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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피니트/현성] 팀장이라는 그 존재에 대하여 02 | 인스티즈








[인피니트/현성] 팀장이라는 그 존재에 대하여 02







남팀장의 알 수 없는 행동을 뒤로 한채 나는 죽어라 보고서를 쓰기 시작했다. 오늘따라 이상증세를 보이는 남팀장과 오랜 시간 함께하다가는 나까지 물들어 버릴것같아 겁이 난게 가장 큰 이유였다. 수식이 복잡하든 그래프 입력값이 크든, 나는 신경쓰지않고 고3 수험생활 이후 가장 열정적인 자세로 보고서를 작성했다. 나의 불타는 열정덕분인지, 능력때문인지는 알 수 없지만 남팀장의 메두사목격사건 이후 40분만에 보고서 작성을 마칠 수 있었다. 다시 생각하는 건데 나는 수석입사할만한 능력이 충분한게 분명하다. 그렇지 않고서야 1시간 30분짜리 보고서를 40분만에 끝낼 수 없지. 암, 그럼그럼.


작성을 끝내고 깔끔하게 인쇄한 보고서를 파일 사이에 끼워 산뜻한 발걸음으로 남팀장의 책상까지 걸어갔다. 아, 회사 2년 다니면서 이렇게 기분 더럽지만 상큼한적은 또 처음이다. 나도 내가 무슨 기분인지 모르겠지만 표현하자면 그렇다는거다. 남팀장의 책상 앞에 도착했을 때 나는 방금까지 느꼈던 기분들을 뒤로하고 황당한 표정으로 남팀장을 볼 수 밖에 없었다. 왜냐고? 남팀장이 자고있었기때문이다. 자고 있는데 황당함을 느끼면 좀 그렇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남팀장 저 놈은 안자고 일만한다더라, 사실은 눈뜨고 잔다. 등등 해괴한 소문을 달고다녔기때문에 너희들은 내 심정을 이해해야해요. 


각설하고, 책상 위의 쿠션을 베개 삼아 자고있는 남팀장을 보며 이걸 깨워, 말아. 하는 엄청난 고민을 한 끝에 나는 남팀장의 조금은 왜소한 등에 담요를 덮어주고 책상 위에는 보고서를 얌전히 올려둔채 다시 내 자리로 돌아와 짐을 싸기 시작했다. 괜히 깨웠다가 또 무슨 까임을 당하려고. 생각만해도 소름이 돋아 엄청난 속도로 서류가방에 짐을 쑤셔넣고 자리에서 빠져나왔다. 남팀장이 깨기전에 가야한다는 생각하나로 발자국 소리도 죽인채 사무실 문앞으로 가서 손잡이를 잡았을 때 들려오는 목소리.


"김성규씨, 지금 어디갑니까?"


그 목소리와 말에 나는 손잡이를 잡은채 굳을 수 밖에 없었다. 마치 이건 공포영화에 초집중하고 있는데 뒤에서 누가 깜짝 놀래켰을때의 그 떨림 플러스 굳음과 흡사하다고해야할까. 왜 그러고 서있습니까. 여기로 오세요. 그 말에 나는 로봇처럼 기계적으로 손잡이에서 손을 떼고 몸을 돌려 남팀장 책상으로 걸어갔다. 하, 자려고 누웠는데 천장에서 바퀴벌레가 침대로 툭 떨어졌을 때보다 더 떨린다 제길. 너무 놀라는 바람에 달달 떨려오는 손끝을 애써 자제하려 노력하며 최대한 웃는 얼굴로 남팀장을 보았다. 이 자식은 불러놓고 왜 아직도 누워있고 난리야. 담요까지 그대로 덮고, 아주 상팔자가 따로 없네.


"보고서 다 썼으면 결제 받고 가셔야죠. 지금보니까 책임감도 없으시네."


사실 남팀장이 가장 짜증나는 이유는 나만 까고, 나이어린게 나를 까고, 존댓말하면서 까는 그런게 싫은거다. 까려면 나이 더 쳐먹고 와서 다른 사람들도 까면서 반말로 하던가. 어쨌든 나는 한낱 팀원일뿐이니 팀장의 말에 반박하지 못하고 아, 예..하고 작게 중얼거릴 수 밖에 없었다. 아, 인간이란게 얼마나 간사한 존재인가를 또 한번 뼈저리게 느끼는 순간이다. 속으로 욕하면서 겉으로는 숙이고 들어가는 이 모순된 행동. 아릅답고 아름답도다. 내가 이런 생각들을 하고있을 때 남팀장은 내가 깔끔하게 인쇄한 보고서를 넘겨보고있었다. 아,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심장이 쫄깃한 순간이다.


남팀장은 보고서를 한장씩 넘기며 훑어보더니 중간까지 보고 다시 덮어버렸다. 이게 뭔가싶어 의아한 눈으로 내려다보니 나를 올려다보면서 한다는 말이, 김성규씨 아직도 고쳐야할게 태산이니까 그냥 내일 다시하시죠. 란다. 이 미친.. 내가 그걸 지금 오늘까지하면 3일동안 작성했다고 새파랗게 어린 팀장새끼야. 하고 소리지르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지만 역시나 한낱 팀원인 나는 네. 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놈의 파티션에서 빠져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저 새끼를 쥐도 새도 모르게 없애는 방법 어디 없나. 


"김성규씨, 사람은 쥐도 새도 모르게 못 죽으니까 헛생각하지말고 빨리 가세요."


정말 깜짝 놀랐다. 아까 나가려고 손잡이 잡았을때 말했던 그 순간보다 더. 진짜 헉, 하는 소리를 나도 모르게 내버릴 정도로. 도대체 남팀장은 정체가 뭔지 모르겠다. 어차피 가려고 준비 다하고 있던 참이라 사무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너무 놀라서 남팀장에게 인사 안한건 절대 고의가 아니다. 절대로. 아무튼 집으로 오는 지하철에서 나는 계속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남팀장은 어떻게 내 속마음을 안걸까, 혹시 무당인가. 하는 어떻게 보면 굉장히 쓸데없고 에너지 소모적이지만 나에게는 꽤나 심각한 고민을.


-


아침에 눈을 뜨니 떠오르는 어제의 그 소름끼치는 경험에 세수를 하면서 몸서리를 한번 치고, 아침밥을 삼키며 두 팔에 올라온 닭살을 진정시키고, 옷 갈아입으며 혀를 한번 차준 뒤 나는 꽤나 상큼한 기분으로 집을 나설 수 있었다. 오늘은 또 어떤 질책과 짜증과 까임을 받을 지 너무 기대되 두근거리는 못된 마음을 꾹꾹 누르며 가볍디 가벼운 발걸음으로 회사를 향해 걸었다.



누군가 나에게 말했었다. 남자의 인생에서 차는 빠지면 안될 존재라고. 여자들은 남자의 차와 집과 시계를 보고 그 남자를 판단한다는 말까지 했었다. 그 위대하고 위대하신 자동차(님)이 일개 회사원인 나에게는 없기 때문에 지하철-이라고 쓰고 지옥철이라 읽는-을 타고 무사히, 아주 무사히 회사에 도착했다. 곧 닫히려는 엘리베이터에 헐레벌떡 뛰어들어가 거울을 보며 옷매무새와 머리를 정리하는 그 행복한 순간 들려오는 목소리.



"김성규씨, 좋은 아침입니다?"



그래 그 놈 목소리. 어제 나에게 황홀하고도 짜릿한 순간을 직접 겪게 해주신 당사자. 남팀장. 나는 올라가기를 거부하는 입꼬리를 억지로 올리며 뒤돌아서 남팀장에게 달가운 인사를 건넸다. 네, 팀장님. 좋은 아침입니다. 절대 나는 어금니를 꽉 물지 않고 인사했다. 분명 나는 그 어느때보다도 남팀장을 반가워하며 인사했다고. 그런데 왜 남팀장의 웃는 낯이 또 구겨지기 시작하는 것일까. 응? 









작가의 말

짧은가요? 더 길게 써야할까요? 

가능하면 매일 연재하려고 했지만 저도 사람인지라

내일과 토요일은 장담을 못하겠네요. 놀러가거든요!

열심히 놀다와서 더 재미있고 알찬 글로 찾아뵙겠습니다^^


암호닉은 이번편부터 자유롭게 받겠습니다!

저번편에 신청하셨던 분들은 죄송하지만 다시한번 신청해주세요ㅜㅜ


마지막으로 이 글은 느릿하게 굴러갑니다 아마 둘이 행쇼하려면...음, 네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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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뇨뇽으로 다시 신청이요 ㅠㅠㅠ
오잉?! 왜 구겨진걸까요?! 다음편도 기대할께요!!

10년 전
독자2
헐 짤 진짜 좋다.. 바람직해.. 그대 ㅠㅠㅠ 그래서 다음은 어디..ㅠㅠ 아 궁굼해여진짜,.ㅠ
10년 전
독자3
우와우왖연재다 ㅠㅠ 감성 입니다 ㅠㅠ 진짜사랑해요 ㅠㅠ 하 리맨물사랑합니다 정말 ㅠㅠ
10년 전
독자4
와!!! 기다릴고있어용!!!! 잘읽고가요~~~^^
10년 전
독자5
꾸꾸미 암호닉 신청이요 !!!!! 우현이는 왜 그런걸까요 ㅋㅋㅋㅋ 성규는 힘없는 사원 ㅠㅠ
10년 전
독자6
재미써요ㅠㅅㅠ 횬의정체는? ㅡ3ㅡ
10년 전
독자7
아 헐ㅋㅋㅋㅋㅋ우현이귀신같네요ㅠㅠㅠㅠ생각을 꿰뚫어...
10년 전
독자8
허헐 ㅠㅠㅠㅠ 우현이대박 ㅋㅋㅋㅋ다음편기대기대♥♥♥
10년 전
독자9
망태요!!!!!!!!! 재미잇어요ㅜㅠ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독자10
암호닉 해열제로 신청하구 갈께요ㅎㅎ아저까칠한 우현이랑 성규 넘 좋아욯ㅎ
10년 전
독자11
구겨진표정의 이유가 궁금하네요ㅋㅋㅋㅋ 올뺌 이라고 기억해주세요!!
10년 전
독자12
재밋어용!!
10년 전
독자13
성규가 웃으니까 자기의 감정이 미묘하게 변해서?
10년 전
독자14
아 좋아ㅠㅠ리맨물 좋아요에요!! 왜 구겨진걸까요ㅠㅠ얼른 담편 보러가야겠어요ㅋㅋ
10년 전
독자15
헐ㅠㅠㅠㅠ구겨진이유가 뭐지..,궁금터지게ㅠㅜ
10년 전
독자16
진짜재밋어요!!!!바로다음편 고고!입니당
10년 전
독자17
왜웃기짘ㅋㅋㅋㅋㅋㅋㅋㅋㅋ성규찌지리
10년 전
독자18
왜요 무슨 일이죠! 완전 초 집중해서 읽고 있었는데 끊겼어 ㅠㅠ 와 남팀장의 괜한 시비가 왜이렇게 설렐까요 ㅠㅠ
10년 전
독자19
리맨물은 짱ㅇ이라죠ㅠ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독자20
성규귀엽다ㅠㅠ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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