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에 글 꼭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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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김탄소. 오래만이다. 보고싶었어."
예상치 못한 모습에 머리 속이 새하얗게 변하였다.
왜 내 앞에 민윤기가 있지?
꿈인가?
아닌데. 이건 절대 꿈이 아니야. 아니였음 좋겠다.
"벙어리냐. 왜 아무 말도 안 해."
맞네.. 민윤기 맞네..
염색한 것 같이 새까만 머리.
민윤기만의 그 특유한 눈 모양.
왠만한 사람들 보다 하얀 피부.
나보단 조금 더 큰 키.
그리고 천진난만하게 올라 가 있는 입꼬리.
내 앞에 있는 사람이 민윤기라는 걸 자각한 순간 눈이 뜨거워졌다.
"이제 그만 울 때도 된 거 같은데."
계단을 하나씩 하나씩 내려올 때 마다 심장이 쿵쾅거렸다.
내가 서 있는 바로 윗계단에 도착하자 그의 발걸음은 멈췄다.
곧 손을 뻗어 내 눈을 닦아주었다.
"너.. 너 왜 여기있어...."
"너무 오랜만인가. 야, 그래도 나 사람돼서 왔다?"
'사람'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반갑고 기쁜 말이었나.
내 눈물을 닦고 있는 민윤기의 손을 만졌다.
손가락 끝을 통해 따뜻한 온기가 전해졌다.
1년 동안 감춰 온 감정이 터지기라도 하듯 눈물이 쏟아졌고
나도 모르게 민윤기를 와락 안았다.
그동안 억지로 감춰 온 내 감정이 드디어 자유를 갖게 된 것 같았다.
곧 민윤기의 한 쪽 팔이 내 머리를 감싸 안았고 다른 팔은 내 등을 토닥였다.
전에는 민윤기가 나에게로 다가오면 알지 못할 서늘함이 느껴지곤 했는데 지금은 달랐다.
코를 간지럽히는 사람 냄새와 마음을 안정시키는 온기가 느껴졌다.
이것은 날 안아주고 있는 게 귀신이 아닌 사람이라는 것을 충분히 증명했다.
"미안. 늦게와서."
"예나 지금이나 울보인 건 여전하네."
민윤기는 빨갛게 부은 내 눈을 이리저리 만지며 웃었다.
이 웃음을 다시 볼 것이라곤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아직 가시지 않은 울음 때문에 몸이 들썩였다.
"웃는 모습 보고싶었는데."
아무런 말없이 울음을 멈추려고만 하자
민윤기는 무안했는지 두 손으로 내 입꼬리를 올렸다.
"아, 우는 모습이 더 예쁘네."
그의 말에 난 주먹으로 민윤기의 허벅지를 때렸다.
"씨.."
"야 그렇다고 사람을 때리냐."
별로 아프지도 않으면서 꾀병을 부리는 민윤기의 모습이 밉다가도 좋았다.
"어떻게 된거야"
민윤기는 능청을 떨며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궁금해?"
고개를 끄덕였고 민윤기는 잠시 뜸을 들이다 입을 열었다.
"그 날 기억나냐. 내가 너 자고 있는데 마지막 인사 한 날."
대답을 기다리는 듯 내 눈을 바라봤고 난 짧게 대답했다.
기억나지. 그 날을 어떻게 있겠냐.
나한텐 죽어도 기억하기 싫은 날인데.
"그 날 너한테 인사하고 너희 집 옆 골목에...
아, 지금 꼭 들어야겠어?"
약간 곤란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나에게 물어왔다.
난 당연히 고개를 끄덕였고 민윤기는 자신의 머리를 헝클이며 대답했다.
"그럼 나중에 말해줄게. 밤에."
이유를 묻고 싶었지만 묻지 않았다.
분명 이번에도 어떤 이유가 있을 거니까.
"이 집은 어떻게 찾아왔어?"
"그것도 나중에."
꿍한 표정을 짓자 내 볼을 쭉 잡아 늘렸다.
"알바는, 구했어?"
"당연하지.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데."
"몇 시에 가는데."
"곧."
"곧? 그럼 알바 끝나고 나랑 데이트가자."
데이트라는 말에 괜히 얼굴이 빨개졌다.
"알바 몇 시에 끝나는 줄 알고?"
"모르지. 언제 끝나는데."
"9시"
"미쳤어? 무슨 알바를 그렇게나 오래하냐."
오래하는 만큼 시급도 넉넉했는지라 알바에 전혀 불만은 없었다.
그런데 지금 이 순간만큼은 불만이 가득했다.
민윤기는 잠시 아무 말도 없더니 잔뜩 환해진 얼굴과 함께 입을 열었다.
"가자. 데이트하러."
처음엔 이 뜻이 알바를 땡땡이 치고 놀러가자는 뜻인 줄 알았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 없는 민윤기는 아니더라.
민윤기는 내 손을 잡고 당당히 알바하는 가게로 들어섰다.
"어서오십시오. 몇 분... 어? 김탄소. 너 지금 알바 시작하는 시간 아니야?"
같이 일하는 친구인 지은이는 민윤기와 나를 번갈아 봤다.
"뭐 해. 손님 안 들여보내고."
민윤기는 내 팔을 툭툭 치며 나에게 말했다.
민윤기는 같은 공간에 있는 것이 데이트라며
일하는 가게에서 알바가 끝날 때까지 죽치고 기다리겠다고 했다.
"지은아, 얘 좀 자리 안내해드려. 나 빨리 옷 갈아입고 올게."
난 민윤기를 가르키며 지은이에게 부탁을 했다.
"손님한테 얘라니 버릇이 없네. 그리고 누가 쟤보고 시키래. 네가 해 줘."
지은이는 황당한 표정으로 우리를 쳐다봤다.
나는 할 수 없이 민윤기를 자리로 안내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민윤기는 달라진 게 하나도 없었다.
"조심해서 일 해."
"나도 다 알거든요. 그나저나 뭐 시킬거야?"
메뉴판을 보여주며 이것 저것 추천을 해줬다.
"닭갈비 치즈 철판 볶음밥이 제일 잘나가고.."
"네가 좋아하는 걸로 시켜."
민윤기는 관심 없다는 듯 가게를 둘러보며 대답했다.
나는 주문서에 목록을 끄적이곤 쪼그리고 있던 다리를 일으켰다.
그는 내 눈 높이를 맞추듯 같이 고개를 들었다.
주방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자 다시 날 붙잡았다.
"아, 김탄소."
뒤를 돌아 대답을 기다릴 때 내심 기대했다.
무슨 말을 할까
힘내라고? 아니면 쉬어가면서 하라고?
"콜라 1병도."
내 표정은 굳어졌고 민윤기의 주문에 대답을 하지 않은 채 뒤를 돌아 주방으로 갔다.
"탄소야 저 사람 누구야?"
"어.. 그냥.."
"남자친구?"
"남자친구는 무슨.. 저번에 남자한테 크게 데인 뒤로 남자 안 만나는 거 알잖아"
"그렇긴 한데.. 막 너 보면서 웃는데?"
지은이의 말에 고개를 돌려 민윤기를 보자
언제 날 봤냐는 듯 몸을 돌려 메뉴판을 읽는 척하였다.
"어? 야아~ 누구냐니까?"
"그냥 아는 사람.."
한번도 나와 민윤기의 관계에 대해서 생각해보지 못했다.
우린 어떤 사이지?
그냥 아는 사이? 보고싶었던 사이?
괜히 꽁기해지는 마음에 생각을 떨쳐버리고 일에 집중했다.
"음식 나왔어."
민윤기는 보고있던 폰을 끄고 반찬 나르는 것을 도와줬다.
"밥 나중에 나오지?"
"응 10분정도 더 기다려야 돼."
"그럼 3인분 더 추가해줘. 친구들 오기로 했으니까.
..안 힘들어?"
"시작한지 1시간도 안 지났거든.
그나저나 너 폰 있네?"
"당연하지. 야, 근데 은근슬쩍 말 놓는다?"
"뭐가"
"오빠라고 안 불러?"
"뭘 세삼스럽게 오빠야"
음식을 나르던 행동을 멈추곤 내 팔을 잡았다.
"왜 이래, 놔.."
"너 몇 살이야."
"21살.."
"난 몇 살이게."
"내가 어떻게 알아.."
"24살. 너보다 3년 더 살았어 인마."
"그래서 뭐, 어쩌라고"
"오빠 해 봐."
"....."
"얼른."
사실 내 팔을 잡고 얼굴을 굳히는 민윤기가 조금은 무서웠다.
갑자기 분위기를 잡아서 그런지 장난스럽게 넘기기도 애매했다.
"오..ㅃ.."
"더 크게."
"오빠..."
"뭐라고?"
"아, 오빠라고!!"
"무슨 오빠?"
"오빠가 오빠지!!"
"내 이름."
"민윤기"
"그럼?"
"..민윤기..오빠..."
민윤기의 입꼬리가 씰룩거렸다.
웃음을 참고 있는 게 분명했다.
"성 떼고."
"....윤기 오빠"
"아, 예쁘다. 착하네."
그제서야 내 팔을 놓고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극도로 밀려오는 쪽팔림과 설렘에 고개를 푹 숙이고 반찬을 날랐다.
"얼굴 빨개."
민윤기는 킥킥거리며 내 볼을 찔러댔다.
난 얼른 그 자리를 떴다.
"후아.. 심장 터지는 줄 알았네..."
화장실로 거울을 보니 얼굴이 토마토처럼 달아 올라있었다.
마음을 진정시키고 화장실로 나오자 말자 민윤기와 눈이 마주쳤다.
마침 손님이 들어왔고 황급히 민윤기에게서 시선을 뗐다.
"어서오세요, 몇 분이세요?"
"아, 여기에 먼저 와 있는 친구있어요."
설마 그 친구가 민윤기겠어..
"어? 저기있다."
3명의 남자들은 나의 뒤쪽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뒤를 돌았지만 역시나 인사를 받고있는 사람은 민윤기였다.
또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고 남자들은 들어가겠다며 민윤기에게로 갔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 테이블의 밥이 나왔다.
"지은아..."
"응?"
"이거 좀 저쪽 테이블에..."
"미안. 나도 지금 주문 받으러 가는 길이라..
야, 그리고 너 아는 사람이면서 왜 그러냐~
혹시 저 사람 좋아해?"
"아...아니!"
"근데 왜 그래. 진짜 아니야?"
난 약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음식을 들고 민윤기가 있는 테이블로 갔다.
다행히 민윤기는 날 힐끗 보더니 친구분들과 대화를 계속 이어나갔다.
"야, 근데 걘 어딨어?"
"맞어. 너 아는 존나 예쁜 알바생 보여준다며."
들려오는 친구분들의 말에 내 팔이 잠시 멈췄다.
뭐야.. 여기에 민윤기 아는 사람이 또 있었나?
그럼 아까 왜 인사 안 했지?
나는 조금 느려진 움직임으로 밥을 볶으면서 그들의 대화를 엿들었다.
"그렇게 보고싶냐."
"당연하지."
셋은 이구동성으로 대답했고 그는 그런 친구들이 웃긴지 작게 웃었다.
"그 알바생이 어디있냐면.."
주위를 쭉 둘러보는 민윤기의 모습이 옆 눈으로 보였다.
때마침 밥이 다 볶아졌고 난 주걱을 내려놨다.
"다 됐습니다. 3분 있다가 드세요."
급격히 다운 된 기분과 함께 뒤를 돌아 빈 접시를 들고 주방 쪽으로 발을 옮겼다.
몇 발자국 가지 않아 난 걸음을 멈춰야했다.
고개를 돌려 내 손을 잡고 있는 민윤기를 봤다.
"얘야. 내가 말한 그 존나 예쁜 알바생."
"미쳤어 진짜.."
"뭐가."
"아니, 네 친구들 앞에서 뭔 짓이야 그게.."
"그게 왜."
사실은 한편으론 아주 좋았다.
덕분에 내 얼굴은 홍당무가 됐지만.
"내 친구들도 예쁘대."
"아 몰라"
"칭찬이야."
이런 민윤기를 어떻게 싫어할 수 있겠냐..
그제야 한껏 굳힌 표정을 피시시하고 풀었다.
우린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시내를 활보하였다.
영화도 보고 디저트도 먹고 쇼핑도 하고.
데이트를 하는 내내 심장이 쿵쿵댔다.
그에 반해 민윤기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음료수를 쪽쪽 빨며 거리를 돌아다녔다.
역시 나만 좋아하는 건가..
생각해보니 그러네. 낯간지러운 말도 아무렇지 않게 하고.
뭐, 어때. 내 앞엔 민윤기가 있고 그걸로면 충분하다.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민윤기가 좋으면 내가 먼저 고백하는 거고.
"야, 이 후드티 어때"
"예쁘긴 한데 너무 심플해"
"심플한게 최고야. 저기요, 이거 계산이요."
순식간에 끝난 계산에 얼떨떨했다.
검은 색 바탕에 하얀 글씨만 있는 저 후드티 한 벌이 6만원 씩이나 하다니.
그걸 또 아무렇지 않게 계산하는 민윤기는 부잔가?
"왜 똑같은 옷을 2벌이나 사?"
"커플티. 하나 네 거."
아무렇지 않게 쇼핑백을 받아 들곤 가게를 나서는 민윤기는 충분히 나를 당황시켰다.
"내가 너랑 커플티를 왜 해."
"오빠."
"응?"
"너 말고 오빠라고"
"아.. 예예..."
"1년만에 만났으니까 선물 주는 거야."
"근데 왜 커플티야"
"커플티 아니면 내가 사준 의미가 없잖아"
또 민윤기는 아무렇지 않게 대답을 했다.
민윤기가 내뱉는 아무렇지 않는 말이 나에겐 아주 적극적이게 다가왔다.
데이트를 끝내고 우리 집에 도착했다.
마음 같아선 더 같이 있고 싶었다.
하지만 그렇게 말하면 내가 민윤기를 좋아한다는 걸 들킬까봐 꾹 참았다.
"얼른 들어가. 벌써 새벽 1시다."
"그래. 너도 조심해서 들어가"
"또 그렇다. 너 말고 오빠."
"아, 오빠... 적응 안 돼. 이상해."
"고쳐."
"응.."
"너 나한테 물어 볼 거 없어?"
많지. 아주 많아. 셀 수 없을 만큼.
"물어 볼 거?"
"폰 번호 안 물어봤잖아."
"아, 맞네. 폰 번호 뭐야?"
알고 지낸지 1년이 넘어서야 번호를 교환하다니..
어째 순서가 많이 이상했다.
솔직히 폰 번호가 아닌 다른 것을 물어보고 싶었다.
이 때 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어떻게 된 건지..
민윤기는 직접 내 폰에 번호를 저장하고 나에게 건네줬다.
"어서 들어가. 잘 자고. 덥다고 이불 차지 말고."
지금이 아니면 영원히 듣지 못할 것 같았다.
난 주먹을 꼭 쥐고 민윤기에게 말했다.
"나한테 말 할 거 없어?"
"...아마 없을 걸."
"너 어떻게 된 건지 말 안 해줬잖아. 지금 말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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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소녀시대 - lion heart
안녕하세요!
이번 편 좀 달달했나요?
나름 설레게 쓴다고 썼는데 이건 뭐.. 망했네요 아주..^^
혹시나 해서 하는 말인데
윤기가 가게에 죽치고 앉아있었잖아요.
독자님들은 그러시면 안됩니다.
아주 무개념이에요.
그렇다고 윤기가 무개념이라는 뜻은 절대 아닙니닿
아, 독자님들 항상 매일 24시간 0.000001초도 빠지지 않고
제가 많이 애껴여. 사랑합니다.
그리고 독자님들
저가 이렇게 밝은 분위기 가지고 왔는데 자꾸 우시면
진짜 맴매합니다.
그럼 전 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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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신청 하시지 않고 쓰는 분들이 계시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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