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빙의글/김민석] 우리 연애할까? -3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6/2/4/62426ed2352bdad41312f5b2584deea6.jpg)
우리 연애할까? |
그냥 아무말 없이 가만히 있었다. 대답하기 싫어서. 내가 거슬리는 이유가 뭘까. 궁금했다. 혹시 나를 싫어하나? 언젠가 나한테 짐덩어리라고 했었는데 정말 내가 귀찮은걸까? 기분이 땅 끝까지 추락했다. 집에 가고 싶다. 몸도 마음도 엉망이었다.
일어나려하자 팀장님이 고개를 들었다. 눈이 빨갛게 충혈되어 있었다. 피곤한 얼굴로 나를 바라본다.
"일어나 집에 데려다 줄게."
"제가 혼자 갈 수 있어요."
"그거 입고 있어 추우니까."
"팀장님 저 혼자 갈게요."
"너.. 진짜 말 안 듣지."
"...."
"데려다 줄게."
"...."
"대답"
왜지? 데려다 준다는 이유가 뭘까. 거슬린다면서, 귀찮으면서 굳이 데려다 주는 이유가 뭘까. 굳게 다물린 팀장님의 입. 대답을 하지 않으면 계속 이러고 있을 것 같아서 대답했다. 네.
팀장님의 차를 탔다. 성격대로 차안은 깔끔하고 세련됬다. 큼, 팀장님 차는 처음이라 낯설다. 운전하는 모습도 아마.. 처음일거다. 익숙하게 핸들을 잡은 팀장님이 별안간 나에게 다가왔다.
"팀, 팀장님?"
코 앞까지 팀장님의 얼굴이 다가오자 당황한 나머지 팀장님을 불렀다.
"안전벨트."
"...."
".. 매야지. 위험하니까."
"...."
"무슨 생각을 한거야?"
"... 제, 제가 뭘요?"
안전벨트를 매주며 묻는 팀장님의 얼굴에 장난끼가 묻어난다. 분명 이걸로 짖궂게 놀려먹을거야. 창피한 마음에 팀장님 어깨를 밀었다. 너무 가깝잖아. 사실 창피한것 보다 쑥쓰러운게 조금 더 크다.
"000~ 응큼해."
"아, 팀장님! 놀리지 마요"
"나 위험한거 아니야? 막 나 덮치는거 아니야?"
"네??!!!"
헐 이게 무슨 소리람. 덮치다니 내가! 누굴! 너무 놀라 소리를 빽 지르니 귀를 틀어막는 팀장님이다. 내 목소리가 너무 컸나보다.
"장난이야 뭘 그렇게 소리를 지르고 그러냐"
"아, 죄송해요. 자꾸 놀리시니까."
"반응이 재밌으니까 계속 놀리고 싶잖아."
"...."
"그리고 어린게 벌써 그런 응큼한 생각이나 하고."
"저 안 어리거든요?"
"어려. 세상 물정 모르고 하는 행동도 칠칠맞고 맨날 경고하고 혼내도 까먹고"
"...."
"아, 이제부터 붕어라고 해야겠다. 붕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내 집앞에 와 있었다. 안녕히 가세요. 문을 열고 나와 꾸벅 인사를 하고는 집으로 들어갔다. 씻고 침대에 누워 있으니 방금 있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요즘 팀장님이 예전같이 무섭지만은 않다. 생긴건 또 귀엽게 생겨서 회사에서도 인기가 많다. 귀엽다고 하지만 귀염상은 가면일 뿐이라고 회사사람들에게 퍼뜨리고 싶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얼마나 깐깐하고 까칠한지. 게다가 화나면 엄청 무섭다. 냉기가 뚝뚝 흘러넘친다고 해야할까.
띠리링-
침대에 부비적 대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렸다. 핸드폰 액정을 들여다 보니 - 팀장님- 세글자가 적혀있다.
- 여보세요?
-잘 들어갔어?
-네, 지금 자려구요
-내일 지각하지 말고 아프다고 봐주는거 없다.
-칫..네.
-그래, 잘자 붕어
2틀째가 되자 죽을 듯이 아팠다. 바늘로 누가 쿡쿡 찌르는 것처럼 아팠다. 어떤 정신으로 출근했는지 모를 만큼. 축축 늘어지는 몸을 이끌고 자리에 앉자 백현선배가 나를 힐끔 보더니 어디 안 좋아?라고 묻는다. 하긴 여긴 남자 사원들 밖에 없으니 생리통의 고통을 알리가 없지. 억지로 입꼬리를 잡아당겨 웃으며 아니라고 대답했다. 대답하긴 했지만 무진장 아프다. 무슨 약을 먹어도 이리 아픈지. 시간이 가면 갈수록 더 아파오는 배를 움켜쥐고 회의실로 들어갔다. 맨 끝자리에 앉아 책상에 머리를 대고 앉아 있었다.
"왜 그래 배 아파?"
"아.. 조금"
"아, 혹시 그날?"
"... 아, 네"
눈치 하나는 끝내주게 빠른 백현선배가 걱정스레 묻는다. 조금 민망한 기분에 개미 목소리로 네라고 했다. 백현선배는 누나가 있어서 알아챌 수 있었다고 한다.
"생강차 마셔. 그럼 괜찮아질 거야."
"생강차요...?"
"응. 따듯한거 배에 두르고 있고 핫팩이라던가."
"아... 감사해요! 전 약 밖에 안 먹어봤거든요."
"많이 먹으면 안 좋다. 차도 많이 마시고 그래."
"네!"
"회의 시작하죠."
언제 들어온건지 팀장님이 들어와 회의 시작을 알렸다. 회의 내용이 무슨 내용인지 귀에 안들어왔다. 정신을 반쯤 놓고 들었으니 내용이 귀에 들어올리 만무했다. 회의가 끝나자 배를 움켜쥐고는 자리로 돌아갔다. 이래서는 나가서 핫팩도 못 사오겠다. 백현선배가 계속 내게 신경 쓰게 하고 싶지는 않아 아픈티를 안내려 이를 꽉 물었다. 그 기간에는 감정기복도 심해진다던데 갑자기 우울했다. 아픈데 아픈 티도 못내고 아픈데 일하러 와야하고. 일이 손에 안 잡혀 멍하니 모니터를 바라 보고 있는데 모니터 옆 유선 전화기가 울렸다.
- 붕어 내 방으로.
팀장님의 호출. 무슨 일이지? 의아한 마음에 노크를 하고 들어가자 쇼파에 앉아 있는 팀장님이 눈에 들어온다. 손에는 뭔가 바리바리 들려있다.
"이리 와"
팀장님의 말에 맞은편 쇼파에 앉으니 팀장님이 무언가를 책상에 내려 놓는다. 난 내 눈을 의심했다. 설마 지금 내가 보고 있는게 핫팩들은 아니겠지.
"이게 뭐예요?"
"핫팩"
"그니까 이게 뭐예요?"
"들었어. 핫팩 대고 있으면 좋다길래."
아까 나와 백현선배의 얘기를 들었다고 한다. 근데 이걸 왜? 나한테? 챙겨주는건가? 내가 거슬린다고 하지 않았나. 혼란스러운 마음에 그저 물끄러미 핫팩을 바라봤다. 팀장님이 날 싫어하는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자 왜 이렇게 기쁜지. 팀장님이 날 걱정하고 챙겨줬다는 것이 왜 이렇게 설레는지.
"붕어"
"...네?"
"나 좀 그만 걱정시켜."
"...."
"대답"
"...네!"
아마 난 팀장님을 좋아하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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