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은 언제나 새학기에 시작되는 법이지ㅋ(뜬금) 내 학기 첫날 아침 운세는 매우 별로였음 전날에 잠 설쳐서 늦잠을 자질 않나 명찰을 놓고 오질 않나..ㅋ 그래도 아직까진 괜찮았음 지각은 좀만 뛰면 면할 수 있고 명찰은 장레이만 아니면 커버칠 수 있었음 하지만 신은 내 편이 아니었지ㅋ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죽어라 뛰어서 지각은 면했는데 왜 선도가 장레이인지 아시는 분ㅋ 속으론 안절부절하면서도 애써 태연한 척 당당히 걸어갔음 안 걸릴거다...안 걸릴거다....난 안 걸린ㄷ..
"너 명찰 어디써."
"...어.. 그게... 음.... 어디갔을까.... 하하.."
"... ..."
"놓고 왔어......"
"이름."
"김여주."
"학년하구 반."
"2학년 5반."
"저나버노."
"010.. 어? 전화번호도 적어야 돼?"
"응."
"..그래? 010 1234 5678이야."
가방 뒤지는 척하면서 넘어가려고 했는데 역시 쟤는 호락호락하지 않았음.. 교문앞에 오자마자 명찰지적하길래 능청 좀 떨어줬는데 정색을 하다니ㅋ 자기도 명찰 없으면서ㅡㅡ 하지만 무서우니까 닥치고 이름학번 불러주는데 전화번호는 왜 필요한 건지.. 새학기되면서 전화번호도 적는 걸로 바꼈구나 싶어서 순순히 불러줬음 그리고 이건 내 인생 최대 실수 첫번째가 됐지^^
"명찰운 벌점 이점이야 알고 이찌?"
"응..."
"군데 나랑 같은 반 대쓰니까 오늘만 봐주께."
"헐......"
장레이 말에 내 머릿속은 충격의 도가니탕 천하의 장레이가 나따위를 봐준 것보다도 쟤랑 나랑 같은 반이라는 게 난 너무나 충격적이었음 그리고 갑자기 난 일진 모두와 같은 반이 된 것마냥(ㅋ) 불안감에 휩싸였지
"나 고맙지?"
"응...세상에서 젤 고맙다야......."
"그럼 반에서 나 기다리구 이써. 나랑 짝해."
"왜죠...?"
"응?"
"아니야 하하.. 기다리라면 기다리고 짝하라면 짝해야지 하하하..."
"얼릉 드러가. 그러다 너 느저."
"헐 미친.."
장레이랑 홀려서 대화하다가 애써 뛴 내 노력을 물거품 만들뻔했음 이젠 진짜로 지각할 것 같아서 반배정보면 누구랑 같은 반인지 다 나와있는데 보지도 못하고ㅡㅡ 반으로 또 뛰었음 하루종일 뛰는 내 인생ㅋ 하지만 자꾸 올라오는 불안감은 넌 일진들과 같은 반이야 라고 악마처럼 속삭여주는 것 같았음 아니다...여주 일진들이랑 같은 반 아니다.. 혼자 미친년처럼 중얼거리면서 뒷문을 열었는데 시바ㅋ 나는 보고야 말았다 모세의 기적처럼 2분단엔 김민석 혼자 앉아있고 1, 3분단에는 나머지애들이 쭈구리처럼 앉아서 입에 지퍼를 채우고 있는 걸
나도 쭈구리처럼 김민석이랑 다른 분단에 앉으려는데 자리가 없ㅋ음 앉을 자리는 only 2분단밖에 없었음 인생망함ㅋ 김민석은 2분단 2번째에 앉아있길래 쟤가 뒤만 안 돌면 되니까 목숨걸고 2분단 맨뒤에 조용히 앉음 그리고 앉자마자 종침 그리고 이때까지 문제집만 열심히 보던 김민석이 갑자기 뒤돔 나랑 눈 마주침 나는 메고 있던 가방 책상에 걸려다가 얼음됨ㅋ 김민석이 계속 나만 보길래 눈 어디다 둬야할지 모르고 그냥 얼음된 상태로 있는데 갑자기 뒷문열리고 장레이 등장ㅋ
"나 기다리구 이써써?"
"응....^^"
네가 기다리라며..ㅋ 썩소지으면서 대답해주는데 어디서 타는 냄새 안나요? 내 옆얼굴 타는 냄새..^^ 누군가의 눈빛때문에 내 옆얼굴 타들어갈 것 같아서 장레이 보다가 다시 앞보니까 김민석이 내 얼굴 뚫어져라 보다가 장레이째려봄ㅋ 우리의 용자 레이는 김민석한테 뭠뭐ㅓㅜ머하면서 개겼고 김민석이 빡쳐서 한 마디 하려는 순간 담임쌤 들어옴 근데 이럴수가ㅋ 우리 반 담임이 전교에서 제일 무섭고 유일하게 일진들을 상대할 수 있는 체육쌤이었음 크흡 내 인생시발... 당장이라도 울고 싶은데 장레이는 나만 보고 있고ㅡㅡ 담임쌤이 대충 자기 이름 소개하고 바로 출석 부르려고 출석부 폈음 역시 추진력갑 1년동안 잘 부탁한다 이따위말도 없음bb
그리고 출석을 부르는데 속속히 들리는 일진들의 이름에 나 포함 애들 낯빛은 점점 어두워지다 못해 거의 칠판색급으로 질려감 왜 항상 불길한 예감은 틀리지 않나..^^ 근데 일진들빼고 우리반 다 출석잼=일진들만 아침조회에 결석 담임쌤 머리에서 슬슬 스팀올라옴 없는 애들 체크하더니 갑자기 반을 쓱 한 번 훑어봄 진짜 이보다 더 무서울 수가 없음..^^ 쌤이 훑어보다가 나랑 눈이 마주쳤는데 갑자기 내 이름부름 쌤이 이름을 안 다는 건=개일진 or 그간 사고를 한 번이라도 쳤다 하지만 난 1학년때 쭈구리처럼 살았음.. 대체 제 이름은 어떻게 아시는지요...ㅋ 물론 이건 다 속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담임쌤은 충격적인 말을 하심
"여주야."
"네?"
"애들 좀 찾아와야겠다."
"무슨 애들이요...?
"오늘 결석생들."
"네...??"
"찾으면 쌤한테 오라고 전하고. 그럼 아침조회는 여기까지. 수업 열심히 들어라."
제가 심부름센터도 아니고 저한테 왜 그러세요 쌤......ㅠㅠㅠㅠㅠ 김민석장레이도 있는데 왜 하필 내가.. 물론 내가 생각해도 못 미더운 둘이지만.. 경악하는 내 얼굴은 아랑곳도 않고 유유히 교실을 나가는 쌤 뒤통수 노려보는데 갑자기 장레이가 내 손잡음;
"나랑 가치 가자!"
"어딜...?"
"애들 차즈러!"
"근데 니가 왜.....ㅋ 그래 가자.."
아침부터 인생이 이렇게 험난한 건 정말 처음.. 다른 애들이 날 안쓰럽다는 듯이 쳐다봐서 처음 보는 애들인데 눈물흘릴뻔 장레이랑 이제 가야지 하는데 갑자기 왼손도 누구랑 손잡은 것 같은 느낌ㅋ 오른손은 장레인데 왼손은 누가..하고 봤는데 김민석.......
"나도 같이 가자."
"응.."
김민석은 무서우니까 아묻따(=아무것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절대복종ㅋ 졸지에 엄빠 손붙잡고 놀이공원 가는 애처럼 찾으러 가는데 당연히 걔네 어딨는지 아는 둘이 앞장섬 그리고 우리가 도착한 곳은 체육창고였음 우리 학교는 체육창고가 옛 강당임 옛날 강당 좁다고 학생들이 빡쳐하니까 교장이 새로 지어줌 그래서 옛 강당을 체육창고로 쓰는데 이 양아치들이 거기 매트위에 단체로 누워있었음 먼지나고 더러운데 왜 여깄는지 노이해ㅋ 하지만 일단 무서우니까 매트까지 김민석장레이 쫄래쫄래 따라가는데 얘네가 인기척 느끼고 돌아봄 물론 김종인은 딥슬립^^
"김민석이 이 누추한 곳까지 웬일이래."
"드디어 공부 때려침????"
"뭐야. 기분나쁘게 장레이는 왜 실실 웃고 난리."
내가 둘 뒤에 가려져서 아직 못 봤는지 다들 한 마디씩 하는데 김민석이 박찬열변백현 나댐콤보에 빡쳐서 욕하려다 내 눈치보고 참은 걸 목격한 난 덜덜 떨고 있을뿐이고..
"근데 네 뒤엔 뭐냐."
"아. 여주가 전해줄 말이 있다고 해서."
다들 눈치고자라ㅡㅡ 내 존재따윈 모르고 있다가 그나마 눈썰미있는 도경수가 겨우 말해서야 내 존재가 드러남 그리고 이어지는 김민석 말에 나 혼자 경악ㅋ 아까 체육쌤이 나 부른 거 주워듣고 내 이름 아는 척한 건 둘째치고 체육쌤이 오라고 했다는 말도 대신 전해주는 거 아니였니....? 진짜 같이만 와주는 거였니.....???ㅠㅠㅠㅠㅠㅠㅋ..
"어..저기.....그러니까...음.."
"편하게 말해. 우리 너 안 잡아먹어."
"응.. 너네 다 체육쌤이 오래."
허ㄹ러ㅓㅎ러겅 하 진짜 목숨걸고 숨도 안 쉬고 말함 그리고 나 보는 눈빛들이 넘나 무섭&부담스러워서 그나마 제일 만만한 레이뒤로 다시 숨으니까 애들 다 웃음.. 내가 뭐가 웃긴 건진 모르겠지만 일단 무서우니까 빨리 나가고 싶었는데 다행히 애들이 전부 가기 싫다는 반항없이 일어나서 나가려고 하더라고 아직도 웃으면서..^^ 근데 김종인 놓고 가는 거니 얘들아....? 이런 매정한 놈들... 애들 거의 다 나가고 레이가 나 챙긴답시고 눈짓으로 오라하는데 세상 모르고 자는 애를 어떻게 놓고가니.. 안 데리고 가면 체육쌤한테 어떤 까임을 당할지 모르는데.. 사실 김종인 걱정하는 척 했지만 내 앞날이 걱정돼서였음^^^^^
어느 새 애들은 다 나가고.. 이번에도 목숨걸고 매트에 살짝 무릎꿇고 김종인 툭툭 치면서 세상에서 젤 조심하는 손길로 깨우는데 안ㅠㅠㅠㅠㅠㅠ일ㅠㅠㅠㅠㅠ어ㅠㅠㅠㅠㅠ나ㅠㅠㅠㅠㅠㅠ 어떡하지x2 아예 흔들어서 깨울까 아니야 그러다 빡쳐서 나 한 대 치면 어떡해ㅠㅠ 그렇다고 놓고가면 체육쌤한테 내가 죽을텐데... 어떡하지x2 이러면서 안절부절 동공지진 혼자 내적갈등하다가 한 번 더 조심조심 깨우려고 손 뻗는데 갑자기 김종인이 분명 눈 감고 있는데 나 잡아채서 지 옆에 눕히더니 나 안고 속삭임
"재워줄게. 같이 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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