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파일 NO.2 - 유치원 선생님이 되어 보아요
![[EXO] 조직인지, 심부름센터인지...EXO!!! 사건 파일 NO.2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6/3/1/6318dc4eb6af3e74721a58c271ea3446.jpg)
온갖 욕이란 욕은 다 끌어다 모은 듯한 욕을 하고 있는 그녀가 보이네요. 그녀가 앉아 있는 소파 앞 테이블엔 잔뜩 구겨진 임무지가 외롭게 놓여있습니다. 아직도 분이 안 풀리는지, 분명 3층에 보스가 있는 저택인데도 불구하고 바락바락 욕을 한 그녀는 급 그것을 깨닫고 입을 닫았으나, 보스는 현재 중국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다시 시작된 욕은 금방 멎습니다. 왜냐면 전화가 왔거든요.
김준면
"여보세요?"
-임무 받았나?
"받았죠."
-부탁해. 알다시피 우리 조직 간부에서 여자라곤 너 뿐이잖아.
"엑스가 여장을 하면 저보다 예쁠 텐데요. 그리고 왜 굳이 간부여야 합니까?"
-물론 엑스가 여장을 하면 너보다 예쁘겠지. 그렇지만 넌 진짜 여자잖아?
잠깐 핸드폰을 귀에서 멀리 떨군 그녀가 참았던 숨을 내쉽니다. 진짜 많이 화났나봐요. 다시 핸드폰을 귀에 댄 그녀가 말합니다.
"그래요. 뭘 하면 됩니까?"
-간단해. D그룹 외동아들에 대한 정보를 모아오면 돼.
겁나
"간단하네요."
신발로마. 속으로 욕을 삭힌 그녀에게 준면이 달콤한 유혹을 속삭입니다.
"그럼 부탁해. 대신 조직원 몰래 보너스 500. 콜?"
"당근 콜이죠! 그럼 반드시 성공하겠습니다!!"
전화를 끊자마자 임무욕이 상승한 그녀가 테이블에 외로이 있던 임무지를 구출하여 쫙쫙 펼칩니다. 꾸깃꾸깃해져 지워진 글씨가 있었지만 그래도 읽을 수 있는 정도입니다.
사건 NO.1202 (C랭크)
유치원 선생님이 되어 보아요.
서울시 00구 00동에 위치한 스엠유치원의 별님반 선생님입니다.
별님반의 예쁜 영희양을 아끼는 옆집 오빠가 자그마치 D그룹 외동아들이라는 찌라시를 입수했는데요.
물론 출처는 믿음직한 창구이구요. 베일에 싸여 있는 그의 이상형은 유치원 선생님이라는 소문이 있던데,
한번 꼬셔볼래요? 그럼 오늘도 열심히^^
ps. 베일에 싸인 그의 얼굴은 그 누구도 모른다는 군요. 심지어 이름도요.ㅎ
사막에서 바늘을 찾는 것이 이것보단 쉬울 것 같은 그녀 입니다. 그렇다고 진짜 사막에서 바늘을 찾기는 싫구 그렇다네요. 가만히 다시 읽어보던 그녀가 결심합니다. 임무 최소.
유치원 선생님스러운 옷 베스트 20위 안에 든다는 아주 샤르방방한 옷을 입은 그녀가 다리를 쩍 벌린 채 소파에 앉아 손톱을 깨물고 있습니다. 항상 붉게 물들어 있던 손톱은 다 지워져 짧게 짤려 있었고, 긴 머리를 치렁치렁하게 풀고 다녔지만 오늘만큼은 올림머리로 올려 묶었습니다. 진하던 화장은 수수하게 하고 반지 같은 액세서리는 모두 뺀. 겉모습만 보기엔 아주 청순한 스타일이 되었습니다. 다만 거친 행동이 문제일 뿐.
임무지를 읽으면 읽을수록 이상한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닌 그녀였지만 딱히 불만을 품지 않는 것은 아무래도 500만원이겠죠. 이상한 점이라 하면, D그룹 아들은 있는지도 없는지도 모릅니다. 단 한 번도 그 이름이 언론을 탄 적 없었구요. 이렇다 할 정보들도 다 거짓들로 판명난 것이 90% 입니다. 그래서 유령설이 돌던 그였는데, 어떻게 영희양의 친한 오빠이고, 이상형이 유치원 선생님인 것을 아느냐 이 말입니다.
아무튼 오늘은 그녀의 첫 출근 날입니다.
애써 억지웃음을 지은 그녀가 유치원 안으로 들어섭니다. 바쁘신 선생님들이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게 보이는데요. 불이라도 났나 봅니다. 그녀가 정신을 차리고 다급하게 뛰어 들어갔고, 햇님이 그려진 앞치마를 맨 선생님 한분이 그런 그녀를 붙잡고 말합니다.
"어머 이번에 오기로 한 선생님이시죠? 마침 잘됐다! 수도관이 갑자기 폭파해서 지하실에 물이 발목까지 찼어요! 계속 세는 물이라도 막아야 될 텐데, 일단 물 퍼 나르는 것 좀 도와주시겠어요? 이제 곧 애들 오는데 큰일 났다!!"
시계를 본 햇님선생님이 말을 끝마치더니 지하실로 다다다 내려갔고 그녀는 그런 햇님선생님을 보며 생각합니다.
'나도 뛸 때는 저렇게 뛰어야 하나? 그런 건 수업때 안 배웠는데,'
임무지 수락 그 후부터 그녀는 강사초빙부가 보낸 유치원 선생님에 대한 교육을 해줄 강사에게 교육을 받았습니다. 약 일주일간 되는 수업동안 스파르타식으로 배운 그녀는 어느 정도 이론을 익힌 상태였습니다.
"선생님 뭐해요! 빨리요!!"
퍼뜩 정신을 차린 그녀가 지하실로 급히 내려갑니다. 햇님선생님 말대로 발목에서 물이 찰랑이고 있었죠. 치마를 가만히 보던 그녀가 양말을 벗고 욕실용 슬리퍼를 신더니 성큼성큼 안으로 들어갑니다. 곧 물이 세고 있는 곳 위쪽의 볼트를 잠그니 물이 줄어들다 뚝 멈췄습니다. 정적이 흐르는 그곳엔 물방울들이 떨어지는 소리만 들립니다. 그녀는 그저 묵묵히 둥둥 떠다니던 바가지를 들고 물을 헤치며 막혀있는 배수관을 찾아냅니다. D등급 랭크가 주로 이런 거였거든요.
막힌 것 좀 뚫어주세요.
"혹시 뾰족, 한 거 있나요?"
이런 것도 유치원 선생님들은 못 하는 건가..? 그녀가 내심 걱정하는데 달이 그려진 앞치마를 맨 선생님 한분이 아이들이 찰흙으로 놀 때 쓰는 위험하지 않은 칼을 건네줍니다. 쌓여 있던 먼지와 머리카락 뭉치들을 걷어내니 소용돌이치며 물들이 빨려내려갑니다. 발목에 찰랑이던 물들이 어느새 발바닥에서 찰랑이고 있을 때 고개를 든 그녀는 자신을 우러러보는 유치원 선생님들과 눈이 마주칩니다. 어색하게 웃은 그녀가 말합니다.
"저, 아이들 맞이하러 가야되지 않나요?"
그녀의 물음에 다들 생각난 듯 헐레벌떡 지하실 계단을 올라갔고 조금 젖은 치마 끝자락을 바라보던 그녀가 탈탈 털어내며 마지막으로 볼트를 세게 잠그고 지하실 문을 닫고 나옵니다. 중간에 화장실을 들러 더러워진 손과 발을 닦은 그녀가 양말과 신발을 신고 밖으로 나갑니다.
"별님반 선생님! 이제 별님반 차 와요! 애들한텐 어제 말해 놨는데, 교실에 도착해서 한 번 더 말할게요!"
"네!"
멀리서 봐도 별님반 차인 것 같은 아주 번쩍번쩍 별님들이 붙어있는 셔틀차가 그녀의 앞에 멋있게 섰습니다. 조수석 창문이 열리고 안을 들여다보니 기사님으로 추정되는 아저씨가 그녀를 의심스럽게 보고 있습니다. 그녀가 고개를 꾸벅 숙이며 말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이번에 새로 온 별님반 이겨울이라고 합니다!"
"아, 구래요?"
이겨울. 그녀의 가명입니다. 임무 수행 중 본명을 쓸 수는 없잖아요? 평소 겨울을 좋아하는 그녀가 애용하는 이름입니다. 이겨울, 김겨울, 최겨울, 박겨울.
기사아저씨의 구수한 사투리 억양과 함께 문이 열렸고 그 안에서 아주 귀여운 아이들이 그녀에게 손을 내밉니다. 아이들 하나하나 손을 잡고 내려주는 그녀의 입에 진실 된 미소가 걸립니다. 아이들은 힐링이죠.
"별님반에 들어가 있어요."
"네!"
뛰어 들어가는 아이들을 보며 혹시라도 넘어질까 걱정하던 그녀가 곧 자신의 손을 잡아오는 아이에게 집중합니다. 더 이상 아이가 안 나오니 차 안으로 들어가 다 나왔나 확인하고 차에서 내려 기사님께 인사를 드립니다. 그리곤 별님반으로 들어갑니다. 그 안엔 햇님반 선생님이 계셨는데 그녀가 들어오니 모든 시선이 그녀에게로 멈췄습니다. 어떤 남자아이가 손을 들고 말합니다.
"쌤! 치마 젖었어요!"
이 아이의 말이 파장을 일으킨 듯 너도나도 그녀의 치마를 가리키며 말합니다.
"쌤! 젖으면 감기 걸려요!"
"빨리 말려야 되요!!"
"드라이기로 말려야 되요!!"
순식간에 소란스러워진 반. 그녀가 강사에게 배운 것을 써먹습니다.
"합죽이가 됩시다!"
"합!죽!이! 합!!"
만족한 듯 웃는 그녀와 입을 손으로 막고 키득키득 웃는 아이들은 어쩐지 죽이 잘 맞습니다. 그녀가 조용해진 후에야 햇님선생님을 보았는데 역시나 우러러 보고 있었습니다.
"자, 얘들아! 우리 별님반에 새로운 선생님이 왔어요! 이름은 이겨울선생님이라고 해요. 환영합니다, 박수!!"
아이들의 박수소리에 묘하게 기분이 좋은 그녀가 다시 미소를 짓습니다. 아마 다른 조직원들이 보면 기겁을 할 미소였습니다.
미소를 지은 채 아이들 하나하나를 보고 있는데 아까 치마가 젖었다고 한 파장의 부르는 아이가 손을 들고 말합니다.
"쌤! 영희 아직 안 왔어요!!"
"영희? 아! 영희!! 쌤 영희가 조금 늦는 다네요."
"아, 네. 그럼 전 뭘 하면 될까요?"
"오늘은 다 같이 모여서 게임하기로 했으니까 원아 복으로 갈아입히고 강당으로 모이면 될 것 같아요."
"네!"
아이들의 옷을 갈아입히는 것은 여러분의 상상 그 이상입니다.
"머리 망가져요! 엉엉!"
"우악! 따가워! 흐엉!"
"쌤 머리끈 잘라졌어여! 엉엉!"
"안 들어가요!! 엉엉!"
"머리 망가지면 쌤한테 와요! 쌤이 해줄게요! 그거 괜찮은 거야. 잠깐 아야 하고 말아. 알았죠? 아이고 머리끈 끊어졌어요? 쌤이 하나 줄게요. 이리와 옷 다 입었으면 머리 묶어 줄게요! 쌤이 입혀 줄게! 인누와!"
아이들 하나하나 다 챙기고 기진맥진 해진 그녀가 강당으로 찾아 가니 아이들이 모여서 달리기를 하고 있습니다.
"얘들아! 우리 별님반 응원하자!!"
그녀의 말에 아이들이 언성을 높여 응원을 시작합니다. 그때 햇님선생님이 그녀에게 다가와 말합니다.
"영희 이제 거의 다 왔데요. 옷 갈아입혀서 데려와주세요."
"네!"
무릎에 앉아있던 아이를 잠시 내려놓고 영희를 맞으러 밑층으로 내려갑니다. 신발을 신고 밖으로 나가니 영희가 아주 멋진 차에서 내립니다. 공주님같이 옷을 입고 온 영희는 어린나이인데도 청초한 게 정말 예쁘게 생겼습니다. 그모습에 넋 놓고 영희만 보고 있던 그녀가 낯익은 목소리에 고개를 듭니다.
"너 여기서 뭐해?"
"어? 너 뭐야 도경수."
"영희야. 들어가 있어."
"응!!"
"어? 잠시만 영희야!!"
"네?"
"너 잠깐 나랑 말부터 해."
"지금 나 약속 지키는 거 안보여? 방해하지 마라."
그들은 저택이 아닌 밖에선 임무를 약속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약속 지키는 거 안보이냐며 새끼 살쾡이마냥 날카로워진 그녀를 보던 경수가 말합니다.
"이따 끝나고 만나."
"어."
신발을 벗고 현관에 있는 의자에 앉아 기다리던 영희가 그녀를 보곤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그녀는 지금 경수때문에 머리가 아픕니다. 그러나 임무에 충실해야만 합니다. 500만원이 보너스이기 때문이죠.
8시. 모든 업무가 끝나고 앞에서 헤어지는 선생님들 사이로 하루 만에 적응한 그녀도 보이는 군요. 그런 그녀의 눈엔 어둠에 스며든 경수도 보이고요. 그는 현재 평범한 도경수가 아닌 암살자 코드네임, D.O 입니다. 어둠속에 스며들어있으니까요. 그녀가 긴장합니다. 경수는 매사에 봐주는 것이란 없거든요. 아무런 말이 없는 경수대신 그녀가 먼저 운을 땝니다.
"왜 남으래."
"너 왜 여기 있어?"
"너야말로 뭐야?"
"....알아서 뭐하게?"
"D그룹 외동아들이 너였어? 왜 이러고 있냐?"
"니가 뭘 아는데."
한껏 낮아진 경수의 목소리가 그녀의 귓가에 맴돕니다. 그녀의 긴장한 모습을 보고 한풀 꺾인 경수가 말합니다.
"너 여기서 뭐하냐고."
"보면 몰라? 약속 지키잖아."
"뭔데?"
"1202. 유치원 선생님이 되어 보아요. D그룹 외동아들 정보 캐내는 거."
![[EXO] 조직인지, 심부름센터인지...EXO!!! 사건 파일 NO.2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4/4/6/446f46b6eb60140450c775922febfe97.jpg)
피곤하게 됐네.
그의 입에서 나온 작은 목소리를 들은 그녀가 그를 바라봅니다.
"야 D.O 약속 지키고 오는 길이냐?"
"뭐?"
"난 약속 깨러 간다. 보스 무슨 생각인지 알았거든."
***
본명 : 000
코드네임 : 보석
진짜 이 씹어 먹어도 시원찮은 영감탱이. 보스의 얼굴이 둥둥 떠오른다. 어우, 생각하기도 싫어.
분명 도경수가 D그룹 외동아들인거 알아내서 나 스파이 노릇 시키려고 그러나 본데, 지랄.
내가 도경수를 좋아하진 않지만 싫어하지도 않아서, 그런 짓까지 하며 의심하고 싶진 않네.
"코드네임을 말씀하여 주십시오."
"보석."
"현재 임무 수행 중입니다."
"취소."
"보너스가 있는 건인데요?"
"취소. 취소. 취소."
"네 알겠습니다. 임무 취소. 징벌 곧 휴가인 루한과 있기 입니다."
"아!!! 존나 개 같은!!!! 아!!!!"
이건 어느 나라 엿먹임이야? 아, 루한. 아 미개루한. 아, 망했어. 젠장!!!!
"뭐야? 왜 빡침?ㅋㅋㅋㅋ"
박찬열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지만 신경 쓸 거 없다. 루한 생각에도 미칠 것 같으니까. 아, 해탈 해야지 뭐.
루한이 나한테 해코지를 해, 뭘 해. 그냥 존나 신경 거슬리는 말만 참으면 될 거야. 박찬열을 보았다.
어깨를 으쓱하더니 창구를 향해 말한다.
"코드네임 모델."
"현재 임무 없습니다."
"D그룹 외동아들 건, 나 주면 안 됨?"
"...됩니다."
"그래. 그럼 그거 나 줘."
"사건 NO.1202. 모델님께서 수락하셨습니다."
멍하던 정신이 말짱히 돌아온다. 이건 또 뭔 개소리야? 박찬열을 보니 미소를 짓고 있다. 뭐, 알고 있나 본데..?
"뭔 개소리야? 너 D그룹 아들 누군지 알지?"
"응. 도경수."
"임무 완료. 보상 휴가 3일. 보상 2 L호텔 무료이용권. 특별 보너스 500만원입니다."
창구에서 차분하게 새어나오는 말을 듣다 보니까 진짜 엿 같드라. 시발!!! 저거 내껀데!!!
미친 나도 그냥 도경수라고 던지기만 했어도!!! 아 미친!!! 아 진짜 이 망할 놈의 조직!!! 아!!!!
EXO망해라!! 다 쳐들어와라!!! 아 짜증나!!!!
| 안냐세요?! |
+여주의 불쌍한 이주일간의 대장정과 찬열이의 누워서 떡먹기를 보고 계십니다.ㅎ 본명과 코드네임이 써있는 그 밑 부분은 그 사람의 시점이랍니다!ㅎㅎㅎ
++암호닉!!! 체리/정동이/엑소영/크림치즈/구금/세젤빛/규야/성장통/안녕/죽지마/바닐라 라떼/슈웹스/캐서린 오랜만인 분들도 계시고 꾸준히 봐주시는 분들도 계시고 새로운 분들도 계시네요! 좋네여ㅎㅎㅎㅎㅎㅎ (암호닉 신청은 언제 어디서나 받습니다!ㅎㅎㅎ 막 다가와 주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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