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ano Concerto
No.2 3rd mov
(BGM- 비발디-바이올린 협주곡 No.6)
W. 두번째손가락
17.
무슨 칠을 한건지 분명 그 본질이 나무임에도 불구하고 눈 앞의 나무 문이 번질거렸다. 마치 느끼한 버터를 한 입에 삼킨 기분이다.
지원은 속이 울렁거렸다. 코 끝을 찌르는 이 냄새는 얼마안된 건물이 어제 갓 나온것 명품과 같은 신상임을 자랑하는 것일까, 아니면 그저 사치를 바른 돈 향내일 뿐일까.
어느 쪽이든 마음에 안드는건 마찬가지다. 지원은 합성한것마냥 자신에게 어색한 배경에 정이 가질 않았다.
어울리지 않게 허리 끝까지 치켜올린 바지가 불편했다. 지원이 문을 두드리려하자 옆에 굳은 얼굴로 서 있던 남자가 그를 제지하고 대신 문을 열었다.
회장님께는 미리 말씀드려놨습니다. 자신보다 열 살은 더 많아보이는 남자의 존대는 언제 들어도 적응이 되질 않는다. 차라리 남녀노소 반말을 뱉는 미국이 편했다.
곧 문이 열린 방 안 너머에 지원이 그토록 보고 싶지 않았던 인물이 나타났다. 나무 문과 마찬가지로 번들거리는 책상 앞에 기대어 앉은 남자는 제법 나이 들어 보였다.
머리털에는 희끗거리는 흰 머리가 눈에 띄었다. 책상 위에는 검은 명패에 'FLOW 그룹 회장 김운원' 이라는 글씨가 흔히 말하는 진지한 궁서체로 박혀 있었다.
남자는 문 앞에서 우두커니 서 있는 지원에게 손짓했다. 그제서야 지원은 방 안으로 들어섰다. 그 뒤로 나무 문이 닫혔다. 낯선 냄새는 방 안에서도 진동을 했다.
" 오랜만이구나. "
" 예. "
" 2년.. 아니, 3년만인가. 그동안 연락 한 번 없이 지내다 용케 M-FLOW에 입학했더구나. "
강압적인 그의 말에 지원이 뒷짐 지고 있던 손에 주먹을 쥐엇다. 손금 사이로 땀이 배어 나왔다.
나이를 먹어도, 3년 전이나 지금이나 자신은 그의 앞에서 한 없어 작은 존재가 되었다.
" 굳이 다시 돌아온 이유가 뭐냐. "
" ... 그 때 충분이 전해드렸다고 생각합니다. "
남자가 눈을 가늘게 치켜 뜨고 지원을 쳐다보았다. 옆으로 길게 째진 눈은 그와 지원이 가장 닮은 부분 중 하나였다.
" 내 말도 그 때 충분히 전했다 생각하는데. "
" 3년동안 배우고 돌아오면 제 마음대로 해도 된다고 하셨습니다. "
" 그래. 그랬지. 그랬었어.. '네 배움' 에는 이제 관여할 생각 없다. "
" ...... "
" 문제는 '그 아이' 지. "
지원이 눈을 부릅 치켜 떴다. 굳게 다문 입 사이로는 당장이라도 부서질 듯 어금니를 꾹 깨물고 있었다. 어찌나 세게 물었는지 지원은 눈시울이 붉어지며 구토끼를 느꼈다.
언급 되서는 안 될 사람이 언급 되었다. 3년동안 타국에서 버텨 온 자신을 순식간에 바보로 만드는 순간이었다.
" 건들지 마십시오. 제게 누구보다 소중한 아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
" 지원아. "
남자가 나른하게 지원을 불렀다.
" 네 형과는 너무 다르구나. "
" ... 형 얘기가 여기서 왜 나옵니까. "
" 네가 3년동안 깨달은 답이 겨우 그거냐. "
" ...... "
" 어리석은 놈. "
남자가 혀를 차며 담배를 입에 물었다. 지원이 그 모습에 인상을 찡그렸다. 냄새가 배면, 잔뜩 자신을 노려 볼 '누군가' 의 얼굴이 생각나서였다.
지원은 그 '누군가' 가 지독히도 보고싶어졌다. 노려 보는 모습이라도 좋다. 보고싶다. 그렇게 생각하면 역시 이기적인걸까.
" 어떻게 되던 상관없다는 뜻으로 듣겠다. "
" 크게 착각하시나 봅니다. "
" ... 무엇을. "
" 이제. 그 무엇이 막을 수 없을만큼 성장했거든요, 그 아이. 함부로 앞 길을 막기가 쉽지 않으실 겁니다. "
지원이 한 쪽 입꼬리를 올렸다. 담배 연기를 길게 뿜어낸 남자가 지원을 보고 헛웃음을 지었다. 분명한 비웃음이었다.
" 그래서 네가 아직 어리고, 어리석다는거다. "
" ...... "
" 아들아. "
" 아버지. "
" ...... "
" 아버지가 틀렸습니다. 전 3년동안 깨달은게 하나도 없어요. "
지원은 기름칠 냄새가 나는 나무 문을 열었다. 그의 뒤로 따가운 시선이 느껴졌다. 매캐한 담배 냄새에 지원은 옷을 툭툭 털었다.
고상하지 못한 사람. 저런 사람이 클래식 음악학원을 창립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하긴, 그것도 어머니의 뜻이였지. 지원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말했다.
" 제 답은 이미 3년전에 깨달았거든요. 전 그 애 아니면 안되요. 나머진 필요 없습니다. "
" ...... "
" 3년 내내. 그 애만 생각했어요. "
아닌척 나를 보던 눈. 강한척 해도 서툴러서 나를 의지하던 그 작은 아이를.
" 연락하지 말아 주세요. 김한빈이 뜨는 전화가 아니면, 다 부셔버리고 싶거든요. "
나무 문이 소리없이 닫혔다. 재미없는 공간이네. 조용히 닫히는 문마저 재수없다. 이런 비인간적인 곳에서 형은 잘도 일하는구나.
그의 말에서 딱 한가지 공감할 수 있는거라곤 형과 제가 완전히 반대의 성격이라는 것. 방에서 벗어난 지원은 홀가분한 기분으로 몸을 부르르 떨었다.
저를 보며 고개 숙여 인사하는 비서에게 윙크하며 어제 새로 구입한 휴대폰을 꺼냈다. 연락처에는 역시나 한빈의 번호 뿐이었다.
비서가 벙찐 얼굴로 지원을 쳐다봤지만 전화를 거는 그의 눈에는 뵈는게 거의 없었다. 신호가 가고, 그토록 그리던 목소리가 들려오자 지원이 눈을 곱게 접으며 웃었다.
" 빈아, 지금 뭐해? "
너를 향한 내 소유욕. 내 이기심. 이 길의 끝이 뭐든, 너는 내 곁에 있어야겠다.
준회는 아까부터 신경 쓰이는 벽면을 정확히 5초에 한 번씩 쳐다보았다. 나름 숨는다고 숨은 걸텐데. 모르는척 해줘야 하는건가.
준회로부터 조금 떨어진 흰 벽 모퉁이에는 그만큼 하얀 코 끝이 삐죽 튀어나와 있었다. 다 보인다, 멍청이.
모퉁이 뒤에 숨어 있을 진환의 모습을 상상하자 웃음이 나왔다. 준회는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까딱하곤 타이핑을 하던 노트북 모니터에 집중했다.
준회의 예상대로 모퉁이 뒤에 숨어 있던 진환은 발을 동동 굴렸다. 어쩌지. 다음은 음악사인데.
준회와 유일하게 함께 듣는 수업이라 진환은 한 마디로 죽을 맛이었다. 그냥 째고 싶어도 F가 두려워 그럴 수도 없었다.
" 아가, 여기서 뭐해? "
" 히익! "
귓가에 낮게 들려오는 목소리에 진환이 펄쩍 뛰어 고꾸라졌다. 모퉁이 밖으로 튀어나간 진환은 덕분에 준회와 눈이 딱 마주쳤다.
놀란 기색 하나 없는 준회는 다시 타이핑을 시작했다. 지원이 크게 웃으며 넘어진 진환에게 손을 내밀었다.
어쩌면 지원이 나타난게 다행일지도 모른다. 혼자 준회와 음악사를 듣는게 아니니까.. 진환은 지원을 보채서 서둘러 강의실로 향했다.
그 모습을 곁눈질 하던 준회가 아. 하고 타이핑을 멈추었다.
따라서 고전시대의 음악은 보편ㅈ왜저래김지원미친새끼손은왜잡아놔라손놔란손놔러ㅏㅎ하ㅁㅅㄷ지ㅟㅣㅁㅈㅅㅋㄹㄹㄹㄹㄹ
" ...... "
노트북이 탁 소리를 내며 덮혔다. 준회는 손으로 미간을 꾹꾹 눌렀다. 조금 피곤한가. 손가락이 멋대로...
종종 걸음으로 지원의 손에 붙들려 쫓아가는 진환을 쳐다봤다. 어제는 연습도 안나오더니. 멋대로 고백해놓고 멋대로 피하는 진환이 아니꼬왔다.
아니, 그전에. 그게 고백이 맞긴한가? 나를 좋아하는게 맞는건가. 준회는 그들을 따라 강의실로 들어갓다.
준회가 들어오자 냉큼 자리를 피하려던 진환은 제 옆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버린 준회에 움찔거리다 가만히 자리를 지켰다.
지원이 시끄럽게 떠들었지만 두 사람의 귀에는 잘 들어오지 않는 소음이었다.
" 어제 연습 왜 안나왔어. "
" ... 미안해. "
" 사적인 일은 사적으로 해결해. 다른 사람들한테까지 피해주지마. "
사적인 일은 사적으로. 나랑 해결해. 길거리 공연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진환이 연습에서 결석하자 진행이 제대로 될 리가 없었다.
머리 끝까지 화가 난 한빈을 달래는건 지원의 몫이었지만. 그를 지켜보는건 꽤나 짜증나는 일이었다.
" 내 마음을 피하는건 아무래도 좋아. "
" ...... "
" 나 피하지마. "
기분 나빠지려하니까. 이 멍청이에게 뭐라고 말해야 알아줄까. 어쨌든 자신을 보고 놀라거나 피하진 않았으면 좋겠다.
" ... 네 마음이 뭔데? "
" ...... "
" 날 단원으로 받아들이고.. 잘해주는거? "
그런 마음을 내가 왜 피해? 난 그냥 부끄러워서 피하는건데.. 진환의 순진한 눈빛에 준회는 할 말을 잃었다. 학습능력제로.
옆에서는 지원이 그들의 대화가 재밌는지 킥킥거렸다.
" 아니, 그게 아니라.. "
" ? "
" 하.. "
내가. 너랑 같은 마음이라고. 아니, 그전에.. 오해를 풀기위해 가장 원초적으로 해야하는 말은.. 내가 너를..
" 내가 너를.. "
" 오늘 발표. 아무도 없는건가. "
" 아, 맞다!! 나 오늘 발푠데!!! "
지원이 소리를 지르며 벌떡 일어섰다. 아니꼬운 눈초리로 지원을 본 양교수는 손짓했다.
" 어.. 근데 교수님. 저 준비한게 없습니다. 까먹었어요. "
" ...... "
김지원 저 똥멍청이가. 진환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준회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아니, 그렇게 쳐다보지마. 난 이 상황에서 별로 말하고 싶지 않아. 내가 너를 ㅈ.. 조.. 좋.. ㅇ....
" 자넨 F야. "
학습능력제로. 연애가 학문이었다면, 필시 나도 F일 것이다. 준회는 빤히 저를 쳐다보는 진환의 얼굴을 밀어버리고 고개를 숙였다.
그리그의 피아노 협주곡 가단조 1악장. 진환은 손을 빠르게 움직였다. 길거리 공연인만큼 한빈은 무겁고 우중충한 분위기보다는 밝고 따스한 곡을 원했다.
그런 그에게 이 곡을 추천한 것은 다름 아닌 진환이었다. 혼자 치던 피아노곡들과 느낌이 많이 다른 이 곡은 진환에겐 도전이었다.
'도전' 이라는 점에서 한빈은 그의 추천을 곧장 받아 들였다. 도전이라는 말은 한빈을 어필하는데 가장 큰 무기였다. 한빈의 지휘를 보며 진환이 몸을 크게 움직였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온전히 피아노에 미쳐있었다. 오케스트라의 악기 소리는 더 이상 진환에게 소음이 아닌 연주로 다가왔다.
" 비올라, 소리 조금 더 크게 내고. 세컨드 바이올린은 박자 맞추고. 악보 말고 내 지휘를 봐. "
" 네, 네. "
" 피아노는. 연습 좀 나오고. "
한빈이 화가 안 풀렸는지 진환을 쏘아보며 말했다. 진환이 고개를 숙이고 건반을 눌렀다. 띵. 띵. 의미없는 손장난이 대답을 대신했다.
" 알겠어?! "
" 으응.. "
결국 큰 소리를 친 한빈에 진환이 기어 들어갈듯 대답했다. 하루 빠진건데.. 한빈은 이유도 묻지 않고 다그쳤다. 물론 이유라고 해봤자 준회 보기가 부끄러워 그런거지만..
혼자 연습할땐 하기 싫으면 그냥 안하면 됐었는데. '같이' 연습한다는 것이 이런거구나 진환은 다시 한 번 깨달았구나.
그래도 진환은 마냥 다그치기만하는 한빈에 조금 서러워졌다.
" 우린 팀이라는걸 기억해. 하나만 삐끗해도 소리가 엇나가. 피아노 협주곡인데 피아노가 연습을 안 나오는게 말이 돼? "
" 야, 미안하다잖아. "
" ... 어쭈. 잘들논다? "
한빈이 다그칠때는 그 누구도 태클을 걸지 않는 것이 그들 간의 암묵적인 약속이었다. 준회가 조용히 그 룰을 깨자 단원들이 숨을 죽였다.
누군가는 딸꾹질까지 시작했다. 한빈이 준회를 위아래로 훑다 연습실을 박차고 나갔다.
" 어.. 어떡.. "
" 괜찮아, 아가. 저러다 말거든. 지금 딱 그 시즌이라서 그래. 예민할만 하지. "
" 그 시즌? "
진환에게 다가와 어깨를 감싸쥐는 지원이 빙긋 웃었다. 옆에 있던 태현이 대신 설명했다.
" 외국 음대에서 우리 대학 학생들 중 청강생들을 뽑고 있거든. 오케스트라 경연이 끝나면 아마 몇 달동안 데려갈텐데.. 일단 1차에서 합격해야 돼. 지금이 그 1차 시즌이고. "
" 우리 Honey가 안뽑힐 이유가 없는데 왜 저리 초조한지. 안그래? "
" ... 그렇구나. "
학교는 내가 모를 뿐이지 참 여러가지 일들이 진행되고 있구나. 진환이 문득 생각했다. 준회도 그런걸 준비하고 있겠지. 아까하려던 말은 뭘까. 내가.. 너를?
지원이 진환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난 한빈이 달래고 올게. 문 밖을 나가려는 지원을 준회가 낮은 목소리로 불렀다.
너무 낮아서 지원에게만 들릴 작은 소리였다. 지원도 겨우 듣고는 뒤를 돌았다. 하마터면 잘못들었다 생각하고 나갈뻔했다.
" 야, 김지원. "
" 엉? "
" 자꾸 애 만지작 대지마. "
" 뭐? "
" 팀파니 다 뚫어버린다. "
풉. 지원의 입에서 튀어나온 웃음에 준회의 앞머리가 흩어졌다. 훤히 드러난 이마에는 '깊은 빡침' 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는듯 했다.
눈치없이 웃어재낀 지원이 다시 진환에게 달려가 볼을 콕콕 찌르고 연습실을 나갔다.
" ...... "
지원이 나가고 성큼성큼 다가가 팀파니를 집어던지려는 준회를. 단원들은 영문도 모른 채 뜯어 말려야했다.
" 허니허니 베이비~ 허니허니 베이비~ 허니허니 내 사랑~ "
" ...... "
" 허니허니 베이ㅂ.. "
" 그만해요. 형 노래 되게 못해요. "
그래..? 요조처럼 달콤하게 불렀는데. 지원이 시무룩해져 한빈의 뒤를 졸졸 따라갔다. 도도하게 걸어가길래 어딜가는건지 가만히 쫓아와보니 학교내의 카페였다.
그리고는 기껏 주문하는게 딸기주스다. 지원은 그 행동이 귀여워 웃음이 나왔지만 한빈의 자존심을 위해 한껏 올라간 입가를 손으로 가렸다.
이런데도 지가 호랑이고 카리스마 대장인 줄 알지. 현실은 딸기주스인 한빈이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보여주는 상징물을 받아들곤 쪼옥 빨아 마셨다.
" 요새 예민해? "
" 완전. "
" 잘하면서. "
" 잘해도 얕봐선 안 되는 일이에요. 그 음대 청강. 전부터 계속 배우고 싶었으니까. "
" 어? 형! "
아예 자리를 잡고 쉬었다가자는 생각으로 앉으니, 지원의 귀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김동혁?
" 형, 완전 오랜만이네요! "
" Bro! 잘 지냈어? "
헤헤 웃는 동혁을 한빈이 표정 없이 올려다봤다. 이건 또 뭐야. 한빈의 시선을 느꼈는지 동혁이 급히 인사했다.
" 아, 김한빈씨죠? 안녕하세요. 클라리넷과 1학년 김동혁입니다. "
" 진환이 룸메야. 얘랑 나랑 김진환을 키운거나 다름없지! 으하하! "
" 아- 네에. "
한빈이 시큰둥하게 대답하자 동혁이 어색하게 웃었다. 무언가 말하고 싶은지 동혁은 쭈뼛거리며 두 사람 앞을 쉽게 떠나지 않았다.
무슨 할 말있어? 지원이 묻자 고개를 끄덕이더니 한빈을 보며 말했다. 부탁드릴게 있어요.
" 부탁? "
" .. 저를 오케스트라에 입단 시켜주세요. 부탁입니다. "
" ...... "
동혁이 고개를 숙였다. 그의 행동에 지원이 놀라 어쩔 줄 몰라 했고, 한빈은 그저 주스를 마시며 제 눈 앞에 숙여진 뒤통수를 쳐다봤다.
클라리넷 1학년. 물론 그들의 연주 또한 모두 들은적이 있다. 김동혁이라.. 하지만 그의 이름은 한빈의 기억 속에 없었다.
특별히 인상 깊지도, 뛰어나지도 않았을 연주임이 뻔하다. 난감함보단 황당함이 더 크게 다가와 한빈은 거절의 필요성까지 느끼지 못했다.
이런 부탁을 하는건 동혁만이 아니었다. 김진환을 뽑아 놓으니 여기저기서 동정표를 원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다들 단칼에 떨어뜨렸지만.
" 죄송하지만. "
" ...... "
" 저는 이 학교 천재들을 모두 알아요. 하지만 당신의 연주는 제 기억 속에 없네요. "
" 부탁입니다. 열심히 할 수 있어요. "
" '열심히' 만으로는 안되요. 이미 아실텐데. "
" ...... "
" 당신을 인정하는 팀을 찾아 들어가세요. 우리 단원은 아닌 것 같네요. "
가요, 형. 한빈이 짧게 말하고 지원을 일으켰다. 지원은 안절부절 못하다 동혁을 살짝 안아 토닥여주곤 카페를 나섰다.
여전히 고개를 숙이고 있던 동혁이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수치심은 들지 않았다. 그보다는 오히려 절망감. 다만 한빈의 말이 귀에 멤돌았다.
내내 따뜻하기만 했던 그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어갔다. 어떡하죠, 진환이 형. 저는 어떻게 해야하는거죠. 형이 힘들 때, 난 형의 곁에 있었는데.
지금 제가 형의 곁으로 가려 해도. 너무 힘드네요.
' 당신을 인정하는 팀을 찾아 들어가세요. '
그렇게 하면.. 제 곁에도 누군가 있어줄까요.
두번째손가락/암호닉 |
여러분. 저 작가 이미지 올렸는데.. 사진이 안 바뀝니다. 무슨 저주 걸린것마냥 저 움짤밖에 안걸려요. 다른 사진을 올려도 저것만 계속 올라가욬ㅋㅋㅋㅋㅋ이유가 뭐죠? ㅠㅠ? 아그리고 학년 다시 정리해드립늬다. 구준회 하극상으로 나이를 헷갈리시는 분들이 계실까봐!
[1학년] 구준회- 첼로과 김한빈 - 지휘과 김동혁 - 클라리넷과 정찬우 - 플룻과
[2학년] 김진환 - 피아노과 김지원 - 팀파니과 송윤형 - 피아노과 강승윤 - 지휘과 남태현 - 바이올린과 이승훈 - 플룻과
안나온 위너 멤버들은 어딨을까요?_? 뻔ㄴ하지만...ㅎ 엑스트라로 종종 나올겁니다. 저는 이제 저녁을 먹어야겠어염 눈누 항상 사랑합니닿ㅎㅎㅎ 저녁 맛있게 드세요~
[암호닉] : 자주 오시는분들 모두모두 기억합니다. 귀여우신분들ㅍㅅㅍ 나중에 텍파 만들때 번외편 끼어서 암호닉분들만! 따로 메일링 해드릴까 생각중이어요. 제가 보답해드릴만한게 이런 똥글뿐이라 죄송합니다....☆ 물론 배포는 자유일거에요. 공금 이딴건 안걸거에욬ㅋㅋ 제글이 뭐라고ㅎㅎ 그냥 암호닉 분들께 먼저 보여드리고.. 싶.. 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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