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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피니트/성종] 별똥별 | 인스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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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반복되던 일상에서 벗어나 요양이라 둘러대고 도망치듯 여기에 온 지 벌써 한 달이 지났다. 주위에 집이라곤 전혀 찾아볼 수 없고, 집 앞에 펼쳐진 넓은 들판만 가득. 유일하게 이 집으로 통하는 가로수 길은 진짜 봄이 온 건 지 벚꽃으로 가득 찼다. 가로등에 한 밤중임에도 불구하고 예쁘게 흩날리는 벚꽃들을 보면 절로 치유되는 기분이었다.


오늘도 역시나 춥지 않게 옷을 단단히 챙겨 입고 밖으로 나섰다. 요즘 아무도 없는 조용한 곳에서 벚꽃을 구경하는 게 새로운 취미가 되어버렸다. 기지개를 쫙 펴고 빈틈없이 꽉 찬 벚꽃을 올려다보다 문득 밤하늘로 시선이 옮겨졌다.



“방금 뭐가 지나간 것 같았는데.”



평소라면 그냥 신경 꺼버렸을 일이지만 이상하게 찝찝했다. 결국 발걸음을 돌려 제법 잔디들이 자라난 들판으로 향했다. 아직은 쌀쌀한 날씨에 어깨를 살짝 움츠리고 무작정 걸었을까, 문득 올려다 본 하늘에 별똥별 하나가 보였다.


재빨리 소원을 비는 것도 잊은 채 그저 지나간 방향을 쳐다보다 다시 앞을 봤을 때, 눈앞엔 난생 처음 보는 사람이 날 쳐다보고 있었다. 주위엔 집도 없는데, 무섭단 생각이 들기보단 어딘가 신비한 느낌에 눈을 뗄 수 없었다.



“저기요. 이 근처 살아요?”



용기 내어 먼저 말을 건네자 대답대신 고개를 저으며 슬며시 웃기만 했다. 온 집을 다 켜놓고 나와서 다행이지, 그러지 않았다면 눈앞이 깜깜해 위험한 것도 그렇지만 서로 보지 못 했을 수도 있었다.



“어디서 왔어요? 놀러왔나..”



미소로 답하던 그에게 이젠 완전히 경계를 풀고 대했다. 두 번째 질문엔 그저 하늘을 올려다 볼 뿐 아무런 말이 없었다. 뒤이어 잠깐 쉬다 가지 않겠냐는 제안에 고개를 끄덕이더니 가만히 서 있는 내게 다가와 손을 잡았다. 가만히 있을 땐 어딘가 살짝 차가워보였지만 의외로 손은 따뜻했다.


그를 거실 소파에 앉히고 날에 비해 추워 보이는 옷이 걱정되어 코코아를 건넸다.



“이름이 뭐에요?”


“....성종.”



유심히 날 쳐다보는 시선이 부담스러워 아무거나 떠오르는 대로 말을 꺼냈다. 가족도 없고, 나이도 잘 모르고, 어디서 왔냐는 질문엔 그저 웃기만 하니 감이 잡히지 않았다.





*





다음날 아침, 거실로 나갔을 때 성종은 없었다. 혹시나 싶어 밖으로 나가니 저 멀리 쭈그려 앉아 있는 성종의 뒷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어젯밤, 짧게나마 들었던 성종의 목소리는 그 이미지답게 미성이었다.



“성종아!”



내 부름을 들었는지 천천히 일어서 뒤돌아본다. 그러다 주머니에 뭔가 넣은 채 웃으며 다가왔다. 주머니로 향한 내 눈을 보더니 단호하게 안 된다며 집으로 들어가 버리는 뒷모습을 멍하니 쳐다봤다.



“이건 샌드위치라고 하는 거야. 처음 봐?”


“응, 처음 봐요.”



한 입 먹어보라며 건네자 잠시 망설이는 듯 뜸들이다 이내 맛있다며 환하게 웃었다. 조심히 머릴 쓰다듬어 주고 먼저 일어나 소파에 거의 눕다시피 앉아 있자 금방 다 먹어버린 건지 날 뒤따라 온 성종이 거실 한 쪽에 자리 잡은 액자들을 하나하나 살피기 시작했다.



“그게 마음에 들어?”



성종이 다른 사진에 비해 꽤 오랫동안 들고 있던 액자 속엔 1년 전에 찍었던 밤하늘 밑의 벚나무였다. 가만히 사진을 쓸다 그 손이 밤하늘에 멈추고 알 수 없는 묘한 미소를 짓던 성종이 날 쳐다봤다.



“아 하늘이 더 좋아? 다 내가 찍은 건데..”



칭찬을 바라고 한 말이 아니라면 거짓말이었지만 성종은 그런 날 보더니 머릴 가지런히 정돈해주는 게 다였다.





“성종아?”



평소처럼 집안에서 책 읽다 졸고, 청소도 했지만 하나 달라진 게 있다면 그 시간에 성종이 있었다는 것. 어리둥절해하며 날 뒤따라 다니다 가만히 앉아 구경하기도 하고, 혼자 산책 다녀오질 않나 제 나름대로 지내는 성종이 흐뭇하기만 했다.


그런데 지금, 저녁 먹고 잠시 쉬고 있는 날 보더니 갑작스레 내 손을 잡아 밖으로 이끄는 성종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가 처음 만났던 곳에서 멈춰선 성종이 날 마주보게 돌려 세웠다. 깜깜한 밤이라 잘 보이진 않았지만 둘 사이 거리가 가까워 꽤 잘 보였다.



“이거 선물이에요.”


“아까 이걸 만들고 있었어?”



고갤 끄덕이며 꽃으로 만든 목걸이를 들어 보이며 웃더니 내 목에 걸어주고 만족스러운 듯 웃었다. 고맙단 내 말에도 시종일관 웃기만 하던 성종이 하늘을 올려다보고 외투도 챙기지 못하고 나온 터라 몸을 반쯤 돌리며 말했다.



“성종아, 추우니까 위에 입을 옷 들고 올게. 여기 있어.”


“잠깐만.”



미처 그를 쳐다보기 전에 성종의 품에 안겼다. 그 순간 느껴지는 따뜻함에 가만히 안겨 있다 조심히 밀어내고 쳐다봤다. 바람소리만이 들리는 들판이 어색해 다시 몸을 돌렸다.



“예뻐요. 그리고 고마워.”



반쯤 몸을 돌려 성종에게 환하게 웃어 보였다. 옷차림이 추워 보여 발걸음을 서두르다 문득 뜬금없는 고맙단 말에 의아해 하다 그 자리에 멈췄다. 그러고 보니 들판에 꽃이 있었나. 갸우뚱 거리며 뒤를 돌아봤다.



“성종아?”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어야 할 성종이 없었다. 성종이 서 있던 자리에 가도 그는 보이지 않았다. 올 때도, 갈 때도 소리 없었던 그에 지금은 어렴풋이 여운이 남는 듯 아쉬움과 슬픔만이 남아 한동안 발을 떼지 못했다.




다시 집으로 가려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쳐다봤다.


멍하니 올려다 본 하늘엔 전에 보이지 않던 별 하나가 유독 밝게 빛나고 있었다.




-

이거 호러 아니에요...ㅠㅠ

신비한 분위기로 쓰고 싶었으나 한계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당 ^~^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대표 사진
독자1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분위기 좋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성둉아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대표 사진
돌고래
감사해요ㅠㅠㅠㅠㅠㅠ
12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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