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맹이, 울지마."
"으..."
"울기나 울고, 꼬맹이 맞잖아."
또 한번 바보같은 생각을 하며 눈물을 쏟아내던 찰나, 강하게 내 몸을 끌어안더니 내 정수리 위로 얼굴을 파묻더니 입술을 떨어뜨린다.
얇은 미성인듯, 아닌듯 허스키한, 그 아이의 이쁜 얼굴과 어울리는 그런 목소리가 한껏 낮아지더니 내 머리 위를 맴돈다. 그리고 내 몸을 감싼다.
김민석 (18)
황국(黃國) 태위(太尉) 김민준의 막내아들
황국(黃國)의 승상(丞相) 김준후의 여식의 죽마고우(竹馬古友)
"그렇게 외간 남자 앞에서 울기나 울고, 울보 꼬맹이네."
[EXO/민석준면찬열경수세훈] 인연(因緣) 9
[명사] 1. 사람들 사이에 맺어지는 관계. 2. 어떤 사물과 관계되는 연줄
-이어지는 글입니다. 1편부터 보고 와주세요 제! 발!-
"이제 다 울었어?"
"미,미안."
"못 본 사이에 좀 컸나 싶었는데 아직까지 꼬맹이네."
"미안해, 놀랐지."
"어릴 때 이후로 우리 꼬맹이 우는 건 오랜만인데. 왜 울었어."
"쪽,쪽팔려서 말 못해."
"쪽? 쪽을 팔아?"
."아무것도 아니야."
창피한 마음에 고개를 스윽 수그리면 저도 덩달아 고개를 숙이며 내 얼굴을 빤히 바라본다.
혀를 츳-하는 소리를 내며 내 얼굴을 이리저리 살펴보더니 또다시 혀를 두어번 츳-츳- 찬다.
그러고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다.
화려한 노란 빛깔의 도포자락이 가볍게 펄럭인다.
아, 나비-나비를 닮았구나 너란 아이는.
"어디가?"
"잠시, 뭐 좀 가지고 올게."
불만이 가득 담긴 목소리. 얇고 고운 미성인듯 하면서고 꽤나 강단있어 보이는 허스키한 음성이 방 안을 가볍게 진동시킨다.
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그저 고개만 끄덕이면 씨익 웃으며 내 머리 위에 가볍게 손을 얹고 머리를 흐트러트린다.
그러고는 착하다, 꼬맹이-하는 다정하기 짝이 없는 음색에 괜히 눈물이 핑 돌라치면 또 다시 울지마라, 하는 목소리에 눈물을 꾹꾹 눌러참고 슬쩍 웃어보였다.
덜컹거리는 문소리를 내며 나가더니 정말 잠시, 얼마되지 않아 다시 덜컹거리는 문소리를 내며 방 안으로 들어온다.
방으로 들어오는 민석이의 손에는 나갈때는 없었던 하얀 손수건이 앙증맞게 들려있었다.
그러고는 성큼성큼 걸어 나에게 다가온다.
"누워봐."
"응?"
"말로 할 때 얌전히 누워."
의아한 눈빛으로 아이를 올려다보면 씨익 웃으며 협박조의 말을 덧붙인다.
어색하게 마주 웃어보이며 등을 바닥에 대고 엉거주춤하게 눕는다.
목이 불편해 베게를 찾기 위해 이리저리 손을 더듬으니 이내 시야에 눈썹을 실룩거리며 나를 향해 눈을 째린다.
그렇지 않아도 죽 째진 눈을 더더욱 흘기니 정말이지, 고양이가 따로 없다.
"맨날 무릎 베고 눕더니 왠 베게야, 이리와."
"어,어어.."
내 손을 잡아끌더니 양반다리를 하고 앉은 제 허벅다리 위에 내 머리를 올려놓더니 손으로 손수 눈까지 감겨준다.
그러고는 자신이 밖에 나가 가져온 수건을 내 눈 위에 올려놓는다.
시원한 감촉에 기분이 좋아 푸흐흐 웃어보였더니 웃지마 꼬맹이, 하며 이마를 살짝 쥐어박는다.
"뭐하는거야?"
"눈 많이 부었어, 못생긴 꼬맹이."
"지는."
"또 맞으려고, 확."
몸을 움찔하며 몸을 웅크리자 와하하-하고 크게 웃더니 눈 위에 올려놓은 수건 위에 제 손을 얹고 슬슬 문지른다.
그 와중에 뭐가 그리 웃긴지 키득대는 웃음은 입가에 매달린채로 지워질줄을 모른다.
괜히 심통이 나서 입술을 비죽이면 손가락으로 내 입술을 꼬집더니 주욱 잡아당긴다.
"형님은 여전하시더라."
"형님?"
"준면 형님 말이야, 여전히 잘생기셨더라."
"아아, 잘생겼지."
"너는 매일 보니까 모르지? 얼굴도 잘나, 공부도 잘해.
저잣거리에서 형님이 얼마나 유명한데."
"알거든."
오라버니를 존경하기라도 하는건가. 말간 얼굴 가득히 신남이 잔뜩 묻어있는듯한 기분에 그저 슬쩍 웃어보였다.
그래, 오라버니는, 누구에 비해도 모자라지 않을 정도로 정말 잘생긴 얼굴을 하고 있었다.
하얗고 깨끗한 피부에, 단정하게 그 위에 자리한 뚜렷한 이목구비.
세상의 모든 복을 타고난것만 같은 행복한 도련님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것이 오라버니에 대한 내 첫인상이었다.
하지만, 그렇지만 이제는.
그 사람을 보면 괜히 마음이 불편하고 가슴이 쿵쿵 뛰는 내 마음은. 피가 섞인 제 누이 동생을 사랑하게 된, 그 불쌍한 남자의 운명은, 누구의 탓일까.
"근데 세훈이는?"
"응?"
"매일 나만 보면 잡아먹으려들더니, 그 자식 오늘은 안보이더라."
"세훈이, 세훈이가 없다고?"
"어, 원래 매일 네 방문 앞에 칼차고 있었잖아."
어찌보면 대수롭지 않게, 신경쓰지 않고 그러려니 넘겨버릴 수도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어제 그 아이가 웃고 있던 그 담담한 얼굴이 떠올라서, 어제의 돌아가겠다는 그 의미심장한 말이 생각나서.
속이 쓰려왔다. 입안이 텁텁해졌다.
"꼬맹이, 표정이 또 왜그래."
"아무것도 아니야."
"아무것도 아니긴 뭐가. 표정이 썩었구만."
"아니래도."
"눈 다 가라앉으면, 그때 나가서 걷자."
"왜 그렇게 산책을 좋아해?"
"좋잖아, 좋은 날씨에 좋은 하늘에 좋은 길에."
"뭐가 그렇게 다 좋아?"
불만이 가득 담긴, 내가 들어도 부루퉁한 내 목소리에 민석이는 내 눈 위에 올려놓은 수건을 걷어내더니 나와 시선을 마주한다.
아, 위에서 내려다보면 진짜 못생겼다던데.
시덥잖은 생각을 하기도 잠시 내 어깨를 쥔 손에 힘을 주고 내 얼굴에 제 얼굴을 가까이 가져다대더니 슬쩍 웃어보인다.
그 웃음에는 장난기와 함께 숨겨두고 싶은 감정이라도 있는듯 한쪽 입꼬리만이 비틀려 올라가 있다.
아-이 아이에게도 숨기고 싶은 감정이, 다른 사람들에게 들키고 싶지 않은 마음 한 조각 정도는 있는거구나.
하지만 슬퍼보이지 않아 다행이야.
내가 이 세상 속에서 얽혀 있는 다른 사람들처럼, 오라버니나 세훈이처럼, 너는 불행하지도 슬프지도 않아 다행이야.
그렇게 행복하게, 사랑받고 자란 네가 있어서 나는 너에게 감사해.
내가 이 세상에 온 것이 마냥 이기적이기만 한 선택은 아니라고, 나 스스로 위안할 수 있게 해준 너에게 감사해 민석아.
"제일 중요한건 아직 말 안했는데."
"아직도 남았어? 뭔데?"
"좋은 사람."
"응?"
"좋은 날씨에, 좋은 하늘에, 좋은 길을 좋은 사람이랑."
"그게 뭐야."
"그냥, 걷고싶다고-"
그렇게 의미심장한 말로 우리의 대화를 마무리 지은 너는, 또 환하게 웃어보인다.
그거 아니 민석아. 너는 네가 얼마나 고운 빛을 띠고 아름답게 웃고 있는지 아니.
나는 그렇게 웃음지을 수 있는 네가 부럽다. 정말이지 나는 그런 웃음을 짓는 네가 너무나 부럽기만해.
김민석 (18)
황국(黃國) 태위(太尉) 김민준의 막내아들
황국(黃國)의 승상(丞相) 김준후의 여식의 죽마고우(竹馬古友)
"좋은 날에, 좋은 날씨에, 좋은 하늘에, 좋은 길을, 좋은 사람이랑 같이.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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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닉-
카르텔꺼 허니 구금 카레맛 모찌 뚜비뚜바 모카 열찬박 메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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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 사탕 하루 준면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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