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떠 보니 세븐틴이라니 개이득
깜깜한 어둠에서 환한 빛이 비춰졌다.
놀라 눈을 뜨니 옆에서 누가 휴대폰 불빛을 비춰 무엇을 읽고있었다.
비몽사몽한 눈을 비벼 자세히 보는데 승철이가 심각한 표정으로 작게 중얼거렸다.
"이게 뭐야.."
승철이의 목소리에 기분 좋게 웃음이 지어지던 것도 잠시 손에 들려져있는 공책에 빠르게 뺏어 덮어버렸다.
어둠에 승철이의 표정이 보이진 않지만 한가지는 확실했다.
"따라 와."
제일 알지 않았으면 했던 멤버가 알게 되었다.
팀의 총괄리더에 제일 연장자인 승철이가 알았다면 차차 멤버들에게 통보할것이고 결국엔 모든 것이 들켜버릴 것이다.
밖으로 나오자 보이는 멤버들의 자는모습에 혹시라도 들킬까 눈치를 보는데 승철이가 신발을 신는다.
결국 밖까지 나와 어딘가로 향하는 승철이의 뒤를 쫓아가다 도착한 곳은 놀이터였다.
"설명해봐."
"소설을 쓰는중이에요"
"소설을 쓴다고 치자 글씨는 왜 달라?"
"일단 앉을까요?"
다리가 후들거려서 도저히 서있을 수가 없었다.
갑작스럽게 걸린 탓에 따로 변명해야할 말을 생각 못해서 그런지 머릿속이 백지장처럼 하얗다.
생각을 차근차근 정리하다가 그래도 이런식으로 계속 속일 순 없으므로 말해주기로 결심했다.
"1월 1일이었어요."
내가 앉을 때도 가만히 날 보던 승철이는 내가 입을 떼자 벤치 끝 쪽에 앉아 내 얘기를 들었다.
"가족들이랑 일출을 보러갔어요. 소원을 비는 가족들 옆에서 저도 소원을 빌었죠. 세븐틴 많이 보게 해달라고 했어요.
소원을 빌고 차에 타서 잠을 잤어요. 일어나보니까 낯선환경에 당황한 것도 잠시 세븐틴 앞이라 더 당황했었죠."
"참나ㅋㅋㅋㅋㅋ 말이 돼? 말도 안 돼"
"저도 말도 안돼요. 이 모든 게 꿈이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넌 여자라고?"
차마 대답을 할 수가 없어 침묵을 지켰다.
아무 말도 못하고 가만히 있자 승철이는 화를 꾹 눌러참는 목소리로 말했다.
"여자인데 나랑 같이 잔 거고?"
"그건.. 그 때 너무 무서워서.."
"난 너가 더 무서워."
심장이 쿵하고 무너진 느낌이었다.
이 모든 상황이 차라리 꿈이었으면, 다시 눈을 뜨면 차에서 자고있는 날 발견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눈을 꾹 감고 떴지만 내 앞에 승철이는 변함이 없다.
"아 맞다 찬이.. 내일되면 찬이로 다시 돌아와요. 찬이한테는 아무렇지 않은 척 대해주세요..
마음이 여려서 걱정 많이 할거예요"
"찬이는 내가 더 잘 알아. 괜히 걱정하는 척 하지 마."
"전 진심으로 걱정ㄷ,"
"간다."
깊은 한숨을 쉬더니 일어나서 숙소쪽으로 가는 승철이를 보며 참았던 눈물이 쏟아졌다.
요즘들어 운 날이 없어서 그런지 여태까지 모였던 눈물샘이 터진 것마냥 줄줄 눈물이 흘렀다.
바지가 축축해져올때쯤 눈물을 닦아 없앴고 잠시 눈을 감고 바람에 눈물을 말렸다.
한참을 울다가 진정이 됐을때쯤 숙소로 들어가려는데 비밀번호를 모른다.
멍하니 현관문을 바라보다 또 서러워져서 소리내어 울다가 숙소 앞인 것을 깨닫고 입을 막았다.
난 눈물도 넌씨눈인가봐ㅠㅠㅠㅠㅠㅠㅠ
그 때 띠리링 소리가 나며 문이 열렸고 난 놀라 밑으로 빠르게 내려갔다.
얼마 안 가 붙잡힌 난 고개를 푹 숙였다.
"깜짝이야.. 너였어?"
뜬금없는 민규의 목소리에 고개를 치켜들자 내 얼굴을 보고 기겁한다.
아 맞다 나 울었지..
"왜 밖에서 울고있어? 힘들면 형한테 털어놓으랬잖아.."
나를 안고 토닥여주자 깜짝놀라 떨어졌고 민규는 아랑곳않고 다시 날 안아서 토닥여주었다.
길을 잃은 아이가 엄마를 찾듯 안정을 찾은 난 안겨서 또 눈물을 토해냈다.
"왜 울었어?"
눈물이 멈추자 민규도 눈치를 챘는지 다정하게 물었고 난 망설임도 없이 말했다.
이렇게 말하면 이해해주겠지.
"잠이 안와서 밖으로 나왔는데 급 엄마 생각이 나서 울었어요.."
"그래.. 한참 엄마 보고 싶을 나이지.."
한참을 달래주던 민규는 춥다며 들어가자고 했고 난 뒤따라 숙소 안으로 들어왔다.
따듯함에 편해지던 것도 잠시 잘 곳이 없다는 생각에 또 우울해졌다.
"승철이형 왜 나가서 자? 이제 안 무섭다고 했어?"
"아 승철이형 저쪽방에서 안자요?"
"응. 승관이랑 석민이 사이에 낑겨 자던데?"
"아.."
거실에사 나란히 모여 자고있는 세명의 멤버들을 보다가 급 미안해져 승철이를 깨워 침대에서 자라고 하려 했지만 차마 발걸음이 떨이지지 않았다.
가만히 서서 그쪽을 쳐다보자 민규는 날 방으로 데려왔고 잠이 안와도 얼른 자라며 이불을 덮어줬다.
눈을 감았다가 팍 떠서 찬이의 휴대폰을 들어 검색을 해보았다.
세븐틴 스케줄을 찾아보자 작은 글씨였지만 내 눈에는 돋보기를 해놓은듯 크게 보였다.
서울가요대상 P7:00 KBS drama 2016 하이원 서울가요대상.
연습을 뼈가 빠지도록 해야겠구나..
**
내 예상대로 우리들은 연습실로 왔다.
나도 영상을 찍어줘야하나 고민하고 있는데 승철이가 날 부른다.
"어차피 너가 해봤자 내일 찬이로 돌아온다며. 새벽에 깨워서 찬이 알려줄테니까 넌 하지 마."
"그래도.. 몸에 익혀놔야지 편할텐데.."
"한번 더 말해줘? 하지 마."
고민하다가 구석에 앉아있는데 순영이가 나한테로 다가온다.
눈을 피하는데도 계속해서 다가온 순영이는 내 앞에 멈춰서 입을 열었다.
"야 내일 우리 무대해. 이러고 있을 때야?"
"아.. 저.."
오늘따라 입이 떨이지지 않아서 멘붕상태다.
뭐라고 해야할지 고민하고 있는데 승철이가 순영이를 부른다.
"순영아 찬이 다리 삐었어. 못 움직이겠대."
"뭐? 너 그러면 내일 무대 못 서?? 우리 신인인데 벌써부터 한명 빠지고 무대를 한다고?"
뭐라고 할 말이 없어 바닥만 보고 있는데 내 앞에 앉은 순영이에 의해 심장이 뛰었다.
또 시작됐구나 심장레기..
"심각하게 삐었어?"
"조금만 쉬면 괜찮아질 것 같아요!"
"내 말에 기죽어서 또 눈피하는 거 봐라. 병원 얼른 갔다 와. 나뒀다가 더 심해져."
"괜찮아요!"
승철이가 볼까 빠르게 말하자 순영이는 알았다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대형을 맞추러 갔고 난 눈으로 익히며 춤을 보았다.
가만히 지켜보던 난 한솔이와 눈이 마주쳤고 금방 눈을 피해버리자 한솔이는 깐족거리며 말했다.
"이찬 앉아있는 거 봨ㅋㅋㅋㅋ 세상 잃은 표정이얔ㅋㅋㅋㅋ"
"찬아 다리 삔 거 금방 나앜ㅋㅋㅋ 걱정하지 말고 표정 좀 펴랔ㅋㅋㅋㅋ"
한솔이와 승관이에 의해 애써 웃음을 지으니 다시 춤연습을 하는 둘이었다.
한참을 연습하던 끝에 점심시간이 찾아왔고 난 눈치가 보였다.
"편의점이나 털자. 오늘은 가볍게 먹고 연습 마저 해야지."
이곳에 있는 게 불편해 벌떡 일어나 내가 갔다온다고 하자 다리 삔 애가 어딜 가냐고 한다.
오늘 한 것도 없는데 편의점 정도는 가야겠다고 하며 무턱대고 밖으로 나왔다.
근데 멤버들 취향을 1도 모른다.. 다시 돌아가서 연습실 문을 열자 다들 춤에 집중을 하고 있어서 이쪽은 보지도 않는다.
"저, 저기..!"
작은듯 크게 소리를 지르자 제일 가까이에 있던 원우가 뒤를 돌았고 머뭇거리는 날 보자마자 나에게 다가왔다.
하.. 나 완전 소심해졌어ㅠㅠㅠㅠ
"주로 뭐 먹죠..?"
"새삼스럽겤ㅋㅋㅋ 같이가자. 형이 쏠게."
"아뇨아뇨아뇨!! 제가 다녀올게요!"
"넌 너무 착해서 문제야. 이럴 때는 형 편의점 다 털어주세요!라며 애교도 부릴 줄 알아야지."
"내가 갔다올게. 아직 못 외운 거 많잖아. 농땡이 부리려고 그러지?ㅋㅋㅋㅋ"
승철이는 원우에게 얼른 연습하라는 말을 남긴채 연습실 밖으로 나갔다.
따라 밖으로 나오자 급 뒤를 도는 승철이다.
"원우는 왜 불렀는데?"
"뭐 드실지 모르니까 살짝 여쭤본거예요."
"하긴 우리랑 있던 적이 없으니까 모르겠네."
다른 의미로 내 맘 때리는 최승철이다.
멤버들한테는 한없이 다정한 승철이였기에 그런 모습만 보고 살았는데 이렇게 다른 모습을 보니 딴사람을 보고있는 것 같다.
"찬이 돈이겠네?"
"네.."
"그럼 찬이는 어디로 간 건데?"
삼각김밥코너에서 고르고 있는데 승철이가 물었고 난 작게 대답했다.
급 찬이 생각을 하니 문득 궁금해졌다. 이 상황에서 찬이는 어떻게 반응할까? 찬이는 내 편을 들어줄까..?
"안 들려? 이제 무시하는 거야?"
생각에 빠져 대답을 못한 나를 깊이 반성하며 승철이를 보았다.
엄청 잘생겼구나..
"아뇨.. 생각 좀 하느라.. 찬이는 우리집에 있어요."
고개를 끄덕이며 이것저것 집은 승철이는 카운터로 갔고 나도 대충 집어 카운터에 올려놓았다.
하.. 정말 인생 초라하구나..
"다음에 돈 생기면 그때는 제가 낼게요!"
"너한테 받아먹으려고 사주는 거 아니야. 애들 먹이려고 사는 거지."
봉지를 들고 밖으로 나와 연습실로 가던 도중에 승철이가 오지 않아 뒤를 돌아보자 편의점 앞에서 뭘 열심히 뜯고 있었다.
머뭇거리며 다가가자 소세지 하나를 까서 먹고 있는 승철이가 보였다.
"맞다. 저 연습은 하면 안될까요? 이건 찬이를 위해서 하는거거든요."
"그러던가."
봉지가 무거워 다른쪽으로 바꿔드는데 뺏어가듯 가져가는 승철이를 쳐다보았다.
봉지를 손에 끼워 소세지를 열심히 먹는 모습에 웃음이 터져버렸다.
"웃겨?"
"아뇨."
정색하며 연습실 안으로 들어간 승철이가 봉지를 내려놓자 다들 짐승처럼 몰려든다.
역시 음식앞에서는 세븐틴도 인간이구나.
"헐 난 참치마요!"
"여즘 대세는 소고기고추장아니겠니?"
"다 조용히해. 요즘 대세는 치즈인더삼각김밥이다."
순서대로 석민이 민규 원우가 말했고 그런 아이들이 귀여워 흐뭇하게 웃고있는데 나에게 치즈인더삼각김밥을 내미는 원우였다.
치즈인더삼각김밥이 대세라며.. 왜 날줘 원우야ㅠㅠㅠㅠㅠ
"오늘 우울할테니까 이거라도 먹어. 발은 좀 괜찮아?"
"그럼요! 저 인제 연습할 수 있어요!"
"다행이네. 많이먹어."
급 식욕이 생겨 삼각김밥을 먹다가 승철이와 눈이 마주쳤다.
사레가 들려 힘겹게 기침을 하고 있는데 음료수 하나를 주는 지수에 감사하다고 반죽어가는 목소리로 말하고는 음료수를 뜯어 벌컥벌컥 마셨다.
빠르게 마시며 진정시키고 아무렇지 않은척 다시 삼각김밥을 우적우적 먹다가 깊은 고민에 빠졌다.
찬이가 한 것처럼 동영상을 찍어야하나..? 다짜고짜 영상찍자고 하면 찍어주려나..? 찬이는 뭐라고 하고 찍었지..?
남은 삼각김밥을 우겨넣고 음료수를 마시는데 승철이의 목소리가 들려 마시던 걸 멈추고 쳐다보았다.
"자신이 무엇이 잘못된 건지 알아볼 겸 동영상 촬영 한 번 하자."
고개를 마구 끄덕였다.
내일 아침에 이거 보여주면 되겠다.
그렇게 우리의 연습은 시작되었다.
밤 늦게까지 계속된 연습 덕분에 다들 땀을 분수처럼 흘렸다.
나도 땀이 비오듯이 흐르는데 어쩔 방법이 없다.
내일 찬이가 일어나서 찝찝함에 울지만 않기를 바랄뿐..★
숙소로 돌아와 멤버들이 한명씩 씻을 때 난 방에 짜져 공책에 하루일과를 썼다.
쓰다가 눈물날뻔한 건 비밀.
[찬아! 내일 있을 서가대 무대 덕에 하루를 연습으로 채웠단다!
정말 흥겨운 연습이었어! 영상을 단체톡에 올려져있을테니까 꼭 확인해봐!
바뀐 건 별로 없는데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영상 꼭 보렴!
정말 바뀐 건 마지막에 누웠다 확 일어나는 것 밖에 없는 것 같아..
노래가 끝나서 드디어 끝났다! 하면 다시!라 하고..
말그대로 다시의 날이었어 락 무대 정말 환상적이겠다..
누나는 집에서 본방사수할게!! 찬이 화이팅!! ]
오늘 처음으로 집에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해봤다.
[암호닉님들]
J/안농밍구/너누리/민규야/일칠/짐잼쿠/일공공사/당근/순수녕/닭키우는순영/아이스크림/뷔태넘치게 만쉐를 부르자
뿌라스/♡피치♡/뿌존뿌존/새벽세시/잠깐소녀야/고양이의보은/아자뿅/52952/흰색/권순둥/도겸둥이/굴렁/유현/권순0/쿱스쿠스
비슙/비글/웅둥이/부가이드/권순영희/지유/꽃님/레드립/쎄쎄쎄/아이닌/에스판다/남양주꼬꼬/후하/뭉구뭉구/홉푸/비타민/채꾸/알라비
슈오/아름들이/순제로/천상소/투녕/워후/최봉구/속상해/돌하르방/속상해/이과민규/안농밍구/숨/순낀다/권호시/부승관/담요/모란/짱구/부부승관
칼봉/풀/쿠키/차나차나/더쿠/코피/별/원우야밥먹자/차닝꾸/꽃보다감자/혼또니/키시/이지훈/이학폰/으낭/국수/1600/도른자/사과/조슈아네꽃밭
에비_츄/돌고돌아서/boice1004/0103/부사랑둥이/밍구냐/챠밍/0214/김밍구/민규샾vip/꽃보다감자/소령/정근/구름/지하/오메기떡/렌게/하이린
[]안에 암호닉 넣어서 신청해주세용~
[독자님들]
열허분들!! 제가 왔어요!!!!!!!!!
글은 우울했지만 작가의말은 똥꼬발랄하게가죠?ㅎㅎㅎㅎ
승철이의 포스는 ㄷㄷ해요.. 너무 승철이가 세게 나오는 건 아닌가 싶어 귀여운 소세지 넣었다는 건 비밀ㅎㅎ
물론 그 장면을 보고도 센승철이는 가려지지 않았겠죠..?
근데 하나도 안 우울하죠?ㅋㅋㅋㅋㅋ 들킨 거 뿐이지 멤버들이 안챙겨주는 것도 아니곸ㅋㅋㅋㅋㅋ
승철이에 한해서 우울한 글이였네욬ㅋㅋㅋ
다음편에서 봬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