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종강파티가 끝이 나고, 인사불성이 된 선배들과 동기들을 하나 둘 택시를 잡아 붙여 보내고 나자 단골가게에는 나밖에 남지 않았다.
체념한 얼굴로 고생하고 있는 알바생의 손을 도와 뒷정리를 하다보니 이제는 낯익은 크기의 신발 한짝만이 눈에 들어왔다.
분명 가게에 남아 있는 사람이라곤 안쓰러운 알바생과 나, 단 둘뿐이다. 이 크디 큰 신발 한짝의 주인은 얼굴 모를 신데렐라의 신발이렸다.
이제는 당연하다는 듯 쇼핑백에 신발을 담아 건네는 손길이 꽤나 자연스럽다. 한숨을 폭 내쉬고는 감사하다는 인삿말을 남긴 채 받아들고 가게를 나섰다.
오늘 4시부터 시작된 술파티는 꽤나 오랫동안 흥이 벌어졌지만, 이른 시간에 시작한만큼 늦지 않은 시각에 끝이났다.
자연스레 발걸음을 옮겨 지하철로 들어서 텅 빈 자리에 걸터앉자 술기운이 몰려왔다.
"와.. 이 새끼 또 신발 버리고왔어!!!!"
오랜 시간의 술자리 후유증인 듯 어지러운 머리를 들어올려 흥분한 목소리의 근원지를 찾았다.
그리고는 별다른 시간을 들이지않아 목소리의 주인을 찾았고......
아무래도 신데렐라도 찾은 것 같다.
민폐인지도 모르고 지하철 좌석 한 줄을 차지하고는 나자빠져 있는 저사람.
오늘로 네개째인 신발 한 짝의 남다른 사이즈를 가진 남자의 한쪽 발엔 더러운 양말만이 허전하게 신겨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