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수는 초조하게 거실을 돌아다니며 손톱을 뜯었다. 지금쯤이면 도착해야 하는데, 체력이 다 바닥났을텐데...
종인은 자신과 센티넬과 가이드의 관계로 각인이 된 후부터 한번도 정식적인 '충전'을 하지 않았다. 잔뜩 다쳐서 돌아와서는, 상처들에 연고를 바르고 붕대를 감으며 버틸 뿐이었다. 가끔씩 정말 심한 상처가 생기면 경수의 손목을 잡고 거실 소파로 이끈 후 말없이 상처를 내보일 뿐이었다. 그 '심한' 상처의 기준은 경수와 종인에게 너무도 달라서, 경수는 애가 닳아서 죽을 지경이었다. 아니 센티넬이 가이드를 온실 속의 화초처럼 키우는 건 무슨 경우란 말인가. 각인된 가이드의 목숨은 센티넬의 목숨과 직결되기 때문에 자신의 센티넬을 싸고도는 가이드를 보긴 했다. -그 가이드가 준면이고, 센티넬이 오씨 성을 가진 모세훈 군이라는 말은 굳이 꺼내지 않겠다.- 하지만 이런 경우는...경수는 한숨을 크게 뱉었다. 종인이 자신을 본척만척 할 때마다 무능력한 가이드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저딴 연고보다 내 능력이 하찮은 것인지, 자괴감에 빠지기도 했다. 백현이는 찬열씨랑 얼마나 알콩달콩 잘 지내는데, 찬열씨는 백현이가 걱정할까봐 몸도 은근 사린다던데! 결국 앞만 보고 달려드는 건 종인뿐인 거다.
띵동-
순간 초인종이 눌렸다. 경수는 화들짝 놀라 현관으로 뛰쳐나갔다. 벌컥 문을 열어젖히자 마자, 자신의 배가 되는 덩치가 경수를 덮쳤다.
"엄마!"
"흐...후....후우...."
어깨 뒤로 거칠게 넘어가는 종인의 숨소리가 선명했다. 경수는 재빠르게 종인의 어깨를 붙들고 얼굴을 살폈다. 입술이 죄다 터지고, 귀에서 피가 흘러나왔다. 절제하지 못하고 폭주했던 것이 분명하다. 아침에 입고 나갔던 회색 코트는 사라지고, 밑에 받쳐 입었던 하얀색 와이셔츠만 남아있었다. 그마저도 멀쩡하지 않았다. 소매는 다 찢기고, 허리 부근이 크게 베인 것이 보였다. 그 안에 길게 베인 상처가 눈에 들어왔다. 이곳저곳이 피투성이었고, 그의 숨소리는 여전히 거칠었다.
"내가 진짜..속상해서.."
울컥 눈물이 차오르는 것을 애써 막았다. 여기서 울면 정말 무능한 가이드로 낙인찍힐 것 같았다. 그를 부축해서, 사실은 거의 질질 끌면서, 거실 소파에 눕혔다. 습관적으로 연고를 가져오려다 멈칫했다. 결연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가장 큰 상처가 난 허리쪽으로 손을 움직였다. 묘한 느낌이 손끝에 물들었다. 내가 상처에 손을 대려는 순간, 종인이 내 손목을 붙잡았다.
"경수야..."
그리고는 몸을 일으키려고 했다. 나는 도대체 무슨 상황인지 잘 이해할 수 없었다. 그가 상체를 움직이는 순간 윽, 하는 고통스러운 신음소리를 내뱉자, 나는 퍼뜩 정신이 들어 그를 다시 눕히려고 팔을 뻗었다.
"뭐 하는 거야, 지금 일어나면..."
그는 그대로 내 팔을 끌어당겨 그의 품에 내가 안기도록 했다. 그의 뜨거운 손이, 내 팔을 붙잡고 끌어당길 때부터 나는 약간 현실감을 잃었다. 동공은 커져서 다시 작아질 줄을 몰랐다. 입술은 자연히 벌어졌다. 그는 나를 품에 안고 토닥였다.
"도경수..경수야."
"보고싶었어..도경수.."
나는 그의 등에서 풍기는 체취에 젖어, 제정신을 차리기 힘들었다. 나는 손가락을 꾸물거려 그의 날개뼈에 손을 얹었다. 그의 체온은 언제나 나보다 몇 도 높았다. 온 몸이 나른하고 편안해지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그 때,
"너, 김종인 아니지."
아ㅋㅋㅋㅋ제목을 아직 못정했어용 연재물이고...음...다음 내용은 어떻게될까요?그리고 저남자는 누굴까요? 사실그것도 안정했다능!!^^정말 생각나는대로 쓴 똥글이에요 그래도 계속읽고싶으시다면 댓글ㅇ...ㄷ.....제목추천은 더좋ㄱ...저남자 누구인지 한번 생각해보시는 재미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