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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호다 전체글ll조회 896l

 

  

  

  

그냥 평범한 밤이였다. 지독히도 평범한 밤.  

평소와 특별히 다른 점을 찾아보자면 이전보다 잠이 오지 않아 뒤척임이 많은 그런 밤.  

이전부터 잠이 오지않는 밤이면 밖에 나가 달을 보며 산책하곤 했었다. 집에 돌아오면 왠지모를 피곤함에 픽 쓰러져 쥐도 새도 모르게 잠 들었었다.  

하지만 그 날은 뭔가 이상했다.  

기분 탓이겠지-하며 무작정 아무런 외투를 주워입곤 밖으로 향했다.  

창문를 다 닫아놔서 알지못했었던건지 밖은 비가 내리고 있었고, 내 앞에는 비를 맞으며 멍하니 서 있는 한 소년이 있었다.  

중-고등학생처럼 보이는 작은 체구의 소년.  

다가가보려 했지만 눈에 띄는 점이 있었다.  

  

꼬리..?  

  

아니야, 잠결에 헛 것을 보는 거겠지.  

고개를 몇 번 절레절레 흔들고는 그 소년에게 다가갔다.  

낯을 가리는 성격이였는지 내가 다가가자마자 그르렁거리기 시작했다.  

순간 멈칫했다.  

날 죽일듯이 노려보는 소년에게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였다.  

뭐랄까, 무서워서 그런게 아니라 가슴이 먹먹해지는 기분.  

그냥, 그냥 그랬다.  

서로 바라보고만 있었을 뿐, 아무런 대화도 주고받지 않았으며 오직 빗소리와 그 소년의 그르렁거리는 소리만 맴돌뿐이였다.  

  

멍하니 그 소년의 눈동자에 빠져들때 쯤 조용히 떨고 있는 소년의 어깨를 보았다.  

제 딴에는 또 덩치가 큰 내가 무서웠던건지, 한동안 비를 맞아 감기에 걸리려 그러는지 모르겠지만 걱정되었다.  

날 무섭게 노려보고있지만 속으론 두려움에 떨고있을 작은 소년이.  

  

"저어.."  

  

조심스레 그 소년에게 말을 걸어보았다.  

적막을 깬 내 목소리에 놀랐는지 흠칫 몸을 떨었다.  

왠지 모르겠지만 소년은 천천히 인상을 풀었고 그르렁소리가 줄어들었다.  

내가 나쁜 사람이 아니란걸 느껴서일까  

  

  

"이름이 뭐야?"  

  

  

물론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그냥 그 소년은 내 눈을 바라본 채 서 있을 뿐, 아무런 대답도, 행동도 없었다.  

괜히 머쓱해져 뒷목을 긁적였다.  

  

머쓱해져 운동화 코만 땅에 콕콕 찍고있다가 문득 빗물에 젖어 소년의 몸에 다 눌러붙어버린 옷가지들을 발견했다.  

  

감기 걸리겠다.  

  

그나마 나온지 얼마 안됐어서 나름 보송보송한 나의 후드를 벗어 그 소년에게 벗어 덮어주려했다.  

갑작스러운 내 손길에 놀랐는지 그는 내 손을 물고 달아났다.  

  

많이 추울텐데.  

  

물린 손이 아프다는 생각조차 들지 않았다.  

그저 놀라 달아난 소년만이 걱정 될 뿐이였다.  

그래도 다시 돌아오겠지- 하는 마음에 빗물이 닿지 않는 한 켠에 후드를 벗어두려했다.  

  

원래 이런 상황에 마음을 두는 성격은 아니였지만 처음 소년의 눈빛을 보았을때 왠지 모르는 간질거림, 알듯 말듯한 느낌에 그냥 돌아 갈 수 없었다.  

그 소년이 언제 돌아올지도 모르는 터, 무작정 그 소년이 도망친 길로 따라 뛰었다.  

  

  

그 길로 한 참을 뛰었을까, 처음 보는 으슥한 산길이 나타났다.  

꼭두새벽이라 어두웠을 뿐더러 서서히 그쳐가는 빗물에 산 길은 질척질척했다.  

하지만 그렇게 도망친 소년이 자꾸 눈에 밟혀 어쩔 수 없이 산 길로 따라들어갔다.  

  

얼마 가지 않아 작은 나무궤짝이 있었다.  

크기도 내 키의 반만한 아주 작은 궤짝.  

  

그리고, 궤짝 안에는 소년이 몸을 덜덜 떨고 있었다.  

더 다가가기엔 아까 상황이 떠올라 두려웠지만, 다가가지 않자니 여기까지 온 보람을 못 느끼겠어서 한 참을 망설이고 있었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아무것도 하지 않고 돌아갈 수 는 없다며 살며시 그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그새 몸살이라도 걸린건지 소년의 볼은 발그스레 해졌으며, 낮은 끙끙거리는 앓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 진짜..  

  

  

몸을 웅크려 끙끙 앓는 소년을 보고 그냥 가자기엔 너무 냉정한 것 같아서 후드와 속에 입고있던 맨투맨도 벗어 덮어주었다.  

  

  

"내일 다시올게."  

  

  

  

내 말에 소년은 살짝 고개를 들어 날 바라보다가 자신이 물어 피가 뚝뚝 떨어지고있던 내 손에 시선을 고정시켰다.  

  

  

  

"이거 너가 한거야, 임마. 너 나한테 잘해야돼."  

  

  

내 말에 대답이라도 한 듯 한껏 고개를 푹 숙이는 소년을 보니 너무 귀여워서 소년의 머리를 헝클어트리듯 쓰다듬어줬다.  

  

  

  

  

내일 또 보자, 아가야.  

이미 밤은 다 갔지만 오늘은 잠을 푹 잘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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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으어어어어ㅓ엉어어어ㅓ어어어다음펴누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궁금해요
9년 전
비회원153.149
헐 와 작가님 짱이세요 으어어ㅓㅓ 아주 제 취향을 간파하셔써...! 즐겨찾기해놀게요! 작가님 짱짱!
9년 전
독자2
헐 헐 취저에여 짱저아여 이런걸 써주시다니 진시뮤ㅠㅠㅠㅜㅠ
9년 전
독자3
헐 짱짜유ㅠㅠㅠ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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