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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저갱 전체글ll조회 1865

 

인간에게는 누군가에게나 깨고 싶지 않은 꿈이 한 개씩은 있기 마련이다.
삶이라는 현실에 철저히 박제되어 파괴된 자아가 괴멸되거나 하는 일이 아니고서야, 대개의 사람들은 본능 안에 있는 자아 정체감이란 부수적인 감정을 같이 가지게 된다. 그 중에서 중점을 차지하는 존재가 있는데, 종인에게는 그것이 찬열이었다. 사랑을 곧바로 자각했다기보다는 그의 투박한 손을 잡자마자 무언가가 용솟음처럼 솟구쳐 올랐다는 표현이 더 알맞을 것이다. 종인이 찬열에게 느끼는 감정은, 날짐승 그대로의 본능이고, 무념無念한 삶에서의 유일한 양지이고, 그리고…

 

" 가지 마, 종인아…. "

" 안 가요. "

 

영원히,
깨고 싶지 않은 꿈이다.
침대 위, 이불에 반쯤 가리긴 했지만 벌거벗은 두 나신이 방금 전의 격렬했던 정사를 예상케 했다. 둘은 서로의 육체를 느끼면서 어지럽게 얽혀 있었다. 상대적으로 짙은 편인 종인의 피부색이 찬열의 흰 피부를 더욱 희어 보이게 했다. 찬열은 눈을 감은 채 종인의 옆에서 엎드려 있었다. 그의 표정은 여전히 알 수 없었다. 다만 종인의 입맞춤도, 이어졌던 정사도, 그리고 지금 제 등을 쓸어내리고 있는 종인의 손길도 거부하지 않았다. 가만히 손길을 받고 있는 찬열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 종인이 찬열을 바라보았다. 아직 잠들지는 않았다. 한참동안 말이 없던 찬열이 조용하게 한 마디를 내뱉었다. 이전에 그가 했던 말과 연장선에 있는 말이었다.

 

" 혼자는 싫어. "

" 같이 있을게요. "

 

그러니까, 엄마와 이혼해요. 나랑 살아.
그 말에 찬열은 한동안 답이 없었다. 한참이 지난 후에, 작게 고개를 끄덕여 수긍을 표하는 얼굴이 고왔다. 종인이 찬열에게 키스했고, 찬열은 여전히 받아들이기만 할 뿐 답이 없었다. 그러나, 종인은 결코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이 정도라면 예상보다는 훨씬 약과다. 반항도 하지 않고, 생각만큼 크게 분노하지도 않는다. 우는 얼굴은 기분이 언짢지만, 나쁘지 않다. 종인은 다시 찬열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여전히 찬열에게서는 표정을 읽을 수 없었다.

 

" 좋아해. "

" ……. "

 

하지만,
이어지는 입맞춤을 거부하지 않는 찬열의 태도는 고분고분하다.

 

- 혼자 두지 마.

 

세뇌하듯 자신에게 말해오는 얼굴은 더 없이 몽롱하기만 하다. 종인이 그 몸을 끌어안았다. 가만히 안겨오는 몸은 다급하게 대답을 재촉한다. 대답해줘, 여태까지 수도 없이 말했는데도 아직 부족한 모양이다. 바라본 두 눈에서는 두렵다는 빛이 가득했다. 찬열은 여전히 현실을 두려워한다. 좋아해, 이전에 했던 말을 다시 말해본다. 예상 외로 고개를 젓는다. 왜? 부족해. 힘이 없는 목소리가 귓가를 잠식한다. 찬열이 제 팔을 종인의 목에 둘렀다. 사랑한다고 말해줘, 의외의 도발적인 요구에 종인의 눈이 조금 커졌다. 하지만, 역시나 곧 평정심을 다시 되찾았다.

 

" 사랑해. "

 

대답을 듣자마자 찬열이 종인에게 키스해왔다. 서툴게 얽혀오는 혀를 받으며 종인이 비릿하게 웃었다.
마침내 쟁취했다.
손 안의 잡힐 듯 말듯 하던 한 송이를, 드디어 온전하게 꺾어내었다.

 

 

 


[카이/찬열] 악의 꽃 下

 

 


종인은 눈을 떴다.
옆에는 찬열이 고른 숨을 내쉬며 잠들어 있었다. 종인이 그 하얗고 고운 피부결을 손으로 쓸어 보았다. 그는 백합같은 사람이었다. 숭고하고 깨끗하며 고결한 존재, 라고 늘 생각하곤 했다. 눈을 찡그리지만 잠에서 깨지는 않는다. 비로소 쟁취했다. 몇 번의 실패 끝에 손아귀에 넣은 존재가 더 없이 황홀했다. 줄곧 무응답을 고수해오던 찬열이었지만 결국에는 먼저 키스해왔다. 줄곧 대답이 없었는데도 종인의 두 눈가가 일그러지지 않았던 이유는 그 때문이었다. 종인은 무언의 확신이 있었다. 요컨대 찬열이 결국 자신을 택하리라는, 그런 것 말이다. 종인은 다시 찬열의 볼가를 쓸어내렸다. 찬열의 눈이 스르르 뜨인다. 한동안 제 갈길을 찾지 못하던 두 눈은 이윽고 제 볼을 쓸어내리는 종인의 손에 시각이 고정되었다. 하지만 종인의 손길을 쳐내지는 않았다.

 

" 형은 백합 같아요. "

" … 어째서? "

" 그건…. "

 

당신이 고결하니까.
찬열은 잠깐동안 말을 하지 않았다. 그의 안색이 조금은 새하얗게 질려 있었다. 의아하게 여겨 무어라 말하려 하자 조용히 제 허리를 팔로 감싸온다. 종인아,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가 아름답다. 입맞춰도 되냐는 물음을 던지자 조용히 고개를 끄덕인다. 종인이 그의 턱을 잡고 입술을 부딪혔다. 그렇게, 잠시동안 평화가 유지되었다.

 

rrrrrr-

 

비록 그리 오래 가지는 못했지만.

찬열이 전화를 받겠다며 몸을 일으키려 하는 것을 종인이 막았다. 그냥 자요, 나지막한 목소리로 만류하자 찬열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인다. 이내 몸을 일으킨 종인이 속옷 차림으로 비척비척 걸음을 이끌었다. 한참 시끄럽게 울려대는 수화기를 받아든 종인이 그것을 귀에 가져다 대었다. 여보세요.

 

- 경찰입니다.

" 네, 무슨 일이시죠? "
- 어제 사고로 인한 시신 두 구를 운반하던 도중 그 신원이 최선희 씨로 파악되어….

" … 뭐라고요? "

 

수화기를 놓칠 뻔한 종인의 목소리가 조금씩 떨려왔다. 다시 말해달라고 요청한 지 얼마 되지않아 상대의 또렷한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어제 추락 사고로 사망하신 운전자 분이… 들려오는 목소리에 종인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증거인 자격으로 속히 출두하시길 바랍니다. 일방적인 통보에 넋을 놓고있던 종인이 다급히 다시 경찰을 불렀다. 말도 안 돼요. 도대체 일이 어떻게 된 건데, 사인死因은요? 제발 자세히 말씀해 주세요. 절망이 가득한 종인의 목소리가 안타까웠는지 상대가 탄식을 뱉었다. 조용히 답을 기다리는 종인에게 상대의 답변이 귓가에 나직히 울려퍼졌다.

 

- 시신의 훼손도가 너무 심해서..

" ……. "

- 제대로 된 부검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차량 번호판을 확인하고 나서야 신원을 알았습니다.

 

부검을 할 수, 없었다고요.

종인이 멍하게 결과를 읊는 경찰의 말을 따라했다. 잠깐의 침묵이 흘렀다. 종인이 다시 정신을 차려 대답했다. 곧 가겠습니다. 수화기를 내려놓은 종인이 고개를 틀었다. 옆에는 찬열이 서 있었다. 찬열의 안색이 하얗게 질려 있었다. 종인아? 의아한 얼굴이 점점 공포감에 물들어가고 있었다. 아직 정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찬열이 종인을 연신 불렀다. 종인아, 나, 종인아. 말을 잇지 못하는 찬열의 어깨를 종인이 붙들었다. 형, 내 말 잘 들어요.

 

" 형. "

 

엄마가 죽었어요.

창백한 안색으로 사고를 말하는 종인의 표정이 굳어 있었다. 비로소 모든 것을 파악한 찬열의 얼굴이 경악에 물들었다. 다리에 힘이 풀리는 것을 종인이 부축했다.

정신 차려요,

휘청이는 몸을 끌어안자 눈물이 줄줄 흘러내렸다. 어, 어떡해. 나 어떡해, 종인아. 정처없이 떠도는 두 초점이 마냥 위태롭다. 죄책감에 물든 얼굴을 종인은 가만히 끌어안아 주었다. 어떡해, 어떡해. 외마디 비명소리를 마지막으로 찬열의 참담한 울음소리가 집안을 가득 메웠다. 울부짖으며 고통을 나타내는 울음소리를 종인이 다 받아주었다. 울지 마요, 찬열이 눈물젖은 얼굴로 종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나, 어떡해. 무너지는 찬열이 위태로웠다. 본능적으로 위기감을 느낀 종인이 찬열에게 입을 맞췄다. 눈을 커다랗게 뜬 찬열의 두 팔이 바둥거렸지만 차마 종인을 밀어내진 못했다. 눈물 젖은 키스가 끝나고 종인이 찬열에게 속삭였다.

 

형 잘못이 아니에요

그러니까, 죄책감 같은 거 느낄 필요 없어요.

종인이 찬열의 여린 어깨를 단단히 붙들었다. 찬열의 몸이 힘없이 종인에게 기대었다. 아직까지 이어지는 미약한 울음소리에 잠시동안 인상을 찌푸린 종인이 젖은 뺨에 손을 뻗었다. 조심스레 눈물을 닦아주는 종인의 얼굴이 진중했다. 찬열은 반응이 없었다. 그저, 말없이 종인의 손길을 받아들였을 뿐이다. 찬열의 두 뺨이 깨끗해지자 종인이 찬열에게 키스했다. 찬열이 눈을 감으며 종인의 키스를 받아들인다. 아까와는 조금 다르게, 종인의 품에 매달리기도 한다. 찬열은 분명하게 종인에게 의지하고 있었다.

 

그리고,

종인의 뜨인 두 눈이 둥글게 휘어졌다.

죄책감 느낄 필요 없어요

속내는 검기만 했다.

내가

그랬으니까

모든 것을 얻은 종인에게는 이제 두려울 것이 없었다. 곧이어 닥칠 후폭풍까지도, 종인은 모조리 감당해 낼 자신이 있었다.

 

 

 

 

 

처음에는 단순 사고로 분류되었다. 그 전에 본격적으로 수사가 이루어지기 전에 의심을 산 상대는 찬열이었지만 금방 그것은 거두어졌다. 적어도 종인과 찬열은 알리바이가 명확했으므로 의심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아무리 봐도 이것은 운전 부주의로 인한 사고에 불과했다. 그러나 얼마 뒤 낭떠러지로 추락하며 차량과 함께 박살이 나 버린 모친의 시신과는 달리 비교적 상태가 양호했던 동승자의 시신을 부검하자 상황의 판도는 완전히 뒤바뀌었다. 그에게서는 다량의 코카인 성분이 검출되었다. 모친의 내연남은 코카인 중독자였다. 자연스럽게 사건의 판도는 그 쪽으로 흘러갔다. 게다가, 걸출한 사업가였던 모친과 그의 내연남에 대한 스캔들은 상당한 이슈가 되었다. 심드렁하던 기자들은 이슈거리가 될 만한 건수를 잡자 앞다투어 사건을 뉴스에 보도하기에 바빴으며, 평범한 일반인이었던 종인은 별다른 피해를 입지 않았다. 오히려, 교복을 입은 어린 아들의 착잡한 표정은 여럿 이들의 동정을 샀다. 그러나 종인과는 달리 상대적으로 엄청난 이미지 손상을 입은 동시에 동정을 산 인물은 다름아닌 찬열이었다. 악질 기자들에 의해 조롱의 시선을 받기에는 충분한 사건이었고, 그로 인해 공인에다가, 상당한 유명 모델이었던 찬열은 여럿 악성 기사들의 타깃이 되었다. 종래에는 상처받은 찬열이 회생 불가가 된 채 종인에게 완전히 의지하기에 이르렀다. 이미 반쯤은 제 손아귀에 들어왔던 덕에, 그 뒤의 계획이란 몹시도 쉽기만 했다. 수사는 계속 진행되었고, 모두들 마약과 관련이 있다고 깊게 믿었다.

 

 

 

 


그리고 모두의 예상대로, 그가 마약을 한 채 심신이 미약한 상태에서 차 안에서 다툼을 벌이다가 눈앞의 낭떠러지를 발견하지 못하여 난 우발적 사고라는 결말이 내려졌다. 수사는 이제 거의 종결지어졌고, 오늘은 종인이 마지막으로 경찰에 출두하는 날이다. 찬열은 아직까지 정황을 전혀 알지 못한다. 사건은 완전하게 종인의 승리로 끝이 날 것이며, 이미 절반 정도는 그렇게 되어 있었다.


하지만 찬열이 이것을 알게 된다면?
종인은 손에 들린 흰 병을 흔들었다. 단 한번도 그 존재를 들킨 적이 없었기에 가능했던 완전범죄이다. 그 신인 모델이 마약 중독자라는 정보를 입수한 뒤 그것을 교묘히 이용했다. 그리고, 당연하게 앞으로도 절대 들키지 않을 완전 범죄를 꿈꾸는 종인으로서는 이 약병을 은밀히 버려야 했고, 그에 따른 선택의 여지란 없었다.

그러나, 종인은 기회를 주고 싶어졌다.
모친이 마지막으로 마셨던 칵테일 잔에 분해한 로히프놀을 탔다는 사실이 밝혀진다면 종인이 살인 혐의로 수갑을 차고 교도소로 옮겨질 상황은 뻔하다. 제 아무리 시신이 훼손되었다 하더라도, 집안에 로히프놀을, 그것도 원 상태 그대로의 것을 숨기고 있었다면 경찰으로부터 재수사가 이루어질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랬기에 종인은 제 모든 것을 건 도박을 하는 것이다. 물론, 실패한다 해도 상관은 없었다. 종인이 교도소에 들어가게 된다면 찬열은 그야말로 처참하게 망가질 것이다. 유일한 버팀목인 종인을 사지로 몰았기 때문이다. 물론 종인은 찬열이 망가지는 것을 결코 원하지 않지만, 자신이 사라진 세계에서 찬열이 평화로울 것을 생각한다면 당장 그의 두 눈을 도려내고 싶어진다. 그래서 모친의 섹스 비디오로 그의 두 손목을 묶어두었고, 모친을 살해하여 그의 두 발목을 분질러 놓았다. 이제 자신마저 사라진다면 그가 의지할 곳은 일체 없어진다. 그리고, 철저히 피폐해진 그를 갖는 존재는 결국 자신이 될 것이다. 먼 길이든, 가까운 길이든 결국 결과물은 같다.


그러나, 어쩌면 한 번쯤은 찬열이 그 분질러진 다리로도 사슬을 끊으려 제 손아귀에서 벗어나보려 발버둥을 쳐보지도 않을까.
그렇기에 종인은 마지막 기회를 주는 것이다. 낭떠러지에 한번쯤 떨어져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다. 후회할지도 모르겠지만, 이것은 찬열에게 주는 마지막 자유의 기회이자 시험이다. 지금 종인은 그 어떤 방해물도 존재하지 않는 광활한 대지 위를 달리고 있다. 이미 종인은 한참 전 폭주해버린 탓에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다. 그 어떤 누군가도 자신에게 제동을 걸 수 없다는 말이다. 스스로를 멈출 수 있는 단 하나의 방법은 종인 자신이 스스로를 사지로 떨어뜨리는 방법 뿐이다. 이미 종인은 찬열에게 있어 충분히 위협적이다. 어쩌면 정말로 찬열에 눈이 멀어 구속하기 위해 그의 팔 다리를 조각조각 부러뜨릴지도 모른다. 게다가, 만일 그런 일이 생긴다면 찬열 뿐만 아니라 그를 사랑하는 종인에게도 썩 달가운 일은 아닌 것이다. 만약 찬열이 도망친다 해도 그 시간은 몇 해의 잠시뿐이겠지만, 이것은 그에 대한 마지막 배려이다.

그러나,
반반의 확률 중 찬열이 자신에게 벗어나지 않으려 한다 해도 종인에게는 더 없이 달가운 일이다.

 

" 그건 박찬열이 나를 사랑한다는 증거니까. "

 

종인이 입맛을 다셨다.
마지막 발악도, 사냥감의 순종도 둘 다 나쁘지 않다.
미개한 짐승의 사냥이란 짧고 빠르다. 다만 종인은 그중에서도 머리가 있는 짐승이었다. 한번 물면 놓지 않지만, 그 대신 타깃을 천천히 지켜보며 느릿하게 이어지는 사냥이었다. 종인은 인고하며 기다린 결과로 찬열을 손아귀에 넣게 되었다. 물론 두 개의 선택지의 결말은 같다. 찬열의 선택지가 마지막 발악이라 해도 종인은 기꺼이 그것을 포옹할 것이며, 그가 순종한다면 그에 따른 상을 줄 것이다. 어쩌면, 종인이 주는 지금의 마지막 아량은 단 하나 남은 마지막 이성일지도 모른다.


그가 무엇을 선택하든 피는 끓겠지,
종인은 아직 어른이 되지 않은 열아홉의 짐승이었다.
약병을 장난감 다루듯 던져올리는 상황은 지극히도 여유로웠다. 이것으로 승패를 좌우할 것이라는 것을 그 누구보다 잘 아는 존재는 종인인데도 말이다.
박찬열,
사냥감의 이름을 읊조리는 젊은 짐승의 이빨은 날카로웠다.

 

 

 

 

다녀올게요,
찬열은 요 며칠 사이 퍽 종인에게 대하는 태도가 부드러워졌다. 점점 그는 이전의 과거로 회귀하는 것 같았다. 저에게 안긴 채 떨어지지 않으려는 몸짓이 애처롭다. 그 며칠 사이에 종인이 찬열을 시험하기 위해 금방이라도 떠날 듯 굴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찬열이 일을 쉰 지는 꽤 되었다. 이번 일이 그대로 묻히게 된다면 그를 아무 에이전시에서나 일하게 만드는 짓은 이제 하지 못하게 할 것이다. 모친과 같이 비명횡사한 신인 모델의 에이전시는 찬열과 같은 에이전시였다. 당연히 그 기획사는 언론의 놀음거리로 전락하여 간접적이지만 종인으로 인해 침몰했다. 그 회사가 공중분해된 지금, 찬열의 현재 소속사는 없는 상태다.

 

" 빨리 와, 종인아. "

" 점심 전에 올게요. "

" 정말이지? "

" 그럼요. "

" … 기다릴게. "

 

혼자 있기 싫어,
나지막히 제 귀에 속삭이는 찬열의 투정에 종인이 웃었다. 요즘 들어 찬열은 더욱 자신과의 관계에 적극적이다. 먼저 키스하기도 하고, 밤마다 관계를 제안하기도 한다. 철저히 종인에게 의지하는 얼굴은 어찌 보면 조금 애처롭기까지 하다. 종인이 제게 안긴 찬열을 다독이자 곧 다녀오라 손짓한다. 종인이 고개를 끄덕이자 곧 제 방으로 향하는 찬열의 뒷모습이 사라진다.


종인은 현관문 앞 거실을 향해 걸었다.
소파 앞에 놓여있는 커다란 탁자 위 꽃병에는 조금 시든 흰 백합이 있었다. 최근 며칠 크게 앓은 찬열이 깜빡하고 바꾸는 것을 잊은 모양이다. 종인이 곧 서랍 안에서 약병을 꺼내들었다. 곧 꽃병 옆에, 흰 약병이 자리잡았다.


달칵,
덩그러니 놓여진 약병 옆 백합을 응시하며, 종인은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나섰다.
날씨가 아주 좋은 아침이었다.

 

 

 

찬열은 눈을 떴다.
잠이 오지 않아 선잠이 들었다 했더니 벌써 시각은 열한시를 조금 넘었다. 종인을 배웅할 때가 여덟 시를 조금 넘긴 시각이었으니 곧 종인이 올 때가 다 되었다. 찬열이 몸을 일으켰다. 요새는 철저히 종인에게 의지하며 지내고 있었다. 그의 다정한 손길이 좋았다. 의붓아들과의 애정은 말도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의 사소한 배려에 가슴이 뛰었다. 그래서 더, 애매한 종인의 태도에 더욱 매달렸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부엌 옆 거실로 걸음을 이끌었다. 머지 않아 종인은 올 것이고, 점심 시간은 머지 않았다. 최근 며칠 앓아누운 탓에 제대로 돌보지 않은 꽃병이 머리에 그려졌다. 아직 조금 아픈 머리를 고개를 흔들어 털어버리고 찬열이 탁자 가까이 다가갔다.


시든 꽃병을 향해 손을 뻗으려는데, 그 옆에 놓여진 생소한 약통이 눈에 들어왔다.
뭐지? 의아한 표정으로 그것의 뚜껑을 열자 익숙하지 않은 향취가 확 풍겨온다. 그러나 눈앞의 알약들은 익숙한 것들이었다. 에이전시에서 스폰서가 모델들에게 주로 쓰던 약품의 일종. 아무리 눈을 감았다 떠도 물체는 그대로다.
맙소사,
손에서 약통을 놓치자 알약들이 사방으로 흝어진다. 찬열의 두 눈이 경악으로 물들었다.

 

 

 

 


종인은 여유로웠다.
이제 답을 들을 일만 남았다. 사건은 종결되었고, 이제 이 지독한 애정사의 에필로그가 어떻게 되느냐만 남아 있다. 결국에는 찬열이 종인에게서 도망치는 이상적 해피엔딩일지, 아니라면 종인이 찬열을 온전히 손아귀에 넣는 현실적 해피엔딩일지는 이제 찬열의 답을 들어봐야 알 수 있는 일이다.


종인은 결과를 점치며 도어락의 비밀번호 여섯 자리를 눌렀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물소리가 났다. 찬열은, 아직 이 집에서 도망치지 않았다. 종인은 부엌에서 조용히 무언가를 하고 있는 찬열에게로 다가갔다. 싱크대 수도꼭지에서는 물이 새어나오고 있었고, 가스레인지에서는 한참 찌개가 끓고 있었다.

 

" 다녀왔어요. "

 

종인이 찬열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
찬열 시점의 번외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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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으미ㅠㅠㅠㅠㅠㅠ미치겠네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무저갱님 하트머거라ㅠㅠ아 찬열이는 아ㅠㅠ궁금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저 국산돼지입니다ㅠㅠ모르시면 기억하세요!!ㅠㅠ암튼 대박 쩌러ㅠㅠ문체도 쩌르다ㅠㅠ대박이다ㅠㅠ무저갱님은 S2입니다ㅠㅠ아 대박 쩌러ㅠㅠㅠㅠㅠ카찬 너무 좋아ㅠㅠ♡♥하트 뿅뿅ㅠㅠ쩐다쩔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무저갱님 사랑해요ㅠㅠㅠㅠㅠ대박 쩔어ㅠㅠㅠㅠㅠㅠㅠㅠ아나 번외 기대기대되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미친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저갱님을 찬양하라 무저갱님이 떴다ㅠㅠㅠㅠㅠㅠㅠㅠ저갱님이 떴다하면 저갱[님]저갱[님] 아쎄이 저갱님 유쎄이 내꺼 저갱님 내꺼 저갱님 내꺼ㅠㅠㅠㅠㅠㅠㅠ쩔어요 사랑해요ㅠ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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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저갱
어우감사합니다..과찬이시네요..하트까지..하트뿅뿅..국산돼지S2..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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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이렇게잘쓰는예쁜손으로모닝콜을두번해주셨다니까황송하고좋네요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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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사신밀담정주행이다오늘은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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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저갱
ㅎㅎ덧글안달면안돼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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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아이스크림먹다가체할뻔했네10편을다????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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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저갱
특히재밌는편만달아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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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오케이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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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잇쨩입니다ㅠㅠㅠ그리고 여기서 종인이 성격 완전 맘에 들어욬ㅋㅋㅋㅋㅋㅋ저 저런 공 좋아옄ㅋㅋㅋㅋㅋㅋㅋ아 결국 찬열이가 어떻게 할지 궁금해지네여!ㅎㅎㅎ찬열이 번외에서 어떠케 할지 나올라나여...ㅋㅋㅋ무저갱님 진짜 목이 빠지게 기다렸어요ㅠㅠㅠ신알신 뜨자마자 달려왔습니다...ㅜㅜㅜㅜㅜ아 맞다.장염걸리셨다고 하셨던 걸로 기억하는데 다 나으셨어요?ㅠㅠㅠㅠ아프지 마세요ㅠㅠㅠㅠㅠㅠㅠ진짜 가능하다면 제가 대신아파드리고 싶어여ㅠㅠㅠㅠ아!그리구 담푠기대합니다!ㅋㅋㅋ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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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저갱
ㅋㅋ저아직안나았어요..금식중이에요..밥안먹고있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번외를보시면아실거같네요대신아프지마세요..건강하셔야죠..감사합니다늘..잇쨩님사랑해요..담편기대해주셔서감사해요..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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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7
헐...........아, 작가님, 다 읽고 나니 진짜 순간 헐....했습니다. 전 로니라고 합니다. 진짜 종인이 정말 잔인하네요. 찬열이 이상적 해피엔딩을 선택할지 현실적 해피엔딩을 선택할지...저로선 전혀 감도 안옵니다. 흑.....그냥 작가님 글은 이젠 그냥 믿고 보겠습니다, 찬열 번외편 기다리고 있을게요. 그리고 사신밀담...두요. 좋은 글 진짜 감사합니다. 카찬은 진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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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저갱
종인인나쁜놈이죠..다제잘못이에욬ㅋㅋㅋㅋㅋㅋㅋㅋ..찬열이는묘한백합같은애죠!!그묘한부분을최대한살려썼습니다..로니님덧글달아주셔서감사해요..믿고본다니..알..알러뷰..제가좀시크하다는소문ㅇ을들어서알라뷰라는말을넣었어요좀따뜻해보이나요?찬열번외편과사신밀담은최대한빨리배달하겠습니다..장염이..빨리나으면나을수록빨리배달될듯..ㅋㅋ악의꽃끝나면새로운장편하나연재할거에요!!카찬은진리~~~~~로니님S2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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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8
무저갱님...! 저 민들레에요ㅠㅠㅠ사신밀담 전편을 본 독자에요ㅠㅠㅠㅠㅠㅠㅠ물론 댓글도 달았어요...예쁜 독자시켜주세요...ㅋㅋㅋㅋㅋㅋ
이번 편은 중요한 복선같네요, 찬열이의 시점이 궁금한데 다음편에 나온다니 너무기뻐요ㅠㅠㅠㅠ
아프셨다던데...작가님이 혹시 글쓰시느라 더 힘들까봐 걱정도 되네요...ㅠㅠㅠ 어서 나으세요ㅠㅠㅠ무리하지마시구요ㅠㅠㅠ
그럼 물러갈게요!!S2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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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9
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무저갱님ㅠㅠㅠㅠㅠㅠㅠ왜 전 이글을 지금 봤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너무 재밌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상편부터 정주행하고 올게요 ㅠㅠㅠㅠㅠㅠㅠ와ㅠㅠㅠ진짜 잘쓰신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저 암호닉 정해도 되요?ㅠㅠㅠㅠㅠ'포비'로 기억해주세요ㅠㅠ신알 하고 가겠습니다...♡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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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1
1호팬이에요!!! 악의꽃하편이라니!!!!!!!!!하면서 들어왔는데 다음 번외도 있다니............올레!!!!!!!!!!!!! 무저갱님손은 금손이야 금손이야 띠리디리따라뚜~아직도 아프시다니 ㅠㅠㅠㅠㅠㅠ아프지 말라했잖아요ㅠㅠㅠㅠㅠㅠ 아프지마요~ 바보~ 왜아프고 그래요!!!!!!!!!!!ㅠㅠㅠㅠㅠㅠㅠ 첨에 종이니 들어왔을때 물소리가 난다고 해서 찬열이 자살한줄.......식겁ㄷㄷㄷ 항상 작가님 생각하고 있어요!!! 아프지말고 퐈이아!!!!!!!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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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2
물리시험 보고 온다던 익이니 왓어요ㅋㅋ
점심 먹으면서 읽으려다가 샌드위치 손도 못대고 집중해서 봣어요
종인이가 경찰서 전화받고 놀라는 모습이 답지 않아서 이질적으로 보엿는데 종인이가 벌인 일이엇네요
'그러나, 어쩌면 한 번쯤은 찬열이 그 분질러진 다리로도 사슬을 끊으려 제 손아귀에서 벗어나보려 발버둥을 쳐보지도 않을까.'
이 구절에서 풍기는 분위기가 참 좋아요
전체적인 글의 분위기가 가장 많이 반영된 구절 같기도 하고
찬열이가 도망하는 것, 도망가지 않는 것 둘 다 해피엔딩이라고 표현한 것도 좋네요
찬열이 시점에선 또 어떻게 사건이 묘사되었을지 궁금해요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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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3
아 시루에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 종인이 무서웡ㄷㄷㄷㄷㄷ읽으면서 떨었어욬ㅋㅋㅋㅋㅋㅋㅋ그러나 전 이런 나쁜남자가 좋으니까요..S2 처음 들어오면서 으아니!!악의꽃!!마지막이라닠!!하면서 발광했는데 다행히 찬열이 번외가 남아있었네요ㅠㅠㅠ다행이에요ㅠㅠㅠ아 마지막이 정말 아련하고 의문스럽게 끝나면 저 더 선덕선덕 두준두준거리자나여ㅠㅠㅠ어뜨케해ㅠㅠㅠ작가님 책임져여ㅠㅠㅠㅠㅠㅠㅠ텍스트 푸실거죠??ㅠㅠㅠ풀어주세여유ㅠㅠㅠㅠ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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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5
♡ 저 하트를 끝으로 더 이상의 설명은 생략한다
미쳤다 무저갱;; 신고한다;; 약 빨고 글쓴다고;; 오늘 마약반에서 찾아갈거니까 소환당할 준비 해라 ㅇㅇ;; 윗님 말대로 믿고보는 무저갱이다
너님은 나의 보험이다 스릉흔드 스릉해.. 아니 사랑해♡ 나 왜 이렇게 너님한테 빠진거냐;; 미치겠다;;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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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저갱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약빨고글안써요..고맙습니다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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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6
오류투성이에요아원래제가조은대사나부분꼭집어서말하는걸좋아하는데..고를수가없어요....하나하나가주옥같아..........장면의분위기랑느낌이다와닿는거에요...소름소름.......영화보는거같아........내용전개도너무흥미돋고....진ㅈ자완벽하다.........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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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저갱
아,,감사합니다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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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7
X에요 아 소름돋네;;; 어이쿠 종인이 캐릭터 참 맘에 드네요 나빠가지구 아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저갱님 절 가지세요 거절은 거절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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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저갱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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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저갱
가지죠뭐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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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8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김종인 캐릭터가 무서워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찬열이는 어떤 결정을 내린건지ㅠㅠㅠ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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