑자기 뒤에서 억센 힘이 내 손목을 턱하니 잡더라고.
그에 또 놀라서 홱 뒤를 돌아보는데,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힌 오세훈이 서있었어.
"...ㅇㅇㅇ.잠깐만.."
"...."
"잠깐만 내 얘기 좀 들어줘.."
심장이 금방이라도 멎어버릴 듯한 눈빛으로 날 쳐다보는데 거기에 난 또 덜컥 겁을 먹었어. 그런 눈으로 쳐다보지마.나 아직 널 볼 용기가 없단 말이야..
"...제발."
"..."
"잠깐이면 되..."
너무 애절한 눈빛과 몰아쉬는 거친 숨소리가 날 저 멀리 있는 구석으로 몰아가더라..
내가 뭐라고 너가 뛰어.평소에 무릎이 안 좋아 잘 뛰질 않는 넌데.. 그 까짓 내가 뭐라고 이렇게 뛰어와...
"...너 정말 당황스럽고.."
"...."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아는데..."
"...."
"아,ㅇㅇㅇ..내가 진짜.."
긴장한 목소리로 말을 제대로 잇지고 못하는 넌, 부들부들 떠는 손으로 내 손목을 더 세게 부여잡아. 제대로 서있는게 신기할 정도로 떨리는 눈으로 서있는 너와 나.
"내가 아까 했던 말들을.."
"..."
"아 그러니까,내가 널..."
....하지마,그 뒤에 말은..하지마..
"....좋아해."
"...."
"내가 널..많이 좋아해."
니 입으로 날 좋아한다는 말을 한다.
평생 듣지도 못할거라,아니 듣지 않을거라 생각하던 말을 한다.너가.
"...널 안 좋아하려고 노력했어..수만번도 넘게 접으려 했어."
"...."
"근데..그게 더럽게도 안돼."
"..."
"한 두달이면 끝나겠지,노력하면 잊혀지겠지 했는데..."
"..."
"..그게 안돼서...그게 너무 안돼서.."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얼마나 혼자 앓았을까.난 이제 겨우 2주 째 느끼는 감정을..너 혼자 2년을 어떻게 버텨온거니..
"널 좋아하면 안되는 것도 알아.."
"....."
"...근데 그게 내 마음처럼 안되는 걸 어떡하냐.."
금방이라도 숨을 못 쉴 사람처럼 떨리는 목소리로 날 대하는 오세훈이 너무나 낯설더라..단 한번도 나에게 이런 약한 모습을 안 보여줬던 너라 그런가,나에겐 이 상황 모든게 낯설고 당황스러웠어..
"...너가 나 안 좋아하는 것도 아는데.."
"...."
"내가 ...아,진짜.."
"...."
"....나 혼자 몰래 좋아하려고 했는데."
...나도 너 좋아해..
근데 세훈아,우리 이러면 안되는거잖아.
우리 ..잘못되면 서로를 영영 잃을 수도 있는 거잖아.그래서 우린 사귀면 안되는 거 알잖아.
"....이런 놈이라 미안."
"....."
"....정말,미안.."
...아닌데,괜찮다고.나도 너 많이 좋아한다고.너 혼자 느끼는 감정이 아니라,형용할 수 없을 만큼 나도 널 좋아한다고 말해줘야하는데...
"...들켜서 미안."
"...."
"한달내로..다시 돌아갈게..."
지금 이 순간 만큼은 너무나 약해빠진 저 어깨를 토닥여줘야하는데.
널 보며 행복하게 웃어야하는데,
"...친구 오세훈으로 다시 돌아갈게."
"....."
"오늘 들은 말은..다 잊어줘."
"...세훈아."
"...제발.부탁이야."
...왜 내 손목을 놔.. 좀 더 잡고 있지,왜 벌써 놔.. 2년동안 잡고 있던 날 놓듯,손목을 풀어 왜.
"...먼저 가볼게."
"...."
"..조심히 들어와."
세상 어디에도 없는 슬픈 고백. 사람이 사람에게 사랑을 전하는 순간은 언제나 아름답다더니.
우린 비참하기만 하다.
*
눈물로 엉망이 된 얼굴로 숙소에 들어왔어.차라리 들어가지 말까,이 얼굴로 멤버들을 어떻게 봐.수십번을 고민하다, 몇시간째 연락이 안되는 날 걱정할 멤버들 생각에 도어락을 열었어. 예상대로 걱정 가득한 얼굴로 거실에 앉아있는 멤버들.
"야,ㅇㅇㅇ 넌...."
높은 언성으로 날 꾸짖으려는 여러개의 얼굴들이 순식간에 놀란 눈으로 바뀌었어.내 얼굴을 보고.
"...너 왜..."
"막내..너 왜 울어.."
리더언니가 놀라서 급히 내 앞으로 뛰어와.
...언니,나 어떡해요.나 이제 어떻게 해야하는거에요...?
"..무슨 일이야,무슨 일이 있었길래.."
"야..왜 그래 너."
멤버들의 시선에 결국 또 참지 못하고 터져버린 눈물. 다리에 힘이 다 풀려서,그 자리에 주저앉아 하염없이 눈물을 쏟아냈어.
"ㅇㅇ야...왜 그래,응?"
"....."
"뭔데 그래..무슨 일 있었는데..."
내 등을 쓸어내리는 작은 손,
'...괜찮아 울지마.'
'나 여기 있잖아,괜찮아.'
내가 울고 있을때면 항상 내 등을 쓸어내렸던 오세훈의 손.
...나 정말 어쩌면 좋을까.나 어떡해..
*
두 눈이 잔뜩 부은채 겨우 눈을 떴어.7시까지 연습실 가야하는데..무거운 두 눈으로 시계를 흘끗 보는데 왜 9시가 넘은거죠...?
"ㅇㅇ야 일어났어?"
익숙한 리더언니의 목소리,고갤 돌려 왼편을 봤는데 언니가 침대에 앉아있었어. 언니,우리 왜 지금 여기 있어요...
"...언니,우리 연습..."
"오늘 우리 둘만 빼달라 그랬어."
"네..?"
"막둥이랑 늙은이 데이트한다고 빼달라그랬어~"
....막둥이라면 저고,늙은이라면 언니 말하는거에요? 근데 우리 오늘 연습 없다고요? 어떻게요..?
"...정말요..?"
"..아 사실,넌 아프다 그랬고."
"...."
"난 너 간호해준다 그랬어ㅎㅎ...."
언니 요새 나 때문에 거짓말 실력이 느는 거 같아요...?
다정함이 가득한 얼굴로 방긋 방긋 웃으며 답하는 언니를 보고도 난 웃을 수가 없었어,이 순간에도 어제 세훈이의 먹먹한 얼굴이 떠올라서.
"..마음이 아픈 것도 아픈거니까."
"...."
"그러니까,너 지금 많이 아픈거 맞아."
,,,,세훈이는 얼마나 아파하고 있을까.
*
"음,어디 가지?"
"..."
"가로수길? 신사동?"
"..."
"ㅇㅇ야 뭐 먹고 싶어?"
언니,나 도저히 나가서 놀 기분이 아닌데...
휴가가 이렇게 불편한거라곤 생각도 못해봤는데,.평소엔 하루만 나가서 놀면 얼마나 좋을까 휴가를 그렇게 바라던 나인데 상황이 상황인지라 도저히 기분이 나아지질 않더라.
"우선 밥부터 먹자.언니가 아는 데 있는데 거기.."
"...언니."
"...응?"
나 아무래도 오늘은 ,안되겠어요.
"사옥으로 돌아가요,우리.."
"...."
"나 우리팀한테 피해주고 싶지 않아요,가서 우리 연습해야죠.."
데뷔가 벌써 한달밖에 안남았잖아요. 나 때문에 굳이 이럴 필요는 없어요,이미 충분히 고맙고 미안해요.
"....막내."
"네 언니.."
나즈막히 내 어깨를 토닥이는 리더언니가 차분한 목소리로 날 불러,난 또 우울한 얼굴로 언니를 봤고.
"...우리 막내가 힘을 내야.."
"...."
"다들 더 힘을 내."
"...."
"그러니까,오늘은 걱정말고 놀자.응?"
요즘에 너 스트레스 많이 받았잖아,오늘은 그래도 되는 날이야.
옅은 미소를 띄는 날 보고 다시 내 손을 꼬옥 붙잡는 언니.
" 그러니까, 어디 갈지나 정해!"
"...."
"아님 언니 맘대로 간다?"
웃음기 가득한 말투로 장난을 거는 언니.고맙고 미안한 감정에 또 울컥해졌어.
"...고마워요."
"에이,또 이런다 우리 막내!"
그럼 홍대나 갈까? 파스타 괜찮지? 라며 샐쭉 웃는다.
"...네,가요 우리."
...이렇게까지 해주는데 거절하는 것도 예의가 아니지. 고갤 끄덕이자 바로 택시를 타고 우린 홍대로 향했어.평일 낮인지라 사람이 별로 없어 그나마 다행이였지,사람이 많았으면 좀 서글펐을 거 같아.
"여기 빠네 맛있어,그거 먹을거지?"
"네,아무거나 상관없어요."
"여기 주문이요!"
언니는 누굴 닮아서 저렇게 이쁠까,성격도 천사고.
점원분이 오자 언니는 메뉴판을 가르키며, 해물 토마토 스파게티와 빠네를 시켰지.난 타는 속을 달래보려 물을 들이켰어,오늘따라 속이 타네..
"물 더 줄까?"
"아,괜찮아요."
오늘따라 더 친절한 우리 언니,아무래도 내가 어제 엉엉 울었던지라 날 신경써주고 있는 거 겠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궁금할 법도한데 내가 불편해할까봐 아예 언급조차 하지 않는 언니에게 더 고마웠어.
"...언니는 첫사랑 해봤어요?"
조금은 길었던 침묵을 깼던 건 나야,4살이나 어린 날 앞에 앉혀놓고도 안절부절 못하는 언니가 너무 고마워서.난 침묵을 깰겸 조심스레 물었어.
"..첫사랑? 그건 왜..?"
'오세훈이 내 첫사랑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
중학교 3학년,철 없던 시절에 같은 반 남자 아일 좋아했었던 적이 있는데 그건 이런 감정이 아니였어.그냥,아프지 않은 사랑이였지.
난 예고를 가야 해야 해서 그 아이와 헤어졌어야 했는데, 그때는 아쉬움 같은 건 전혀 찾지 못했던 거 같아.그냥 친구 오세훈이 같이 올라와서 마냥 즐거웠지.
- 아 어디야 너.
"횡단보도! 나 너 보여!"
-난 안 보이거든?
보이네 못생기고,못생긴 내 친구 오세훈.
- 아 빨리 안 튀어와?
"아아 알았어!"
후다닥 빠른 속도로 뛰어가자 또 인상을 구깃구깃,
5분 밖에 안 늦었고만,난리야!
'아 지겹다.너랑 또 같은 학교냐?'
샛노랑 교복을 입고 같이 입학식에 가던 날이였어.같은 교복을 입은 우리는 어느날과 똑같이 자연스레 같은 학교를 가고 있었지.
'그나저나,입학식인데 부모님 안 오시냐?'
'너랑 가는데 자기가 왜 가냐던데?'
'...아,우리 부모님도 그러셨는데.'
누가 먼저랄 새도 없이 풉-하고 터진 웃음.그 만큼이나 서로가 가족 같아서 나온 웃음이였지.
'엄마랑 아빠는 우리가 진짜 가족인 줄 아나봐.'
'그만큼 우리가 싸워대서 그렇지 병신아.'
맞아,우리가 평범한 다른 남매들 보다 더 싸울거야.그때도 우린 매일같이 붙어다니며 매일같이 싸웠었어.그래서 더 친해지고.더 편해진거지.
'너 같은 동생있음 반 죽여놓는건데.'
'허,나도 너같은 오빠있음 반 죽여놓을거거든!'
또 투닥거리며 학교로 향하는데.
'아.'
걷다 말고 우두커니 멈춰선 오세훈, 나도 따라 걸음을 멈추는데 오세훈이 깜짝 놀란 얼굴로 날 쳐다보고 있었어.
'야,너 걔랑 헤어졌냐?'
....입학하기 보름 전이였나,그때 그 아이랑 헤어졌는데 왜 얘는 이제와서 뒷북이지.
' 2주 넘게 지났거든?'
'...헐 근데 왜 말도 안해줬어?'
...헐 말도 안했다고,내가?
오세훈한테 말할 가치도 없다고 생각해서 말을 안했나봐.나도 참 웃기지,나름 처음 사귄 남자친구인데..
'...괜찮냐?'
'뭐가?'
조금은 뜬금없이,조금은 조심스레 묻는 세훈이에게 인상을 찌푸렸어,뭐야 그 얼굴.안 어울리게.
'헤어졌는데 괜찮냐고.'
'안 괜찮을건 또 뭐야? 내가 찬거야.'
'아니,내 말은 그런게 아니라..'
'됐어,신경도 안쓰이는데 뭐.'
정말? 이라며 또 놀란 눈을 뜨는거야. 진짜지 그럼 가짜야? 별 것도 아닌 거 같고 난리네.
'그게 중요하냐?'
'...'
'야 빨리 가자,늦겠어.'
이별이고 뭐고 난 그때 입학식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기에 오세훈 손목을 잡고 막 뛰었어.
그만큼이나 내 첫 연애는 보잘 것 없었어.
매일 하던,오세훈이랑 함께인 등교가 더 중요했으니까.
"..내 첫사랑 얘기나 해줄까?"
한참 동안 회상에 잠겨있는 날 현실로 데리고 나와준 언니.
내가 고갤 끄덕이자 조금은 진지해진 얼굴로 입을 열더라.
"...난 고등학교 2학년 때였는데."
"...네."
"우리 학교에 잘 생기고 공부도 잘했던 애가 있었다?"
"..."
"...근데 걔가 내가 좋다고 막 쫓아다니는거야."
'그럼 좋은거 아닌건가' 생각하고 있는데, 언니 얼굴에 가득하던 웃음이 점점 사라져갔어.
"그러다,걔가 나한테 고백을 했어."
"...."
"근데 난 걔를 별로 안 좋아했거든.."
"아..."
"나는 싫다고 계속 말했는데,몇 달을 계속 날 쫓아다니는거야.그래서 난 마지못해 걔랑 사귀기 시작했어."
안봐도 비디오지,착한 언니는 단칼에 거절하는 방법을 몰라 항상 완곡하게 거절을 했을거고. 그런 그 남자는 희망에 가득차서 언니에게 계속 달라붙었을거다.그러다 언니는 미안해서 그 남자와 연애를 시작했을 거고.
"...그렇게 두달 넘게 사귀는데."
"...."
"난 평소에 애교 없는 무뚝뚝한 성격이라 ."
"..."
"살갑게 대해주질 못했어."
"..."
"그런데도 걔는 날 너무 좋아해줘서, 너무 미안한거야."
언니를 본지 3년이 되가는데,난생 그런 얼굴은 처음봤어.아픔과 쓰림으로 가득한데도 웃으려 하는 그런 얼굴.
"...난 걔를 좋아하질 않는데."
"..."
"걔한테 잘해주는 이유가..좋아서가 아니라 미안해서인데."
"...."
"..걔는 그게 또 좋다고 웃는데."
"...."
"너무 미안하고 내 자신이 너무 싫어서..헤어졌어."
언니는 누군가가 자기 옆에 있으면 떠나는게 무서워서 누굴 자기 옆에 두는 걸 잘 못한다 얘기했던 적이 있다.왜 그런지 자세히는 묻지 못했지만,그 남자도 그런 케이스가 아닐까. 쉽게 정을 주지 못하고 사귀지 않으려 했던 이유도 그런게 아닐까 싶었어.
"그런데,걔가 나한테 그러더라."
"..."
"너 좋다는 사람 만나지 말고,너가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라고."
"...."
"너 좋다는 사람을 또 만났다가는,그 사람도 자기처럼 상처를 받을거 같다면서 말이야."
쓰디쓴 웃음을 짓고는 물을 홀짝이는 언니,
언니에게 이런 아픔이 있을 줄을 상상도 못했어.항상 남을 먼저 배려하고 생각하는 언니였기에,누구보다 예쁜 웃음을 짓는 언니였기에.
"그래서 난 결심했지.."
"..."
"이제,남에게 상처를 주는 사람이 되지 말자고."
지금 언니 충분히 그런 사람이에요,오히려 남에게 행복을 주는 사람인데요 뭘...
안쓰러움에 언니 손을 꼬옥 붙잡았어.그러자 언니가 다시 내 눈을 마주치며 맞잡은 손을 따스하게 잡아주더라.
"...ㅇㅇ 넌,너가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
"..."
" 끝은 좀 나중에 생각해도 늦지 않아."
...끝,나와 오세훈의 끝.
"시작이 있어야 끝이 있는 거 잖아."
"...."
"겁이 나서 시작도 못 하는건,"
"...."
"...너무 슬프잖아."
오세훈.
"사랑을 못 시작하기엔,"
"..."
"...우린 터무니없이 젊고."
너와 나.
"...아름다울 나이잖아."
"..."
"지금이 아니면 못해."
우리 둘이,
"머리로 하는 사랑이 아닌.."
"..."
"가슴으로 하는 사랑을 해."
...연인이 되는 건 어떨까?
*
(오세훈)
제정신일 수가 없다.종인이형이 이미 멤버들에게 상황설명을 했는지 숙소에 들어오자마자 다들 차분한 얼굴로 날 바라본다.
...형들 가만히 있는 거 정말 안 어울리네요.
"..ㅇ,왔어?"
백현이형이 말을 다 더듬잖아? 진짜 나 무슨일이 있긴 있었나봐.
"먼저,씻을래?"
"...아니 뭐 좀 먹을까?"
샤워는 나이순이잖아요.우민 형.
평소에 지갑구경도 안 시켜줬잖아요 타오형.
"...그냥 잘게요."
"...."
"내일부터는 그냥 평소처럼 대해줘요."
"..."
"연기 되게 못하네,다들.."
애써 웃음을 지어보이며 방으로 들어왔어.아 오늘따라 왜 이렇게 가슴이 답답하냐,ㅇㅇㅇ의 울 듯한 얼굴을 봐서 그런가.
침대에 벌렁 누워 천장을 바라본다.
'세훈아...'
그러지말라고 말하려던 거 같던데,작은 입술이 덜덜 떨리며 내 이름을 부른다. 너 입에서 나오는 내 이름은 항상 듣기 좋던데,오늘은 참 싫더라.
".....조심히 잘 들어갔어야하는데."
침대에 눈을 감고 애써 그 아이 생각을 그만하려 음악을 듣는다.형들도 날 배려해주려는지,룸메이트 찬열형은 조용히 불을 꺼주고 들어오더라고. 눈을 감고 있어서 그런가 자는 줄 알았는지 내 머릴 두어번 쓰다듬고 자기 침대로 가더라고.
....아 거지같다,진짜.
얘 또 당황해서 헤매고 있으면 어떡하지.옆 집 누나들한테 말해서 좀 마중나가라고 해야하나.전화..하면 안 받겠지.1 시간 정도 혼자 멍 때리고 누워있는데,걔가 너무 걱정이 되서 결국 거실로 나갔어.
시간이 시간인지라 형들 모두 자기 방으로 들어갔더라.
난 조용히 우리 층 복도 카메라를 켰어,누가 왔다갔다하는지 다 볼 수 있는 기능인데 이게 꽤 유용하더라고.
"11시가 넘었는데..왜 안오냐..."
10분 넘게 인기척만을 기다리는데,드디어 엘리베이터가 우리 층에 도착했는지 딩동-하는 소리가 들렸어.
....머지않아 문이 열리고 ㅇㅇ가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더라.
심장이 또 미친 듯이 뛰는 바람에 제대로 서 있는게 힘들어지는데,ㅇㅇ 두 눈이 충혈되있더라.
....울었나봐,많이.
'....'
"...."
아무런 말도 않고 한참을 문 앞에 서서 들어가질 못하는데..정말 가슴이 찢겨지듯이 아파왔어.
..미안해.정말 미안해.내가 이런 놈이라 정말 미안해.
5분 동안 멍하니 서있더니 겨우 힘겹게 비밀번호를 누르는 ㅇㅇ.그래.들어가서 좀 쉬어.들어가서 내 욕 좀 하고 ..들어가서 누나들한테 위로 좀 받아.내가 할 수 없는 말들.
*
(약간 정신 놓은 세훈이..)
안녕하세요 ㅠㅠㅠ 원래 일요일 오후에 올릴려 그랬는데 내 자신이 너무 미워져서 12시 땡치기전에 올립니다 !ㅠㅠ
다들 많이 답답하신가봐요..저도 그래요 절 원망하세요ㅠㅠㅠㅋㅋㅋㅋㅋ
으앙ㅠㅠㅠㅠ 저 지금 우울증걸릴거 같아요 얘네 당장이라도 행쇼해주고 싶은데 아 심장 아파 쓰는 내가 다 우울해지네요ㅠㅠㅠ
그래도 친구 오세훈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해주시길 바라요 ㅠㅠㅠㅠ 나름 친구와 연인사이의 오묘함을 잘 살려보고자 노력했는데 ..그게 잘 나타났나 모르겠네요ㅠㅠㅠ
아이고, 손고자그래요ㅠㅠㅠ 손고자라ㅠㅠㅠ!!!
'아니 왜 걍 사귀면 되지.왜 저래?' 하시는 분들을 위해!
친구 ㅇㅇㅇ랑 오세훈은 15년 넘게 친구였기에 잘 지낼 수 있었던거에요,남녀가 그렇게 오래 볼 수 있는 이유는 2 명 중 1 명이 나머지 한명을 '이성'으로 생각 안하기 때문이죠.근데 세훈이는 2년 전부터 ㅇㅇ를 여자로 생각해왔죠,그럼에도 불구하고 둘이 친구였던 이유는 ㅇㅇ가 세훈이를 남자로 안봤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ㅇㅇ가 세훈이를 남자로 본 이후로 둘은 관계가 이상해지잖아요.세훈이도 그래서 ㅇㅇ는 둘이 연인이 되면 평생동안 꾸준히는 보지 못할 거라는 걸 알기에,세훈이의 고백을 못 받아주는 거죠.세훈이도 그걸 알기에 ㅇㅇ에게 사귀자는 말 대신 접겠다는 말을 한거구요.
친구인 관계에서 싸우는 정도는 연인이 된 관계에서는 엄청난 파급성을 들고 와요. 친구끼리는 아무리 짧은 옷을 입어도,아무리 성격이 모나도 그냥 넘어가잖아요.하지만 연인끼리는 짧은 옷,조금만 달라진 말투 하나하나에 신경을 쓰죠.
다들 내용을 이해해주실거라고 생각하며 오늘 글은 여기서 끝낼게요,오늘도 읽어줘서 너무 고맙고 사랑합니다!
그럼 우리 10화 때 만나요! (찡긋)
암호닉 : 성장통 , 뚜이짱 , 망고 , 김준면부인 , 예쁜이 , 정동이 ,럽럽럽 , 원주민♥ , 아이폰 , 민속만두 , 핫초코 , 세훈여자 , 까리까리 , 신난다뉸 , 두유 , 됴됴 , 크래커 , 얄루얄루, 엑소영 , 구피 , 계란과자 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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