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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KON] 사춘주의 (3) | 인스티즈

 

 

 

 

우리는 죽고 싶었다

3

 

 

 

 

another A

 

 

 

 

  어디선가 내 이름이 불리고 있는 것 같기도 했다. 그리고 그 목소리가 정찬우인 것 같기도, 싶었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정찬우의 손을 잃은 난 아무 것도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뒤 돌지 말라는 정찬우의 말을 어겼다. 사람들이 각기 다른 비명을 지르면서 나를 밀치고 지나갔다. 그러면서 중심을 잃었고, 몸이 기우뚱 아래로 쓰러졌다. 동시에 심장이 쿵 곤두박질했다.

 

 

  몸을 일으키는 방법을 잊어버렸다고 하면 사람들이 비웃을까. 하지만 정말로 잊어버리고 말았다. 잊어버렸다는 느낌보단 누구도 그런 걸 내게 가르친 적 없는 것 같았다. 잠시 그런 아주 멍청한 착각에 빠져 있었다. 절망적인 상황은 내 앞으로 나타나서 모든 감각을 앗아갔고 무엇도 할 수 없게 만들었다. 주변의 소음이 볼륨 조절에 의해 지배 당하는 것처럼 화악 멀어졌다. 그리고 어느 순간 다시 폭발했다. 괴물처럼 보이는 무언가가 나를 향해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뛰어야겠다고 마음을 먹은 건 그 때부터였다. 회전문 안에서 살점을 뜯어내고 있던 괴물이 천천히 일어서고 있는 게 보였다. 물론 표적물은 나였다. 휘몰아치는 공포 앞에서 시야가 자꾸 흐려졌다. 눈물이 나오려고 했다.

 

 

  손을, 좀 더 꽉 잡고 있어야 했다. 뒤 돌지 말았어야 했고 정찬우를 좀 더 믿어야 했다. 뒤늦게 터져버린 후회는 끝이 없었고, 머릿속은 최악의 결말을 그려내고 있었다. 괴물에게 붙잡혀 목을 뜯기고 피 흘리는 나를 상상했다. 무의식적인 행동이었다. 회전문이 마찰로 인해 덜컹거렸고 그와 거의 동시에 나는 살기 위한 달리기를 시작했다. 패딩 주머니 사이로 더듬거리며 핸드폰을 찾았다.

 

 

  그렇게 내가 달려간 곳은 화장실 입구였다. 그 안에 들어서기 전 잠시 등을 돌려 상황을 파악했다. 사람들이 목을 뜯기고 있었다. 남자, 여자, 어른, 아이들, 할 것 없이 모두가 공포에 질려 몸을 떨고 이성을 잃은 상태였다. 그 난국에 말문이 막혔다. 끔찍한 사태에 이게 과연 현실이 맞는지, 의심이 들었다. 정신 차리라고 뺨을 몇 번 쳤다. 아팠고 꿈이 아니었다. 절망스러웠다.

 

 

  화장실 제일 마지막 칸에 들어서 문을 잠갔다. 비교적 조용한 느낌에 나도 모르게 한숨이 터져 나왔다. 머리가 아팠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건지 알 수 없었다. 만일 알아차리게 돼도 이해할 수는 없을 것 같았다. 도저히 상식이 통하지 않는 상황이었다. 선진국 흉내를 내고 있는 나라에서, 하필이면 대한민국에서, 왜 하필이면 이 곳에서 하필이면 정찬우와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죽어도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 그냥 무작정 따지고 싶어졌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지. 아직 별점 테러도 못했는데.

 

 

  쾅, 쾅.

 

 

  쾅.

 

 

  쾅.

 

 

  그리고 무언가가 문을 거세게 두드리기 시작했다.

 

 

  무의식적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들켜선 안 된다는, 숨 소리도 내어선 안 된다는 절박한 공포가 내 몸을 휘감아 놓아주지 않았다. 실제로 그물에 꽁꽁 묶인 듯한 기분이었고 몸을 잘 움직일 수 없었다. 숨 한 점이라도 문 밖 무언가에게 들키게 되면 곧장 목을 물릴 것만 같은 불길함이 나를 습격했다. 벌에 쏘인 것 같았다. 어지러웠고, 얼굴이 홧홧했다.

 

 

 

 

  "여기로 들어간 거 다 알아, 내가 다 봤어!! 문 열어!!!"

 

 

 

 

  맥박이 빨라졌다. 나를 알고 있는 사람이다. 누구지? 누구야? 대체 누구냐고. 여자 목소리다. 정찬우는 아니다. 빠르게 머리를 굴렸다. 마치 쏘아붙이는 것처럼 격정적인 말투가, 그렇게 낯설지 않았다.

 

 

 

 

  "제발!! 나 무서워!! 죽겠어!!!!"

 

 

 

 

  설마, 라고 생각했다. 꿀꺽 침을 삼켰다. 덜덜 떨리는 손으로 핸드폰을 꽉 잡았고 변기 위에 가만 앉아있던 몸을 일으켰다. 곧 밖으로 빠져 나갈 듯 쿵쾅거리고 있는 심장 소리에 정신을 맡기면서 느리게, 아주 느리게 문을 열었다. 사용 중에서 비었음으로 바뀔 잠금장치를, 무언가는 바라보고 있을 것이다. 끼이익, 하는 낡은 소리와 함께 박동이 더욱 증가했다.

 

 

 

 

  "빨리, 빨리! 이제 다시 문 닫아!"

 

 

 

 

  무언가가 문이 열린 틈을 이용해 재빠르게 안으로 들어왔다. 정신 없는 표정으로 숨을 고르고 있는 무언가는 아까 그 재수 없던 여고생이었다. 어안이 벙벙해졌다. 문 닫으라니까! 죽고 싶어? 채근하는 목소리에 나도 모르게 손을 움직여 다시 문을 잠갔다. 이씨, 뛰느라 화장 또 지워졌네. 어처구니 없는 말을 중얼거리던 그녀가 주머니에서 손 거울을 꺼내 얼굴을 확인했다. 그녀의 말대로 아이라인이 반 쯤 지워져 있었다.

 

 

 

 

  "…뭐에요?"

  "너야말로 뭐야?"

  "네?"

  "빨리 준회한테 연락 좀 해! 좀 삐친 척했더니, 전화도 안 받고 진짜……. 네가 하면 받을 거 아냐."

  "준회요?"

  "네 사촌 오빠."

  "……아아…."

  "기분 꿀꿀해서 쇼핑 좀 하고 있던 건데, 이게 뭐야…. 화장 다 지워지구."

 

 

 

 

  여고생은 정말로 재수 없는 말만 골라 내뱉었다. 아직도 그를 내 사촌으로 착각하고 있는 듯했다.

 

 

 

 

  "그 사람 제 사촌 아니에요. 아까 처음 봤어요. 제가 착각해서, 아는 사람인 줄 알고 말 걸었던 건데…. 그 쪽이 먼저 오해하신 거에요."

  "뻥 치지 마! 어디 너 같은 애가 한 둘인 줄 알아?"

  "…네? 진짜에요."

  "여태까지 구준회가 나 몰래 만나고 있던 애들, 나한테 걸리면 하나 같이 다 너랑 똑같은 말로 변명질했었어. 이젠 안 속아."

  "아니, 진짜라니까요."

  "어디까지 간 거야."

  "……."

  "잤어?"

 

 

 

 

  아니, 이 화떡이 진짜! 순간 열이 확 올랐다.

 

 

 

 

  "자기는 뭘 자요! 내가 그 쪽처럼 쉬워 보여요?"

  "…진짜 아니야?"

  "몇 번을 말해요."

  "하긴, 준회가 너 같은 앨 만날 리가 없지……."

 

 

 

 

  더 이상은 못 참는다. 씨발.

 

 

 

 

  "야. 너 언제 봤다고 반말이야. 언제 봤다고 얼굴 지적이야!"

  "아, 귀 따가워. 알았으니까 조용히 해."

  "사과해."

  "뭐?"

  "사과하라고! 반말한 거랑, 아까 나 키 작은 취급한 거랑, 방금 얼굴 지적한 거!"

  "그래, 미안."

  "…와, 이 씨발……."

  "됐지?"

  "…정찬우한테 다 이를 거야."

  "사과했으니까 좀 닥쳐, 머리 아파."

 

 

 

 

  누구 약 올리는 것도 아니고, 어깰 한 번 으쓱인 여고생이 다시 한 번 거울로 얼굴을 확인했다. 저렇게 하면 호박에 줄 생겨서 수박이라도 되는 줄 아는 것 같다. 하도 어이가 없어서 지금 괴물이 밖에서 난리를 치고 있다는 것도 잊어버렸다.

 

 

 

 

  "이제 나가."

  "왜? 싫어."

  "그 새끼랑 나랑 관련 하나도 없는 거 이제 알았잖아. 나가라고! 나 너랑 같은 공간에서 숨 쉬고 있기 싫거든? 좁아 죽겠다고."

  "그 새끼이? 너 지금 준회한테 그 새끼라고 했어?"

  "아, 움직이지 마! 변기 무너져."

  "난 가벼워서 안 무너져. 너나 조심해."

  "나가라고 했다."

  "화장 좀 마저 고치고."

  "……."

  "넌 그 얼굴에 화장도 안 하고, 보는 사람 기분은 생각 안 해?"

 

 

 

 

  여고생이 쏘아붙였다. 화는 나지 않았다. 죽이고 싶을 뿐이다. 문 열어달라고 애원할 땐 언제고. 여고생은 어느 틈엔가 마스카라를 꺼내서 단장 중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저러고 싶을까.

 

 

 

 

  "여긴 안전한 거야?"

  "…몰라."

  "아, 뭐야! 근데 넌 여기 왜 있어!"

 

 

 

 

  친구 기다리는 중이야. 왜인지 그 말이 쉽게 나오지 않았다. 잊고 있던 정찬우가 떠올랐다.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정찬우는 지금 어디 있을까. 나를 두고 여길 나갔을까. 집에 갔을가. 다치진 않았을까. 나를 찾고 있진 않을까. 다치지는, 않았을까…….

 

 

  급하게 도리질을 했다. 아무래도 미친 모양이었다. 내가 왜 정찬우 걱정을 하고 있지, 나 혼자 챙기기도 급급한데.

 

 

  부정해봤자 머릿속은 자꾸만 정찬우를 떠올려냈다. 솔직히 말해서 보고 싶었다. 떨어진 지 한 시간이 지난 것도 아닌데 보고 싶었다.연애 감정으로 보고 싶다는 게 아니라, 그냥 그 괜찮은 얼굴을 확인하고 안심하고 싶었다. 왜인지 그 멍청한 얼굴에 피 같은 게 있기라도 한다면 보자마자 눈물이 왁 나올 것만 같았다.

 

 

 

 

  "내 말 씹냐?"

  "……."

  "야! 어쭈, 천하의 하수연을 네가 지금 무시해?"

 

 

 

 

  들리는 게 없었다. 뭐에 홀리기라도 한 것처럼 핸드폰을 꺼냈다. 그리고 단축번호를 눌렀다. 단조로운 신호음이 흐르고, 그 목소리는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몇 번 더 번호를 눌렀다. 결과는 같았다. 좀 받아라. 제발. 손톱을 물어뜯으며 애원해도 마찬가지였다. 허탈했다. 받지 않는 건지, 받지 못하는 건지는 알 수 없었다. 차라리 일부러 내 전화를 피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살아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수연은 몇 번 더 나한테 말을 걸다가 이내 포기하고 다시 마스카라에 모든 신경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가만히 그걸 보고 있자니까 괜히 서글퍼졌다. 예쁘다. 쌍꺼풀 있는 눈도 예쁘고, 갸름한 얼굴형도 예쁘고…. 인정하기 싫었는데 예쁘다. 그래서 싸가지가 없는 건가. 정찬우도 나 같은 애 말고, 나중엔 예쁜 여자 골라서 사귀고 연애하고, 결혼하겠지…….

 

 

  괴물을 만난 게 크게 충격이었던 모양이다. 이렇게 자꾸 미친 생각을 하는 걸 보면. 왜 자꾸 모든 걸 정찬우에 연관을 짓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 정신 차려! 콩콩 머리를 쥐어박았다.

 

 

  대한민국 경찰청에서 주민 여러분들께 알려 드립니다. 현재 알 수 없는 피해가 속출되고 있어 서울 전지역에 대피령이 선포되었다는 것을 알려 드립니다. 주민 여러분들께선 각 지역에 출동한 경찰대 안내에 따라 가까운 대피소로 가주시기 바랍니다. 다시 한 번 알립니다. 대한민국 경찰청에서…….

 

 

  벌떡 몸을 일으킨 건 그 때였다. 엄마한테 괜찮냐고 문자를 보내던 손을 멈췄다. 경찰이 왔다. 밖에서 크게 들려오고 있는 확성기 소리는 웅장했고 믿음직스러웠다. 몇 번의 총 소리가 울렸다. 총성과 뒤섞이는 괴성에 가슴이 두근거렸지만 느끼는 희망감이 더 컸다. 그래, 그 소란에 누군가는 경찰에게 이 사태를 신고했을 터였다. 이제 다 살 수 있다. 괴물을 피해 달아나기만 하면, 그렇게 하기만 하면 모두가 살 수 있다. 경찰들이 동네를 돌았을 테니 엄마도 지금 쯤이면 대피소에 있을지도 몰랐다. 어쩌면 정찬우도.

 

 

  기쁜 마음에 문을 돌리는 걸 하수연이 막았다. 물음표 담긴 눈으로 쳐다보니, 그녀가 짐짓 진지한 얼굴로 고갤 저었다. 나프탈렌에 탈취제가 섞여 괴상한 냄새가 흐르고 있었다.

 

 

 

 

  "왜 그래? 이거 놔. 나가야지. 경찰이 왔어."

  "야. 넌 순진한 거야, 아님 멍청한 거야. 아니면 생각이 없는 거야? 너, 대한민국 경찰을 믿어?"

  "…무슨 소리야, 경찰이 왔다니까."

  "너 감기도 안 봤어? 지금 이거 그거랑 똑같아. 감기 걸리는 것처럼 목 물리면 괴물로 변해서 다 난장판이라고! 병처럼 전염된단 말이야, 이 멍청아!"

  "그건 영화잖아! 이상한 소리하지 말고 이거 놔."

  "지금 총 소리 들리지?"

  "……."

  "너…. 저게 지금, 경찰들이, 괴물들을 쏘고 있다고 생각해?"

 

 

 

 

  머릿속이 하얗게 변했다. 민중의 지팡이들이 그런 짓을 저지른다니 믿을 수 없었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지금 하수연이 철 없는 소릴 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감기에서 미르가 군인들한테 그러잖아, 우리 엄마 쏘지 말라고. 더군다나 거긴 서울도 아니야. 서울도 아닌데 그렇게 많은 사람들을 죽이고 의심하고, 그랬다고."

  "…군인이잖아, 군인. 경찰들은 안 그래. 경찰들이 그럴 리가 없어……."

  "군인이나 경찰이나, 나랏일 하는 사람들은 다 똑같아."

  "……."

  "피, 조금이라도 묻어 있으면, 우릴 쏠 거야."

 

 

 

  그 말에 지금 들리고 있는 괴성이, 사람의 것일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불쑥 들었다.

 

 

 

 

  "우린 계속 여기 있어야 살 수 있어."

  "…정찬우, 그럼 정찬우는……."

 

 

 

 

  어떻게 된 거야. 눈이 흔들흔들했다. 시선을 둘 곳을 찾지 못했다. 불안함에 금방이라도 울음이 터질 것 같았다. 확성기 소리는 점차 멀어졌다. 그게 꼭, 함께 대피하고 싶다면 숨지 말고 어서 박차고 나오라는 명령처럼 느껴졌다. 마음이 갈팡질팡했다. 이 문을 열고 나가서 경찰들을 만날지, 계속 이렇게 하수연과 함께 의미 없는 시간들을 보내고 있을지. 하수연은 오늘 처음 만났다. 원래 알고 있던 사람도 아니고 성격도 그렇게 예쁜 편이 아니다. 마음을 놓고 신뢰할 필요가 없다. 판단한 순간에 하수연이 속삭였다.

 

 

 

 

  "어쩌면 우리, 이미 감염됐을지도 몰라. 발병하는 게, 괴물로 변하는게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느릴지도 모른다고."

  "…난 물리지 않았어."

  "그건 나도 마찬가지야. 그래도 그건 아무도 몰라. 꼭 목을 물린다고 해서 괴물로 변하는 게 아니야."

  "어떻게 확신해?"

  "그냥 느낌이야. 내 느낌이 그래."

  "……."

  "만약 대피소에서 우리가 괴물로 변한다고 생각해 봐. 꼭 우리가 아니어도 돼, 그냥 다른 누군가가 그렇게 된다고 생각해 봐. 어떻게 될 것 같아?"

  "……."

  "상황은 또 지금처럼 변하겠지. 전염되고, 전염되고, 전염되고, 죽고……. 어차피 죽는 건 마찬가지야. 서울은 이미 끝났어."

 

 

 

 

  서,울,은,이,미,끝,났,어. 열 글자도 안 되는 말에 내 평생을 잃어버린 것처럼 몸에 힘이 빠졌다. 서울, 내 고향이었고 내가 여태까지 자란 곳이었다. 정찬우를 만난 곳이고 여러 추억이 담긴 도시였다. 대한민국 수도였다. 내 나라의, 중심이었고, 번화한 곳이었고, 그리고, 괴물이 나타난 곳이다. 총 소리가 들리는 곳이다. 그 느낌에 참을 수 없이 슬퍼졌다.

 

 

  눈물이 핑 돌았다. 훌쩍이고 싶었다. 정찬우한테, 전화를 걸고 싶었다. 핸드폰의 잠금 화면을 해제하고 단축번호를 눌렀다. 신호는 금방 끊겼다. 액정에 통신 불가능, 이라고 떴다. 서울은 이미 끝났다. 구원될 수 없는 곳이었다.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모를 총 소리가 끈질기게 계속되고 있었다.

 

 

 

 

another B

 

 

 

 

  한 가지 큰 낭패는 적의 근본을 모른다는 것이었다. 왜 생겨났는지, 목적이 뭔지, 취약점이 있는지, 빌어먹게도 윤형은 아무 것도 몰랐다. 그 틈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아무 것도 알지 못했다. 단지 몇 번의 총질로 괴물이 불사의 몸이 아니라는 것만 알아차렸을 뿐이다.

 

 

  겨울 바람은 축축했고 어두웠다. 핸드폰 불빛이 없었더라면 지금 밟고 서 있는 게 과연 계단 모서리가 맞을지 의심이 갈 정도였다. 마치 고산병처럼, 높게 흐르고 있는 공기는 가벼운 두통과 기침을 유발했다. 윤형이 손에서 뿜어져 나오는 작은 불빛으로 시선을 돌렸다. 배터리는 이제 구 퍼센트가 남았다. 흡사 낭떠러지 같은 계단길이 섬뜩했다. 저 광활한 내리막으로부터 전해져 오는 어떤 스멀스멀한 불길함이 윤형을 잠시 숨 못 쉬게 했다. 알 수 없는 불안함은 갑자기 계단이 끊어지거나 하는 불행한 상상으로 이어졌고 호흡을 가쁘게 만들었다. 고소공포였다.

 

 

 

 

  "오 층이에요."

 

 

 

 

  묻지도 않았는데 진환이 먼저 중얼거렸다. 암울함에 확신을 덧댄 듯한 목소리였다. 그 대답을 들은 윤형이 벙쪄 있자 진환이 덧붙였다.

 

 

 

 

  "나 같은 사람은, 항상 주변 지리에 익숙해야만 다치지 않고 살 수 있어요. 층계가 있는지, 있다면 그 수가 몇인지, 기억할 수 있는 건 다 기억하고 있어야 살 수 있어요."
  "……."

  "알잖아요, 나 여기서만 평생을 살았어요. 죽지 않으려고."

  "…그럼, 지금, 내려오면서 줄곧……."

 

 

 

 

  계단 갯수 같은 걸 가늠하고 있었던 거냐고 물으려고 했다. 윤형은 이내 입을 다물었다. 거짓말을 할 사람이 아니라는 것도, 할 상황이 아니라는 것도 잘 알았다. 나 같은 사람은, 이라면서 입을 뗄 때 유난히 떨리던 진환의 눈 밑을 윤형은 기억에 담았다. 맞잡고 있는 손에 자꾸만 찬 바람이 스쳐 온기가 사라졌다.

 

 

  진환은 세상을 볼 수 없는 눈을 가져서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일을 늘 약속처럼 지키며 살고 있었다. 제이의 아들은 가진 소문이 많았다. 그와 피가 섞이지 않았다느니, 가진 돈을 이용해 제 방에 틀어박혀 약에 흠뻑 취해 있다느니, 하는 아주 시시한 것들부터 시작해 소문의 크기와 종류는 한참 다양했다. 물론 윤형은 믿지 않았다. 진환은 약 아닌 그림에 흠뻑 취해 있었고 그래서 방 밖을 잘 나오지 않았던 것뿐이다. 윤형은 그걸 알고 있었다.

 

 

 

 

  "내가, 아버지 자리를……."

 

 

 

 

  그렇지 않아도 미미한 음성은 방아쇠 소리에 깊게 묻히고 말았다. 총격전 시작이었다. 진환이 연달아 터지는 폭발음에서, 지금 계단 밑엔 무언가가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머릿속으로 그려내기 시작했다. 추위에 얼은 두 뺨이 얼얼했다. 본 적 없지만, 아마도 흉측한 모양일 괴물과 그 머리통을 향해 총구를 겨누고 있을 윤형을, 그 뒤에서 정지한 채 숨 쉬고 있는 자신을 떠올렸다. 밤 공기에 휩싸여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을 모습을 상상했다. 진환이 무의식적으로 입김을 불었다. 잡힌 손으로 긴장감이 느껴졌다, 윤형이 떨고 있었다.

 

 

  동물적인 감각으로 전체적인 배경을 훑었다. 이제 남은 건 아래에 하나, 난간에 하나. 총 들이었다. 딱 떨어지는 숫자에 윤형이 알게 모르게 안도하며 웃었다. 그리고 잠시 고민했다. 피인지, 눈물인지, 땀인지, 침인지 모를 끈적한 것을 얼굴 위로 덮어쓴 채 움직이고 있는 걸 과연 표정이라 부를 수 있을지에 대해. 만일 그럴 수 있는 거라면 윤형은 저 두 개의 표정에 포악이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싶었다. 괴물에게 남은 사람의 형상이라곤 아직까진 생생한 머리칼과 두 눈, 그나마 피에 덮이지 않은 옷가지들이 다였다. 그것들로만 사람이었다는 흔적을 발견해낼 수 있었다. 그들은 포악했다. 누추했고 징그러웠으며 흉측했다. 살아있는 목을 뜯어내고 싶은지 괴물은 자꾸만 입을 달싹거렸다. 윤형이 방아쇠에 힘을 주고 총구를 조준했다. 달려들기 위해 발을 구르고 있던 괴물이 이마 어딘가에 명중한 총알에 끽끽 소리를 내며 쓰러졌다. 나머지도 같은 방식으로 처리했다.

 

 

  총성은 가지고 있던 여섯 발을 모두 소진한 뒤 멈췄다. 가진 총탄이 거덜난 상황에서 느끼는 절망이란 건 그냥 아무 것도 아니었다. 윤형이 잠시만, 하고 손을 풀었다. 몇 번의 구두 소리와 무언가가 잘그럭거리고 흔들리는 게 느껴졌다. 진환이 체험한 소리를 이용해 머릿속으로 장면을 유추하기 시작했다. 이대로 자신을 버리고 홀로 계단 밑을 내려가는 윤형, 아니면 필요 없는 골칫거리를 향해, 어떤 생각으로 텅 빈 총구를 빙글거리고 있을 윤형……. 둘 다 현실감 없는 상황이었지만 떠오르는 건 그게 전부였다.

 

 

 

 

  "빌려왔어요."

  "……."

  "총알."

 

 

 

 

  손을 풀고 몇 초도 지나지 않아서 윤형은 돌아왔다. 예민한 감각으로 진환은 그 말뜻을 걸러냈다. 좀 전의 괴물들이, 그와 같은, 킬러였던 모양이다. 킬러들은 항상 몸에 여분의 총알을 소지하고 다녔다. 응급한 상황이 벌어지지 않는 한 그 여분들은 쓸 일이 얼마 없었다. 괴물로 변한 동료 혹은 부하들의 죽은 몸에서 그 총탄을 찾아내, 빌렸다는 표현을 쓰고 있는 윤형으로부터 진환은 문득 궁금한 게 생겼다. 윤형은 눈 앞의 괴물들을, 그리운 아군이라고 생각했을지, 아니면 단순한 탄환 대여자들로 보았을지.

 

 

 

 

  "쏠 때, 기분이 어때요?"

  "죽고 싶죠."

  "…죄책감이에요?"

  "아마도요."

  "……부하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죽이네요."

  "걔들도 나처럼 했을 거에요. 아무렇지 않게."

 

 

 

 

  가벼운 말이었다. 총알이 장전되는 소리가 퍼졌다. 사 층으로 내려가는 계단 사이에서 그 둘은 다시 걸음을 떼기 시작했다.

 

 

  배터리가 얼마 남지 않았다. 항상 준비성이 철저한 윤형이지만 핸드폰 배터리 같은 건 품 속에 숨기고 다니지 않았다. 면도칼이라면 모를까. 윤형이 뒤에서 얌전히 따라오고 있는 진환을 잠시 쳐다봤다. 만일 그가 정상적인 시력을 갖추고 있었더라면, 책장 넘기는 일이 아닌, 책 읽는 일을 좋아했으리라고 윤형은 단언했다. 독서를 흉내내는 일 말고, 머리를 써서 글자를 이해할 줄 아는 사람이 될 것이었다고, 그렇게 생각했다. 진환은 언제나 단정한 문학 소년 느낌이었다. 왜인지 가을을 좋아할 것 같았고 살면서 만난 좋아하는 시 몇 편을 늘 외우고 있을 것 같기도 했다. 그냥 진환은 그런 느낌이었다. 윤형은 문득 제이와 진환과의 사이에서 존재하는 교집합을 찾으려고 애썼다. 그리고 떠오르는 건 얼마 없었다.

 

 

  단조로운 알람이 울렸다. 핸드폰 전원이 꺼지기 직전이라는, 일종의 경고음이었다. 윤형이 입술을 깨물었다. 괴물의 동태도 잘 보이지 않았고 이제 조금만, 아주 조금만 더 내려가면 지상에 닿을 수 있었다. 삼 층이에요. 진환이 기계처럼 속삭였고 윤형은 애써서 안심했다. 조금만 가면 된다, 조금만……. 윤형이 진환을 잡지 않은 손으로 주머니를 뒤적했다. 작은 라디오가 잡혔다. 꽉 비틀어 쥐었다. 차라리 손전등을 가지고 왔어야 했다고, 후회했다. 침침한 시야에 자꾸만 집중이 흐트러졌다. 아슬아슬한 계단을 내려감과 동시에 사방으로 시선을 던지며 괴물을 감지해내야만 하는 그가 잠시 무거운 호흡을 반복했다.

 

 

  죽은 몸을 뒤져 총알을 빌려올 필요는 없었다. 의외로 안전하게, 그리고 빠르게 그 둘은 마침내 모든 계단을 내려왔다. 저택 뒤쪽이었다. 숲이 있었고 이보다 더 이상 검을 수는 없을 정도로 어두웠다. 차는 통상적으로 입구에 모아놓았다. 그 곳으로 가기 위해 윤형이 손으로 신호를 보냈다. 배터리는 사 퍼센트였다. 차에 타기 전까지만 빛을 낼 수 있으면 좋을 듯했다.

 

 

  불행은 아무 날 아무 때 아무나를 붙들고 찾아온다고, 서양의 한 물리학자는 말했다. 그가 폭발 사고로 죽기 꼭 며칠 전의 말이었으므로 유언이었다. 그는 물려받은 재산이 많았고 사회적으로도 인정 받는 인재였기에 윤형은 그 몇 글자를 완전한 허구로 믿었다. 그런 일은 일어날 수 없었다. 차라리 바다 안에 사는 새의 존재성을 믿는 게 더 현명했다. 윤형은 단지, 불행이란 건 사람이 자발적으로 선택해 찾아오는 미신 쯤으로 여겼다. 불행은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게 아니었고 사람 자신이 어떤 운명적인 틀 안에서 조금씩 조금씩 만들어가는 것이었다. 윤형은 줄곧 그렇게 생각했었다.

 

 

  그리고 윤형은 뉘우쳤다. 물리학자는 숨이 끊기기 전 세상에게 진리를 알려주고 싶었을 것이다. 그의 말이 맞았다. 불행은 사람을 선택한다. 사람들 틈에서 대상을 골라, 어떤 절망을 보여줄지 그 미신은 고민하는 것이다. 하늘에서 갑자기 어떤 덩어리가 떨어진 건 순식간이었다. 꽤 무게가 나가는 그것은 바닥으로 추락하면서 둔탁한 소리를 냈다. 어느 기억 하나가 손을 흔들며 지나갔다. 페인트질로 덕지덕지 점철된 판자였다. 그건 지난 봄 저택을 보수할 때 남은 것들 중 한 종류였다. 윤형은 그걸 옥상의 창고 옆에 나란히 세워져 있는 걸 본 적 있었다. 그 잉여들은 아무 날 아무 때 기회를 노리고 불행을 가지고 왔다. 진환이 갑작스런 큰 소리에 목을 깊게 빼들었다. 무슨 일이냐고 묻기도 전에 다리가 움직였다.

 

 

  윤형이 매듭진 손을 거칠게 끌어 달리고 있었다. 영문도 모른 채 뛰어 그 뒤를 따라가는 진환의 몸집이 벅차 보였다.

 

 

  둘은 미신으로부터 선택 당했다.

 

 

  판자가 떨어지면서, 정확히는 판자가 큰 마찰력에 못 이겨 조각나면서 밤 공기엔 빨간 점들이 생겨났다. 괴물의 눈이라고 윤형은 직감했고, 소리에 예민한 반응을 보인다는 걸 깨달았다. 그 생각이 떠오르고 윤형은 일말의 공포를 느낄 겨를도 없이 손에 힘을 주고 달렸다. 어둠 속에 갇혀 있던 그것들이 한순간 소릴 질러댔다. 방심했다는 사실에 머릿속이 뒤죽박죽이 됐고 초점이 흔들렸다. 뒷주머니에 꽂아둔 총을 더듬대느라 작게 욕설이 나왔다. 씨발, 하는 소리에 진환이 달리는 도중 무의식적으로 어깰 접었다.

 

 

  무작위로 방아쇠를 돌렸다. 하나 둘 괴물의 머리가 꺾어지고 그 둘을 쫓아가는 수도 그만큼 줄었다. 그러나 정작 심각한 건 속력이었다. 진환은 태어나서 이렇게 빨리, 숨이 차도록 달려본 적이 없었다. 뛴다는 건 곧 당당함을 의미했다. 주변의 장애물이 없는 것을 직접 눈으로 확인했고, 설령 그것들이 있더라도 참고 앞을 질주할 준비가 끝났다는 뜻이었다. 진환에겐 그게 없었다. 시간이 없는 공간에 억지로 까만 모래시계를 만들어 허겁지겁 숨을 몰아쉬는 느낌이 났다. 원체 허약한 몸은 갑작스런 달리기를 받아낼 만큼 강인하지 않았다.

 

 

  손을 놓치진 않았지만 곧 놓칠 것 같았다. 윤형이 앞으로는 주차된 차체들을 빠르게 훑었고 뒤로 눈을 돌릴 땐 정신 없이 방아쇠를 당겼다. 손가락이 삐끗, 부러진 느낌이었다. 손목으로 이어진 근육이 시큰했다. 윤형은 충분히 겁에 질려 있었지만 소리를 지르진 않았다. 지를 시간에 한 번이라도 더 방아쇠를 당기는 게 낫겠다고 판단했다. 이윽고 익숙한 모양의 차체 앞이었고, 방아쇠가 빙글거리지 않았고, 남은 괴물은 수십이나 됐다. 총성을 듣고 따라붙은 수가 점차 불어나고 있었다. 윤형이 텅 빈 총대를 바지 뒷주머니에 대충 꽂았다. 옆에서 질식한 사람처럼 숨을 몰아쉬는 진환이 느껴졌다. 빠르게 자켓 주머니를 뒤적거렸다. 그러나 차 키는 나오지 않았다.

 

 

  간격은 점점 좁혀지고 있었다. 괴물들은 살아 생생한 목을 물어뜯고, 그 속에서 혈관을 끊어내 동족을 만들고 싶은 욕구를 가지고 있었다. 저 멀리 번뜩이는 눈이 점점 다가오고 있는 게 보였다. 진환은 흰 눈을 가져야 했다. 붉게 번져 흐리멍텅한 색깔이 아닌, 하얗고 하얀 시선을 가져야만 했다. 윤형이 라디오 안테나에 걸려 좀처럼 빠지지 않는 차 키를 가까스로 꺼내어 돌렸다. 문이 열렸고 그 안으로 진환을 억지로 밀어 넣었다. 단 몇 초 안에 일어난 일이었다. 문을 닫고 잠그는 순간 차 유리 밖으로 괴물들이 달라붙었다.

 

 

  윤형이 아랑곳하지 않고 시동을 걸었다. 엔진이 발화되는 소리에 괴물들이 더욱 흥분해서 서로에게 괴성을 질렀다. 브레이크를 밟았고 무식하게 핸들을 꺾었다. 그 탄성 탓에 괴물들 절반이 차에서 떨어져 나갔다. 윤형이 몇 번 더 그 짓을 반복했다. 조수석에서 차분히 숨을 고르고 있던 진환이 급하게 쏠리는 몸에 잠깐 헛구역질을 했다. 윤형이 아무도 모르게 총알을 장전했다. 방아쇠가 기분 좋게 돌아갔다. 빌렸던 총알을 모두 넣었다. 신중해야만 했다.

 

 

  바로 옆에서 징그러운 송곳니들이 보였다. 윤형이 목덜미에서 쭈뼛 소름을 느꼈다. 금방 목을 뜯긴 기분이었다. 거침 없이 숲 길을 질주하는 자동차에서 밝은 전조등이 발산되었다. 윤형이 도로와 저택을 잇는 길목에 돌아서기까지, 그 빛을 향해 엑셀을 밟으면서 생각했다. 산 사람이, 없구나. 한창 복잡해야 할 도로는 한적했고 주위의 모든 조명들이 깨지거나 박살나 있었다. 빛이 없는 세상이었다. 윤형은 저택에서 발생한 괴물들이 방금 지나온 숲 길을 따라 마을로, 마을로, 혹은 서울의 중심으로 퍼져 나갔을 것이리라고 예감했다. 그것들은 달리기가 빨랐고, 걸어서 삼십 분 거리부터는 번화가가 시작됐다. 괴물들이라면 금방 도착해 평화를 파탄낼 수 있을 듯했다. 생각 없이 거리를 걷고 있던 사람들은 괴물로 변한 부하들로부터 목을 물렸을 거고, 또 서로가 서로를 깨물어 피를 맛보는 그런 일이 벌어졌을 테다.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났다. 이게 과연 존재할 수 있는 일이란 말인가.

 

 

  최대 속력으로 엑셀을 밟았다. 무섭게 달리는 차체의 속도에 괴물들이 하나 둘 떨어졌다. 윤형이 비로소 숨다운 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저도 모르게 손으로 목덜미 어딘가를 쓰다듬었다. 피에 푹 젖어 있을 것 같았지만 실제로는 긴장에서 나온 땀이 가득 흐르고 있을 뿐이었다. 윤형이 서서히 자동차의 속력을 줄였다. 지구 종말이 온 것처럼 주변이 깜깜했고 고요했다. 진환을 살피기 위해 고개를 꺾던 순간에 핸드폰이 진동했다. 번호 조합이 괴상했다. 공중전화일지도, 혹시 아는 사람일지도 모르겠단 생각에 윤형이 잠시 브레이크로 자동차를 세웠다. 그렇게 전화를 받으려는 순간 핸드폰 배터리가 방전됐다. 알 수 없는 타이밍이었다.

 

 

  방전된 게 아니다. 그런 게 아니었다. 배터리는 간신히 삼 퍼센트를 유지하고 있었다. 통신 불가능, 이라고 액정에 글자가 두둥실 떠올랐다. 윤형은 다시 씨발, 했다. 도로에 가로등이 차례 차례 꺼졌다. 정말로 암흑이었다. 진환은 대꾸하지 않았다. 자기 때문이란 걸 알았다. 늘 잔잔한 그가 내뱉는 욕설이란 건 상당한 모순이었다.

 

 

 

 

  "미안해요."

  "……."

  "지금이라도 나를 버려요."

 

 

 

 

  진환이 포기 선언을 했다. 제 목숨에 대한 포기였다. 그가 시를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가라앉은 목소리가, 어느 이름 모를 시인이 남긴 유작의 한 구절을 대신 낭독하는 듯했다. 윤형이 핸들을 쥔 손에 힘을 실었다.

 

 

  미신에게 빌고 싶어졌다.

 

 

 

 

another C

 

 

 

 

  "야, 너."

  "고유치, 고유벡터, 고유치, 고유벡터…."

  "거기 왜 그래. 뭐야."

  "대각화, 대각화…."

 

 

 

 

  단 한 번도 눈을 정면으로 마주한 일이 없었다. 동혁은 제 눈동자가 다른 사람 시선에 맞물려지는 걸 용납하지 못했다. 자폐를 앓고 있는 사람들 모두가 그러했지만 특히나 동혁은, 그 일을 어려워했다. 그다지 예쁘지도 않은 눈이라서, 평생 보지 못한다고 해도 딱히 아쉽지는 않았다. 그래도 왜인지 무시 받는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어서 준회는 자주 그의 눈에서 모멸감을 받아내곤 했다. 낚싯바늘을 피하기 위해 요리조리 달아나는 피라미처럼 동혁의 눈동자가 질긴 시선에서 도망쳤다.

 

 

  준회가 교복 바짓단을 가리키며 아연한 표정을 지었다. 헐렁한 교복 바지 밑 동그란 핏자국을 따라 말라서 도드라져 있는 복숭아뼈에 피가 흥건했다. 아직 굳지 않은 걸로 봐선 그리 오래되지 않은 듯했다.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는 동혁이 자꾸만 입으로 행렬 공식들을 중얼거렸다. 답답함에 돌아버릴 것만 같은 감정을 애써 억누르고 준회가 다시 물었다.

 

 

 

 

  "맞기 싫으면 똑바로 말해. 너 어디서 뭐 했어. 피 뭐야, 뭐냐고! 씨발, 너 괴물이야, 뭐야!"

  "수평 반사, 수평 반사, 압착 변환……. 이제는 압착 변환…."

 

 

 

 

  이어지는 동문서답에 나오는 건 욕과 허탈한 웃음뿐이었다. 또 시작이야, 씨발. 준회가 잔뜩 얼굴을 찌푸리며 머리칼을 쓸었다. 동혁은 완벽하게 문제 하나를 풀 때까진 어떤 말에도 반응하지 않았고 고개를 들지 않았고, 손에서 연필을 놓지 않았다. 그건 마치 병적인 증세로 보였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 집착을 천재성으로 순화시켜 칭송했다. 준회는 그가 수학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걸 이해할 수 없었고 마음 같아서는 집 안에 있는 모든 숫자들을 찢어발기고 싶었다.

 

 

  준회가 문득 물끄러미 그 손마디를 응시했다. 나이는 한 살 더 많았지만 그는 준회와 같은 색깔의 명찰을 달고 다녔다. 키도 준회보다 훨씬 작았다. 얼굴은 엄마의 것을, 신체는 제 아빠의 토대를 물려받은 듯했다. 야. 준회가 다시 한 번 그를 불렀지만 동혁은 문제에 집중하느라 이젠 공식을 중얼거리는 것조차 하지 않고 있었다. 이내 준회는 그를 부르는 걸 포기하고 가만 턱을 괴었다. 귀 안에서 삑 소리가 나는 것처럼 집 안은 금방 조용해졌다.

 

 

  식탁 위에서 이렇게, 마주앉은 적이 있었던가. 하고 준회는 자신에게 질문했다. 아마도 없었다. 그렇게 만난 이후, 가족이 되어버린 후로 같이 잠을 잔 적도 오 분 이상 길게 대화를 나눈 적도 밥을 먹은 적도 없었다. 함께 중학교를 입학하고 졸업하고, 다시 고등학교를 다녔지만 그 성장 과정을 유심하게 지켜본 일은 한 번도 없었던 것이다. 갑자기 바뀐 환경에 간혹 몸을 떨며 급하게 약을 찾고는 하던 그 소년이 단 며칠 만에 고교생으로 자라 나타난 듯한 아주 이질적인 느김이 들었다. 준회에겐 그간 동혁에 대한 기억들이 모두 사라지고 없었다. 마치 초면인 것처럼만, 너무나도 낯설게, 또 낯설게 느껴졌다.

 

 

  아빠한테 전화를 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그럼에도 준회는 자꾸만 코트 주머니 사이로 핸드폰을 만지작거렸다.

 

 

  마침내 문제에서 정답을 찾아낸 모양이었다. 한층 홀가분한 얼굴로, 그래봤자 입술 끝을 살짝 달싹인 게 전부였지만, 동혁이 가벼운 숨을 토해냈다. 이 틈을 타 준회는 다시 한 번 동혁에게 물었다. 대답을 해줄 것 같진 않았지만 그래도, 왠지 그렇게 해야만 할 것 같은 어떤 맹목적인 예언이 준회를 덮쳤다.

 

 

 

 

  "물린 거야?"

  "……."

  "…괴물을, 그걸 봤냐고 묻고 있는 거야. 지금 내 말 들려?"

  "……."

  "제발 내 눈 좀 봐. 내 눈 보고 얘기해."

 

 

 

 

  이유는 모르겠다. 몰랐다. 준회가 부탁하고 있었다. 동혁은 입에 자물쇠라도 걸려 있는 건지 통 말을 하지 않았다. 부산스럽게 손가락을 움직이며 연필을 도르륵 굴리고 있을 뿐이었다. 준회가 돌연 동혁의 뺨을 억지로 돌려서 눈을 맞췄다. 일 초를 몇 등분 나눈 것처럼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 순식간에서 동혁이 살짝 눈썹을 찡그렸다. 아는 건 숫자밖에 없을 것 같던 그가 그런 식으로 반응하자 준회는 잠시 할 말을 잃었다. 자물쇠를 풀어낼 수 있는 열쇠를 가지고 있는 건 어쩌면, 어쩌면……. 준회는 뒷말을 덮었다.

 

 

 

 

  "고양이."

  "……."

  "고양이, 고양이."

  "…고양이?"

  "응, 준회야. 고양이."

 

 

 

 

  준회는 이제 정말로 말문이 막혀서 혓바닥을 잘근 씹었다. 서로 이름 같은 건 부를 일이 없을 것 같았다. 갑작스런 호명에 어딘가가 쉽게 뻐근했다. 허공을 향한 시선으로 동혁이 마저 말을 이었다.

 

 

 

 

  "고양이, 피, 고양이, 피났어. 아팠어……."

  "…무슨 소리야."

  "데리러 가야 돼."

  "……."

  "피나서 안아줬는데, 아팠어. 데리러 가야 돼."

 

 

 

 

  굉장한 확신에 차 있는 말투였다. 동혁이 식탁에서 벌떡 몸을 일으켰다. 자기 것도 아닌 가방을 챙기는 꼴을 준회가 질색하면서 말렸다. 어딜 가! 가면 죽어! 엄한 호통에 동혁의 어깨가 움찔 떨렸지만 그래도 물러서진 않을 모양이었다. 가방을 생일 선물로 뺏겨서 분한 게 아니라 지금 준회는 자기 말을 잘 듣지 않는 동혁이 분했다. 그가 기어코 현관 앞에서 운동화 끈을 묶고 있었다. 잡지 않으면 동혁은 이대로 집을 나갈 것이었고, 괴물을 만날 것이었고 또 괴물로 변할 것이었다. 준회가 머리 아픈 상황 속에서 천천히 몸을 움직였다.

 

 

  운동화 끈이 제법 단정하게 묶여 있었다. 동혁은 자신의 앞을 막고 비켜주지 않는 준회를 멀뚱 쳐다봤다.

 

 

 

 

  "가지 마."

  "왜?"

 

 

 

 

  바보처럼 그 말에는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왜인지는, 왜 가지 말라는 건지는 준회 역시 정확하게 알 수 없었다. 단순히 형제니까, 그런 가벼운 문젯거리가 아니었다. 준회가 아까처럼 입술을 씹어댔다. 동혁의 왜, 하고 퍼지는 그 목소리가 날카로웠고 전과는 다르게 섬찟했다. 그 질문 끝에는 아주 간신히 물음표가 달려 있었다. 동혁은 이번엔 거실 어딘가로 시선을 보내고 있었다. 결코 어떤 눈과도 만날 수 없겠다는 의지가 그 사이에서 보였다.

 

 

 

 

  "고양이. 피. 아팠어. 약속했어. 다시 오겠다고. 약속했어. 피났어. 가야 돼."

  "……내가 갔다 올게."

  "왜?"

 

 

 

 

  이 물음에도 정확한 대답을 내놓을 수가 없었다. 준회는 문득 서글펐다. 죽을지도 모른다는 극심한 공포가 아직 가시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준회는 동혁에게 같은 공포를 전달하고 싶지 않았다. 단지 그뿐이었다. 준회가 먼저 새끼 손가락을 내밀었다. 전혀 움직일 것 같지 않던, 어쩌면 평생 다른 곳에만 고정되어 있을 것만 같던 동혁의 검은 눈빛이 그 긴 손가락에 닿았다. 동혁은 왜, 대신에 느릿느릿 손을 들었다.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잔인할지도 모르는 그 외자가, 더 이상 나오지 않았음에 준회는 알게 모르게 안심했다.

 

 

 

 

  "약속하는 거야."

  "약속, 약속…."

  "…나 말고 절대, 내 목소리 말고는 절대 문 열어주면 안 돼."

  "준회, 말고, 절대……."

  "그래, 준회 말고 절대. 알았지? 응?"

 

 

 

 

  동혁의 손가락이 자꾸 멈칫대다가 이내 완전한 호선을 그렸다. 이내 준회가 새끼 손가락을 풀었다. 동혁의 발에서 운동화를 벗겨냈다. 동혁은 가만히 있었다. 아주 가만히, 기꺼이 그렇게 하겠다는 긍정의 표시로.

 

 

  목도리를 풀어야 할까. 잠시 고민하던 준회는 그냥 그렇게 하지 않았다.

 

 

 

 

  "금방 올 거야. 고양이한테, 네가 걱정하고 있다고 전해줄게. 전해주고 올게."

  "…안 믿으면 어떡하지……."

  "믿어줄 거야. 걱정하지 마. 문제 딱, 다섯 개만 풀고 있어."

  "문제, 문제, 문제, 고유치, 고유치, 고유벡터, 고유벡터……."

 

 

 

 

  미동하지 않던 동혁이 금방 문제에 정신이 팔려서 아까처럼 식탁으로 돌아갔다. 시험 중인 수험생처럼 누구보다 얌전하고 단정하게 앉아 연필을 쥐는 모습을 보고 준회는 제 운동화에 대강 발을 구겨 넣었다. 문을 열었다. 찬 기운이 느껴졌다. 소름이 돋아났다. 어디선가 깊은 피 비린내가 나는 것 같았다. 아까 그 피가 터지고 눈이 빨갛게 변하던 광경이 머릿속으로 차근차근 떠올랐다. 준회가 파란 목도리에 얼굴을 파묻으면서 집을 나섰다. 초승보다 얇은 달이 떠 있었다.

 

 

 

 

  "고유벡터, 아홉 시 삼십 분, 아홈 시 삼십 분……. 약속, 약속. 아홉 시 삼십 분. 아홉 시 삼십 분."

 

 

 

 

  우그러진 금박지 같은 달 모양을 쳐다보며 준회는 미처 그걸 듣지 못했다.

 

 

  진짜 고양이를 만날 건 아니었다. 이 사태에서 그런 약하고 가냘픈 짐승이 태평하게 거리를 쏘다닐 것 같지도 않았다. 거리는 여전히 조용했다. 깊은 암흑이었다. 준회는 대충 상황을 살피기 위해 여러 골목을 전전했다. 작은 풀 벌레 소리에도 예민하게 뒤를 돌았다. 혹시, 동혁이 칭한 고양이가 아닐지, 하는 밋밋한 생각 때문이었다.

 

 

  그리고 어디선가 앵앵거리는 싸이렌 소리가 퍼졌다. 준회가 걸음을 멈추고 소리의 근원지를 확인하기 위해 고개를 돌렸다. 어둠은 응시하고 있으면 더욱 깊게 준회를 빨아들일 뿐 아무런 기척이 없었다. 싸이렌은 점점 가까워졌다. 공격적인 소리였다.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안대를 쓴 채 목이 잘려지길 기다리고 있는 사형수의 느낌과도 같은 기분이었다. 준회가 주머니 속에 있는 핸드폰을 꽉 쥐었다. 손이 떨렸다.

 

 

 

 

  "…거기, 주민 분이십니까?"

 

 

 

 

  확성기로 통과되는 묵직한 목소리가 들렸다. 반사적으로 고갤 돌린 준회가 눈 부신 빛에 바싹 이맛살을 찌푸렸다. 싸이렌이 울리고 있었다. 경찰차였다. 어쩌면 저 안에 아는 얼굴이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한 준회가 일단은 머쓱하게 고갤 숙였다. 경찰차가 좀 더 앞으로 다가왔다. 한창 경찰서를 들락하던 시절이 무심코 떠올랐다. 차창이 좀 더 내려가고 얼굴을 내밀고 있는 경찰의 인상이 순박해 보였다. 무장한 채 확성기를 들고 있던 경찰이 목소리를 큼큼댔다.

 

 

 

 

  "학생, 티비 못 봤어요?"

  "…네?"

  "민간인들 다 대피하라고 뉴스 속보 나갔는데."

  "……아…."

  "이제 좀 있음 여기, 전기도 내릴 거에요. 아마."

  "……."

  "타요, 대피소까지 태워줄 테니까. 지금 각 서에서 순찰 중이에요. 학생처럼 방송 못 본 주민들이 있나, 없나. 있으면 안전하게 대피시키는 게 또 우리 의무니까."

  "…아저씨, 제가 형이 있어서요, 형이 지금 집에 있는데……."

 

 

 

 

  목소리는 거기서 끊겼다. 운전대를 잡고 있던 경찰의 눈이 두 배로 확산됐다. 판단력 빠른 팔이 준회를 뒤쪽으로 힘껏 밀쳤다. 어디서 나타났는지 모를 괴물이 징그러운 이빨을 보이며 소릴 질러댔다. 경찰차에 딱 달라붙은 그것이 거칠게 발광하기 시작했다. 몇 번 가본 적 있는 아이스크림 가게의 유니폼이었다. 괴물은 그걸 입은 채 난폭하게 몸부림하고 있었다. 발포해! 지시가 내려지고 안정된 솜씨로 소총을 꺼내든 경찰의 손을 괴물이 아그작 깨물었다. 잘못 발사된 총알이 가로등을 깨부셨고 희미하던 빛이 세상에서 사라졌다. 경찰이 비명을 질렀다. 아아, 준회는 이제 깨달았다.

 

 

  괴물이 아니라 저건, 좀비였다. 사람의 목을 뜯고 가지고 있는 병을 전염시키는 것. 준회가 바로 앞에서 벌어진 끔찍한 상황에 이를 덜덜 떨었다. 도망쳐야 하는데 다리는 움직이지 못했다. 계속되는 싸이렌 소리에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우당탕 구르는 소리들이 들렸다. 일시적으로 모든 사고가 정지했다. 괴물들이, 오고 있다. 총성을 듣고 일제히 고개를 돌리던 모습이 무의식적으로 떠올랐다. 끔찍했던 도서실이, 떠올랐다. 괴물들은 큰 소리를 좋아한다. 준회가 확신했고 거기에서 벗어나는 건 오로지 준회의 몫이었다.

 

 

  괴물이 가진 속력을 이길 수는 없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므로 더욱 빨리, 죽을 듯이, 준회는 다리를 움직였다. 이렇게 달리는 게 과연 가능한지 궁금할 정도로, 달렸다. 달리기는 방향을 모른 채 계속됐고 경찰의 말대로 모두가 이 곳을 떠났는지 거리는 방랑자의 삶처럼 조용했다. 준회가 벅찬 숨을 참지 못하고 헉헉댔다. 땀이 흘렀다. 바람은 찼지만, 춥지 않았고, 무서웠지만, 멈출 수 없었다. 이제 싸이렌은 들리지도 않았다. 끔찍한 구렁텅이에서 손을 내밀어줄 것 같던 싸이렌은 결국 아무 것도 아니었다.

 

 

  왜 이런 고난이 이 곳을 찾아왔는지 알 길이 없었다. 따지고 싶었다. 왜 일상을 앗아가느냐고. 이런 일이 벌어져도 괜찮은 거냐고…. 갑갑한 심정에 눈이 뜨거워졌다. 전화를 하고 싶었다. 통신 불가능, 이 떠 있는 핸드폰 화면에서 준회는 한동안 눈을 떼지 못했다. 준회가 서서히 달리기를 멈췄다. 시내였다. 아까 수연과 함께 거닐었던 곳이었다. 수연은 어딨을까. 잠시 바보 같은 걱정을 했다.

 

 

  꺼림칙한 인기척이 바로 뒤에서 느껴졌다. 몸이 돌처럼 굳었다. 눈 앞에 칼을 들고 설치는 미치광이 연쇄살인범을 만나도 이렇게 몸이 굳지는 않을 것 같았다. 준회는 천천히 고갤 돌렸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어둠 속에서 점점 다가오고 있는 빨간 눈이 보였다. 준회가 망설이지 않고 뛰기 시작했다. 종일을 달린 체력은 닳아 없어질 것 같았지만 그래도 준회는 필사적으로 뛰었다. 뒤에서 들개 울음 비슷한 괴물의 포효가 느껴졌다. 등골이 서늘해졌다. 조금이라도 잡히면 끝이었다. 준회가 파란 목도리 안에서 가파른 숨을 뱉어냈다. 폐 안으로 몰려오는 찬 공기가 꽉 내장을 휘젓고 있었다.

 

 

  그러다가 회전문을 통과했다. 정신 없이 달리다 보니, 어쩌다 보니까 그렇게 됐다. 여기 저기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다. 무언가가 타는 냄새도 함께였다. 불이 난 건지 뭔지는 알 수 없었다. 다만 소음들의 정체가 괴물들이란 걸 알았다. 호랑이 굴에 제 발로 들어갔다는 느낌에서 준회가 짧게 탄식했다. 정말로, 정말로 끝이었다. 그동안의 운이 모조리 소진된 모양이었다. 하필이면 찾아 들어간 곳이 괴물들이 우글거리는 곳이라니. 정말 좆 같다고, 생각했다. 준회의 뒤를 쫓아 마찬가지로 회전문을 통과한 괴물이 어둠 속에서 징그러운 소리를 질러댔다. 그 괴성이 마치 그것들만의 공용어라도 되는 것처럼 괴물들은 더욱 시끄럽게 울었다. 벌벌 진동하는 손으로 귀를 틀어막았다. 나아질 건 없었다.

 

 

  총 소리가 들렸다. 환청이었다. 두 번의 기적은 이뤄질 것 같지 않았다.

 

 

  후레쉬가 보였다. 동그란 모양으로 휘휘 움직이고 있는 그것이 아주 빠르게 주변을 밝히고 있었다. 곧 후레쉬를 쥐고 있는 게 사람의 손이란 걸 깨달았다. 준회가 멍한 눈으로 그걸 쳐다봤다.

 

 

 

 

  "예, 서장님. 여기, 김한빈, 아르젠 복합 상가 안입니다. 민간인 발견했습니다. 좀 늦어질 것 같습니다."

 

 

 

 

  후레쉬에서 환하게 발사되고 있는 빛이 문득 그 얼굴을 비췄다. 무전기에 입을 대고 있는 그에게서 언뜻 독수리 모양이 보였다.

 

 

 

 

  "먼저 가시죠. 곧 가겠습니다. 예, 저 안 죽어요. 걱정도…."

 

 

 

 

  침착하고, 전혀 경직되어 있지 않은 목소리였다. 갑작스런 후레쉬 난사에 괴물들이 저들끼리 줄을 맞춰 끽끽거렸다. 그가 후레쉬 전등을 이용해 사방으로 빛을 뿌렸다. 하나 같이 목에 살갗이 없고 동공이 발갛게 반짝였고 더러는 질척한 침을 질질 흘리고 있었다. 빛의 등장에 당황한 듯 움직이는 괴물들이 준회의 시야를 침범했다. 눈이 마주쳤다. 불길한 공포가 엄습했다.

 

 

  이내 뚝, 하고 무전이 종료되는 소리가 들렸다. 후레쉬에 시력을 잃은 듯 몸이 둔했다. 강한 빛이 준회를 비추고 있었다.

 

 

 

 

  "야, 고딩. 너 거기 서 있으면 죽는다?"

  "……."

  "내 뒤로 와."

 

 

 

 

  한빈이 어딘가로 무전기를 휙 내던졌다.

 

 

  필요 없는 물건이라는 것처럼.

 

 

 


즐거운 토요일 밤이에요

안녕하세요~ 6233입니다.

이제 더위가 조금씩 가시고 있어서 참 다행이에요.

전 추위를 잘 타서 한여름에도 두꺼운 이불을 덮고 자는데, 유독 제 주변 사람들은 열이 많아서 여름을 힘들어 하거든요.

저는 더위를 잘 못 느껴서 아무래도 상관 없지만 제 주변이 더운 걸 잘 못 견뎌서 여름은 항상 힘든 계절이에요.

주변 사람들이 축 쳐져 있으면 덩달아 힘들어지는 것 같아서요.

아까 뉴스에서 코스모스가 보이기 시작한다고 하더라구요.

여름이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어요.

 

 

저는 이번 주에 박범신 작가님이 쓰신 은교라는 책을 읽었어요.

제가 감정이 진짜 죽어 있어서 ㅋㅋㅋㅋㅋㅋㅋㅋ 웬만해선 끄떡도 안 하는데 마지막 장에서 몰스킨~으로 시작하는 문장이 확 슬프더라구요.

독자 님들도 나중에 시간되면 한 번 읽어보세요~ 좋은 책이었어요.

 

 

혹시나 해서 말씀 드리는데 전 대한민국 경찰과 군인 분들을 누구보다 존경하는 사람이랍니다... ㅎ... ㅋㅋㅋ

글 전개를 위해 어쩔 수 없이 표현이 조금 과격해졌네요. 주변에 수연이 같은 애 한 명 있으면 정말 인생이 스펙타클하고 재밌을 듯^^

 

 

아직 글 속 시간이 하루도 지나지 않았다는 게 너무 슬퍼요. ㅋㅋㅋㅋㅋㅋㅋㅋ

대체 언제 만나서 달달해질지.. 핫핫.(경직된 웃음)

 

 

시작 님

자몽키 님

주우네 님

1221 님

범블비 님

준회 님

새벽 님

마그마 님

친주 님

서울 님

다수 님

호랑말코 님

유메 님

바람빈 님

둘리 님

칼슘 님

플로라 님

레드 님

다홍 님

빈뼈묻 님

꾸준해 님

쟉하 님

세자빈 님

피카츄 님

벚꽃 님

바나나킥 님

동동동 님

괴물 님

바비아이 님

돼지야 님

까까 님

초코우유 님

 

 

 

외에 읽어주신 모든 분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몇 번을 사랑한다고 말해야 그 사랑이 다른 사람한테 완벽하게 전해질 수 있는지 궁금해요~

독자 님들한텐 아무리 많이 사랑한다고 말씀드려도 부족한 느낌이에요.

항상 감사하고 사랑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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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친주예요!
8년 전
독자7
엄마야ㅠㅠㅠㅠㅠㅠㅠ 좀비라니ㅜㅜㅜㅜㅠㅠ (쓰러짐) 그런데 저 수연이라는 여자는 정말 재수 없는 것 같아요! 여주는 전데, 저한테 욕을 하다니. 아, 돌맹이 그냥 그 자리 그대로 내려놔주세요.. 잘 못했어요.. 아무튼! 지금 제 맘은 초조합니다. 머릿속에는 '찬우는 어떻게 됐지?'라는 생각 뿐예요ㅠㅠㅠㅠ 설마 죽기라도 하겠습니까..! 심히 걱정이 되네요. 그리고 윤형이랑 진환이! 진짜 그곳의 장면이 눈 앞에서 생생히 펼쳐지는 기분이었어요. 워.. 진짜... 제가 그 상황이었으면 그냥 질질 짰을겁니다.. 뭐... 그렇다구요.... 또 고양이ㅠㅠㅠㅠ 저 고양이 좋아하는데ㅠㅠㅠㅠ 힝 고양이 불쌍해ㅠㅠㅠㅠ 아 그게 아니라 드디어 한빈쨔응의 멋★진 등장인가요! 지금 제 기분은 마치 왕따를 당하는 여주가 갑자기 일진짱에게 고백을 받아서 일진짱의 어느날 갑자기 새끼 손가락이 된 기분? ㅋㅋㅋㅋㅋ 아 제가 무슨 말을 하는지 저도 잘 모르겠네요... 무튼 다음편도 기대할게요!!!! 그럼 다음편을 기대하면서 이만 글 줄이겠습니다! 오늘도 멋진 글 잘 보고갑니다~
8년 전
독자2
어쩜 이렇게 재밌나요ㅠㅠㅠㅠㅠㅠ 대박
8년 전
독자3
마그마
8년 전
독자6
한빈이가 나왔네요! 뭔가 굉장히 중요한역할을 하겠죠 으흐흐 저 기지배 저거 이름이 뭐더라 하여튼 갸는 왜런데유?근데 진짜 소오름 무서워요ㅠㅠㅠ 애들 무사했으며뉴ㅠㅠㅠ
8년 전
독자4
와진차!!!!!
8년 전
독자5
얼마나 기다렸는지아세요!!!
보고싶었다구요!!!!
물론화내는거아니규요!!!사랑한다구요!!
자까님사랑사랑

8년 전
독자8
으앗 오늘도 오셨네요.. 오늘은 첫댓 아니다유ㅠ 재밌게 보고가요 작가님덕분에 정말로 즐거운 토요일 밤이 됐네요
8년 전
독자9
아 기다렸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짐짜 재밌게읽궁가요 ㅠㅠㅠㅠ
8년 전
독자10
바나나킥..와 진짜 몰입력 장난 아니에요...작가님덕분에 금요일의 마침을 뜻깊게 찍은거같아요..완전 재미있어요...진짜 영화보는것처럼 눈앞에 장면들이 하나하나 그려지네요...
8년 전
독자11
와 몰입 진짜..ㄷ.. 작가님 짱이에요 진짜.. 무슨 드라마나 영화를 보는듯한 착각이 드네요 주연은 우리 아이콘이라니 (내심기쁨) 잘보고가요!
8년 전
독자12
한빈짱 너무 멋져ㅠㅠㅠㅠㅠ반했다 진짜ㅠㅠㅠ이렇게 멋질수가ㅠㅠ기다린 보람이 있네요 진짜!지원이도 이제 곧 멋지게 나오겠죠?!원래 무서운걸 안좋아해서 잘 안보는데 이건 꾹 참고 보고있어요!물론 무서워서 심장이 벌렁벌렁...ㅎ암튼 잘 보고있어요!근데 난 왜 이걸 항상 밤에 보는걸까...더 무섭게...ㅎ
8년 전
독자13
1221 선댓
8년 전
독자16
헐ㅠㅠㅠㅠㅠ오늘도 분량 끝내주네요ㅠㅠㅠㅠㅠㅠ오늘 진짜 뭔가 영화같은 장면이었어욬ㅋㅋㅋㅋㅋㅋㅋ역시 작가님 손은 금손ㅠㅠㅠㅠㅠa에서 여주는 찬우랑 헤어지고 잘 이겨낼 수 있을지 말이에요ㅠㅠㅠㅠㅠ찬우는 괜찮겠죠?ㅠㅠㅠㅠ찬우는 똑똑하고 현명하니까 잘 살아있을거라고 믿어요ㅠㅠㅠ그리고 b에서는 윤형이가 진환이를 잘 지켜줘서 다행이에요!근데 진환이ㅠㅠㅠㅠ마지막에 그냥 절 버리고 가라는데 윤형이 진짜 버리고 가진 않겠죠ㅠㅠㅠㅠ윤형이가 있어서 뭔가 b에 있는 두명은 뭔가 죽지않을것같은 그런 믿음이 있네욬ㅋㅋㅋㅋ게다가 세번째ㅠㅠㅠㅠ준회도 멋있고 마지막 한빈이ㅠㅠㅠㅠ후....주네한테 뒤로 오라고 하는데 그 대사가 뭐 이렇게 멋진지...막 한빈이가 무전기 던지는거 상상하면서 봤네요!진짜 너무 재밌어요ㅠㅠㅠ제가 진짜 읽고 싶었던 좀비물이라 그런지 진짜 너무 좋네요ㅠㅠㅠㅠㅠ오늘도 글 너무 잘 봤고 다음편에서 또 만나요!
8년 전
독자14
작가님! 다수 왔습니당!!!
8년 전
독자15
갈수록 너무 흥미진진해져요ㅠㅠㅠ 너무 재밌구여 정말 읽는내내 제가 이책에 주인공인거처럼 집중해서 읽게되는 묘한 매력이있어요 제가 인티를 매일 확인하는 이유가 작가님 기다리기 때문입니다! 드디어 한빈이가 등장한건가요(두근두근) 앞으로도 쭈욱-기대하겠습니다 작가님도 여름 끝자락인데 잘 보내시구 힘내세여!!
8년 전
독자17
피카츄입니다!!!저 수연이라는애 말하는게 맘에 안들지만 여주를 붙잡았으니...그나저나 찬우는ㅠㅠㅠㅠㅠㅠ그리고 한빈이의 등장!!!그나저나 무전기를 버리다닛??뭐죠 궁금하네요
8년 전
독자18
헐 찬우 찬우 찬우 찬우 찬우 안 돼 ㅜㅜ 그나저나 한빈이 경찰이라뇨 아 섹시하다 경찰일 줄은 몰랐네 지원이는 뭐일지 궁금해요 헤헤 준회 츤츤 갑인 것 같아요 동혁이 잘 있어야 할 텐데 ㅜㅜ 아 제발 다들 안 죽었으면 좋겠다 만약 실제로 저 상황이었담 전 이미 예… 살아남은 사람들은 진짜 멘탈 의지 체력 갑인 거죠 전 다 구려서 하아 짜누 넘 걱정된다 ㅠㅜ
8년 전
독자19
아 한빈이도 이제 나욌네요ㅠㅠ근데 찬우 어디있는 걸까요ㅠㅠㅠㅠ
8년 전
독자20
새벽입니다! 여주가 다행히 가만히 있지 않고 도망갔네요ㅠㅠㅠㅠㅠ우리 차누는 무사한 거 맞겠죠ㅠㅠㅠㅠㅠㅠㅠ이번 편에서는 한빈이가 등장했네요ㅠㅠㅠㅠ경찰이라니ㅠㅠㅠㅠ발린다ㅠㅠㅠㅠ진환이가 자신을 버리고 가라는데 윤형이는 데리고 가겠죠?!ㅠㅠㅠㅠㅠㅠ우리 지나니 데려가야해요ㅠㅠㅠㅠ주네는 츤츤대는 게 잘 보였던 것 같아요ㅠㅠㅠㅠㅠ좋다ㅠㅠㅠ잘 읽고 갑니다!
8년 전
독자21
유메에요!!! 오늘도진짜너무긴장감있게잘봤어요ㅠㅠㅠㅠ 보는제가다 경직되서봤네요ㅋㅋㅋ 오늘도분량진짜많아서 20~30분쯤 정독한것같아요!! 작가님짱짱♡♡ 아찬우ㅠㅠㅠㅠ괜찮겠죠??? 여주걱정하다가 제대로대피못한건아닐지ㅠㅠㅠ 그리고 의외로수연이는 괜찮은친구? 캐릭터일것같아요 그래도그상황에 그좁은화장실칸하나 안에있으면ᆞ얼마나떨릴까요ㅜㅜㅜ 또윤형이한테온전화는 누구에게서온걸지 둘은어디로갈지 궁금해요! 준회는왜 밖으로나가서ㅠㅠㅠ 동혁이랑안에있으라고!!!!!계속 외쳤는데..ㅋㅋㅋㅋ 아그리고한빈이첫등장♡ 너무멋있어서기대되요♡♡ 이제지원이만나오면되네요!!! 항상좋은퀄리티의 글 감사드려요♡ 다음화도기대하고있을께요!!! 제가많이사댱해요♥
8년 전
독자22
꾸준해에요~
8년 전
독자23
정말 후... 자까님.... 너무 재밌잖아요 그리고 김한빈 몇 줄 나오지도 않았는데 심쿵하게 하기 있나요?ㅠㅠㅠㅠ 다음편도 기대할게요 ♡
8년 전
독자24
자몽키에요!쓰차때문에이제야쓰러왔습니다!저진짜이런장르의글처음이라너무기대했었는데기대이상이에요ㅜㅜㅜㅜㅜ또드디어한빈이의등장이라니!마지막에짧게출연했지만너무강렬한거아닙니까?예?너무좋잖아요!!!ㅠㅠ그리고준회ㅜㅜㅜㅜ동혁이걱정해주는장면괜히마음이짠해지고그러네요ㅜㅜㅜ또윤형이ㅜㅜㅜ진환이데리고살기위해도망치는것도멋있고긴장되고막그래요ㅜㅜㅜㅜ또찬우ㅜㅜㅜㅜㅜ찬우는어디있을까요ㅠㅜㅜㅜㅜㅜㅠ너무궁금해요ㅜㅜㅜㅜ그리고진짜작가님이렇게까지글잘쓰시면어떡해요ㅜㅜㅜㅜ너무좋잖아요ㅜㅜㅜㅜ말도늘이쁘게해주시고ㅜㅜㅜㅜ저도작가님너무사랑합니다!아이러브유!워아이니!♥
8년 전
독자25
안녕하세요!! 플로라에요! 아이들은 아직 서로 만나지 못했고 서로 위험에 쳐해져있내요 그래서 그런지 다음편이 더 기대되는것 같네여. 그런 느낌적인 느낌?? ㅎㅎ 다음편도 기대할게요~!
8년 전
독자26
돼지야입니다!!오 한빈이의 등장♥♥뭔가 겁나 멋있어요ㅋㅋㅋㅋㅋ남자냄새가나ㅋㅋㅋㅋ동혁이...모성애를 자극해ㅠㅠㅠ너무 애기같애요ㅜㅠㅠㅠ찬우는 어디간겨ㅠㅠ잘있는거지????혹시지원이랑같이있니??ㅋㅋㅋㅋㅋ그랬다면좋겠다ㅋㅋ아그리고 하수연이라는 이름 언뜻보고 하연수인줄 알았어요ㅋㅋㅋ의외의 인물인데??이러다가 수연..음...왠지 이름에서 성격이 묻어있는것같애 디게 잘어울려요ㅋㅋㅋㅋㅋ작가님 고생많으셨으요ㅋㅋ저도 여름이 너무 더워서 많이 힘들어하는 사람중에 하나거든요ㅋㅋㅋ근데 요즘은 많이 서늘해져서 아주 좋습니당ㅋㅋㅋ작가님 사랑합니당♥♥
8년 전
독자27
서울입니다!!! 와 진짜 영화보는 기분이에요.. 대박.. 윤형이랑 진환이 이야기에서 진짜 손에 땀이 막 날 정도였어요 제 암호닉이 서울인데 글속에서 서울이 막 좀비로 가득차고있으니까 괜히 등골이 서늘..ㅋㅋㅋㅋㅋㅋㅋㅋ 와진짜 찬우 살아있는거겠죠?? ㅜㅜㅜ 아니 준회는 왜 밖에 나가서 동동이도 무사하게 해주세요 ㅜㅜㅜ제가 지금 동동이 보호하러 가겠습니다 ㅜㅜㅜㅜ 드디어 한빈이가 나와서 너무 기쁘네요!! 아니 이렇게 멋지게 나오면 어떻하란거징ㅎㅎㅎㅎㅎ 경찰복입은 한빈이라니 ㅜㅜㅜㅜㅜ이쯤이면 지원이의 등장도 기대해 보겠습니닿ㅎㅎㅎ 아이 씐나!!! 이번여름은 더위를 잘안타는 저도 너무 힘든 여름이였어요 ㅜㅜㅜ 날씨가 서늘해지기 시작하자마자 저는 지금 감기기운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ㅜㅜ 작가님 감기 조심하세요!!!
8년 전
독자28
ㅎ..한빈...한빈...(사망) 캐릭터 너무 멋있는거 아니냐며..자까님 아이시떼루요...다음편..ㅈ기대할게여...아 진짜 좋타앙...
8년 전
비회원41.177
와 진짜.. 글 구성도 되게 독특하고 막 좋고 그래요!! 일개 비회원인 저는 이런 좋은 글을 보면서 작가님께 해드릴께 없어서 죄송스런 마음뿐이네요ㅠㅠ 좀비물 제가 겁이 많아서 잘 접하지 않았었는데 너무 잘 쓰여진 작품이라 무서운것도 모르고 숨참으면서 읽었네요ㅜㅠ 하.. 좋은 글 볼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8년 전
독자29
쟉하에요 드디어 준회랑 한빈이가 만났네요 어서 빨리 동혁이도 만났으면 좋겠네요 여주도 빠른 시간 안에 찬우를 만났면 좋겠고 윤형이는 제발 진환이를 끝까지 데리고 갔으면 좋겠네요 오늘도 잘 읽고 갑니다!!
8년 전
독자30
초코우유입니다!!!!!!! 시작 됐네요. 시작!!!!! 너무 떨려요.. 정말 제가 분명 좀비물을 별로 안 좋아했는데, 뭐죠? 왜 작가님 글은 좋죠? 어째서 사춘주의는 좋은거냐구요! 으아아ㅠㅠ 진짜로 작가님은 사랑.. 각 파트 별 상황도 좋고 크 진짜 한빈이 등장하고! 지원이는 또 어떤 역할인지 궁금하고 그러네요. 으하하 다음 글 기다릴게요!!! 작가님 사낭사랑..♡
8년 전
비회원21.156
바람빈입니다. 오랫동안 미루고 미루다 다시 한번 정주행을 했어요. 며칠 안 읽었다고 기억도 못하는 꼴이란...ㅠㅠㅠ
찬우의 소식도 궁금하네요. 첫등장한 한빈이는 왠지 멋있고ㅋㅋㅋ 윤형이랑 진환이는 다행히 다치지 않아서 마음 놓이고... 여주랑 동혁이, 준회는 무사해서 다행이네요.
오늘도 잘 읽고 갑니다, 작가님. 항상 글 써주셔서 감사드리고 늦었지만 좋은 하루 되시길 바랄게요ㅎㅎ

8년 전
독자31
와 좀비였다니!!!!!! 대박 진짜 와ㅠㅠㅠㅠㅠ감사해요
8년 전
독자32
준회
8년 전
독자33
작가님 진짜 와후 이건 읽어도 읽어도 흥미진진하고 재미있는 것 같아요..
A- 와 진짜 찬우의 손을 놓쳤을 때 여주의 심정은 어떤 생각으로 가득차있었을지 상상만해도 디게 막막하네요..그래도 다행이 대피를 해서 다행인데 수연이..아 진짜ㅋㅋㅋ한동안 수연이 덕분에 약간의 긴장은 풀어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진짜 수연이 같은 친구가 주변에 있으면 스펙타클할듯..아아..하루도 안 지났다니 언제쯤이면 찬우와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아니 만날 수는 있으려나...속상해 얼른 이런 무시무시한 대란이 끝나길..
B-오늘도 윤형이와 진환이의 조합은 몽글몽글하네요 중간중간에 나오는 윤형이의 욕들이 왜이렇게 낯설던지..윤형이라서 그런가ㅋㅋㅋ그런데 섹시했던건 부정할 수 없어요..뚜둥.. 그나저나 진환이가 계단수나 걸음수를 터득한 건 눈이 안 보여서 터득해야 할 수 밖에 없었던건데 디게 진짜 맴찢..보면서 안쓰러워써여..힝 진환이가 자기를 포기하라고 했을 때 진짜 가슴이 철렁했는데 윤형이는 어떤 마음이었을까여..아 되게 속상한데 진환이역이 진짜 진환이랑 잘 어울려서..끄아아아아...
C-준회...아 구준회...잼으로 발라버리는 남자..아니 동혁이한테 하는 행동들에 발리고 설레는 건 제가 이상한건가요..? 그나저나 동혁이가 고양이 이야기 할 때만 해도 고양이를 돌보다가 그렇게 됐구나 하고 넘겼는데 이상하게 약속과 아홉시반을 중얼거리는 시점부터 디게 동혁이에게 어떤 일이 있을 것만 같고 그래서 불안해써여..아 준회가 회전문을 통과해서 좀비소굴로 들어왔을 때만해더 진짜 막막했는데 한빈이가 나오니까 디게 안심되는거 있져..? 우리 리다의 힘이야!! 사실 준회보고 자기 뒤로 오리고 했을 때 겁나 설렜지만..^^ 얼른 한빈이가 다 물리쳐줘쓰먄...다치지마 애기드라...
오늘도 진짜 저는 작가님의 매력에 허우적...아니 진짜 재미있잖아요ㅠㅠㅠ이렇게 마음대로 막 재미있고 그르면 나 완전 오예입니다~~~>< 추천이여여옹어ㅓ오옹오어ㅓㅇ오ㅓㅇ 싸라내요~~~

8년 전
독자34
둘리예요 하정말재밌네요 진환이 윤형이가나오는b가 정말좋아요ㅠㅠㅠㅠㅠ언젠가 다같이만나겠죠??? 스토리정말좋아요ㅜㅠㅠ♥♥♥
8년 전
독자35
와 정말 이글은 눈이 아프게 집중하게 된다...정말 수연이라는 여자애는 재수는없지만 어쩌면 걔 말이 맞는거같고 찬우는 어디에 있는거지ㅠㅠㅠ 준회는 한빈이를 만나서 다행인데ㅠㅠㅠ 동혁이는 수학문제 잘 풀고 있겠지ㅠㅠㅠㅠ?? 윤형이랑 진환이는 차안에서 이제 어쩌지ㅠㅠㅠㅠ 아 진짜 영화보는 기분이야ㅠㅠㅠ
8년 전
독자36
오오오 드디어 한빈이가 등장!!!!햇는데 찬우는 어디에 ㅠㅠㅠㅠㅠㅠ
8년 전
독자37
아유ㅠㅠㅠㅠㅠㅠ작가님ㅠㅠㅠㅠ진짜 어쩜 이렇게 필력이 뛰어나십니까....정말 쓰시는것 마다 명작이에요 정말 제 인생작 또 하나 발견이군요 이번 편도 몰입하면서 봤어요..한빈이의 등장으로 스토리가 어떻게 될지 몹시 궁금해요! 그럼 어서 다음편을 향해...ㅠㅜㅜㅜㅜ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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