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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김탄소!!!"
"야 임마 너 왜 이렇게 탔어!!"
"야 넌 왜 이렇게 살쪘냐!!"
오늘은 전정국이 제대를 하는 날이다.
입대를 하고 처음 보는 얼굴이다.
"어떻게 일년 넘게 못 본 친구한테 하는 인사가 그 따구냐.."
"장난이지, 장난.
그나저나 야, 넌 어떻게 진짜 면회 오지 말라 했다고 진짜 안 오냐."
"오지 말라고 했으니까 안 가지..
면회 오면 탈영 하고 싶은 마음 들 거 같으니까 오지 말라며."
"군대 내내 그 말 한 거 후회했다."
"으구, 귀여운 새끼. 누나가 그렇게 보고싶어쩌여?"
"어. 진짜 휴가 나왔을 때 사람들 좀 만날 걸 싶더라."
"그래도 가족들이랑 여행 갔잖아."
학교 동기들의 전정국 제대 축하 술자리가 끝나고
나와 정국이는 따로 우리 집으로 갔다.
"어? 집에 불 켜져있네. 너 불 안 끄고 갔어?"
"그러게.. 나 불 끄고 갔는데.."
우리 둘은 신발을 벗다 서로를 쳐다봤다.
"....도둑..?"
"야.. 설마..."
전정국은 꼴에 남자라고 나를 뒤에 세워 놓곤 거실로 조심히 들어갔다.
순간적으로 머리에 민윤기가 지나갔고 난 신발장을 열어봤다.
그럼 그렇지.
신발장엔 민윤기의 신발이 있었다.
"어, 왔어?"
"ㄴ..누구세요.."
"네가 그 전정국? 이라는 앤가"
"예.. 맞는데.. 누구..."
"김탄소는?"
"저... 현관에.."
난 헛웃음을 치며 거실로 걸어갔다.
"야, 네가 왜 여기 있어"
"또 반말 찍찍하지.
오랜만에 본 남자친구한테 너무하네."
"야.. 김탄소.. 누구야..?"
아, 정국이는 모르지..
어디서 부터 설명해야할까..
남자친구라고?
일단 앉혀 놓고 말해야하나.
나중에 말하려고 했는데..
"김탄소 남자친군데."
전정국은 동그랗게 커진 눈으로 민윤기와 날 번갈아 쳐다봤다.
"남자친구...?"
난 살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 안녕하세요. 김탄소 친구 전정국입니다.
친구에요. 친구.."
"어, 알아. 너 많이 봤어. 너도 나 알 걸?"
"예? 처음 보는 얼굴인데.."
슈스케 오디션 날 뒤로 처음보는 전정국의 당황한 얼굴은 아주 볼만했다.
난 민윤기에게 눈빛을 보내고 방으로 들어가 옷을 갈아입었다.
"정국아 커피 마실래?"
"어? 아니.. 나 그냥 물.."
"야, 평소처럼 해. 왜 그렇게 얼어있냐"
"하하.."
전정국은 진심으로 당황한 거 같았다.
"민윤기 넌 뭐 마실래?"
"너 먹는 걸로."
"민윤기..?"
정국이는 민윤기의 이름에 화들짝 놀라 민윤기를 쳐다봤다.
"거 봐, 내가 너 나 안다고 했지."
"아니, 분명.. 그.. 귀신..."
"어어, 맞아. 어쩌다가 이렇게 사람이 돼버렸네."
민윤기는 어떨떨 해하는 정국이가 귀여운지 웃으며 대답을 했다.
후로 정국이는 한동안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민윤기는 편안하게 얘기하라며 방으로 들어갔다.
아주 지 집이지.
민윤기가 방으로 들어가자 말자 전정국의 입은 마치 따발총 같았다.
"뭐야, 어떻게 된 거야.
저번에 말한 그 사람 맞지?
야 빨리 말해봐. 나 지금 존나 당황스럽거든.
진짜 사람 맞지?
뭔데 언제 부터 사귄건데.
야 빨리 좀 말해보라니까."
"아오, 네가 말 할 틈을 줘야 말하지"
정국이는 금방 입을 다물었고 난 이때까지 있었던 모든 이야기를 다 해줬다.
"와 씨.. 소름 돋아.. 그럼 내가 너 너네 집에 데려다 줬을 때
그 집 안에 있었다는 거야?"
"응. 그렇다네."
"헐, 대박."
"야 그나저나 넌 왜 내 집을 마음대로 말하고 다녀."
"지민이 형이 물어봤으니까 그렇지.
너도 지민이 형이랑은 친하잖아.
딴 사람이 물어봤으면 당연히 말 안 해주지."
"아, 뭐 그렇긴 하네"
"어쩐지 지민이 형한테 왜 물어보냐고 했을 때 자꾸 말 돌리긴 하더라.
야, 그래도 내가 말 안 했으면 너랑 저 형이랑은 못 만났잖아.
나한테 고마워 해."
"고맙다. 정국아."
어느 새 거실로 나온 민윤기가 미숫가루를 홀짝이며 정국이에게 말했다.
"헐. 아, 아닙니다 형님."
민윤기는 빈 물 컵을 식탁에 올려놓고 다시 발걸음을 돌렸다.
"야, 나 잔다."
"미쳤어, 왜 여기서 자?!"
"한두 번 이러는 것도 아니고.
너무 시끄럽게 놀진 마라."
방 문이 닫히고 전정국은 또 한 번 놀란 눈으로 날 바라봤다.
"동거해?"
"내가 미치지 않고서야 동거하겠냐."
"그럼 방금 저 말은 뭔데."
"아, 뭐 그냥.. 가끔..
민윤기 다니는 회사가 여기 근처라 집 가기 귀찮을 때..
야 이상한 상상하지 마.
각자 따로 자니까."
정국이는 의미 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내 팔을 쿡쿡 찔렀다.
"안 숨겨도 돼. 솔직히 말해봐."
"뭘 솔직히 말해."
"잤어?"
"아 이 쓰레기 새끼..!! 아니라고!!"
"아아아 알겠어. 뭘 그렇게 열을 내냐ㅋㅋ"
진정하라며 내 등을 톡톡 두드리는 정국이의 손을 내쳤고
정국이는 그저 쿡쿡 웃기만 했다.
우린 화제를 돌려 전정국의 군 생활에 대해 얘기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냥 딱 한 마디로 정리해서 지옥이라고 했다.
그래도 군대에 있는 동안 몸을 키워서 좋았다고 했다.
생각해보니 생긴 것도 더 남자다워졌다.
그리고 훤하게 눈에 띈 근육량. 저절로 입가에 웃음이 걸렸다.
20살 땐 철 없는 고등학생 같더니만.
이어서 정국이는 군대에서 친해진 선임에 대한 자랑과 교관 욕도 하고
이것저것 많은 것을 이야기해줬다.
중간에 목이 말라 집에 있던 술도 마시고 그냥 끊임없이 계속 이야기 했었던 것 같다.
새벽 2시가 되서야 우린 정신을 차리고 말하는 것을 멈췄다.
가방을 챙겨 집을 나가려는 전정국의 모습을 보니 문득 민윤기의 말이 생각났다.
"야, 너 음악 계속 할 거지?"
"당연하지."
"사실 민윤기가 빅히트에 프로듀서로 있는데 한 번 얘기 해볼래?"
"미친. 빅히트? 헐. 어. 완전 어."
정국이는 격하게 흥분하며 긍정을 표했다.
"아, 근데 그래도 돼?"
"응. 저번에 너 음악한다고 민윤기한테 말했거든.
저번에 너 길거리 공연 하루 했었을 때 동영상 찍은 거 보여주니까
괜찮다고 다음에 언제 한 번 얘기 해 보자고 그러던데?"
"와 진짜 미쳤다. 야 너 진짜 사랑한다..."
민윤기가 있는 방 쪽을 향해 팔로 하트를 크게 만들어
흔드는 정국이를 발로 밀어 현관으로 보냈다.
"근데 요즘 민윤기가 좀 바빠서 언제 될 지 모르겠네.
나도 일주일 만에 처음 본 거거든.어쨌든 말은 해볼게."
"진짜 사랑해..."
"아, 징그럽게. 빨리 너네 집으로 꺼져."
정국이는 문을 닫고 나갈 때 까지 팔로 하트를 만들어 흔들었다.
정국이를 보내고 방으로 들어가자 침대에 앉아 노트북으로 작업을 하고 있는 민윤기가 보였다.
"안 잤어?"
"어. 자다가 일어났어. 오래도 얘기한다 진짜."
"군대 갔다 온 애잖아."
"나 제대하면 이틀 동안 밤 샐 줄 알아라."
"에이. 농담이 심하네."
"농담 아닌데."
은근 질투를 느낀 건지 민윤기는 꿍해 있었다.
아, 이럴 때 보면 진짜 귀여워 죽겠다니까.
"아앙, 윤기야아"
되도 않는 애교를 부리자 민윤기는 날 힐끗 쳐다봤다.
"윤기오빠"
오빠라는 말에 민윤기의 입꼬리가 슬금슬금 올라가기 시작했다.
난 또 그 모습이 귀엽고 웃겨 민윤기 옆에 엎드려 턱을 괴고 쳐다봤다.
"이이잉, 윤기오빠"
배를 콕콕 찌르며 아양을 떨자 민윤기는 그제서야 픽 웃으며 날 제대로 쳐다봤다.
"뽀뽀"
"오빠가 해 줘"
안 해줄 걸 알았는지 노트북 모니터로 고개를 돌려버렸다.
"민윤기, 나 봐"
"반말."
"민윤기 님. 여기 좀 봐주세요."
"그거 말고."
"민윤기씨, 여기 좀.."
"말고."
"씨.."
난 민윤기의 볼에 아주 짧게 뽀뽀를 하고 방을 나왔다.
아, 뽀뽀는 아무리 해도 어색하단 말이야.
샤워를 마치고 화장실을 나오자 쇼파에 누워있는 민윤기가 보였다.
"안 더워? 안에서 자"
"싫어."
"그러다 더위 먹는다."
"안 돼. 오늘은 못 자."
"왜?"
"...아 있어."
난 또 장난기가 발동해서 쇼파 옆에 쪼그리고 앉아 볼 톡톡 쳤다.
"왜애"
눈을 뜰 때 까지 계속 이리저리 괴롭히자
결국 민윤기는 몸을 일으켰다.
"어? 안에서 자라니ㄲ.."
말을 끝 마치기도 전에 얼굴을 잡고 내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맞춰왔다.
갑작스레 들어오는 스킨쉽에 몸이 얼어버렸다.
민윤기는 자연스레 내 몸을 일으켜 다른 한 손으론 내 허리를 잡았다.
너무 놀란 나머지 뒷걸음을 쳤고 내 걸음대로 민윤기의 발도 앞을 향했다.
의도를 한 것 같이 내 등은 방 문에 부딪혔고
민윤기는 허리를 잡고 있던 손으로 방 문을 열었다.
잠시 입술을 떼고 우리가 방 안으로 들어오자 문을 닫고 다시 입을 맞췄다.
다리가 침대에 걸려 침대로 넘어졌고 민윤기는 그대로 내 위에 올라탔다.
전보다 진한 키스가 이어졌고 조금씩 숨이 막혀오기 시작했다.
그런 나를 눈치 챘는지 겹쳐진 입술이 멀어지고 이어서 민윤기가 입을 열고 말했다.
"이래도 같이 잘래?"
후끈하게 달아오른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그는 씩 웃으며 내 머리를 한 번 쓰다듬고 방을 나갔다.
"...미쳤어.. 오늘 어떻게 자.."
덕분에 난 그 날 잠을 설쳐야 했다.
"안녕하세요! 전정국입니다."
"어, 여기 앉아. 덥지. 아이스티 줄까?"
"아니요, 괜찮습니다."
"김탄소 넌 저기 앉아있으면 나중에 남준이가 너 데리러 올 거야."
"왜? 나도 여기 있으면 안 돼?"
"어. 안 돼. 남준이랑 놀고 있어. 언제 끝날 지 모르니까."
"왜애.."
"뭘 왜긴 왜야."
민윤기는 전정국의 노래도 들어 볼 겸 녹음을 시켜주겠다고 우릴 작업실로 불렀다.
예상했던 대로 난 작업실에서 쫓겨났고 몇 분 지나지 않아 남준오빠가 들어왔다.
"김탄소~"
"안녕하세요 오빠"
남준오빠는 랩몬스터라는 이름으로 민윤기와 같이 이 회사에서 프로듀서로 일을 한다.
성격이 좋아 우린 빨리 친해졌고 남준오빠 덕분에 같이 일하는 석진오빠와도 친해지게 됐다.
"오늘은 뭐 먹어요?"
"치즈곱창. 석진이 형 아는 곳 있대."
"이야, 역시 석진 오빠. 내가 곱창 좋아하는 건 또 어떻게 알고."
우린 항상 민윤기가 일을 마무리 할 동안 근처 식당을 돌아다니며 밥을 먹었다.
그래서 작업실에 올 땐 밥을 굶고 오는 습관도 생겼다.
전정국은 아주 얼어있었다.
"야, 긴장 안 해도 돼. 무슨 오디션 보는 것도 아니고."
긴장을 풀어주려고 전정국의 어깨를 토닥였다.
하지만 역시나 그대로였다.
"바로 들어갈까? 아니면 좀 쉬다 할래?"
"아.. 전 상관없습니다! 형님.. 편한 대로 하겠습니다."
"오글 거리게 형님이 뭐냐 형님이.
그냥 형이라고 불러. 그리고 그 말 끝마다 '다' 붙이지 말고.
너무 딱딱하잖아."
"아, 네! 윤기..형."
순순히 말을 따르는 모습이 누구와는 정말 반대였다.
지금 쯤 석진이 형이랑 김남준이랑 같이 밥 먹으러 갔겠지?
"그럼 바로 시작한다?"
계속 드는 김탄소의 생각을 얼른 떨쳐내고 녹음을 시작했다.
전정국이 골라 온 노래가 이별 노래라 감정 이입 때문에 조금 걱정은 했지만
예상외로 아주 순조롭게 진행됐고 무엇보다 노래 실력이 정말 괜찮았다.
"정국아 방금 그 부분 한 번 더 들어갈게."
"네, 형."
한창 녹음을 하고 있는데 누군가 작업실 문에 노크를 했다.
"정국아 잠시만. 네, 들어오세요"
문을 열고 들어 온 사람은 다름 아닌 회사 사장님이셨다.
"안녕하세요 사장님."
"어 그래, 작업하고 있었어?"
"작업은 아니고 아는 동생 녹음 좀 해주고 있었어요."
"모처럼 휴간데 좀 쉬지 그래."
"이게 쉬는 건데요 뭘.
근데 무슨 일로.."
"지나가다가 불 켜져 있길래 들어 와 봤지.
다들 휴가 갔잖니."
"아.."
"쟤야?"
사장님은 녹음실 안에 있는 정국이를 보며 말하셨다.
정국이는 사장님인 걸 아는 지 모르는지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인물 괜찮네. 뭐, 노래 하는 앤가?"
"네. 전공은 아니고.."
"좀 들어봐도 괜찮겠어?"
정국이에게 물어보자 오케이를 했고 녹음 한 것을 들려줬다.
사장님의 반응은 괜찮았다.
"노래 잘 부르네. 다음에 언제 한 번 오디션 보러 와.
정국이는 사장님의 반응을 듣고 놀라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사장님은 지갑에서 명함을 꺼내 정국이에게 주고 작업실을 나갔다.
"형.. 저 지금.."
"야, 짜식 축하한다. 너 캐스팅 된 거야."
"헐.. 아 형 진짜.. 사랑해요.. 아 저가 이거 뭘 어떻게 감사를 드려야 할지.."
"감사는 무슨. 다음에 오디션이나 보러와."
나에게 허리를 숙여 인사하는 모습을 보니 예전에 나와 모습이 겹쳐보였다.
흐뭇한 마음이 들어 기분이 좋아졌다.
덕분에 자신감이 붙었는지 녹음이 예상보다 훨씬 일찍 끝났다.
때마침 김탄소도 밥을 다 먹었다고 연락이 왔다.
"오늘 수고했어. 잘하더라."
"에이, 아니에요. 아직 많이 부족해요."
"너한테 자부심 좀 가져.
이 회사 연습생 중에 너보다 못하는 애들이 대부분이니까.
진짜 솔직히 말해서 데뷔반 애들 중에서도 너보다 못 하는 애들 많아."
정국이와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 김탄소의 얘기가 나왔다.
"그런데 형 김탄소 많이 좋아하시나 봐요."
"어?"
"김탄소가 작업실 나가고 나서도 계속 문 쳐다보시고
아까 김탄소한테 잠시 전화 왔을 때도 전화 끊을 때까지 웃고 계셨고 그래서요"
"아, 그래 보였어?"
"네."
"눈치 빠르네. 티 많이 났냐"
"네. 완전요."
정국이의 말이 끝나자마자 작업실 문이 열리고 김탄소가 들어왔다.
"녹음 다 했어?"
"어. 가자."
"야, 민윤기 누가보면 네 여자친구 굶기는 줄 알겠다.
완전 잘먹어. 그치 형"
"어. 나 진짜 여자 애가 곱창 이렇게 잘 먹는 거 처음 봤다."
"헤.. 아, 그래도 깨작 거리면서 먹는 거 보단 낫잖아요"
김탄소는 눈웃을 지으며 대답했다.
나는 김탄소를 보며 정국이에게 작게 말했다.
"저러니 안 좋아 하는 게 이상하지."
정국이는 작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야, 어쨌거나 네 여자친구 먹여 살리려면 돈 좀 많이 벌어야겠더라."
"아, 오빠!!"
"쟨 내가 안 먹여 살려도 알아서 잘 먹을 애야."
김탄소의 어깨에 팔을 올려 한 팔로 어깨동무를 하자 내 옆구리를 살짝 꼬집었다.
"아아, 아퍼."
우린 서둘러 작업실을 나와 회사 앞에서 각자 인사를 나누고 헤어졌다.
김탄소의 집이 회사에서 멀지 않은 거리라 집까지 데려다 줬다.
"정국이 어땠어?"
"잘하던데, 중간에 사장님 오셔서 걔보고 오디션 보라고 하더라."
"오오 전정국 출세했네"
"김탄소"
"응? 왜"
"나 사실.."
"응"
"아.."
"빨리 말 해. 왜 이렇게 질질 끌어"
"나 다다음 주에 입대해."
"...응?"
"입대한다고. 네 남자친구 군대 간대요."
내 말을 뒤로 우린 한참 동안 아무 말이 없었다.
윤기에겐 비밀로 했던 이야기 |
한참 식당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여느 때와 다름 없이 손님이 들어왔고 난 손님을 맞았다.
"어서오세요 몇 분이...세요.."
입구에 서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김태형이었다.
그 옆엔 김태형의 친구로 보이는 사람 여럿이 있었다.
"5명이요."
김태형도 살짝 놀란 눈치였지만 아무렇지 않게 대답을 했다.
"자리 안내해드릴게요."
나도 최대한 아무렇지 않게 빈 테이블로 안내하고 얼른 그 곳을 떴다. 또 다시 떠오르는 안 좋은 기억에 얼굴이 저절로 찌푸려졌다. 몇 분 지나지 않아 그 테이블에서 벨이 울렸다. 주위를 보니 한가한 알바생이 나 밖에 없던 터라 어쩔 수 없이 그 테이블로 갔고 그들은 이것저것 주문을 했다. 주문서에 주문 받은 음식 들을 기록하고 주방 쪽으로 갔다. 나와 김태형은 서로의 눈을 피했다. 하지만 신경을 안 쓰려해도 자꾸 김태형네 테이블이 눈에 밟혔다. 답답한 마음에 화장실로 들어가 마음을 다스렸다. 진정하자.. 다 지난 일이고 그냥 나만 신경 안 쓰면 돼. 일만 하자 일만 차가운 물로 손을 씻고 다시 정신을 차린 뒤 화장실을 문을 열었다. 화장실 문을 열자마자 눈 앞에 김태형이 보였다. 깜짝 놀란 마음에 난 다시 문을 닫고 화장실로 들어왔다. 뭐지, 김태형이 왜 여기 있어. 그나저나 김탄소 미쳤다 정말. 왜 다시 문을 닫고 들어와. 지금 쯤이면 없겠지? 혹시나하는 마음에 문을 살짝 열어 밖을 봤다. 김태형은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김탄소."
갑자기 들리는 내 이름에 화들짝 놀라 김태형을 봤다.
"잘 지냈어?"
"..네"
"민윤기...랑은 만났고?"
"네"
"다행이네."
"네. 저 먼저 가 볼게요."
"아, 잠시만."
뒤를 돌아 김태형을 봤다. 김태형은 무언 가를 말하려는 듯 우물쭈물 거리고 있었다.
"저 지금 일 하는 중이라 바쁜데 말 할 거 있으면 빨리 말 해주세요."
"저번엔 미안했어. 많이.. 반성했다."
"...."
"덕분에 정신도 차렸고."
"...네"
"공부는 잘하고 있지?"
"네, 뭐.."
"...그래 열심히 해."
김태형은 어색하게 웃으며 남자 화장실로 들어갔다. 분명 기분이 한결 가벼워야 하는데 무겁기만 했다. 다행이네, 정신 차렸다니.. 김태형 만난 건 비밀로 해야지. 그래. 없었던 일로 하자. 난 무거운 입꼬리를 억지로 올리며 홀로 향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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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독자님들!
잊지마세요!
이번 편은 18화-1 입니다!
그러니까 18-2가 진짜 완결이라구요!
왜 그렇게 스토리를 구성했는가 하면
독자님들이 너무 아쉬워해길래
또 우리 독자님들 사랑하는 제가 드리는 작은 선물이라고나 할까.
여튼 그렇습니다.
헿.
그럼 다음 화에서 만나옇~~
-----------------암호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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