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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傀儡)





W.순백












일인칭인데 이름 나옵니다!
다 쓰고 느낀 건데 되게... 좀.. 그래요....

 
제발 천천히 읽어주세요 이 성스러운 갓(=마)라시님의 피아노 소리를 들으란 말야

 
사실 이거 테마 별로 마음에 안 들어요.. 그래서 크기 줄였어요.
 
마라시 - 꼭두각시 피에로 (ver. piano)
이 곡 정말 좋아요.. 진짜.... 원곡은 지극히 주관적으로 기계음이 싫습니다ㅜㅜ

※ 글은 짧은데 띄어쓰기는 엄청남 주의.











1.
 
  나는 착한 꼭두각시이다.
  올바르고, 순종적인.
 
 
 
 
 
 
 
 
 
 
 
 
 
 
 
 
 
 
 
 
 
 
 
 
 
 
 
 
 
 
 
 
 
 
 
 
 
 
 
 
 
 
 
 

2.
 
  안녕, 꼭두각시야.
 

  요구되는 것은 언제나 많았다. 어린 나이의 꼭두각시에겐 상당한 부담이 될 정도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두각시는 충실히도 기대에 부응했다. 너무나도 많은 것을 알았고, 너무나도 많은 것을 겪었고, 너무나도 많은 압박을 견뎌내며 유년시절과 청소년기를 거쳐온 꼭두각시에게 남는 거라곤 어른들의 체계적인 손짓에 놀아나는 속이 비어가는 껍데기 뿐이었다. 아이의 미래를 위해 애쓰는 어른을 위장한 괴뢰사는 제 꼭두각시를 이용해 많은 돈을 벌기를 원했다. 그래서 꼭두각시를 더 갈았고, 닦았고, 그럼에도 더욱 완벽한 꼭두각시를 원했다. 다른 괴뢰사들의 것에 결코 뒤쳐지지 않는. 오히려 독보적인. 그러한 류의 무언가를. 그래서 결국엔 그 것이 제 이익이 되고, 제 명예가 되고, 제 부귀영화과 되기를. 그래서 괴뢰사는 꼭두각시에게 다정히 협박했다.
 
 
 
 
 
 

3.
 
  우지호는 착한 아이였다.
 

  한 때는 그랬다. 어쩌면 적어도 겉으로 비춰지는 모습은 지금도 착한 아이일지 모른다. 나는 지쳤고, 또 지쳤다. 더 이상은 버티지 못하는 봄철의 얼음마냥. 얼음은 혹독했던 그 겨울을 보이는 증거였다. 얼음은, 날카롭고, 차갑고, 시렸다. 그래서 나는 얼음을 그렇게도 좋아했다. 이 역경 가득한 현실 속에서 마치 나를 빼다박은 듯한 모습을 보이는 얼음이 참으로 반가웠다. 고작 낮은 온도에 의해 상태변화한 물 따위가 뭐가 그렇게 반가웠는지 모른다. 창틀에 고이 얹어놓은 주먹만 한 얼음 덩어리는 오고가는 찬바람에 부딪혀 녹을 줄을 몰랐다. 꼭두각시의 유일했던 취미는 공부를 하며 잠깐씩 얼음을 보는 일이었다.
 

  꼭두각시는 제 취미가 소박하다는 것조차 알지 못했다.

 



 
 

4.
 
  우지호는 슬펐다.
 

  봄은 따뜻했고, 아름다웠고, 환상적이었지만 얼음은 봄이 되면 사르르 녹아 잿빛 회색의 아스팔트 틈으로 스며들어버렸다. 하교 후 창틀 사이로 녹아내린 이제는 한낱 물이 되어버린 얼음 덩어리를, 나는 한참을 넋을 놓고 바라보았다. 일 년 중 가장 불쾌지수가 낮다는 봄이 오려면 눈과 얼음이 녹아내리는 것은 필수의 과정이었다. 피하려 해도 어쩔 수 없이 직면해야만 하는 과정의 일부였다. 나의 일상의 유일한 낙이었던 얼음을 관음하는 시간은 매 년 봄이 되면 녹아내리는 얼음들 사이에서 함께 부질없이 사라졌다.
 



 
 
 

5.
 
  우지호에게 감성적인 면모는 허락되지 않았다.
 

  친구들과 어울려 함께 공부하며 서로에게 조언을 하는 것. 나에게 있어서는 상상도 하지 못할 일이었다. 너만의 노하우를 다른 이에게 넘겨서는 안 돼. 너를 제외한 모든 이들은 너의 적이야. 내가 기억하는 가장 어렸던 시절부터 어른들은 내게 내 주위의 모든 이들을 적으로 인식시켰다. 그 누구도 믿지 말라. 하나의 명언처럼 각인될 정도로 어른들을 항상 자신들의 이기주의 가치관을 내게 상속하려 했다.
 

  아무래도, 이미 너무 많은 것들을 투여하여 과포화된 제 뇌는 그 것까지 포용하기에는 버거웠던 것 같다.
 



 
 

6.
 
  우지호는 차라리 그러기를 바랐다.
 

  차라리, 차라리, 이기주의 가치관이 뼛속부터 세뇌되어 다른 이들을 밟고 올라서는 일, 이미 입이 맞춰진 일에 설령 그것이 부정한 짓일지라도 순응하며 따라가는 일, 누군가의 머리 꼭대기에 서는 일이 달가웠다면. 이렇게까지 힘들지는 않았을까. 어디서부터 엇나간 건지, 나는 어른들의 무언가를 온전히 부여받지 못한 채 자라버렸다. 마음 속 한 구석엔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한 여린 새싹을 키워가며. 여린 새싹은 무럭무럭 자랐지만 여전히 여렸다. 주위의 잡초 한 포기조차 쳐내려 하지 않을 정도로. 새싹은 잡초를 친구로 삼고 싶었지만, 정원사는 잡초를 쳐냈다. 그것도 아주 무자비하게. 여린 새싹은 그 넓다란 들에서 다만 혼자였다.
 



 
 
 

7.
 
  우지호는 위로, 위로, 더 위로 올라갔다.
 

  엘리트 루트를 밟고 자란 내겐 온 사방도 엘리트였다. 그 사이에서 돋보이기란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그래도 나는 더 노력했다.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는 것같은 괴뢰사들의 눈길은 부담스러웠다. 조금이라도 새어나간다면 금방이라도 저들이 원하는 길에 맞게 방향을 틀어줄 것이었다. 손수. 직접. 돈을 쓰고, 뒷거래를 하고, …그러하며. 나는 위를 향했고, 더 향했고, 끊임없이 올라갔다. 아래에는 수많은 또래들이 있을 터였다. 내가 밟고 올라온, 괴뢰사에게 있어선 한낱 잡초같은 그들. 하지만 내가 어울리기를 원했던 그들. 그럼에도 내 의견과는 관계없이 떠밀려 내려간 그들.
 
 



 

8.
 
  우지호가 원한 건, 원했던 건,
 

  나는 특별했다. 그렇게 되고 싶지 않았음에도 내가 특별했던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나라에서도 알아주는 최상위권의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외동아이인 나는, 태어났던 그 순간부터 특별할 수밖에 없었다. 내가 다른 아이들과 다른 점은 집안뿐이 없는데도, 그러했다. 주위 사람들이 내게 거는 기대는 대단했고, 그만큼 내게 돌아오는 부담도 대단했다. 그래서 나는 대단해져야만 했다. 그래야 내가 질타를 받지 않으니까. 암묵적으로 협박하는 어른들은 내가 어린아이라는 점은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 나는 태어난 그 순간부터, 꼭두각시였다.
 


 
 
 

9.
 
  꼭두각시는 서글펐다.
 

  저는 사랑받지 못했어요. 부모님과 함께한 시간이 고작 일 년 같은 반이었던 반 학우보다 적어요. 다른 아이들은 어째서 부모님과 포옹을 할 수 있죠? 저는 어째서 그럴 수 없죠? 있잖아요, 학원에서 어떤 아이에게 들었던 건데, 자기는 부모님이 정말정말 좋대요. 공부를 하다 힘이 들 때면 이번 시험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니 부담갖지 말라며 응원해 주고, 설령 시험을 못 봤더라도 이미 지나간 일이니 너무 속상해하지 말라며 격려해준대요. 저는 정말 놀랐어요. 그런 부모는 교과서 속에만 있는 게 아니었나봐요. 그런데 혹시 우리 부모님은 제 생일을 기억하실까요? 또 어디서 들었던 건데, 생일에는 축하도 받고 선물도 받고 "태어나줘서 고마워."라는 말도 듣는대요. 그런데 저는 왜 제 생일조차도 주민등록번호를 통해서 알았던 걸까요?
 
 

 




10.
 
  우지호는 행복했다.
 

  첫 전교 일 등을 했다. 최우수 학생들만 지원이 가능하고, 또 합격이 가능한 특수목적고등학교에 입학해서 얻은 최고의 결과였다. 전교 일 등이자 전 과목 백 점이었다. 수많은 수재들이 우글우글한 곳에서. 등급을 가리기 위해 시험 문제도 최고난이도로 나오는 곳에서. 모든 문제를 맞혔고, 최고의 점수를 얻었다. 그리고, 그게 다였다.
 

         나는 더 이상 올라갈 곳이 없다.
 

  하늘은 파랗고, 새하얀 구름이 몽실몽실 띄워져 있다. 하얀 구름은 얼음과 같이 희끄무레했고, 순백했다. 하늘을 바라보면 괜스레 시원스런 기분이 들었다. 주위의 모든 악몽들이 새하얗게 씻겨가는 것 마냥. 따스한 햇빛이 눈 위를 지나가면 얼음들은 녹고, 어딘가로 흘러내려갈 것이었다. 또 그 곳에서 수증기가 되어 하늘로 올라가겠지. 그래서 하늘로 올라간 얼음은 지금 내 위에 떠있겠지. 지난 겨울 녹아내린 내 얼음도 하늘 어딘가에서 두둥실 떠다닐 것이었다. 반가운 마음에 모처럼 활짝 웃어보였다. 저 위 어딘가에서 자유로울 얼음아,
 

  나중에 또 보자.
      어쩌면,
 
 
 





 


11.
 
   꼭두각시는 완벽하다.
 

   꼭두각시는 완벽에 가까웠지만,
   꼭두각시는 완벽하지 못했다.
 

   꼭두각시는 아직 올라갈 곳이 남아있었다.
 

   지금까지의 우지호는 괴뢰사의 손짓에 이리저리 흔들리는 순종적인 꼭두각시였다. 꼭두각시는 한 걸음 한 걸음 올라갔지만 정작 제 의지는 전혀 반영되지 못했다. 그렇게 차지한 최정상의 자리는 괴뢰사의 말과는 달리, 그리 행복하지 않았다.
 

   그래서 꼭두각시는 제 의지를 보였다.
 

   갑갑하고 숨막히는 이 세상은 말과는 달리 제 자유가 존중되지 않았다. 꼭두각시는 지쳤고, 또 지쳤다. 더 이상은 버티지 못하는 봄철의 얼음마냥. 칼같이 불어제끼는 바람에 세차게 휘청이는 작은 새싹마냥.
 

   얼음은 녹아서 하늘을 향했고, 새싹은 제 허리가 꺾어 말라 비틀어져 잡초들 틈으로 사라졌다.
 
 
 

 

12.
 
   얼음은 차갑고 단단하지만, 저를 감싸안는 햇빛 한줄기에 울음을 터뜨리며 녹아내린다.
 
   새싹은 넓은 들에서도 굳건히 자라나지만, 세찬 바람 한 방에 꺾여져 제 빛을 잃는다.
 
   그렇다면 꼭두각시는, 무엇 때문에 스스로 무대에서 내려왔을까.
 
 



 
 
13.
 
   곧.
 
 
 
 
 
 
 
 
 
 

미리보기는 왜 띄어쓰기가 안 나오는지 모르겠네요 ;ㅅ; (울먹

띄어쓰기 원래 잘 나와요.. 나옵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니 띄어쓰기 말고 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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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와..표현이 되게 예뻐요 진짜 모든 부분이 다 예뻐요 진짜 예쁘다라는 말 밖에 표현이 안되네요 노래도 잘 어울리구요 뭔가 씁쓸하면서도 예쁜표현들로 힐링받은 것 같아 기분좋네요 :)
9년 전
순백
안녕하세요 처음이자 마지막일 것 같은 독자님...! 별 볼 것 없는 글을 읽어주신 걸로도 모자라 댓글까지 달아주셔서 정말 감사드려요 :) 과제들로 한참 짜증날 때 썼던 소설인데 이런 과찬을 받으니 정말 기뻐요ㅠㅠ 댓글 감사드립니다! 좋은 주말 되셨길 바라요 :-)
9년 전
비회원69.35
와.....필력 개 감동이야...
팬픽 쓰다가 쓰기 필력딸려서 힘들어가지고 보고 있는중인데 ㅠㅠ
쩔어요....굳굳

9년 전
순백
ㅂㅣ회원님 안녕하시떼..>! 필력 딸려서 끙끙거리다가 시험보기 전날에 화나서 쓴 글인데 과찬을ㅠㅠㅠㅠㅠㅠㅠ 하시다니 감사해여...
8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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