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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따먹기 에필로그 下

 

 

 

 

 

 


▩ 땅따먹기 :: Epilogue 下
w. 메르헨

 

 

 

 

 

 

 

  “ 김종인? ”

 

 

 

 

 

 

  도경수였다. 김준면은 어디 갔는지 다른 남자애와 같이 서 있었다. 내 시선이 그 쪽으로 향하자 도경수는 나중에 연락하자며 남자애를 먼저 보냈다. 남자애는 날 의아한 눈빛으로 한 번 훑고는 지나갔다. 헛웃음이 나왔다. 내가 이럴 줄 알았지.
  무슨 일이냐며 묻는 도경수를 데리고 중학교 건물로 들어섰다. 도경수가 세훈을 처리해달라며 부탁한 장소였다. 스산한 기분에 몸을 잘게 떨었다. 도경수는 아무 반응이 없었다. 그저 담담한 얼굴로 내 뒤를 따를 뿐이었다.

 

 

 


  " 머리 잘랐네. "
  " ……. "
  " 재미 없어졌다, 너. "

 

 

 


  맑게 웃는 도경수를 가만히 내려보았다. 내가 좋아하는 웃음을 봐도 더 이상 웃음이 나오지 않았다. 반응이 없는 날 흘깃 쳐다보던 도경수는 진짜네, 라며 희미하게 웃었다. 햇빛이 강하게 내려쬐는 밖을 쳐다보더니 도경수는 미간을 찌푸렸다. 도경수는, 더운 걸 싫어했었나?

 

 

 


  " 너 피하려고 다른 지역으로 고등학교 갔어. "
  " 응. "
  " 너 하나 안 보려고 참 멀리까지 갔어. "
  " 알아. "
  " 너 보면 많이 아팠어. "
  " 그것도 알아. "

 

 

 


  난 흥미 없는 가십거리를 말해주었고, 도경수는 재미없다는 투로 쉽게 대답을 해왔다. 그동안 내가 저 때문에 얼마나 아프고 힘들었는지는 관심 없는 말투였다. 그저 강한 햇빛을 보며 미간을 찌푸리고 있을 뿐이었다. 아, 덥다. 맑게 말한 도경수는 다시 나를 쳐다보았다. 무언가를 바라고 있는 눈빛이었다.

 

 

 

 

  " 근데 이젠 너 피해서 멀리까지 피할 필요 없어. "
  " ……. "
  " 나 이제 너 봐도 안 아파. "
  " 그래? "

 

 

 


  도경수는 한 걸음 다가왔다. 물러서진 않았다. 도경수는 흥미롭다는 듯 눈을 반짝였다. 뒷꿈치를 들어 입을 맞췄다. 촉. 가볍게 맞닿았던 입술이 가볍게 떨어졌다. 아무런 감흥이 없었다. 그토록 바라고 바라던 도경수였는데. 다가온 도경수의 체취에 전혀 기분이 좋지 않았다.
무표정하게 저를 내려다보는 눈빛에 도경수는 진짜네, 라며 배시시 웃었다. 다시 뒤로 물러난 도경수는 흥미롭다는 눈빛으로 날 쳐다보았다. 난 그저 도경수의 흥밋거리였다. 맞아. 그랬어.

 

 

 

 

  " 왜 찾아 왔는데? "
  " 오세훈. 어떻게 할까. "
  " 오세훈? 아……, 걔? "

 

 

 

 

  기억이 안 나는 듯 한참 미간을 찌푸리던 도경수는 손바닥을 탁 쳤다. 뻔뻔한 낯짝에 기가 막혀 말이 나오지 않았다. 한 사람 인생을 망쳤고 한 사람에게 잊지 못할 악몽을 안겨 주었다. 그 때문에 또 다른 두 사람이 아팠다. 도경수가 장난으로 던진 돌에 세 사람이 맞았다. 아팠다. 도경수는 가느다란 검지로 제 볼을 콕콕 찔렀다.

 

 

 

 

  " 마음대로 해. "

 

 

 

 

  참 쉽지. 씨발. 도경수에게 욕을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내가 많이 아끼는 사람이었다. 그런 사람에게 손찌검을 한다거나 욕을 한다는 것은 생각해 본 적도 없었다. 그런 점을 도경수는 잘 알고 있었다. 제가 아무리 발악해도 내가 자신의 털 끝 하나 건드리지 못한다는 것을.
  씨이발? 되묻던 도경수가 웃음을 터뜨렸다. 박수까지 치며 재밌어하는 꼴이 역겨웠다. 가만히 혀를 깨물다가 뒤를 돌았다. 내가 도경수를 왜 좋아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미쳐버린 새끼 하나 상대하느니 한 시라도 빨리 돌아가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

 

 

 


  " 내가 네 첫사랑이지? "
  " 사랑? "
  " ……. "
  " 넌 사랑 아니었는데. "
  " ……. "
  " 내 첫사랑은, "
  " ……. "
  " 변백현인데. "

 

 

 

 


  바닥에 침을 퉤 뱉었다. 도경수의 웃던 얼굴이 급격하게 굳었다. 신경쓸 필요는 없었다. 가던 발걸음을 옮겼다. 도경수는 이제 꿈에 나오지 않을 것이다.

 

 

 

 

 

*

 

 

 

 

 

  어쩌다가 계단에서 백현을 밀었다. 의도했던 것은 아니었다. 백현이 아프다는 소리에 뒤도 돌아보지 않고 학교를 나왔다. 대충 둘러 맨 가방이 무거웠다. 정신없이 뛰고 또 뛰어서 땀에 흠뻑 젖은 채로 집에 도착했다. 고요했다. 백현의 방에 조심스레 노크를 하고 들어가도 백현은 없었다.
허한 마음에 소파에 앉아 TV를 틀었다. 끊으려고 했던 담배가 피우고 싶어졌다. 핸드폰을 들었다 놨다 하기를 반복했다. 전화를 걸까. 고민하는 사이 문이 열렸다.

 

 

 

 

  " 왜 이제와. "

 

 

 


  지나쳐가는 백현을 불러세웠다. 멀쩡하게 걸어 들어온 백현을 보는 심장이 이상하리만큼 조용했다. 안 뛰는 건 아닐까 걱정될 정도로 심장이 조용했다. 머리가 차가워졌다.
  TV를 끄고 일어섰다. 계단을 올라가려는 백현을 잡았다. 짜증 가득한 얼굴이 보였다. 미간을 찌푸렸다. 속았다, 라는 기분이 단순하지 못했다. 날 갖고 장난치는 것 같았다. 너도 도경수처럼 그래?
  백현을 스쳐 계단을 올라섰다. 갑자기 도경수가 다시 그려졌다. 그 날 이후로 꿈에도 나오지 않던 도경수가 말을 걸었다. 내가 네 첫사랑이지? 첫사랑? 첫사랑 좋아하네.
  내 앞에 서 있는 백현이 눈을 들여다보았다. 짜증이 난 듯 찌푸린 미간이 보였다. 문득 관계 후에 내 옆에 누운 도경수의 등에 대고 한 말이 생각났다. 경수야. 난 네가 첫사랑이야. 도경수는 그 말을 듣고 옷을 입고는 바로 나가버렸다. 받아들여지지 못한 마음이 바닥에 떨어졌다. 장난하는 거였네. 나 갖고.

 

 

 

 


*

 

 

 

 

 

  백현의 다리가 부러졌다. 백현을 방에 데려다주고 1층으로 내려와 소파에 앉았다. 박찬열을 만나야 했다. 입술을 잘근 씹고 있는데 박찬열이 신발을 질질 끌며 집으로 들어섰다. 소파에 앉은 날 슬쩍 보더니 지나치려 했다.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 박찬열. "

 

 

 

 

  조금 뒤늦게 돌아본 박찬열이 아무 표정 없이 쳐다보았다. 잠깐 나가서 얘기하자. 소파에서 일어난 나를 한참 가만히 쳐다보던 박찬열이 고개를 비틀었다. 어깨에 맨 가방을 대충 소파에 던진 박찬열이 먼저 앞장섰다.
  대문 앞에 선 박찬열이 관자놀이를 꽉꽉 눌렀다. 뭔데. 피곤했던 모양인지 낮은 목소리가 엉망으로 갈라져 나왔다. 마른 입술을 축이던 박찬열이 고개를 들어 눈을 마주했다. 많이 지쳐있었다.

 

 

 

 


  " 백현이 좋아하잖아. "
  " ……. "
  " 백현이가 원하는 걸 해줘야지. "
  " ……. "
  " 그게 뭔지는 네가 더 잘 알잖아. "
  " ……. "
  " 백현이 다리 부러졌어. 내가 그랬어. "
  " 씨발,"
  " 내가 간호할거야. "
  " 뭐? "
  " 손 떼라고. "

 

 

 

 

  낮게 으르렁거리는 박찬열의 목소리가 들렸다. 한 대 칠 것처럼 눈빛에는 스파크가 튀었다. 곧게 쥔 주먹이 바들바들 떨렸다. 그 주먹을 쳐다보다가 박찬열의 얼굴로 시선을 옮겼다. 백현이가 원하는 거, 네가 알잖아. 말 한 마디에 곧 울 것 같은 표정으로 변했다.

 

 

 

 


  " 백현이가 네 옆에 있어도. "
  " ……. "
  " 누굴 생각하는지 잘 알잖아. "

 

 

 

 

  아무 말도 못 하고 주먹을 쥔 박찬열의 어깨를 두드렸다. 곧 울 것 같은 표정의 박찬열이 고개를 숙였다. 현실을 인정할 줄 알았다. 그래서 말하기 쉬웠다. 한 마디로 포기하고 뒤로 물러나란 소리였다. 박찬열은 주먹을 쥐고 부들부들 떨었다. 자신이 바꾸지 못하는 현실이 싫을 것이다. 끝내 돌리지 못하고만 마음이 싫을 것이다. 그 감정. 내가 제일 잘 알았다.

 

 

 


  " 대신, "

 

 

 


  그런 박찬열을 스쳐 지나가는데 박찬열이 무겁게 입을 열었다.

 

 

 

 

  " 백현이 한 번만 더 울리면 끝이야. "

 

 

 

 

 

 

 

*

 

 

 

 

 

 

 

 

 

  ' 잘 하고 있는 거 맞냐? '

 

 

 


  수학여행을 간 박찬열에게 문자가 왔다. 백현이 내가 차려준 밥을 안 먹는 것이 조금 마음에 걸렸다. 가뜩이나 마른 몸이 걱정돼서 억지라도 먹이려다가 관뒀다. 그렇게 하면 더 안 먹고 버틸 걸 뻔히 알기 때문에 아주머니가 올 때까지 기다렸다. 박찬열에게는 그렇다고 답장했다.
  다음 날에도 아주머니는 집을 비웠다. 나랑 있는 집이 불편했는지 백현은 방에서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았다. 혹시 어디라도 아프진 않을까 걱정이 되어서 계단에 앉아 담배를 피웠다. 담배 연기를 싫어하는 백현이 생각났다. 담배를 끄려고 재떨이를 들었는데 백현이 방문을 열고 나왔다. 역시나 담배를 피던 나를 흘겨보았다. 밉지 않았다.
  문득 더운 날씨를 유독 싫어하던 백현이 생각났다. 더운 날씨가 계속되는 밖을 잠깐 쳐다보고는 다리의 깁스를 쳐다보았다. 많이 더울텐데. 씻기도 힘들텐데. 자리에서 일어나 그 뒤를 따랐다. 백현이 짜증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같은 고등학교에 지원한 세훈에게 화낼 때 웃으면서 그래도 좋다고 한 세훈의 표정이 생각났다. 그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화를 내도 좋았다. 흘겨봐도 좋았고 때려도 좋았다.
  씻겨주냐는 말에 벌컥 화를 낸 백현에게 의해 화장실 밖으로 밀려났다. 이젠 밥을 먹을 때도 됐다고 생각해서 재떨이를 저 멀리 치웠다. 백현이 화장실에서 나오면 밥을 먹여야겠다고 생각했다. 안 그래도 마른 몸이 나 때문에 점점 말라가고 있는 것 같았다.

 

 

 


  " 역겨워. "
  " ……뭐? "
  " 게, 이, 새, 끼. "

 

 

 


  그 말에 정신을 잃었던 것 같았다.

 

 

 

 

 

*

 

 

 

 

 

  백현의 얼굴을 볼 수가 없었다. 병신같이 울다 잠든 것 같았다. 잠에서 깼을 때는 저녁이었다. 점심에 그렇게 백현에게 몹쓸 짓을 하고 펑펑 울었다. 미친 놈마냥 우는 날 끌어안던 백현의 몸이 생각났다. 손으로 얼굴을 쓸었다. 이대로 백현을 박찬열에게 보내야 할 것 같았다. 오늘 많이 울렸다.

 

 

 

 

  ' 잘 하고 있냐. '

 

 

 

 

  어제와 같이 박찬열에게 문자가 와 있었다. 답장을 하지 못했다. 액정이 알아서 빛을 다할 때까지 아무 것도 쓰지 못하고 있었다. 손가락마저 움직이지 않았다. 이대로. 백현을 놓쳐야 했다.
도경수의 비웃는 목소리가 계속 들려오는 듯했다. 내가 첫사랑이잖아. 낮게 웃는 도경수의 목소리에 잘게 몸을 떨었다. 백현이 나를 갖고 장난친 게 아니었다. 사실 내가 모두를 갖고 논 게 아닐까.
  그 날 꿈에 도경수가 기어이 나왔다. 김종인. 네가 어디서. 졸업식을 배경으로 해맑게 웃으며 서 있는 도경수는 김준면이 아니라 모르는 얼굴의 다른 사람과 서 있었다. 그 사람과 다정하게 손을 잡고 있던 도경수는 꽃다발을 나에게 건넸다. 내 사랑. 종인아. 더 싸워. 자꾸 귓가에 맴돌던 말을 끝으로 잠에서 깼다. 땀을 흘렸는지 얼굴이 축축했다. 아니. 울고 있었다.
  학교에 가서도 백현을 쳐다보지 못했다. 박찬열은 밝은 목소리로 백현과 말하고 있었다. 박찬열은 승리를 예감했었나. 가만히 앉아 문제집을 들여다보았다. 생각해보니 문제집을 사왔어도 여전히 백현의 이름을 적고 있었다. 문제집을 사고 머리를 자른 것은 부질없는 짓이었다. 아무 것도 변하지 않았다. 백현과의 거리감도 도경수의 끈질긴 집착도.
  세훈이 찾아왔다. 방학 때 집에 다녀온 이후로 한 번도 만나지도 않고 연락도 않던 세훈이 백현을 찾아왔다. 엉망으로 떨리는 시선으로 날 쳐다본 세훈은 백현의 앞에 섰다. 가만히 내려다보는 눈빛이 차가웠다. 백현의 뒷목이 움츠러든 게 보였다. 네가 움츠러들 일이 아니야. 잘 못한 게 없잖아. 입술을 콱 깨물었다. 옥상 갈래? 엉망으로 떨리는 게 곧 제 눈빛 같았다.
  말없이 따라나가는 백현의 뒷모습을 본 지 시간이 많이 흐른 것 같았는데 돌아오지를 않는다. 그 동안 한 문제도 풀지 못한 문제집에는 내 손바닥의 땀이 축축히 배어 있었다. 고개를 들어 박찬열을 마주했다. 갈색 눈동자도 불안함을 내보이고 있었다. 데리러 가야 할 것 같아 의자에서 일어나려고 하는데 거칠게 문이 열렸다.
  뒷문을 열고 거칠게 들어온 백현의 입술이 터져 있었다. 놀란 마음에 턱을 부여 잡았는데 백현의 손바닥이 거칠게 뺨을 내리쳤다. 아픈 것도 잠시였다. 마른 얼굴에 피가 묻은 것은 보고 싶지 않았다. 다시금 턱을 부여잡고 얼굴을 살폈다.
  세훈에게 왜 그랬냐고 소리치는 백현의 마른 몸을 꽉 껴안고 싶었다. 곧 무너질 듯 이리저리 흔들리는 백현의 몸이 불안했다. 금방이라도 부서질 것 같이 위태로웠다. 가만히 있었다. 이리저리 날뛰는 심장이 말을 듣지가 않았다.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 안 좋아하니까. "
  " ……. "
  " 너 좋아하니까. "

 

 

 

 

  의외로 쉽게 내뱉어진 말이었다. 몇 달 동안을 고민하고 고민하던 그 두 마디가 너무나도 쉽게 입 밖으로 나왔다. 평생 한 번 해보지도 못하고, 고백 한 마디 하지 못하고 놓치게 될까봐 많이 불안했었다. 가슴 안에 끌어안고 끙끙대며 잠을 이루지 못했던 밤도 손에 꼽히지 못했다.
  나쁜 새끼야. 울음을 터뜨리는 백현을 끌어안고 꽉 안아주었다. 처음 봤을 때부터 이렇게 해주고 싶었는데 너무 많이 돌아온 것 같다. 이렇게 한 번 안아주는 데 너무 시간이 오래 걸렸다. 그 사이 우리 둘은 참 많이도 아팠다.
  내 안에서 끅끅대며 거친 숨을 토해내는 백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부드럽게 감기는 머리칼에 얼굴을 부볐다. 괜찮아. 백현아. 조용히 말을 내뱉었다. 울음을 참지 못하는 백현을 좀 더 품 안으로 끌어 당겼다. 매일 이렇게 해주고 싶었는데 못 했던 내가 미웠다.

 

 

 

 


  " 구경 났어. "

 

 

 

 

  박찬열의 딱딱한 한 마디에 주위에 몰려들었던 놈들이 모두 자리로 돌아갔다. 조용해진 교실에는 백현의 울음소리만이 간간히 들렸다. 살짝 돌아보자 제 자리에 앉은 박찬열이 이 쪽을 돌아보고 있었다. 여전히 무표정인 갈색 눈동자가 날 마주했다. 약속 지키라며 살짝 웃고는 자세를 바로 하는 박찬열을 쳐다보다가 백현을 다시 바라보았다. 의아한 눈빛으로 쳐다보길래 눈꼬리를 살짝 잡아당겼다.
  입술을 잠깐 삐죽 내밀던 백현이 다시 품 안으로 파고 들었다. 가녀린 몸을 안아주면서 사과했다. 그 동안 자꾸 미련하게 굴어서 미안해. 도경수가 멋대로 가둬놓은 틀을 깨고 나오지 못한 내가 미련했다. 백현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다가 세훈과 눈이 마주쳤다.
  발갛게 달아오른 눈이 안쓰러웠다. 다시금 시선이 엉망으로 엉켜들었다. 눈물이 차오른 눈동자가 이리저리 움직였다. 백현의 머리통을 더욱 끌어안았다. 세훈이 아랫입술을 사려물었다. 입술을 물지말라고 그렇게 뭐라고 해도 듣지 않았다.

 

 

 

 


  " 다 끝났어. "

 

 

 

 


  백현의 머리칼에 얼굴을 묻었다. 다 끝났어. 세훈아. 울음을 삼키려는 듯 고개를 숙이던 세훈이 고개를 들었다. 교복 소매로 얼굴을 슥슥 닦던 세훈이 고개를 조그맣게 끄덕였다. 그래. 다 끝났어. 입모양으로 말하던 세훈은 뒤를 돌아 복도를 걸었다. 세훈아. 너도 도경수의 틀에서 벗어나.
백현을 더욱 끌어안았다. 으응……. 품 속에서 칭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도경수의 굳은 얼굴이 생각났다. 그래. 너는 사랑이 아니었다. 와장창―. 내 마음 속에서 몇 년동안 견고하게 서 있던 도경수의 세계가 무너지는 소리가 들렸다.
  다 끝났다. 스스로에게 대답했다.

 

 

 


작가의 말♥

 

 

안녕하세요 메르헨입니다
드디어 땅따먹기가 완전히 끝이 났네요 아쉬우면서도 많이 기쁘네요
사실 이 소재는 제가 중학교 때니까... 언제지? 지금으로부터 대략 4, 5년 전에 짜놓은 거였는데
다행히도 잘 마무리지어서 기분 좋네요
사실 생각했던 것보다는 잘 못 지어서 조금 아쉽지만.
처음 완결지어본 장편인 것 같아요
질질 끄는 걸 싫어하는 성격이기도 하고 제가 쓰면서도 금방 질려서 그만두는 성격이거든요
암튼 장편을 시도해봐서 기분은 좋네요
지금 찬백 아련한 아고물을 준비중이긴 한데 글쎄요 이게 언제쯤 완성이 될까나...
아마 여름방학이 와야 완성되지 않을까 싶네요ㅎㅎ
이번주도 과제 폭풍이지만 독자님들 기다리실까봐 빨리 왔어옇ㅎㅎ


오늘 메일링 다 보내드렸구요
깜빡하고 메일링 신청 못 하신 분들은 댓글에 남겨주시면
발견한 즉시 언제라도 보내드릴게요
그럼 여름에 뵐 수 있으면 뵈요 여러분들 *ㅅ*
그동안 엑소가 컴백했기를 바라면서 ☆★

 

※ 메일 주소 남겨주셔야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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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대박쩔어요 항상 나오자마자바로읽었는데 이제완결이네요 진짜잘봤어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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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헨
항상 읽어주셨다니... 감사합니다 흡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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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요즘카백에 빠져서 찾고있었는데 아니 마지막회라뇨 ㅠㅠㅠㅠㅠㅠ같이달리지못한게 한입니다.. 메일남겨도 되는거죠?ㅠㅠ신알신할게요 다음작품은 꼭 처음부터 달릴거예요!!!!! (이메일은 본인/글쓴이/운영진만 확인 가능)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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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헨
으앙 다음번에는 같이 달려옇ㅎ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흡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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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처음부터 끝까지 잘읽었어요 작가님! 에필로그 마지막편을 보니까 시원섭섭하네요ㅠㅠ.. 다른작품으로 또 금방 만났으면 좋겠어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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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헨
봐주셔서 감사합니다ㅠㅠ 다음 거 빨리 쓸게여!! 일단 시험 좀 넘기고... 핡....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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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이메일은 본인/글쓴이/운영진만 확인 가능)이제서야 멜링 신청하네요ㅠㅠㅠ감사합니다♥♥!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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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헨
으앜 메일보내드릴게여!! 저도 감사합니당♥♥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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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두비예요!!어휴자까님완결까지수고하셨어요!!사실밝지않은글을쓸때는되게쓰시면서도힘드실건데끝까지정말정말잘써주셔서감사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오늘메일잘받았고여름에오실때까지기다릴꺼예요하트하트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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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헨
두비두비!! 글 분위기가 어두워서... 전 원래 밝은 아이지만 훗 어두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당 헿 여름에 볼 수 있으면 봐옄ㅋㅋ 하트하트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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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댜릉입니다! 아이구ㅠㅠ... 이제 정말 땅따먹기는 마지막이네요ㅠㅠ.. 브금도 아련하게 러빙유라니. . 오랜만에 듣네요 뎡말.. 아휴 고생하셨어요.. 바보같은 종인이.. !! 사랑해요 작가님 하트하트. 제가 작가님을 좋아하는 만큼 작가님도 저를 좋아하시지요? 다알고있다능.. !! 정말 고생하셨어요ㅎㅎ!!!!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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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헨
어휴 다릉님 땀땀;; 아련하라고 러빙유 깔았는데 아련했나여?ㅋㅋㅋㅋ 저두 사랑해여 댜릉댜릉 사실 댜릉님 제가 많이 사랑함♥ 댜릉님도 읽어주시느라 고생하셨어옇ㅎㅎㅎ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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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청강이ㅋㅋㅋㅋ헿 완결!수고하셧어여!제가 바보라서 메일링주소ㅠㅠㅋㅋㅋㅋ전편에 남겻어용!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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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헨
으이구!! 메일 주소 없어서 당황했다능ㅎㅎ 보내드릴게옇ㅎㅎ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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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1
으흐흐흐흐감사합니당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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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7
쿵니에요!!!수고하셧어요정말좋은글감사해요사랑해요!!ㅋㅋㅋㅋㅋㅋㅋ다른글기다릴게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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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헨
쿵니님♥ 이런 똥글 읽어주셔서 감사옇ㅎ 뜨거운 여름에 돌아올게여^^*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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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0
기다리고익ㅇㅇ게요하트하트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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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8
드디어 끝났어요ㅠㅜ 짝사랑 아닌 짝사랑도 이제 끝ㅠㅜ 해피엔딩이네요 으허엉어어엉 이제 찬열이도 세훈이도 좋은 짝 만나시고ㅠㅠ 수고하셨어요 메르헨님!!! 정말 잘 읽었어요! 마지막 사진 아련돋네요ㅇ~ㅇ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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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헨
핳 결국 해피엔딩으로 끝났져... 원래 새드로 쓰려다가...너무 불쌍해섴ㅋㅋ 독자님도 수고하셨어영ㅎㅎ 이번 화 주제는 대체적으로 아련돋습니닿ㅎ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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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9
헐 전 바보에요 왜 이제 본거지 ㅠㅠ 우연히 카백이다 하고 보게 된 팬픽 정말 재밌게 잘 봤어요 ㅠㅠ 자주 댓글을 남기지 못해서 아쉽구요 암호닉도 못만들었네요.. 그래도 정말 잘봤어요ㅠㅠ 저 메일링 신청해도 될까요 (이메일은 본인/글쓴이/운영진만 확인 가능) 감사합니다!!! 여름 기다릴게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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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헨
아잌 괜찮아옄ㅋㅋㅋ 여름에 오시면 돼졓ㅎㅎ 메일 보내드릴게여!!ㅎ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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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2
헐헐 맨날읽었는데 신알신오니깐 뙇!!! 댜박!!!비회원이라서...☆★아쉽지만 진쩌 잘읽었어요뮤ㅠㅠㅠ암호닉도못만들고☆ 아고물준비하신더니 벌써심장이 두준두준설리설리허네룤ㅋㅋㅋㅋㅋㅋㅋㅋ저도 메일로 보냐주실수있으세여..? (이메일은 본인/글쓴이/운영진만 확인 가능)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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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3
일년이 지났지만 ㅜㅜ 받을수 있나용 ㅜㅜ!! (이메일은 본인/글쓴이/운영진만 확인 가능) 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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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4
회원인데 돌아다니다 잘 봤어요ㅜㅜ 재밌습니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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