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반자카파-어른이 되는 일
귀신이 보이는 무당? NoNo 프로파일러 : 어른이 되는 일
Part 1. 초등학생
우리의 첫만남. 넌 기억해? 나는 너무 생생해. 그때의 넌, 이런말 오그라들지만 백마탄 왕자님 같았거든. 알다시피 이빨이 잘못나서 교정을 한 나에게 친구들은 고철괴물이라며 놀렸었잖아. 난 그 별명이 너무 싫은데 친구들은 그런 반응이 재밌었나봐. 그날도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았었고 내 눈에는 눈물만 가득찼었지. 그때였어. 너가 나타난 건.
"뭐하는 거야. 친구 놀리면 안 돼."
어릴 때도 너는 눈이 컸거든. 그 큰눈을 똑바로 뜨면서 나를 놀리던 친구들에게 말했었지. 친구 놀리면 안된다고. 그런데도 걔들은 계속 나를 놀렸어. 남자 뒤에 숨어있는 남자는 남자도 아니라며. 그게 나에겐 또 상처였지.
"넌 왜 아무말도 안 해? 싫으면 싫다고 말해."
경수너가 뒤돌아 나를 보며 한 말이었어. 근데 난 이때 말을 못했거든. 교정 때문에 발음이 세서 그걸로도 놀림받았으니까.
"에에에~ 오세훈~ 말도 못한데요~~"
"놀리지말라고!! 장난아니야, 나!!!!"
경수 너가 큰 소리를 치니까 순간 반이 조용해졌어. 그 조용한 반에는 내가 울먹이는 소리만 울렸었지. 너는 가만히 반을 둘러보더니 내 짝꿍에게 말했어. 오늘 자리 좀 바꾸자고. 선생님껜 자기가 말씀 드리겠다고. 그렇게 넌 내 짝꿍과 자리를 바꿨고 소심해진 나를 배려하며 친구가 되어줬지.
"오늘 수학 숙제있어. 했어?"
"아니, 못했는데.."
"그럼 이거 보고 써. 몇 개는 틀리게 써야해."
경수 너는 그 나이부터 되게 똑똑했던 것 같아. 매번 선생님과는 다른 방법으로 공부를 알려줄 정도로. 다르게 이해한 방식이 틀리지 않았었어. 너는 너가 이해한 방식대로 세상을 보던 아이였지. 길가던 할머니를 도와주기도 하고, 버스에서 자리 양보는 기본이고. 그리고 반에서 소외당하는 애에게 가장 먼저 다가주는 아이였지. 나같은 아이에게 말이야.
"뭐야? 준비물 안 가져왔어??"
"준비물이 있었어..?"
"아.. 반장이 깜빡했나보다. 내가 넉넉하게 가져왔으니까 나눠 쓰자."
나도 알아. 반장이 나에겐 말하지 않았다는 거. 근데도 너는 내가 상처받지 않도록 말해줬지. 그게 또 고마웠던 것 같아. 너는 그렇게 여러모로 날 도와줬었어. 나는 그런 너를 점점 의지했지.
Part 2. 중학생
중학교에 너랑 같이 올라갔잖아. 심지어 같은 반이기도 했고.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너가 그러도록 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들었어. 물론 너는 돈이 많은 가정의 아이였지. 대충 어떤식으로 했는지 내가 알 정도였으니 다들 알았을 거야. 그래서 다른 애들이 우리보고 게이라고 했었잖아. 기억해?
"입 닫아줄래? 게이랑 우정이랑 구분못하는 초딩이랑 말 섞기 싫으니까."
너는 그런 말에도 침착했어. 나는 고개만 숙일뿐이었어. 그때까지도 난 소심했거든.
"저런 애들이 하는 말 귀담아 듣지마. 그리고 속 시원하게 뭐라 그래. 짜증나잖아. 그치?"
넌 그렇게 말하며 특유의 웃음을 보였어. 난 그 웃음이 좋았지. 왜냐면 그 웃음이 나에게 안정감을 주었거든. 뭐든 다 괜찮아질 것만 같은 느낌마저도 들게 할 정도였어. 글쎄, 이때부터 였을까.. 난 너에게 무조건적인 의지를 했던 것 같아. 무조건 너의 의견을 수렴했으니까.
"세훈아 밥 먹으러가자."
"오늘 뭐 나온데?"
"너가 좋아하는 돈까스."
너는 나에게 신경을 많이 써줬어. 어쩌다 스쳐지나가듯 말한 것도 잘 기억해줬다가 이따끔 말해주며 나에게 감동을 주었지. 그래서 나도 노력했어. 너가 좋아하는 거, 즐겨 하는 거, 하고 싶은 거 등등. 전부 기억하려 애썼지. 어쩌다 너가 말하는 가정사도 전부 다 기억했놨었어. 너가 집에서 어떤 취급을 받고 있는지, 현재 다니는 학원이 몇개인지, 너의 꿈은 무엇인지. 그렇게 난 너를 중심으로 도는 행성이 된 듯이 살았지.
"뭐야?!! 누가 이랬어??!!!!"
큰소리 한 번 낸적 없는 내가 처음으로 큰소리 친 날 기억해? 아마 여름이었을거야. 너의 팔뚝에 시퍼렇게 든 멍에 소리를 쳤었으니까. 너는 어디서 그런건지 아주 심한 멍을 달고 왔었어. 나를 빤히 보던 너는 나에게만 들리게 말해줬지.
"아빠 엄하다고 했잖아. 또 낙하산으로 들어오래서 싫다고 했더니 때리더라고."
솔직하게 말한 너는 더이상은 없다는 듯이 어깨를 으쓱하더니 자리에 앉았어. 너의 성격은 여전했어. 너의 방식대로. 낙하산은 싫다는 그 신념으로 넌 아저씨에게 대들었었으니까. 난 그게 또 멋있다고 생각했어. 되게 남자답다고 느꼈었지. 그런 너를 닮기위해 노력했어. 대담해지려 노력하고 하고 싶은 말은 하자는 주의였지.
"나 좋아하는 누나 생겼어."
"뭐? 누군데??"
어느날은 너가 좋아하는 누나가 생겼다며 나에게 말해줬어. 난 또 거기에 집중했지. 과연 너같이 남자답고 멋진 애가 좋아하는 누나가 누구인지 되게 궁금했거든. 이런 말 잘 안하던 애여서 더 궁금하기도 했고. 너는 갑자기 손가락으로 어딘가를 가리켰어. 그곳에는 상당히 피곤해보이는 3학년 누나가 한 명 있었지. 복도에 있던 의자에 앉아 위를 올려다보며 멍 때리고 있는 그 누나는 누가봐도 피곤해보였어.
"예쁘지?"
"응? 아, 응. 예쁘네."
글쎄, 난 잘 모르겠더라. 너는 어느 부분에서 반한 건지 그 누나를 묘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어. 그런 너의 눈빛은 너를 알게 된 뒤로 처음보는 눈빛이었지.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까 사랑에 빠진 남학생 같은 눈이었나봐. 너는 그 누나에게 다가가진 못했던 것 같아. 왜였을까, 너라면 충분히 그 누나가 받아줬을 텐데. 넌 뭐가 두려웠던 걸까. 그래서 물어봤었어.
"왜 고백안해?"
"응? 아. 나 같은 애랑 엮이면 누나가 더 피곤해질 거야."
너의 대답은 뜻밖이었지. 너 같은 애라니? 나에겐 너가 가장 빛나는데. 내가 너에게 너무 기대고 있어서 그런가.. 너를 바로 본 적이 없어서 그랬던 걸까.. 마냥 너의 밝은 모습만 봐서 그랬던 건가.. 난 너의 나 같은 애라는 말이 이해가 되지 않았어.
"너 같은 애라니..?"
"나는.. 알다시피 아빠가 엄하잖아. 분명 나 누구랑 사귄다는 말 아빠 귀에 들어가면 둘다 죽을 지도 몰라."
장난스런 웃음을 보이는 너였어. 나는 너가 행복한 게 좋은데. 아빠라는 사람때문에 너가 행복하지 못하다니. 그렇지만 아직까지도 소심했던 나는 그 무엇도 널 위해 해줄 수 없었어. 그저.. 뒤에 서 있는 너를 보지 못하는 그 누나가 미울 뿐.
그러던 중 정말 믿을 수 없는 소식이 들려왔어. 그 누나가 졸업을 하고 우리가 중 3이었을 때. 그 누나가 자퇴를 했다는 거야.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 후부턴 그 누나를 볼 수가 없었어.
"인연이 아닌가보네. 아쉽다."
아쉬움을 표한 너는 더이상 내 앞에서 그 누나를 찾지 않았지. 그렇게 누나와의 인연은 거기서 끝인 줄 알았어. 근데, 너는 계속 그 누나를 찾고 있었나봐. 어느날 누군지 모르는 사람에게서 온 연락에 넌 다 제쳐두고 학교를 나섰지. 학교를 중간에 나가는 일이 전혀 없던 너에 걱정이 되서 난 그런 너를 따라갔어. 너는 레드존, 그러니까 윤락가, 유흥가가 밀집되어 있어 청소년들이 접근하지 못하게 막았던 곳으로 거의 뛰어 갔어. 난 너가 왜 이런 곳으로 오나 의아해하면서도 행여나 너가 위험할까봐 따라갔지. 쉼 없이 달리던 너가 멈춰선 곳에 나도 멈춰섰어. 그곳에는 뜻밖에도 누나가 있었지. 아주 야한 옷차림을 한 채 말이야. 넌 주먹을 꼭 쥐었어. 그리곤 생전 내뱉지 않던 욕을 내뱉으며 어딘가로 전화했지.
"당장, 지금 당장 내가 말한 사람 그곳에서 빼내요. 돈은 얼마든지 줄테니까."
부들부들 떨리는 니 목소리에 나도 떨렸어. 누나는 어쩌다가 저런곳에 빠지게 된 것일까. 그리고 누나는 너에게 어떤 존재가 되었기에 너가 이렇게 흔들리는 걸까. 평소에 침착하기로는 일등을 하던 너가.. 이렇게 흔들리다니.. 그만큼 누나는 너에게 꽤나 중요한 위치까지 온 거겠지..? 나도 그 누나에게 관심이 생겼어. 뭐가 너를 이렇게까지 만든 것일까.
Part 3. 고등학생
고등학교에 올라가기 전 너에 대한 나의 기대는 집착으로 바뀌어 가고 있던 것 같아. 너가 다른 애들이랑 노는 것도 싫었고 말하는 것조차 싫었어. 너는 그런 나를 이해하기라도 하는지 항상 곁에 있어주려고 노력했지. 학원가는 날이 아니면 나와 함께 있었고, 딱히 일이 없으면 언제나 우리집으로 왔었으니까.
"세훈아 뻥튀기 먹을래?"
"뭐야, 어디서 났데."
"요 앞에서 팔고 있길래 사왔어."
어느날 너가 우리집으로 진짜 엄청 큰 뻥튀기 봉지를 3개씩이나 둘러매고 오더니 자연스럽게 나를 주더라. 난 이게 뭔가 했지. 나중에 알아보니까 그 누나가 팔던 뻥튀기더라고. 참, 대단해. 너의 사랑은 언제나 그렇듯 변하지 않았었어. 근데 웃기게도 넌 이렇게 노력하는데 그 누나는 매번 노력하는 널 알지 못했어. 난 그런 누나의 둔함에 치를 떨었었지.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있잖아.. 그 누나는 아마 다른 것에 신경쓸 겨를이 없었던 것 같아. 그 누나 아는 사람한테 누나에 대해 좀 들었거든. 너도 알지?
"내일 나랑 떡볶이 먹으러 갈래?"
"갑자기? 별로 안 좋아했잖아."
"응? 그냥. 땡겨서."
뜬금없이 떡볶이를 먹으러 가자 한 너였어. 그곳은 우리가 초등학교때부터 가던 곳이었지. 넌 떡볶이를 그닥 좋아하지 않았어. 근데 내가 좋아라 하니까 자주 갔었던 거지. 너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다는 걸 안 후론 나도 찾지 않았었는데, 갑자기 떡볶이를 먹으러 가자니까 뭔가 이상했어. 그날밤 밤을 설치다가 약속시간이 조금 지나 너의 앞에 도착할 수 있었지. 넌 그런것은 신경도 안쓰곤 웃으며 들어갔어. 오랜만이라서 잊은 줄 알았던 그 주문을 넌 다시 했지. 참, 웃기지. 그런것에도 감동을 먹고 말이야.
"오랜만이네. 그치?"
"응. 진짜 오랜만이다. 어쩐일인데? 무슨 일 있어?"
자꾸 말을 돌리는 너였어. 떡볶이가 나오고 나서야 넌 먹으면서 말해줬지.
"아버지랑 결판 지으려고."
"결..판..?"
"응. 난 말할거야. 내 능력으로 아버지 회사가 아닌 다른 회사에 입사할 거라고. 낙하산 소리 듣는 거 무진장 싫거든."
역시. 넌 멋있었어. 내가 존경할만 했지. 편안하게 입사할 수 있는데도 넌 자신의 능력으로 들어가길 원했으니까 말이야.
그게 너와의 마지막 대화였어.. 넌 그러고 바로 다음날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으니까. 그것도 자살이라고 흐지부지 넘어가고 있었지. 고1, 어렸던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 그저 어른들이 말하는 대로 넌 자살이다, 아무리 이상해도 넌 자살이다.. 자살이다.. 자살..
"시발.. 그럴리가 없잖아.."
환하게 웃고 있는 너의 영정사진을 보니 깨달았어. 그럴리가 없다는 것을. 불과 어제만 해도 떡볶이를 먹으면서 말했잖아. 너의 소신을, 신념을. 근데.. 어째서 하루 아침에 그렇게 싸늘하게 되어버린건데? 너 아직도 그 누나 좋아하잖아. 그 누나를 두고, 또 나를 두고 너가 이렇게 쉽게 가버린다고? 말도 안돼.. 정말.. 말도 안돼..
너의 주위를 빙글빙글 돌던 행성이던 나는 너가 사라져버려 비어버린 그곳에서도 빙글빙글 돌기로 약속했어. 나의 꿈은 하나야. 너의 죽음의 진실을 밝히는 것.
"도.. 경수..?"
헛것이었을까? 너가 죽고 한달이 지난 지금. 내 눈앞에 있는 넌 도경수가 확실했어. 자꾸 입을 벙긋거리는 넌 이따금 무서운 표정도 지어보였어. 그게 너무 무섭더라.. 왜, 나에게 한번도 지어본 적 없던 표정을 지어 보이는 걸까.. 너의 죽음에 내가 연관된 걸까..? 그런 생각이 막 드니까 너무 괴로웠어. 생각을 떨치려 잠을 자면 매번 가위를 눌리고, 그럴 때마다 너는 언제나 내 앞에 있고. 맨날맨날 가위에 눌리니까 그 끝은 정말 처참했어. 내가 미친 것 같았지. 어째서 죽은 너가 이렇게 보이는지..
너는 그로부터 정확히 3개월이 흐른 뒤 사라졌어. 너가 계속 안나타나니까 가위도 덜 눌리고, 또 내가 항상 기대던 너가 완벽히 사라지니까 어쩐지 보고싶기도 했지. 그뒤론 현실이 보였어. 너가 보여서 잊고 있던 것. 너의 죽음. 난 미친듯이 공부했어. 나중에 공부가 너의 죽음을 파헤치는데 방해가 되면 안되니까. 낮밤에는 학업에 열중하고 새벽엔 법의학이며 추론, 추리에 관련된 책이며 논문이며 다 읽어보았어. 하루에 4시간도 많다고 느낀 잠을 3시간으로 줄이면서 그렇게 너에 대해 이상한 점을 다 살펴보았지. 고3. 그 중요한 시기에도 난 그렇게 지냈지. 그러다 자료가 부족함을 깨닫고 곧바로 경찰대학에 진학하기로 했어. 꿈을 위해서 해 두었던 공부가 이럴때 빛을 발했지.
Part 4. 대학졸업 후
누가 그러잖아. 어른이 되면 슬퍼도 참아야 하고, 서러워도 참아야하고. 아무튼 참아야 한다는 거. 그거 조금 이해가 돼. 울어도 바뀌지 않아. 세상은 그래. 내가 운다고 해서 이 세상이 바뀌지 않아. 그래서 난 더 독해지기로 했어. 이젠 나도 어른이니까 참기로 했어. 예전의 오세훈이 아니야. 놀려서 서럽다고 우는 그런 오세훈이 아니야. 경수 너 덕분에 일찍 철이 들어 버렸나. 저 멀리 가버린 넌 여전히 나에게 많은 것을 주네.
아. 너가 좋아하던 그 누나.. 너가 가버리고나서 잊고 있었는데, 우연히 봤다? 그런 누나를 따라갔었는데 뭐더라, 무당? 일을 하고 있었어. 조금 많이 놀랐어. 그런 일을 하고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거든. 근데, 누나는 왜 저렇게까지 하면서 돈을 벌고 있는 걸까.. 그게 궁금했어. 하지만 그 뿐이었지. 약간의 반가움 뿐이었지만 알다시피 나는 누나와 말한마디 나눠보지 못했잖아. 아는 척도 할 수 없었어. 그렇게 또 인연이 아닌가 보다 했지.
또 마주치 건 몇달 전이었어. 사건 처리할 일로 들린 경찰청에서 누나를 마주쳤거든. 누나는 그 경찰청 강력2팀 자문으로 일하고 있었어. 얼마전에는 잡지인터뷰로 놀라게 하더니 이번엔 자문이라니. 누나는 과연 뭐하는 사람인걸까.. 그리고.. 자문이라면..? 누나가 자문이고 그게 프로파일러라면 너의 죽음에 대해 도와줄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 나도 열심히 노력했지만 항상 똑같은 부분에서 안됐잖아.
"팀장님. 제발, 제발 부탁드립니다.."
"...저희 팀, 힘들어요."
"뭐든 맡겨만 주십시오. 팀장님께서 저를 뽑아주신다면 전 진짜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습니다. 구르라면 구르겠습니다."
"하, 영웅아. 다른 팀은?"
"다들, 신입은 별로라고.. 하는데요."
난 당장에 강력 2팀으로 달려가 팀장님이란 사람에게 사정사정을 했지. 삼고초려보다 더하게, 아주 끈질기게 찾아갔어. 그제야 팀장님이 날 받아줬지. 이정도 노력이라면 하늘도 알고 날 도울만도 한데. 왜이렇게 힘든지. 들어가자마자 난 공부했던 모든 지식을 동원해 사건해결을 했어. 모두가 날 칭찬했지. 그중에서도 팀장님은 내가 아주 흡족한 모양이었어. 나에게 말하길 누구와 닮았다고 했거든. 그만큼 열심히 하니 당연히 자문을 모실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닫는 데에는 무려 일주일이나 흐른 뒤였어. 멍청하게 그런곳에서 실수라니.
"그래서 세훈이도 이거 모르겠다 이거지? 영웅아 핸드폰 내역이라도 뽑아와봐. 난 00씨 부르러 다녀올게."
헛기침을 해 목소리를 가다듬으며 휴개실로 향하는 팀장님을 보았어. 꿈만 같다. 드디어 너의 죽음을 파헤칠 수 있을 것만 같아. 이미 범인이 나온 사건이지만 모두에겐 비밀로 하며 연기에 돌입했어. 무조건 난 그 누나에게 잘보여야 해. 잡지인터뷰를 보니 친구가 없는 것 같더라고. 그렇다면, 그런 쪽으로 접근을 해야겠어.
경수야. 이젠 됐어. 나, 이제 너 안무서울 것 같아. 제발 내 앞에 나타나줘..
"오, 오세훈!! 세훈아!!!!"
너의 목소리였어. 눈을 뜨고 앞을 보니 다급해보이는 너가 내 앞에 있었지. 과거를 회상하고 있는데 갑자기 들어닥친 너는 나에게 그 누나가 위험하다며 제발 도와달라며 눈물까지 글썽였어. 뭐가 뭔지 모르겠지만 일단 너를 따라 뛰었어. 너가 챙기라는 연장도 챙겨서 말이야. 난 아무생각도 들지 않았어. 너가 갑자기 내 눈앞에 보이는 것도, 내가 지금 뛰고 있는 것도. 오로지 누나가 위험하다는 그 말이 머릿속에 맴돌았지. 이런말 미안한데 경수야.. 나도, 그 누나를 진짜 좋아하는 걸까.. 너의 감정이 나에게도 전해져서.. 나도 그 누나를 좋아하게 된 걸까..?
▶ Bonus
어른이 되어도 슬픈 일은 슬프다
아픈 일은 아프다
어른이 되어도 서러운 날이 있다
외로운 날이 있다
어른에게도 끌어안고 울
곰 인형이 필요하다
강미영 '숨통트기' 中
곰인형은 |
아무래도 우리 주인공이겠죠? 경수덕분에 일찍 철이 들어 버린 세훈이는 안 아픈 척 안 슬픈 척 하지만 마음은 곪을대로 곪았을 거예요ㅜㅜㅜㅜ 그런 세훈이에게 경수와 관련된 단 하나뿐인 사람인 주인공은 곰인형으로써 아주 충분한 사람인걸로bb 반전은 우리 세훈이 사실 다 연기였다는 거?ㅎㅎ 예전부터 경수는 주인공을 알고 있었다는 거? 우리 해바라기 경수..♥ 암호닉입니다!!!♥♥(언제나 받고 있으니까 가장 최근편에 [제로콜라]요런식으로 다가와 주세요!) 체리/까만원두/뭉이/오호랏/똥잠/구름/쉬림프/레모네이드/범블비/악마 괴물/궁디퍽퍽/선크림/바람둥이/안녕/매매/진블리/무당인듯무당아닌/도경수부인/별다방커피 코끼리/(코)라코/요맘때/정동이/콜덕/피큐PD/달수정/마틸다/비비빅/양양 뿅아리/네티큥/여리/아틸다/개구락지/립밥/바람개비/손가락/우리니니/빵 GG/바닐라라떼/하트./까꿍이/청바지/진블리/젤라/순수합니다/메리미/포뇨 윤혜/선물/가글/익인/야메/징차/요정별/거인/사랑둥이/잇힝 구금/두두/JENNIFER/쫑쫑이/빌딩숲/뀨꺄/거뉴경/사랑현/이슬/매직핸드 엘도라됴/블랙체리/쿵쿠닥닥/초코파이/됴티즌/스젤졸/제이/나쵸치즈/코델리아/물만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