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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몬스타엑스 샤이니 온앤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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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으로써 그 가치를 찾지 못하는 사람은,
죽음으로써 가치를 찾곤 해.

괜찮을거야.
너, 신을 믿는다며.
나를 위해 기도해주면 되잖아.

비록 마음속에서 악마를 길렀던 사람이더라도
생에서 지옥을 견뎠으니 이제는 평온을 주세요, 하고.

그러니까 울지 마.
너를 울게 하려고 한게 아니야.












Medusa





 
010.



기범과 단 둘이 남은 종현은 진기를 쫓아가야 하나 고민하다 덜덜 떨고있는 기범을 진정시키는게 우선이라 생각해 그 자리에 남았다. 어깨를 세게 끌어안아 그가 쓰러지지 않도록 지탱하고, 다른 한 손으로 우산을 꼭 쥐고 비를 막으며 천천히 걷는다. 거친 호흡소리가 점점 약해져간다. 작은 등을 토닥이며 아프지 않다더니. 투덜대는 투로 말하자 기범이 울 것 같은 표정으로 웃어보인다. 


"…저 사람이 돌아왔는 줄 몰랐어."

"우리 학교 교생으로 왔는데?"


종현의 말에 기범이 당황한듯 눈을 동그랗게 뜬다. 교생이라니. 전혀 몰랐다는 표정과 어투에 오히려 종현이 더 놀랐다. 매일같이 학교에서 보던 얼굴이라 당연히 모두가 알거라고 생각했다. 사실, 진기는 3학년 중에서도 종현의 반과 다른 반 하나에만 들어갔었기 때문에 2학년인 기범이 모를 법 했다.


"형은, 그럼…"


뭐라고 말해야하지. 눈동자만 도로록 굴리며 마땅한 단어를 찾던 기범이 한숨을 폭 쉰다. 그때처럼, 친하게 지내고 있는거야? 머뭇대며 말하자 종현이 고개를 끄덕이다 저어버린다. 잘 모르겠다. 기범은 더 묻지않고 그냥 천천히 종현의 뒤를 따라 걸었다. 잠깐의 마주침이 가져온 여파는 생각보다 심해서, 기범은 잔기침을 뱉어내며 마음을 추스리기에도 바빴다. 지금의 그에게는 종현이 진기를 따라가지 않고 제 곁에 있다는 사실 하나로도 충분했다. 만약에 자신을 두고 가버렸다면, 아마 평생 지울 수 없는 악몽같은 날이 되지 않았을까. 


"나, 잠깐 전화 좀 해봐도 될까."

"어?"

"형한테."


…아, 으응. 기범의 시원찮은 대답에 종현은 꺼내려던 핸드폰을 도로 집어 넣었다. 됐다. 애도 아니고, 괜찮겠지. 그렇게 말하며 기범의 손을 잡아 이끈다. 천둥 소리가 또 울린다. 괜찮을거야, 괜찮을거야. 제 자신에게 최면을 걸 듯 끊임없이 속으로 생각한다. 문득, 자신의 곁을 지키겠다는 종현의 말에 온 세상을 다 가진 듯 웃던 진기의 얼굴이 떠올랐다. 좋아한다는 말 한마디에 눈물을 뚝뚝 흘리던 모습도. 괜찮을거야, 괜찮을거야. 방금 돌아섰던 진기의 마지막 표정이 눈 앞에 그려진다. 괜찮을…거야. 괜…찮을…까? 이를 악문다. 제가 상처입혔던 아이를 챙기는게 우선이었다. 종현은 그렇게 생각했다. 기범이 우선이라고. 다음에 진기를 챙기면 될 거라고. 다음이 없을거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한 채.











진기는 멍하니 제 핸드폰을 바라봤다. 부재중 전화 2건. 하나는 종현이, 하나는 창선이 형. 창선과는 이미 통화를 끝냈다. 집에 네 셔츠 놓고갔어, 하고 말하는 그에게 가지라고 툭 던지듯 말하고 전화를 끊어버렸다. 종현에게 왔던 전화는 이미 한참 전이었다. 그 일이 있기 전. 그러니까 지금 연락을 할 수는 없다. 진기는 계속 잠잠한 제 폰이 미웠다. 왜 연락이 오질 않아. 전화 한 통 정도는 해줄 수 있잖아. 갈 곳 없는 투정은 쌓이고 쌓여 원망이 되고, 그 무게는 스스로를 짓누른다. 홀로 보내는 시간은 익숙했다. 이름도 모르는 사람과 밤을 보내고, 아주 모범적인 학생을 흉내내며 머릿속에 책의 내용을 쑤셔넣다보면 시간은 빠르게 지나곤 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은 이 시간이 흐르고 나면 떳떳히 종현을 만날 수 있을거라는 희망 때문이었다. 그를 만나고 나면 모든게 다 행복할 줄 알았다. 행복이란게 뭔지도 모르고 자란 그에게 있어서 종현은 기적과도 같았다. 계속 곁에 있겠다고 말하던 소년은 변하지 않을거라 믿었다. 내가 그렇듯이, 너도 변하지 않겠지. 

그렇게 믿고 돌아왔는데 결국 돌아온 것이라곤 같은 사람에게의 두번째 패배. 죽음을 불사하고서라도 갖고싶었던 것을 빼앗긴 그에게 남은 것은 없었다. 원한것은 사랑 뿐이었는데. 누군가의 마음 뿐이었는데. 나를 걱정스레 쳐다봐주는 사람, 좋아한다고 말해주는 사람, 내가 갑자기 사라졌을때 연락을 해 주는 사람. 그걸로도 충분했는데. 

아주 사랑스러워 죽겠다는 눈빛으로 기범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와 무언가를 나눠 먹으며 행복하다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진기는 직감적으로 알아챘다. 종현이 자신을 좋아한 적은 없었다는 것을. 어린 마음에 세뇌당해 아직까지도 저를 동정하고 있을 뿐이라는 것을. 진기는 소리내어 웃었다. 너는 내게 한번도 보여 준 적 없는 표정을 하고 다른 사람을 만나. 이제, 이 다음은 뭐야? 둘이 같이 손을 꼭 잡고 내게 복수를 하는거니? 

스르륵 흘러내리는 머리카락이 역겨울만큼 싫어졌다. 종현이 제 머리를 만져주는 느낌이 좋아 계속 길러왔는데, 이제는 필요 없는 것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네 손이 나를 향할 일은 이제 없어. 자신이 뱉어낸 생각이 도로 자신의 목을 졸라온다. 켁켁, 숨이 막혀 기침을 뱉어내지만 목을 조르는 말은 그 힘을 더 실어온다. 아, 진기가 제 목을 조르던 손을 풀어냈다. 미처 삼키지 못한 침이 턱을 타고 흐른다. 목에 새빨간 손 자국이 남았다. 진기는 물끄러미 제 손목에 자리한 상처를 내려다보았다. 아무도 곁에 없음을 알고 시도했던 열 네살때의 첫번째 탈출. 어이없게 실패로 끝났던 일탈. 진기는 혀를 길게 빼 그 상처를 햝아올렸다. 쓰다. 아직도 피맛이 나는 것만 같다.


"…보고싶어."


목이 졸렸던 탓인지 목소리가 듣기 싫게 튀었다. 잔기침을 조금 하고 나니 나아져서, 진기는 다시 보고싶어, 하고 소리내어 말해본다. 보고싶어. 종현이가. 보고싶어. 태민이가. 보고싶어. 틀어져 버리기 전의 우리가. 내가 한 손에는 엄마의 손을, 한 손에는 아빠의 손을 쥐고 진심으로 웃으며 거리를 걷던 20년도 더 된 그때의 따듯했던 그들의 눈빛을. 다시 보고싶은데…

텅 빈 집안에서 들리는 소리라고는 창문에 부딪히는 빗방울 소리 뿐이었다. 진기는 눈을 감고 그 소리에 집중했다. 네가 올때면 항상 나의 무언가를 앗아가잖아. 그런데, 이제 내게 남은게 없어. 이번엔 무얼 가져갈거야? 속으로 생각하던 진기는 저절로 그 답을 떠올렸다. 


"그래."


가슴 속에서 무언가가 죽었다. 억지로 웃는 가면을 씌워놓은 듯 했던 얼굴이, 천천히 제 자리를 찾아간다. 진기는 책상위에 대충 엎어두었던 핸드폰을 들어 종현의 번호를 눌렀다. 액정 위에 짧게 입을 맞추고 통화 버튼을 이어 누른다. 신호음이 채 가기도 전에 수화음이 들렸다. 급하게 여보세요, 하고 말하는 종현에 진기는 살짝 웃었다.


"종현아."

-응, 형 괜찮,

"지금 올 수 있어?"


말을 자르고 묻는 진기에 종현이 당황한 듯 잠깐 대답이 없다가 곧 위치를 물어온다. 진기는 집, 하고 짧게 대답하고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여기에 아무렇게나 엉켜버린 실이 있어. 너무 심하게 엉켜서 도저히 풀 수 없을만큼. 열심히 풀어 그래도 조금은 나아졌지만, 혼자 삐뚤어져서는 계속 매듭을 풀지 않으려는 못된 실이 하나 있는거야. 그럴땐 어떻게 해야할까?

멍하니 손장난을 치던 진기는 곧 들리는 초인종 소리에 자리에서 일어나 현관으로 갔다. 문을 열고, 종현의 얼굴을 보며 웃는다. 그러다, 문득 그 뒤의 인영에 문고리를 잡고있던 손을 툭 떨어뜨렸다. 기범이었다. 종현의 뒤에서 달달 떨고있는 주제에 진기를 똑바로 쳐다보려 애를 쓰는.


"기범이도 왔어. 우리, 얘기할거 있잖아."


어쩐지 종현의 목소리가 차가워 진기는 왈칵 눈물이 날 것 같았다. 둘이 내게 복수하러 온거야? 아랫입술을 세게 깨문 진기가 떨리는 손으로 종현의 어깨를 쥐었다. 돌려보내. 높낮이가 없는 기계적인 음성에 종현이 놀라 진기와 눈을 마주친다. 초점없는 회색의 눈에 소름이 돋았다. 내보내. 어깨를 거세게 잡는 손에 비명이 날 것 같다. 종현은 저를 사이에 두고 떨고있는 두 남자를 번갈아 보다 곧 기범에게 안되겠다, 하고 입모양으로 말했다. 기범은 고개를 끄덕이고 문 밖으로 사라진다. 쾅, 닫힌 문에 자동 잠금장치가 작동하며 어울리지 않는 경쾌한 소리를 낸다. 종현은 문 밖으로 기범아, 집에 가있어! 하고 소리쳤다. 기범이 걱정됐다. 고개를 푹 숙인채 아무 말 없는 진기는, 종현에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개새끼."


난데없는 욕설에 종현이 진기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가, 진기가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어 그대로 굳어버렸다. 진기가 이렇게 대놓고 우는 모습은 처음이었다. 소리없이 눈물만 흘리는 모습이 너무 서러워보여 그는 진기에게로 다가갔다. 왜 울어, 묻자 진기가 웃는다. 애초에 밀어내지. 대답이라 할 수 없는 말에 종현이 인상을 찌푸린다. 그는 지금 상황이 하나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내가 돌아왔을때, 꺼지라고 하던가."


마치 반겨주는 양 안아주더니, 결국 너도 똑같아. 이를 악물고 말한다. 너무 세게 깨물어 찢긴 입술에서는 피가 베어나오고 있었다. 진기는 계속 종현을 노려보다 등을 돌려 안으로 들어갔다. 종현은 멍하니 그 모습을 보다 정신을 가다듬고 그 뒤를 따랐다. 

거실 한가운데 멈춰 선 진기가 종현을 향해 고개를 돌린다. 항상 흐리던 눈동자가, 또렷히 초점을 맞추고 종현을 응시한다. 그 눈에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이 섞여있어 종현은 다리에 힘이 풀려 아래로 쓰러졌다. 진기가 그 모습을 보며 웃기 시작했다. 미친 것 같이 크게 웃다가 뚝 멈춘다. 그리고 손을 들어 벽에 걸린 액자를 집어 던졌다. 와장창, 깨져버린 액자에 종현이 꿀먹은 벙어리마냥 눈만 크게 뜨고 참혹한 광경을 눈에 담는다. 말려야 하는데,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종현아, 이거 봐."


웃는 얼굴의 진기가 제 방에서 초콜릿을 들고 나왔다. 며칠 전 종현이 사줬던 것이었다. 진기가 초콜릿을 쓰레기통에 버리며 괴이한 웃음소리를 냈다. 이것도 봐, 거실 장식장 안에서 오래된 장난감을 꺼낸다. 종현이 어릴때 준 것이었다. 장난감은 진기의 손에서 으그러져 바닥에 쳐박혔다. 여기도, 여기도, 진기가 손을 댈때마다 종현과의 추억이 묻어있는 물건들이 나왔다. 종현도 기억하지 못할 만큼 수 많은 것들이, 아주 사소 한 사탕 쪼가리 하나까지, 전부 부서져 바닥에 나뒹굴었다. 종현은 경악한 표정으로 미쳐버린 진기를 쳐다보았다. 할 수 있는게 없었다.


"그리고…"


혼자 중얼거리던 진기가 부엌에서 가위를 들고 나왔다. 날카로운 가위가, 순식간에 진기의 머리카락 사이를 파고든다. 


"형, 미쳤어?"


덜덜 떨며 자리에서 일어난 종현이 그를 제지하기 위해 걸음을 옮기다 유리조각을 밟고 다시 쓰러졌다. 악, 비명소리에 진기가 또 깔깔 웃는다. 왜그래, 형, 왜이래. 종현의 애타는 말에 그가 웃으며 울며 입을 열었다.  


"네가 나를 떠났잖아."


내 옆에서 내 머리카락을 쓰다듬어주며 예쁘다고 속삭이는 네가 없는데 내가 왜 머리를 길러. 진기의 손을 떠난 잘린 머리카락이 허공에 흩어진다. 눈물을 뚝뚝 흘리며 날카로운 가위로 제 머리를 헤집는 모습에 종현은 말릴 생각조차 할 수 없을 만큼 당황해버렸다. 몸이 굳어 움직이지 않는다. 아, 가위가 반듯한 이마를 스쳤다. 너무 쉽게 금이 간 이마에서 붉은 피가 흘러내린다.


"이제 너랑 밥 같이 못 먹잖아."


이런게 필요해? 이번엔 가위가 입술 사이를 파고 들어간다. 안…돼! 간신히 정신을 차린 종현이 진기에게 달려들었다. 피를 토하며 꺽꺽대는 그의 손에서 억지로 가위를 뺏어 던져버리고 그 얼굴을 본다. 풀린 두 눈이 힘겹게 종현을 응시하고 있다. 종현아, 너는 이제야 나를 보잖아… 불분명한 발음으로 그렇게 말했다. 나는, 대체 어떻게 해야해. 종현은 그 애처로운 얼굴을 품에 안았다. 눈물과 피로 셔츠가 젖어들어감을 느끼며 그냥 그렇게 그 시간을 흘려보낸다. 내게 있어서 당신은 내 과거를 안고있는 사람이야.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어. 종현은 눈물이 날 것 같았다. 그 순간, 애처로운 진기의 얼굴에서 기범이 스쳐 지나갔다. 


"좋아한다고 말해 줘. 종현아, 제발…"

"나, …형 안좋아해."


이를 악문다. 너무나도 안쓰러웠지만 어쩔 수 없었다. 마음은 변했다. 아니, 애초에 진기를 향한 적도 없던 마음이다. 질질 끌어서 그를 더 아프게 하고 싶지 않았다. 완전히 정리하고 새 사람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게 나을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그랬다.


"그러니까 형, 나 말고 다른 좋은 사람 찾…"


말이 채 끝을 맺기도 전에 진기가 비통한 울음 소리를 냈다. 종현은 피범벅이 된 손으로 진기의 등을 토닥였다. 제발, 자신을 괴롭히는 짓은 이제 그만 둬. 기범이도 잘 이겨내고 있잖아… 종현의 말에, 순간 진기가 숨을 멈췄다. 의아함에 진기의 상태를 확인해볼 새도 없이 곧 으득, 소름끼치는 소리가 들렸다. 바닥으로 왈칵 쏟아지는 붉은 액체가 무엇인지, 출처가 어디인지 종현은 머릿속이 뒤집어져버렸다. 


"형."


대답이 없다. 미친듯이 덜덜 떨리는 손으로 품에 안고있던 그 얼굴을 천천히 들어올린다. 초점을 잃은 눈이 마주쳤다. 믿을 수 없을만큼 많은 피가 진기의 입술 사이에서 쏟아지고 있었다. 거짓말. 형, 거짓말이지? 아니지? 턱을 쥐고 입을 벌린다. 갈기갈기 찢겨진 혀가 보였다. 늘어진 몸이 저를 덮쳐온다. 빨간 피가, 바로 며칠 전만 해도 함께 웃던 수많은 시간을 함께 했던 그 사람의 피가, 온 얼굴을 적셔왔다.

아, 당신이…… 죽어간다.










여기에 아무렇게나 엉켜버린 실이 있어. 너무 심하게 엉켜서 도저히 풀 수 없을만큼. 열심히 풀어 그래도 조금은 나아졌지만, 혼자 삐뚤어져서는 계속 매듭을 풀지 않으려는 못된 실이 하나 있는거야. 그럴땐 어떻게 해야할까? …나라면, 그 실을 잘라버리겠어.

내 모든걸 다 앗아간 후 너는 나를 데려가지. 사실, 이보단 좀 더 아름다운 마지막을 원했는데 내가 저지른 죄가 너무 많아서 벌을 받았나봐. 마지막조차 추하고 더럽도록. 아직 더 치뤄야 할 죄값이 남아서 그랬나봐. 그래도, 생각보다 좋은 것 같아. 이렇게 쉽게 끊어낼 수 있었더라면 진작에 그럴 것을.

종현아.

네가 아직 기억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를 미쳤다고 손가락질 해도 말야,사실 나는 처음부터 너를…













진기형아.

응?

난 크면 형이랑 결혼할래.

또 그얘기야? 알았어. 기다릴게요, 종현 왕자님.

나랑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자.

그래. 너만 그대로라면 행복할거야.

난 죽을때까지 안변해! 

알았어, 알았어.

좋아해. 

알았…다니까.














고개를 젓는 하얀 가운의 남자를 바라보던 종현은 그 자리에 무너져내렸다. 몸도, 마음도 아래로 아래로 추락한다. 귓가에서 이명이 계속되고, 버석하게 마른 입술이 오열을 뱉어낸다. 내가 잘못했어, 내가 잘못했어, 제발 다 거짓말이라고 말해 줘. 머리를 쥐어뜯으며 지른 비명에 제 귀가 터져버리는 듯 했다. 기다시피 의사에게 다가가 그 바짓단을 붙잡은 종현을 태민이 억지로 떼어낸다. 바닥을 긁어 흉하게 찢긴 손톱 사이사이에 핏물이 고였다. 일그러진 얼굴로 종현의 뺨을 내리친 태민이, 결국 자신도 주저앉아버린다. 이런 걸 바란게 아니야. 지독한 후회가 쓸고 지나간다. 여전히 비가 내리던 날이었다. 











* * *

드디어 한 인물이 돌파구를 찾았습니다.
진기의 돌파구는 죽음이었네요.

사실 저 가위씬 하나를 미리 써놓고 나서 그 이후에 스토리를 짜 만든게 메두사입니다.
메두사는 저 장면 하나를 위해 탄생했다고 봐도 무방하죠.
그렇다고 다른 씬에 애정이 없는건 절대 아니에요.
곧 또 다른 틀이 되었던 씬이 나올 예정입니다.

다른 아이들의 돌파구도 지켜봐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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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진기가 행복해졌으면 했는데 결국에 죽어버렸네요....종현이의 마음은 기범이한테 간 건가요? 다른ㅇ아이들이라도 꼭 행복해졌으면 좋겠어요. ㅠㅠ 그리고 종현이 나빠요ㅠㅠㅠㅠ엉엉 기범이랑 징기ㅇ옮겨다니면서 상처나 주고!!!엉엉ㅠㅠㅠㅠㅠ기범이는 누구에 의해 안정을 찾을지, 누구와 이어질지 가장 궁금해요.기범이가 아직 종현이에게 맘이 있는 거 같지만 전 빛같은 민호였음 좋겠다 싶어요...ㅠㅠ 몰라 작까님도 버미도 쫑도 미노도 징기도 탬니도 다 제꺼하세요ㅜㅜㅠㅠㅠㅠ
10년 전
메두사가 아무래도 샤인과 데인저러스의 흐름에 따라 진행되는 글이다보니 제가 화자의 입장에 대입한 종현이가 샤인과 데인저러스 사이를 왔다갔다 하는 모양이 된 것 같아요 ㅎㅎ 데인저러스의 가사를 곱씹어보면 아마 앞으로의 내용을 유추해낼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10년 전
독자2
다음에도기대되요!ㅠㅠㅠㅠ진기가죽었어엉엉
10년 전
독자3
ㅠㅠㅠㅠ헐결국진기가...ㅠㅠㅠㅠㅠㅠㅠㅠ저가위로머리자르는신 상상하면서봣는데 멋잇다라는생각이들엇어여...역시수니는....ㅠㅠㅠㅠ엉엉이제진기는안나오는거겟죠?ㅠㅠㅜㅜㅜ다시살아거나....그럴일은없게ㅛ죠?
10년 전
독자4
결국진기가죽었네요..제일 행복했으면 하고바랬는데..ㅠㅠ어쩌면 진기가죽지않는다면 다른사람들은 행복해지지못할수도있겠군요..
10년 전
독자5
숨 멈추고 봤네요ㅜㅜ소름소름ㅜㅜ진기가 찾은 돌파구는 죽음이군요...뭔가 더 행복한 방향의 돌파구를 찾길바랬는데 이렇게 됐네요ㅜㅜ다른 아이들이 돌파구를 찾는 모습도 기대합니다
10년 전
독자6
헐진기야ㅜㅜㅜㅠㅜㅜㅠㅠ엉엉유ㅠㅠㅠ
10년 전
독자7
으아 진기야.....니가 극복해낼줄 알았는데 ㅠㅠㅠㅠㅠㅠ
10년 전
독자8
......... 설마 죽을까, 앵님이 죽이실까 조마조마하면서 내렸는데....... 아.....ㅠㅠ...........ㅠㅠㅠㅠㅠ....... 앵님을 원망하려 했는데 진기의 돌파구가 죽음이었다고 해주신 부분에서 이해하기로 했어요... 다른 아이들의 돌파구는 죽음이 아니었으면 좋겠는데.. 메두사 가사가 뭔가..ㅠㅠㅠ 어이고 하지도 못하는 추측은 집어던지고 다음편 기다릴게요ㅠㅠ 리멤브럴이었습니다ㅠㅠ 진기야 거기선 행복하게살아ㅠㅡㄹ
10년 전
독자9
으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정말 진기가 무서웠지만 이렇게 죽으니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너무 슬프네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진기야 ㅠㅠㅠㅠㅠㅠㅠㅠ 다음생에는 행복하렴 ㅠ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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