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파일 NO.8 - 창구지기
유흥업소 사건을 잘 마친 그들이 지하에서 쏟아져 나옵니다. 찬열이 종인의 어깨에 팔을 두르며 묻습니다.
"김종카이. 나랑 술 마실래?"
"꽐라 되시면 놓고 갑니다."
"좋아좋아. 퀵은?"
"나도!!"
"그래! 보석, 너는 피곤하지?"
"어.."
"갈사람 따라와라! 오늘은 모델이 쏜다! 안 오면 손해!"
잘생긴 청년들이 갑자기 쏟아져 나오니 다들 몰려드는데요. 보석의 손을 낚아챈 경수가 재빨리 어둠속으로 스며듭니다. 함정은 그녀의 옷이 샤르방방한 하늘색이라는 것.
"옷이 이게 뭐냐?"
"나도 갈아입으려고 했었거든!!"
"이제 취향 좀 바꾼 거냐?"
"죽여 버릴 거야, 도경수 진짜."
그녀의 말에 코웃음 친 경수가 자기가 쓰고 있던 모자를 그녀에게 씌워줍니다.
"어디 갈 건데?"
"저택. 옷 갈아입으러 간다. 왜!"
"가자 그럼."
그녀의 핸드폰이 반짝입니다. 뜨는 이름은 루한이네요. 핸드폰을 낚아 챈 경수가 그것을 받습니다.
"여보세요?"
-나랑 뭐하자는 건가? 난 도통 알 수가 없네?
"먼저 저택에 들어갈게요. 보석이 사람 많은 거 별로 안 좋아해서요."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은 경수입니다. 아까 처음 만났을 때의 보석은 잔뜩 움츠러들어 루한에게 붙어 있었습니다. 그 주위에는 사람이 많았고요. 그것을 캐치한 경수는 점점 어이가 없습니다. 명색에 좋다며 티내는 사람이 그거 하나 모르면서, 알 수 없이 끓어오르는 화에 짜증이 납니다.
"저택가자. 나도 갈 거야."
"어? 어,"
그녀는 당황스럽기만 합니다. 그는 지금 분명 경수입니다. 침착한 경수가 어째서 이렇게 화를 내는지 알 수가 없으니까요. 조용히 경수의 뒤를 따르는 그녀입니다.
택시를 잡아타 저택에 도착했습니다. 그 앞에는 먼저 온 루한이 있었는데요, 같이 있던 민석은 방금 그들의 모습을 보고 먼저 들어갔습니다. 남겨진 셋에게서 묘한 긴장감이 흐릅니다.
"선배라고 뻐대는 건가 지금?"
루한의 말이 경수에게로 향합니다. EXO에서 직급을 나누는데 가장 큰 부분은 년도 입니다. 몇 년에 EXO에 들어왔는지가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지요. 예를 들어 00년 12월 31에 조직에 들어온 세모라는 조직원과 01년 1월 1일에 조직에 들어온 네모라는 조직원은 하루차이지만 어쨌든 세모가 직급이 높다. 라는 겁니다. 약 세달 밖에 차이가 안나는 루한과 경수도 그건 마찬가지 입니다.
"왜요? 이제야 뻐대니까 적응 안 되세요?"
그녀가 경수를 막아서며 입모양으로 말합니다. '형이잖아.' 물론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년도 이지만, 두 번째로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나이입니다. 이것은 경수가 직급이 높다고 해서 루한을 함부로 부르거나, 대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여러모로 얽혀있는 둘 사이라서 애매하기 그지없습니다.
"그럼 뭐 내가 어떻게 해줄까?"
"뭐 어디까지 해주실 수 있으신데요?"
경수가 슬쩍 웃습니다. 그 모습이 무섭기 짝이 없습니다. 루한을 등진 채 계속 경수만 보고 있던 그녀가 처음 보는 경수의 모습에 멈칫합니다. 원래 남의 속을 좀 잘 긁긴 했는데, 이정도이진 않았거든요.
"00아 먼저 들어가 있을래?"
루한의 말에 그제야 그녀가 돌아서 루한을 봅니다. 위기의 상황에 닥쳤을 때, 필요 이상으로 침착해지는 루한은 지금 역시 침착한 모습입니다. 고개를 끄덕인 그녀가 경수를 보고 다시 한 번 입모양으로 말합니다. '알지? 형이야.'
그 둘을 두고 들어오면서 그녀는 오만가지 생각을 다 합니다. 누구하나 죽어나가도 이상 할 것 없는 곳이 조직입니다. 오늘의 친구가 내일의 적이 될 수도 있고, 당장 어제까지 같이 있던 사람이 오늘은 더 이상 이 세상 사람이 아니게 될 수도 있는 곳입니다. 현관엔 민석이 있네요. 신발도 벗지 않은 채로.
"도경수 왜 그러는 거야? 오면서 뭔 일 있었어?"
"아니요.. 저도 모르겠어요.."
"그래?"
"민석님.. 말려주시면 안돼요?"
"그러지 뭐. 지금 나가려고. 애들 데리고 술 먹고 올 테니까 걱정 말고."
"감사합니다."
그녀를 안심시키기 위해 한 말이지만 경수는 현재 총을 들고 있을 겁니다. 자신의 수트 안쪽에도 있으니까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민석이 탄환이 있나 확인하고 밖으로 나섭니다. 밖은 폭풍전야인 듯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습니다. 마당을 지나친 민석이 대문을 열었고 그런 그의 눈엔 말없이 서로를 노려보고 있는 둘이 보입니다.
"보석이 걱정하드라 새끼들아."
묘한 긴장감이 민석의 등장으로 인해 조금은 풀어진 것 같네요. 경수가 먼저 사과합니다.
"죄송합니다. 욱해서."
"아니야. 나도 형답지 못했네."
말만 들어서는 훈훈한 것 같지만 각자 가시를 세우고 있습니다. 그것이 느껴지는지 민석이 그들에게 말합니다.
"애처럼 왜 그러냐. 초등학생도 아니고."
"초등학생은 아니다!!"
"맞잖아."
"그 정도는 아니거든?!!!"
민석과 루한이 만났으니 말싸움이 빠지면 섭섭하겠죠. 그 와중에 경수는 조용히 생각을 정리합니다. 저번에 임무를 마쳤을 때 그녀를 찾아간 것도 그렇고, 루한에게 질투와도 같은 감정을 느낀 것도 그렇고, 괜히 그녀만 보면 장난치는 모습도 그렇고. 어느 하나 그녀를 싫어한다는 결론이 없습니다. 정리를 끝낸 경수가 루한을 봅니다. 적어도 애처럼 말싸움이나 하는 루한에게 그녀를 뺏기기 싫은 경수입니다.
루한과 경수 사이에서 흐르던 무거운 공기 탓에 계속 참아왔던 숨을 이제야 크게 내쉰 그녀가 방으로 가기 위해 계단으로 올라섭니다. 창구 안쪽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리네요.
"보석님, 잠시 만요!"
그의 부름에 그녀가 멈춰섭니다. 곧 벽인 줄로만 알았던 창구 바로 옆 벽이 열립니다. 문이었나 보네요. 그곳에서 나오는 사람은 그녀가 생전 처음 보던 사람이었습니다. 의심의 눈초리로 그를 보고 있으니 어느새 그녀의 앞까지 와 있습니다.
"안녕?"
친근한 듯 물어오는 인사에도 그녀는 의심의 눈초리를 지우지 않습니다.
"사석에선 처음보네? 그치?"
"누구신데요?"
그녀의 물음에 그가 자기소개를 합니다.
"김종대라고 해. 23살이고."
숨겨진 간부의 이름과 같습니다. 그 간부와 현재 나이도 같습니다. 의심의 눈초리는 어느새 흥미로 바뀌어 있습니다. 방금까지 경수와 루한에게 휘둘리다 온 그녀는 지금 자신의 앞에서 종대라고 소개하고 있는 남자가 흥미롭습니다.
"간부..?"
"아네?"
"그, 그렇지만 김종대..님은 정보구입도 불가하고..!"
애매한 호칭이지만 EXO가 생길 때부터 함께 했다던 종대는 선배가 맞습니다. 뒤늦게 '님'자를 붙인 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종대가 말합니다.
"응. 나 원래 알려지면 안 돼. 그니까 우리 만났던 건 비밀로 하자. 알았지?"
싱긋 웃은 그가 빙글 돌아 벽 안으로 들어갑니다. 벽이 닫히자 이제야 보이는 문의 자국. 정말 자세히 보아야 볼 수 있을 정도로 희미하게 문의 위치를 알려주고 있었습니다. 창구 안이 소란스럽더니 곧 작은 창이 열리고 쪽지 하나가 나옵니다. 벽을 살피던 그녀가 창구로 다가가 쪽지를 확인합니다.
[SECRET]
![[EXO] 조직인지, 심부름센터인지...EXO!!! 사건 파일 NO.8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5/9/5/5956c9517a0a4795572ee3ed5925d61b.png)
김종대(23) - 창구지기/ 세계 최고 해커
ps. 국가정보원에서 혈안이 되어 찾고 있는 인재
***
새가 지저귀는 소리에 그녀가 눈을 뜹니다. 어제 하도 이상한 일을 많이 당해서인지 눕자마자 잠든 그녀입니다. 벽시계로 눈을 돌린 그녀가 시간을 확인합니다. 9시. 그녀치곤 일찍 눈이 떠졌군요. 방에 딸려있는 화장실에서 씻고 나온 그녀는 대뜸 위층으로 향합니다. 손에 쪽지를 든 채 말이죠.
![[EXO] 조직인지, 심부름센터인지...EXO!!! 사건 파일 NO.8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f/0/2/f029f7fea7b6196ba0eedac355abbab1.jpg)
보스 방에 노크소리가 울립니다. 9시면 늦었다하기도, 이르다하기도 애매한 시간입니다. 잠에서 방금 깬 듯 잠긴 준면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들어와."
긴 소파에서 몸을 일으킨 준면이 가운을 여미며 앉습니다. 그녀는 그런 것 따위 필요 없는 듯 준면을 보며 묻습니다.
"궁금한 것이 있어서 왔습니다."
"뭔데."
"제가 정말 궁금해서 묻는 건데요, 왜 창구를 그렇게 감추는 겁니까?"
준면은 허를 찔린 듯 멈춰 섰습니다. 그녀의 당돌함은 멈추지 않습니다.
"만약 제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창구를 보면 어떻게 하실 겁니까?"
준면의 눈빛이 날카롭게 빛납니다. 그 눈빛을 보고 살짝 움츠러든 그녀입니다. 그런 그녀의 귀에 차가운 준면의 목소리가 날아와 박힙니다.
"둘 중 하나가 죽겠지. 난 그 꼴 못 봐. 설마, 본 건 아니겠지?"
"단순한 호기심 때문에 잠이 안와서요. 죄송합니다. 자는데 깨우고."
"아니야, 궁금할 수도 있지."
준면이 어깨를 들썩입니다. 그녀의 손에는 여전히 쪽지가 들려있습니다. 비밀, 창구는 이것을 알고 말한 걸까요? 누군가가 죽게 되는 이 게임을 시작한 이유를 그녀로써는 절대 모르겠습니다. 답은 이 게임을 시작한 창구만 알겠지요. 방으로 들어온 그녀가 쪽지를 불태웁니다. 혹시라도 누가 보면 위험할 수도 있으니까요. 그녀가 살금살금 방을 나섭니다. 그녀의 목적지는 창구입니다.
***
본명 : 000
코드네임 : 보석
창구 뒤쪽 계단으로 내려가 창구에 달라붙어 창구 창 앞에 번쩍 섰다.
창구가 놀라서 침이라도 잘 못 삼켰는지 기침소리가 들려왔다.
주변 눈치를 보고 물었다.
"나한테 왜 그래요?"
"체크인하셨습니다."
"내가 뭐 잘 못했어요?"
"현재 임무 하나 들어와 있습니다."
"아님 내가 뭐 밉보였나? 저번에 막 반말 찍찍해서 그래요?"
"확인하시겠습니까?"
"아오!!! 후.. 네. 확인할게요."
곧 창구 안에서 서류봉투가 나왔다. 대답하나도 안 해줬어 개새끼.
괜히 창구를 노려보고 서류를 꺼내보았다.
사건 NO.1206 (B랭크)
마약 거래를 해 보아요.
레이님께서 직접 받으신 걸로 유명한 마약 거래를 하러 부산으로 갑니다.
겸사겸사 부산의 명물도 보고, 맛있는 것도 먹고 오시는 것은 어떤가요?
그럼 오늘도 열심히^^
ps. 신비주의니 철저히 비밀로 부쳐달랍니다.ㅎ
클립으로 묶여 있는 뒤엔 대충 찢은 A4용지에 삐뚤삐뚤 글씨가 적혀 있었다.
(마약/부산/10g/원가격오천만/그중 반 안주면 보스 허리를 반으로 띵ㅅㅂ)
뭐야 이건? 레이오빠 글씨인가? 보스허리 반으로 띵ㅋㅋㅋㅋㅋ
"이거 수락 할 거 이긴 한데요, 진짜 안 말해줄 거에요?"
"사건 1206. 보석님께서 수락 하셨습니다."
안쪽에서 쪽지하나가 툭 던져졌다. 귀찮다는 거야 뭐야,
쪽지를 펼쳐 보았다.
[좋아해서라고 하면 믿을래요? / 보석은 잘못한 거 없는데 / 반말한 건 귀여웠어요 / 이거면 궁금증 풀렸나요?]
뭐야, 이 남자 뭔데 설레게 해? 아 쒯. 루한도 벅찬데, 신비주의 간부인 김종대..님도...
| ㅇ마니어ㅏㅣㄴㅇㄹㅇㄹ |
+끼야엉아아아 죤대야 나ㅏㄹ 가졓ㅎㅎㅎㅎㅎㅎㅎ 죄송합니다. 침착하지 못 했네요. 하.. 종대야.. 너는..love♥ 아, 여러분 제가 이거 시작할 때, 도박이라고 했잖아요? 아직 끝도 안 났다구.. 근데 이게 쓰다보니 재밌더라구요.. 애정도 가고 하다보니 대충 짜여져 있던 스토리를 완성 했습니다! 이제 끝이 정해지고 스토리도 있는 내용이 되었어요!(박수갈채)(환호)(환호성) 죄송해요.. 오늘 왜 이렇게 들뜨는지...ㅎㅎㅎㅎ
+암호닉!!!!♥ 체리/정동이/엑소영/크림치즈/구금/세젤빛/규야/성장통/안녕/죽지마/바닐라라떼/슈웹스/캐서린/햇살/조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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