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이라는 그 존재에 대하여 05 |
성열과의 화기애애한 저녁식사를 마치고 같이 사무실로 내려오는 엘리베이터에서 거울을 보며 외모체크를 하는 나를 보며 성일이 하는 말, 니가 그런다고 수박이 될거같냐. 그 올바르지 못하고 개념리스한 말에 나는 반사적으로 성열에게 헤드락을 걸었다. 성열이 아프다며 제발 놔달라고 애원했지만 내가 누군가, 이 회사의 수석입사를 한 사원으로써 굳은 심지와 굳건한 의지 그리고 강한 집념을 가진 남자가 아니던가. 그렇기에 나는 성열에게 건 헤드락을 풀어줄 수 없었다. 사나이가 칼을 들었으면 무라도 베야하는 법. 난 헤드락을 걸었으니 관자놀이에 새퍼렇게 물이라도 들여놔야겠다. 이 말씀이다. "두 분 지금 뭐하십니까?" 왜 신은 항상 나의 편이 아닌것인가. 난 정말 롤러코스터같은 남자다. 왜냐고? 하루에도 수십번씩 기분이 왔다갔다하는 것은 기본이요, 가슴이 대여섯번은 철렁이고 숨은 백번정도 멎을 뻔하는 것 같다. 이 모든 내 신체적 변화의 원인은 누구나 다 알겠지. 바로 남팀장이다. 하루에도 몇번씩 나를 놀래키고 식겁하게 만들며 온몸이 굳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하는 장본인. 본인은 알고 있으려나.. 내가 왜 이런 쓸데 없는 이야기를 시작했냐고? 우리 둘한테 지금 뭐하냐고 말한 사람이 남팀장이니까. 우리는 남팀장의 말에 헤드락한 그 상태로 굳어버렸고 남팀장은 못 볼 광경을 본듯 미간을 팍 찌푸리고 우릴 쳐다볼뿐이었다. 괜히 민망해진 나는 하하하.하고 어색한 웃음소리를 흘리며 슬그머니 성열의 머리를 조이고 있던 팔을 풀었다. 그제서야 성열도 남팀장과 제대로 된 인사를 나눌 수 있었다. 왠지 지금은 성열이가 나보다 더 불쌍하게 느껴진다. 성열아 미안.. "김성규씨는 일 안하고 놀 상황입니까? 일 잔뜩 쌓아두시고 참 한가로우십니다." 왜 남팀장이 나한테 뭐라고 안하나 했다. 한동안-그나마- 잠잠했던 까임이 다시 시작되는 순간이다. 하, 왜 내 인생에는 굴곡이 이리도 많은 걸까. 나도 팽팽하게 당겨진 고무줄처럼 평탄한 삶을 살고싶다. 나는 남팀장의 가시가 왕창 돋힌 말에 아, 죄송합니다. 지금 하겠습니다. 하고 대답하며 성열과 함께 사무실로 향했다. 성열이는 사무실 안에 들어오자마자 남팀장은 사람이 어째 변하질 않는 다며 목을 죄고 있던 넥타이를 잡아당겨 헐렁하게 만들었다. 우리 빨리 끝내고 가서 술이나 한잔하자. 한창 내 옆에 앉아 자료를 정리하던 성열이 말했다. 술이라, 그런 건전하지 못한 발상 정말 참신하고 좋네. 성열에게 좋다는 의미로 고개를 끄덕이는데 파티션 사이로 보이는 남팀장의 머리. 아니, 눈동자. 왜 저 새..아니 저 사람은 할 일도 없으면서 퇴근도 안하고 앉아서 계속 우리쪽을 응시하는 건지 모르겠다. 혹시라도 남팀장이 들을까 걱정이 되 이면지에 써서 성열에게 물으니 갑자기 혼자 큭큭대며 웃기 시작했다. "아나 김성규, 진짜 눈치없네." 한참을 숨죽여 웃던 성열이 나에게 건넨 말은 눈치없다 김성규였다. 아니, 나처럼 눈치있는 사람이 어디있어? 내가 이래뵈도 이 사람이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있나 다 눈치채는 너목들의 박수하같은-얼굴말고- 사람인데 감히 날 무시해? 나는 그 말을 하고 아직도 웃음기가 서려있는 성열의 얼굴을 보다가 그냥 아무 말 없이 성열의 뒷통수를 세차게 내리쳤다. 이성열 넌 좋은 친구둬서 이 정도로 끝난 줄 알아. - 성열과 한바탕 작은 전쟁을 치루고 다시 일에 집중하다 문득 시계를 보니 벌써 10시가 다 되어가고있었다. 이러다 버스 끊기면 집에는 성열이가 데려다 주겠지? 아, 오늘 술마시기로 했지. 잡생각을 하며 보고서 타자를 누르다 정신을 차리고 보고서를 보니 보고서에 '오늘 술마시지 어디서?' 같은 잡다한 말들이 섞여있었다. 내가 정신을 놓긴 놨구나. 이거 들키면 남팀장한테 일주일은 털릴 거라는 생각을 하며 보고서를 처음부터 차근차근 읽고 끝에 마침표를 찍었다. 옆을 보니 성열은 이미 자료정리를 끝내고 한가롭게 스마트폰을 가지고 놀고있었다. 그리고 남팀장은 안보인다. 응? 이 인간이 나 일 끌나기전에 퇴근할 위인이 아닌데. 몸을 살짝 일으켜 남팀장 자리를 보아도 없는 것이 확인되자 나는 급하게 짐을 싸기 시작했다. 야, 이성열 가자. 지금이야. 성열도 내 말에 급하게 제 서류가방을 챙겼고 나는 잽싸게 남팀장 자리에 보고서를 뭉텅이를 올려두고 사무실을 나왔다. "아오, 드디어 해방이네-" 수고했네, 우리 성규. 우쭈쭈- 하는 성열이의 멍멍이 소리는 가볍게 무시해주고 나는 회사에서 약 15분거리에 있는 술집으로 향했다. 거기 안주가 푸짐하고 맛있단 말이야. 종업원들도 다 친절하고. 그래서 내 술자리는 왠만하면 그곳에서 이루어진다. 성열과는 음주메이트? 뭐라고 해야되지..아, 술친구. 술친구라는 개념이 더 강해서 대부분 술마시는 자리가 많다. 그렇다고 우리가 술만 마신다는 소리는 아니다. 난 나름 성실한 직장인인걸? 술집에 들어가 우리가 자주 앉던 구석자리에 자리를 잡으니 친절한 미소를 띄우고 오는 종업원. 일단 맥주 1000cc 두잔과 치킨을 시키고 성열과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대부분 회사 이야기지만 종종 사적인 이야기도 하는 지라 나는 성열과 이렇게 술마시는 것이 좋다. 사실 지방에서 올라와 서울에 아는 사람이라고는 대학친구들 몇명과 회사직원들 그리고 성열뿐이기에 더 성열에게 의지하는 것일지도. 요즘 스트레스 받는 일은 남팀장과 관련된 일과 아버지와 관련된 일뿐이라 성열에게 말을 주저리주저리 늘어놓으니 속이 시원해지는 기분이다. 남팀장일은 정말 스트레스받는 거고 아버지는 걱정이 동반된 스트레스라 더 고민이었던 나는 정말 쉬지않고 말했다. 성열은 그저 묵묵히 호응해주며 들어주었고. 내 고민들을 털어놓으며 나는 속으로 내 옆에 이성열같은 친구가 있어서 든든하다는 생각을 했다. 겉으로 표현은 못하지만 무척 고맙다는 생각도. |
작가의 말+암호닉 |
네, 죄송해요..너무너무너무 늦었죠?ㅜㅜ 저는 빨리 찾아오고싶었지만 시간이 허락하지를 않더라구요ㅜㅜ 그래서 이렇게 오랜만에 찾아뵙느데 분량이 정말 적고 좋네요ㅎㅎ.. 오늘은 사실 혼이 빠진채 써내려간 글이에요. 의식의 흐름대로 적어내려간ㅋㅋㅋㅋ 다음편은 좀 더 빠른 시일내에 좀 더 긴 글로 찾아뵙도록 노력할게요~ 너무 오래 안올려서 다들 잊어버리신건 아닌지 걱정되지만.. 다음편에서는 질투하는 남우현과 남우현을 약올리는 이성열을 만나요 우리 근데 왜 글이 가운데 정렬밖에 안돼죠..전 왼쪽정렬이 좋은데 아 혹시 다음편 우현이 시점으로 연재하면 좋아하실 분 있으시려나.. 암호닉 뇨뇽 감성 꾸꾸미 테라규 망태 해열제 사인 올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