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왔어!!
신나게 들어와서 비지엠 틀었는데 우울해서 많이 놀랐어?ㅎㅎㅎㅎㅎ
사실 이 이야기를 어느 타이밍에 해야할지 많이 고민을 했어.
원래는 좀 더 시간이 지난 뒤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빨리 말하는 편이 너희의 이해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조금 빨리 말하게 됐다!
세훈이가 이렇게까지 무뚝뚝해진 이유.
나도 들은 얘기이지만 세훈이는 원래 무뚝뚝한 성격이긴했는데 지금 이정도는 아니였다고 해.
그래도 친구들이랑 있으면 웃기도 웃고, 장난도 칠 줄 알고, 원래 말이 많은 편은 아니였지만 그래도 저렇게 다가가면 벽부터 치고 보는 성격은 아니였데.
물론 그렇다고 말이 많거나, 남들한테 먼저 다가가고 그런 성격은 아니였지만!
사람은 크게 변하지 않아~
훈이가 이렇게까지 자기 자신을 동굴속으로 몰아 넣기 시작한건 고등학교 2학년 때야.
훈이랑 고등학교 시절에 친하게 지냈던 친구들이 훈이 포함, 4명이였어.
그 중에 한 명은 유치원때부터 친했던 친구였고.
가족들끼리도 친하고, 서로도 각별한 사이여서 초,중,고를 다 같은 학교를 가게 됐었데.
그런 친구가 훈이 고등학교 2학년 때, 이 세상을 떠났어.
스스로.
말했던것처럼 훈이는 공부를 엄청 잘했어. 물론 그 친구도.
그래서 고등학교도 그만큼 잘하는 곳을 갔고.
그 중에서도 오빠는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했었어.
원래 주변 상황에 무관심하고, 자기 할 일에 집중하는 성격이라 나름대로 학교 생활도 잘했고.
근데 오빠 친구는, 그게 아니였나봐.
훈이는 그게 자기 탓이라고 생각해.
그 친구가, 떠나기 전에 훈이한테 살짝 얘기를 했었나봐.
힘들다고.
학교에 있는 애들은 다 진짜 친구같지가 않다고.
주변에 사람이 이렇게나 많은데도 진짜 자기 사람이 없는 것 같다고.
훈이는 사람을 위로하는 방법이나, 다른 사람의 고민을 들었을 때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지, 그런걸 잘 몰랐데.
그건 지금이랑 별반 다르지 않았다고 해.
물론 그 나이때 남자애들이라면 대부분 그렇기도 하고.
근데 그 때 훈이가 친구한테 따뜻한 말이라도 한마디 해줬더라면,
모두가 널 떠나더라도 나는 니 옆에 있을거라고 한마디만 해줬더라면, 어쩌면 그 친구가 살아갈 수 있지 않았을까.
매일 후회한데.
그 친구는 자기를 믿고 있었을텐데, 그래서 고민을 털어 놓았을텐데.
믿고있던 자기한테마저 위로를 받지 못했다는게 더 힘들게 했을꺼라고, 그렇게 스스로를 자책하고 있어.
아직까지도.
자신이 누군가의 옆에 있으면, 옆에 있는데도 그 사람은 더 외로움을 느낀다고.
자기를 믿고 의지하면 의지할수록, 무뚝뚝한 자기 성격때문에 상대방은 더 외로워진다고.
그렇게 마음에 문을 닫았어.
주변에 아무도 두지 않고, 아무한테도 자기 마음을 주지 않고.
내가 이 일을 알게된 건 4년 전, 그러니까 내가 21살, 훈이가 25살 때,
우리가 연애한 지 1년쯤 됐을 때였어.
훈이는 그 친구 기일때 쯤, 그 시기만 되면 유난히 더 자기 자신을 꽁꽁 싸매고 밖으로는 경계를 잔뜩 표출해.
음식도 잘 먹지 않고, 잠도 잘 못자고.
나는 그때까지만해도 그걸 몰랐으니까, 그런 훈이가 걱정이돼서 훈이 고등학교 떄친하게 지냈다던 4명 중 한명,
박찬열이라고 있는데 그 오빠한테 전화해서 무슨 일 있냐고 물어봤었어.
이 일도 다 그 오빠가 말해준거고.
졸업하고 나서도 나머지 세 명은 가끔 만났었거든.
뭐 물론 훈이 친구들이 조르고 또 졸라야 겨우 나가기는 하는데,
그래도 대학 가서도 친구 한 명을 만들지 않은 훈이의 유일한 친구들.
어쨋든 그 오빠가 내가 그렇게 물어보니까 다음날에 자기가 알려주는 주소로 오라고.
오세훈한테 혼날 각오하고 가르쳐주는 거라고.
그렇게 하고 한 납골당 주소 가르쳐 주더라.
그리고 그 때 처음봤어.
세훈이 우는 모습.
검은 양복을 입고서, 한참을 한 사진 앞에 서서 울고있더라.
그래서 아무 말도 안하고 그냥 뒤에 가서 안아줬어.
"너 여기 어떻게 알고 왔어?"
고개 숙이고 발 밑에 떨어진 눈물만 보고있다가 돌아보면서 방금 전까지 울던 눈으로 나 쳐다보고는 엄청 놀라면서 말하더라.
"더 울어도 돼 훈아."
나보다 머리 하나도 더 큰 사람이 나한테 기대서 한참을 더 울었어.
그냥 말없이 토닥토닥해줬다.
"다 울었어?"
"어떻게 알고 왔어."
"창피해서 말 돌리는 것좀 봐~"
"박찬열이구나."
"그럼 니가 일주일 내내 밥도 못먹고 잠도 못자는데 내가 걱정을 안해? 그러니까 누가 걱정시키래?"
"미안해."
"미안해 말고~"
그러고 또 한참을 말없이 쳐다만 보고있었어.
"나는 앞으로도 너한테 좋은 사람이 될 수 없을거야. 내 존재 자체가 다른 사람들을 외롭게 하니까. 니가 나에대한 마음이 커질수록 이런 나한테 질려버려서 떠날지도 몰라."
"훈아,"
"나는 앞으로도 고쳐질 수 없을텐데 이런 내 옆에 있어달라고 하는건 내 욕심이야."
"..."
"현우 떠나고 한번도 욕심같은거 가져본 적이 없는데,"
"..."
"내 옆을 떠날까봐 두려운 사람이 생겼어."
"세훈아."
"약속 못해. 너한테 좋은 사람이 되어주겠다고."
"..."
"대신 노력할게. 매년 지난 1년보다는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주변 사람들이 '솔직히 너무하는거 아니냐'라는 말을 나에게 할 때, 내가 속상해하지 않고 혼자서 미소를 지을 수 있는 이유.
이 사람은 매일을 날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걸 나만 알기 때문이야.
그리고 어제가 훈이 친구 기일이였어.
기억하지? 저번주에 오빠 체해서 응급실 갔던거.
저번주 내내 힘들어 하더니 결국 탈이나서 실려간거야.
벌써 10년이나됐는데도, 훈이는 여전히 힘들어해.
여전히 사람은 잘 사귀지 않고, 무뚝뚝한 성격도 그대로고.
사실 처음에 나한테 고백하고도, 마음이 편하지가 않더래.
자기가 행복해지면 친구한테 죄 짓는 것 같은 기분이라고.
그래서 나는 벌써 내가 찾아간거 포함해서 4번이나 같이 갔는데. 들어가는 건 항상 혼자 들어갔어.
미안하다고.
그래서 어제도 같이 입구까지 가고 안내리려고 했어.
"내려."
"응?"
"같이 가자, 오늘은."
그렇게 어제 처음으로 같이 들어갔어.
"야, 나왔어."
이제 그래도 울지는 않더라.
"4년 전에 잠깐 봤지? 너한테 미안해서 지금까지 미뤘는데 생각해보니까 니가 섭섭해할 것 같더라."
"..."
"그렇게 서운했냐. 평소에 꿈 잘 꾸지도 않는 사람 꿈에 나와서 소개시켜 달라고 할 정도로."
"..."
"미안하다, 늦어서. 얘가 내 여자친구야."
"안녕하세요, 처음은 아니고 두번째 뵙네요. 늦어서 죄송해요."
"예쁘냐. 아마 니가 지금 내 옆에 있었으면 나같은 새끼 만나서 고생이 많다고 한마디 했겠지."
"..."
"미안해, 나 혼자 행복해서. 다음에 태어나면 니가 내 행복까지 다 가져. 대신 이번생엔 니가 나 좀 봐줘라."
"..."
"그리고 고맙다. 나 살려줘서."
저 말 마지막으로 하고 꽃 놓고 나왔어.
"훈아."
"응."
"고마워."
"뭐가."
"내가 너 살릴 수 있게 해줘서."
훈이가 마지막으로 했던 말, 아마도 자기가 살아갈 이유가 될 나를 친구가 보내줬다고 생각해서 했던 말이였겠지.
"ㅇㅇ아."
"응?"
"이번 1년도 나때문에 지난 1년보다 조금 더 행복했어?"
매년 돌아오는 차 안에서 묻는 말.
"아니, 아주 많이."
그리고 또 매년 내가 하는 대답.
<사담>
오늘 분량이 짧기 때문에 포인트는 5포인트!
게으름 부린게 아니고 이번편은 여기서 끊는게 맞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본의아니게 우울하게 해드려서 죄송8ㅅ8
대신 이번주는 4회 연재 할게요~
여러분 제 글 가끔씩 정주행 하시죠?
저는 매일 하루에도몇번씩 여러분들 댓글 정주행 해요ㅠ.ㅠ
늘 예쁘게 댓글 달아주시고, 후니 많이 앓아주셔서 감사합니당.
뿐만 아니라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 정말진짜 감사해요!!!!!
저 진짜 조회수 볼때마다 감동해요...정말 이건 말도 안돼는 일이거든요..
그리고 누군가 추천 요정이 계신데 추천도 감사해요!
<암호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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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니규ㅠㅠ내사라유ㅠㅠㅠ
말씀드렸다시피 가내 수공업인 관계로 혹시라도 누락된 사랑스러운 독자분이 계시다면
가차없이 저를 마구 혼내주시고 다시 신청해 주세요♡
암호닉 신청은 항상 열려 있습니당!
가장 최신화에[벽같은그자]요로케 해주시면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