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주소 복사
공지가 닫혀있습니다 l 열기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몬스타엑스 이준혁 김남길 샤이니 엑소 온앤오프
태꿍 전체글ll조회 25969l 18
많이 스크랩된 글이에요!
나도 스크랩하기 l 카카오톡 공유

[방탄소년단/전정국] 세자빈 적응기 01 | 인스티즈 

 

 

 

 

 

눈이 아프다. 반짝반짝, 카메라의 플래쉬는 끊이지 않고 나를 향해 쏟아진다. 더불어 찰칵하고 들려오는 셔터소리도 여전하고. 도대체 얼마동안 수많은 카메라랑 사람들 사이에서 둘러싸여 있었는지 이젠 기억도 나지 않았다. 사람들은 나를 구경하고 관찰하고 카메라 또는 핸드폰을 꺼내 사진을 찍고. 나는 그 사람들 속에서 생전 입지도 않았던 한복을 입고 날 안내하는 사람을 따라 걸어나가기 바쁘다. 

마치 쫄래쫄래 주인을 따라가는 강아지 같달까. 그래도 내가 강아지랑 다른 점이 있다면 나는 처음처럼 빠른 속도로 언제까지고 걸을 수가 없는 점이다. 나는 사람이니까. 다리는 아프지, 사진 찍히는 것을 피하기 위해 고개는 숙여야하지, 근데 또 내 앞에서 걸어가는 경호원들을 따라가려면 앞을 봐야하지. 이건 뭐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한다. 

 

 

 

 

 

 

목적지를 눈 앞에 남겨두고 부쩍 느려진 걸음에 결국 나는 경호원과의 거리가 멀어진다. 그러니까 무방비 상태가 된 내 주위로 사람들이 몰려오고 순식간에 나를 둘러싼다. 나 여기있어요! 나를 좀 보라고, 날 데려가라고 아무리 경호원을 불러봐도 이미 혼자 무아지경으로 저멀리 걸어가버린지 오래다. 

 

 

" 잠시만요. 저 좀 지나갈게요. " 

 

나 좀 보내달라고 아무리 애원해도 들리지가 않는건지. 오히려 나를 둘러싸고 들려오는 카메라 소리만 더 짙어진다. 진짜 어떡하지. 큰 원의 중심에 놓여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에 사진이라도 덜 찍히자 하는 심정으로 얼굴을 손 안에 묻었다. 그리고는 거의 울먹이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 사진 찍지 말아주세요. 저 가야해요. " 

 

 

 

 

 

들려오는 답이 없는 말들만 혼자서 중얼거리고 있는데 고개를 묻은 내 손이 누군가에 의해 덥썩 잡혔다. 단단하게 내 손을 잡은 힘은 나를 끌어당겨 단숨에 혼란스러운 원 안에서 나를 빼낸다. 고개가 들어지고 무지막지한 힘으로 나를 끌고가는 그 뒷통수를 바라봤다. 내 손에 깍지를 낀 그 행동에는 아무리 눈 씻고 찾아봐도 다정함이라고는 없는 것 같지만 주위에서는 소녀들이 내지르는 ' 꺅, 손 잡았어! ' 뭐 이런 비명들이 들려온다. 

그냥 터덜터덜 나를 끌고가는 힘을 따라 걷다보니, 사실은 거의 끌려가는거였지만 아무튼 어느새 나를 둘러싸고 있던 큰 원을 통과한지 오래였다. 다시 경호원들이 우리를 둘러싸며 사람들을 막았고 시끄러운 소리도 제법 사그라들었다. 나도 모르게 안도의 한숨을 내뱉는데 아직까지도 내 손을 꽉 잡고 있는 힘의 주인이 나를 자기 쪽으로 바짝 당기며 말했다. 

 

 

 

 

" 손 잡으니까 되게 좋아하네. " 

" ... " 

" 뽀뽀라도 하면 난리나겠다. " 

" ... " 

" 그치, 세자빈마마? " 

 

 

고개도 돌리지 않고 내게만 들릴 정도로 낮게 속삭인다. ' 세자빈 '이라는 그 호칭도 빼놓지 않고. 나는 남모르게 옆으로 눈을 흘기고, 내 노려보는 시선이 전해졌는지 안그래도 사람들을 향해 웃고있던 입꼬리는 더 큰 곡선을 그리며 휘어진다. 평소에는 잘 웃지도 않으면서 사람들이 많은 곳에선 아무렇지도 않게 잘도 웃는다. 이런게 바로 프로정신인가. 나는 괜시리 얄미운 기분이 들어 손에 힘을 줘 내 손을 잡고있는 그 큰 손을 꽉 잡는다. 그런데도 한치의 변함이 없이 오히려 다른 손으로 내 얼굴을 가려주며 사람들을 향해 웃어주는 얼굴에 나는 혀를 내둘렀다.  

 

아무리 생각해도 놀라운 인간. 대단한 세자. 그리고 빌어먹을 전정국. 

 

 

 

 

 

 

 

 

 

 

 

 

 

 

세자빈 적응기 01 : 대한민국 세자, 전정국 

 

 

 

 

 

 

 

 

 

 

나는 그냥 대한민국의 아주 지극히 평범한 여자사람이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았을 10대를 탈출하고 내 앞에 펼쳐질 찬란한 20대를 기다리는 그런 평범한 고딩이었단 말이다. 딱 그 나이대의 여자애들이 그러하듯 나는 정치계보다는 연예계에 더 관심이 있었고, 정치인들보다는 연예인들에 관해 더 빠삭했다. 

수능이 끝나 할 일이 없이 무료했던 내 일과는 집에서 과자를 먹으며 티비를 붙잡고 사는게 다였다. 엄마는 한심하다는 듯 혀를 찼고 나는 아랑곳하지 않은채 오늘은 무슨 드라마를 볼까하고 흥미로운 시선으로 티비 채널을 돌렸다. 근데 뭐 죄다 본 거 뿐이냐. 아무리 채널을 돌려도 다 봤던 거라며 투덜거리던 입은 금새 다물어야했다. 하긴, 맨날 티비만 보는데 안 본게 있으면 이상하지. 괜히 나 혼자 머쓱해져서 게임이나 해야겠다하고 티비를 끄려다가 화면에 꽉 찬 그 얼굴을 보고 나는 그대로 멈췄다. 

 

 

 

 

" 와, 자식 잘생겼네. " 

 

 

반듯한 이목구비와 초롱초롱한 눈에 나는 연신 감탄을 내뱉으며 티비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아이돌인가? 아니면 신인배우? 쟤는 어디 소속사지? 당장이라도 호구조사 들어갈 것처럼 티비 속 그 남자를 쳐다보던 내 흥미로운 시선이 얼굴 감상에 빠져 미쳐 보지 못했던 그 아래에 적힌 글자에 닿았다. 

 

 

 

 

 

 

[ 대한민국 세자, 전정국. ] 

 

 

허- 나도 모르게 헛웃음이 터져나왔다. 온갖 추측들과 소문만 무성하던 세자가 바로 너였구나. 평생 꽁꽁 싸매고 숨어있을 줄 알았는데 당당한 시선으로 카메라 앞에 서있다. 저렇게 티비에 나왔으니 그동안 사람들의 예상은 보기좋게 다 빗나갔다. 키가 엄청 엄청 작을 것이다. 이른 나이에 탈모가 와서 머리카락이 다 벗겨져 대머리일 것이다. 사람들이 많은 곳을 무서워해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다. 뭐 기타 등등. 존재는 알려져있어도 그 모습을 한번도 보이지 않는 세자에 대한 사람들의 궁금증은 날이 갈수록 커져갔다. 그래서 그를 향해서 별 이상한 소문들만 무럭무럭 자라났고. 

그런데 오늘, 저렇게 정상적인 모습으로, 아니 어쩌면 인간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훨씬 더 잘나고 멋진 모습으로 사람들 앞에 나타난 세자는 많은 이들에게 적지 않은 충격을 선사했다. 그리고 전정국은 쏟아지는 많은 스포트라이트와 플래쉬를 너무나도 의연하고 태연하게 받아드리고 있었다. 

 

 

 

 

 

 

 

 

1. 전정국 

2. 세자 

3. 대한민국 세자 

4. 세자 전정국 

... 

 

 

아니나다를까. 실시간 검색어에는 온통 전정국에 대한 것들로 가득 차있었다. 여길 가도 전정국의 이름. 저길 가도 전정국의 사진. 전정국에 대한 것을 찾을 수 없는 곳이 없었다. 나라가 온통 뒤집어졌다. 대한민국 모든 구석구석이 전정국으로 인해 떠들썩했다. 하긴, 어련하시겠어. 대한민국의 세자 저하이신데. 

 

 

 

 

 

 

 

 

 

 

 

 

 

대한민국과 세자. 조선과 세자가 아닌 대한민국과 세자. 이 말도 안되는 것 같은 단어의 조합이 만들어진지는 어느덧 10년하고도 2년이 더 지났다. 몇 십년동안 이어져왔던 대한민국의 정치 체계가 무너지고 그것은 다시 옛날로 돌아갔다. 그 멀고도 멀었던 옛날 조선의 방식으로. 그렇다고 사람들의 계급이 다시 귀족, 농민이나 천민으로 바뀐 것은 아니었다. 단지 대통령이라 불리던 사람의 호칭이 왕으로 바뀌었고 그 사람의 가족인 왕실이 생겼고 우리나라에는 공식적인 금수저, 세자가 생겼다. 

 

 

 

 

 

 

 

대한민국에 엄청난 변화가 일어났던 12년전 그 해는 나에게 꽤 많은 일이 있었던 해였다. 초등학교에 막 입학했을 무렵, 우리 옆 집에서 큰 불이 났다. 단독주택에 살고있었기에 다행히 우리 집에는 피해가 없었지만 불이 난 옆 집은 불행을 피하지 못했다. 사고현장을 수습하느라 정신없었던 동네를 피해 할머니 집에 머무르고 있었을 때, 어느 날 엄마 아빠가 검은 옷을 입고 바쁘게 집을 나섰다. 그 얼굴이 너무 슬퍼보여서 차마 어디 가느냐고 묻지 못했다. 하루종일 스케치북에 그림을 그리며 기다리다가 지쳐서 잠이 들었다. 

한참 후에 느껴지는 인기척에 내가 눈을 떴을 때, 엄마가 나를 끌어안고 펑펑 울고있었다. 비몽사몽한 상태였지만 엄마의 울음소리가 내 정신을 말똥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울음 섞인 목소리로 엄마가 했던 말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옆집 아주머니가 돌아가셨다고. 불이 난 집에 혼자 있는 아들을 구하기 위해 불 속으로 뛰어들었고 서둘러 아들을 내보냈지만 정작 본인은 나오지 못했다고. 엄마가 그랬다. 

 

 

 

양 집의 부모님끼리는 친한 사이였다. 크지 않은 동네여서 이웃이 별로 없었기도 했고 나와 옆집 아이가 비슷한 또래여서 얘기가 잘 맞으시기도 했다. 어색하고 서먹했던 것은 나와 그 아이뿐이었다. 낯을 많이 가렸던 나는 아이가 말을 걸어오려고 하면 재빨리 엄마 뒤로 숨어버렸다. 피하고 숨느라 바빴기에 나는 그 아이의 얼굴을 제대로 본 적이 없었다. 

그 아이의 소식을 모르고 지낸지 벌써 12년이 지났다. 아이는 까맣게 변해버린 집을 떠나 이사를 갔고 우리도 얼마 지나지 않아 그 동네를 떠났다. 부모님은 더이상 그 얘기를 꺼내시지 않는다. 많이 힘들어하셨던걸 알기에 나도 묻지 않았다. 친하지도 않았고 얼굴도 모르는데 물어서 뭘 하나 싶었다. 엄마가 몇 번 말했었던 이름도 기억이 안 나는데.  

 

 

 

 

 

 

 

 

새로 이사간 동네는 시끌시끌한 도시였다. 낯선 환경에 적응하지 못할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는 나쁘지 않았다. 그 때 잘 적응했으니 지금까지 이 동네에서 살고있겠지. 아무튼 그 당시에는 동네가 너무 시끄러워서 싫었다. 하긴, 물론 그 때는 지금 이 동네가 아니었어도 어딜가던 시끄러웠을 것이다. 대한민국이라면 어느 곳이던지 말이 끊이지 않았겠지. 대한민국에 다시 왕이 생긴건 그만큼 온 나라가 발칵 뒤집어질만한 사건이었으니까. 

모든 사람은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면서 살아간다. 이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노발대발하시던 동네 할아버지도, 신문을 보며 혀를 끌끌차던 과일가게 아저씨도, 날마다 모여 이 나라가 드디어 망하려나하며 끊이지 않는 이야기를 나누던 아주머니들도 또 ' 이리 오너라. ' 근엄한 척을 하며 왕 흉내를 내던 꼬마 아이들도. 모두들 달라진 환경에 적응했고 그렇게 자연스럽게 동화되어 살아왔다. 어찌보면 나같은 일반 사람에게는 큰 영향은 없었다. 어차피 나라를 이끌어가는 사람들은 나와 멀었고 이 나라의 짱이 대통령이든 왕이든 그건 내게 별로 중요치 않았다. 그렇게 많은 일이 있었던 시간으로부터 12년이 흘렀다. 

 

 

 

 

대한민국의 세자가 대국민 앞에 모습을 드러낸 이후로 내게 전정국은 조금 특별한 사람으로 기억되었다. 아주 잘생기고 아주 잘난 대한민국의 세자. 뭐, 세자라는 사실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특별하기는 하지만. 나중에 왕이 되어서 우리 나라를 다스리면 비주얼도 굿이고 아주 일석이조겠네. 정치에 관심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없던 나였지만 연예인 뺨치는 미모를 가진 전정국 때문에 우리 나라의 정치계가 아주 아름답다며 나 혼자 티비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여느 날과 다름없이 시내를 활보하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이사를 했어도 단독주택을 고수하는 우리 엄마 덕분에 우리 집은 아파트 단지를 지나 조금 더 들어간 구석에 자리하고 있었다. 끼긱- 하고 소리를 내는 대문을 열어 집으로 들어가던 순간, 우리 집에서 나오는 검은 옷을 입은 사내들과 마주쳤다. 나도 놀라고 그 사람들도 흠칫 놀라고. 하지만 이내 내게 고개를 꾸벅하고 인사를 하고는 딱 봐도 좋아보이는 검은 차를 타고 사라져버렸다. 따라 인사할 새도 없이 사라지는 사람들을 보며 나는 머리를 긁적이고는 다시 집으로 걸음을 옮겼다. 

 

 

 

 

" 나 왔어! " 

 

 

집으로 들어서자마자 거실 바닥에 앉아있는 엄마, 아빠의 모습이 보인다. 그것도 꽤나 진지한 얼굴로. 저건 설날에 친척들이랑 돈 걸고 고스톱 칠 때나 나오는 표정인데. ' 뭐해? 왜 그러고 있어? ' 내 방으로 향하며 툭하고 던진 질문에 표정만큼이나 마찬가지로 진지한 아빠의 목소리로 대답이 들려왔다. 

 

 

" 이리 와봐. " 

" 어? " 

" 여기 와서 좀 앉아봐. " 

 

 

 

 

그 때 도망쳐야했다. 아빠가 앉아보라며 턱짓으로 자신의 앞을 가리켰을 때, 그냥 내 방으로 들어가 문을 걸어잠그던지 아니면 다시 신발을 신고 밖으로 나가던지. 불길함을 감지하는 내 느낌이라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더 늦게 찾아왔다. 어디서 편하게 낮잠이라도 자고있었나. 그 앞에 마주 앉아 엄마 아빠의 진지한 얼굴을 번갈아 바라봤을 때, 이미 털썩 앉아서 일어나지도 못할 때, 그제서야 내 느낌은 내 어깨를 톡톡 두드리며 말했다. 야, 망했어. 빨리 도망가. 

 

 

 

 

 

 

" 너도 이제 스무살이 됐고, 이제 때가 된 것 같다. " 

" ...무슨? " 

" 우린 널 시집 보내기로 결정했다. 이미 다 합의했고. " 

" 에? " 

 

 

얼빠진 소리가 절로 튀어나왔다. 내 반응에 부모님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일말의 변화도 없이 그대로였다. 당황하여 두 눈만 꿈뻑이는 것도 잠시, 나는 이내 허탈한 헛웃음이 터졌다. ' 뭐야, 대낮부터 재미없게. ' 뭐 이런 장난을 치나며 고개를 젓고 자리에서 일어나려던 나를 붙잡은 것은 정말 진지함을 가득 품은 아빠의 목소리였다. 

 

 

" 장난 아니고 거짓말도 아니야. " 

" ... " 

" 이렇게 갑자기 일방적으로 말해서 미안하지만 네가 어른들의 결정을 잘 따라줬으면 좋겠다. " 

" ... " 

" 아빠는 네가 잘 해낼 거라고 믿어. " 

 

 

 

 

 

 

드라마에서 많이 보긴 했었다. 갑작스럽게 본인도 모르게 진행되는 결혼. 흔히 정략결혼이라고 칭하기도 하는 것. 근데 우리 집은 재벌가도 아니고 졸부도 아니고 아주 지극히 평범한 집이었다. 그런 쪽과는 거리가 아주 먼. 

나 어디 팔려가나? 처음에는 정말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빠의 표정은 나를 믿는다는 그 말을 증명하듯 단호했고 엄마의 얼굴에는 걱정 가득, 근심이 가득이었다. 도무지 이해하기 힘든 상황에 안 쓰던 머리를 굴리고 있다가 불현듯 아까 마주쳤던 검은 사내들이 떠올랐다. 어떡해. 나 진짜 팔려가나봐. 

 

 

 

" 어디로... 어디로 시집가는데? " 

" ... " 

" 아니, 누구한테? " 

 

 

불안함을 가득 얹고 진짜 조심스럽게 던져진 물음에 대한 대답은 그리 길지 않은 시간 후에 들려왔다. 아빠의 대답은 너무나도 확고했다. 단호한 목소리, 이변은 없다는 결연한 표정. 더불어 살며시 고개를 끄덕이는 엄마까지. 내가 그 때 아빠에게 들었던 말은 태어나서 지금까지 들었던 말 중에 가장 쇼킹하고 충격적인 말이 아닐 수가 없었다. 

 

 

 

 

 

 

 

 

 

" 세자. " 

 

 

 

내 인생 진짜 어떡하지. 

 

 

 

 

 

 

 

 

 

 

 

 

 

 

 

 

" 야, 나 시집 가. " 

[ 뭐? 시집? 무슨 소리야 그건 또. ] 

" 그렇게 됐어. 알잖아, 우리 엄마아빠 결단력 쩌는거. 한번 다짐하면 절대 못 이겨. " 

[ 진짜야? 뭐야, 누구랑 결혼하는건데? ] 

" 너 진짜 깜짝 놀랄걸? " 

[ 왜왜! 나도 아는 사람이야? 누군데? ] 

" 응. 세자한테. " 

 

 

입에서 가볍게 떨어진 그 말에 핸드폰 너머가 조용했다. 끊임없이 울리던 스피커가 잠시 조용해졌고 나는 그런 친구의 침묵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그래, 놀랍겠지. 도무지 현실감이 없긴하다. 이 현실감 없는 일이 어떻게 현실이라고 쉽게 믿어지겠니. 나같아도 못 믿겠다. 

 

 

" 너 놀란거 다 이ㅎ," 

[ 푸하하하하하하 ] 

 

 

친구의 침묵은 호탕한 웃음소리와 함께 깨졌다.  

 

 

 

" 왜 웃어. " 

[ 그건 또 무슨 드라마야? ] 

" 어? " 

[ 재밌겠네. 개완벽한 대한민국 세자한테 시집가는 모든게 존나 평범한 여자애. 그래서 세자역할은 누군데? ] 

 

 

 

뭐래, 진짜. 신경질적으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씩씩거리며 까맣게 변한 핸드폰 화면을 혼자 내려다보다가 나도 모르게 한숨이 나왔다. 드라마 같긴 하지. 그것도 클리셰 쩌는 신데렐라 스토리. 모든 것이 완벽한 왕자님과 별 내세울 것 없는 비련의 신데렐라의 만남이다. 그래도 신데렐라는 예쁘기라도 했지. 다시 한숨을 내쉬며 무릎 사이로 고개를 묻었다. 

상상해본 적도, 상상할 수도 없었다. 어느 누가 그런걸 상상할까. 내가 신데렐라가 될 줄 누가 알았냐고. 그것도 얼굴 한번 본 적도 없는 왕자, 아니 세자랑. 

 

 

 

 

 

 

 

 

 

 

 

 

 

 

 

모든 것이 빠르게 진행되었다. 당사자의 생각은 묻지 않고 결정된 결혼도, 결혼 준비도, 그리고 내가 집을 떠나 연리지로 들어가는 오늘도. 전정국과 내가 같이 지낼 곳의 이름이 연리지라고 했다. 뜻이 진한 부부애라고 했나. 오늘 처음 만나는데 진한 부부애는 무슨. 

처음 결혼 얘기를 듣고 딱 일주일이 지났다. 일주일만에 나는 집에서 쫓겨났다. 쫓겨난다기엔 가방에 캐리어에 엄마의 눈물까지, 좀 많이 거창했지만 울며 겨자 먹는 심정으로 전에 봤었던 검고 큰 자동차에 올라탔으니 그게 그거다. 내 마음은 고등학교 1학년 때 엄마 몰래 아이돌 콘서트에 갔다와서 엄청 혼나서 쫓겨났을 때보다 무거웠다. 

 

 

 

 

 

 

 

 

까만 차 안은 딱 그 모습만큼 무겁고 조용했다. 마치 암흑같은 그 공간에 나는 하품 하나 자유롭게 하지 못하고 쥐죽은 듯이 얌전히 있었다. 빠르고 부드럽게 달리던 차는 점차 속도를 줄이더니 어느새 완전히 멈춰섰다. ' 도착했습니다. ' 내려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하던 나는 그 소리를 듣자마자 문을 벌컥 열고 차에서 내렸다. 그제야 숨통이 트여서 기지개를 피며 숨을 마시고 내쉬었다. 

 

 

 

 

" 아, " 

 

 

티비에서만 봤던 곳. 공사를 시작하고 2년이 지나고나서야 완성이 되었던 곳. 중학교 3학년 때 수학여행으로 왔다가 하루종일 걸어서 지독하게 고생했던 곳. 다시 태어난 대한민국의 궁궐. 

천천히 걸음을 떼었다. 한 눈에 봐도 고급스럽고 우아한 모습에 쉽사리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검은 옷을 입은 남자들이나 혹은 한복을 입은 여자들이 바쁘게 지나다녔다. 여기서 산다고? 내가 정말 앞으로 여기서 산다고? 아직도 믿기지가 않는다, 진짜. 그래서 혼자 볼을 꼬집었다. 쭈욱 늘어나는 볼이 아프기는 엄청 아팠다. 

 

 

 

 

" 가시죠. " 

 

 

한참동안 내 뒤에 서 있던 검은 남자가 이상한 표정으로 나를 안내했다. 하긴, 볼을 꼬집고 아파하고 생쇼를 하는데 나같아도 이상하겠다. 고개를 끄덕이고 남자를 따라갔다. 그 와중에도 내 두 눈은 부지런하게 주위를 둘러보았다. 현대적인 느낌이 있어서 완전한 궁궐은 아니었지만 느껴지는 위엄이 있었다. 그제야 조금씩 실감이 났다. 내가 예전처럼 여기에 놀러온게 아니라는 것이. 내가 여기에 왜 왔는지. 궁궐이 내뿜는 위엄이 어깨를 짓누르며 내게 알려주었다. 

 

 

 

 

 

 

 

 

 

 

 

" 기다리고 계십니다. " 

" ...네? 누, 누가요? " 

" 세자 저하께서요. " 

 

 

미치겠다. 저 안에 전정국이 있다고? 진짜 만나는 거야? 

남자의 말을 듣자마자 입술이 바짝 말랐다. 심장도 쿵쾅대고 손도 조금 떨리는 것 같았다. 그런 내 상황을 아는지 모르는지 남자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문 앞으로 걸어갔다. ' 도착하셨습니다. ' 남자의 목소리에 나는 그제야 엉기적대며 걸음을 뗐다. ' 저하. ' 내가 느린 걸음으로 문 앞에 도착할 때까지도 안에서는 대답이 없었다. 혹시 안에 없나? 내가 기대에 찬 눈빛으로 남자를 올려다보자 남자는 작게 한숨을 내쉬고 문을 열었다. 

 

 

" 드, 들어가요? " 

" 네. " 

 

 

내가 방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바로 문이 닫혔다. 안에서 기다려라 뭐 이런건가. 왜 자세하게 말을 안 해줘. 혼자 입을 삐죽 내밀고 투덜거리며 계속 걸음을 옮기다가 멈췄다.  

 

 

 

 

 

 

 

 

전정국이다.  

내 눈에 보이는 전정국의 모습에 걸음도 멈추고 몸도 멈추고 머리도 멈추고. 처음 보는 전정국은 뭐에 빠진건지 열중하며 시선을 앞에 고정하고 있다. 그러다가 뭔가 잘 안 풀리는지 미간을 찌푸렸다가 다시 얼굴을 풀며 입가에 작은 미소를 지었다. 

 

 

 

 

잘생겼다. 티비에서의 모습이 거짓말이 아니었다. 오히려 실물이 더 잘생겼다면 모를까. 계속 시선을 앞에 고정하고 있는 전정국 때문에 정면을 보지는 못했지만 일단 옆모습이 작살나게 잘생겼으니 말 다했다. 진짜 잘생겨서 뭐에 홀린줄 알았다. 나는 정신도 못 차리고 천천히, 아주 천천히 전정국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초점을 전정국에게만 맞춘채 움직였다. 시간이 지나자 멀리있던 전정국이 조금 가까워졌다. 팔을 뻗으면 닿을 거리 정도. 내가 전정국의 앞에 섰고 또 멍하게 전정국을 쳐다봤다. 그러므로 내가 방에 들어왔을 때부터 줄곧 정면을 향해 있던 전정국의 시선이 내게 향하는 건 당연한 순서였다. 그리고 전정국이 살짝 고개를 들었다. 초롱초롱한 눈이 마주쳤다. 

 

 

 

 

 

 

 

 

" 야. " 

" ... " 

" 뭐야. " 

" ... " 

" 게임 중이잖아. " 

" ... " 

" 비켜. " 

 

 

 

 

 

 

초면임에도 불구하고 뚝뚝 끊어지는 짧은 말. 싸가지 없는 목소리. 짜증이 가득 묻어있는 표정. 

그게 전정국과의 첫 만남이었다. 

 

 

 

 

 

 

 

 

 

 

 

 

 

 


태꿍의 일기

일단 멱살을 내놓기로 했다. 쥐어잡혀서 탈탈 털려도 모자라니까. 뭐하다가 이제 왔냐고 물으시면 할 말이 없다. 바빴는데 바쁜만큼 게을렀다. 그래서 이따가, 내일, 주말에 미루던게 이렇게까지 됐다.  

이 글은 또 뭐냐 물으시면 작은 변명을 늘어놓을까 한다. 슬픈 글만 쓰다보니까 우울해졌다. 우울하니까 글도 쓰기 싫고 밀린 드라마나 보다가 그냥 삘이 왔다. 막 썼다. 이걸 쓰기 시작하니까 다른걸 쓸 수가 없었다. 그래서 또 일을 벌렸다. 내가 생각해도 답이 없는 것 같다. 그래도 써볼까 한다. 개싸가지 세자 전정국. 매력적이다. 방탄 ver. 궁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궁이라는 드라마도 엄청 오래된 드라마지만 소재가 너무 좋다. 사실 사극물을 쓰고 싶었는데 너무 욕심인 것 같아서 현대물과 섞었다.  

지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기다리게 해서 너무 미안하고 기다려줘서 너무 고맙고 또 고맙다. 내 긴 주저리를 몇 명이나 봐줄지는 모르겠지만 너무 미안하다는 것은 알아줬으면 좋겠다. 

 

 

암호닉 신청 받을게요. 멍청한 작가가 빠뜨리지 않을 수 있게 함께 해주실 분들은 [암호닉] 이렇게 신청해주세요! 기존에 있던 분들은 안해주셔도 됩니다!

이런 글은 어떠세요?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123456

독자422
와..ㅜㅜㅜㅜㅜ정국이가 세자라니 ㅠㅠㅠㅠ. ㅜㅜㅜ[현질할꺼에요] 함호닉 신청하고갑니다ㅏ
8년 전
독자423
이런거보면 꽃보다 남자가 생각나요ㅠㅜㅠ전정국이 세자라니...귀티나게생겨서 어울리네요ㅠㅠ
8년 전
독자424
헐 정국이랑 세자랑 잘어울려욬ㅋ큐ㅠㅠㅠㅠ담편도 기대하면 정주행하러갑니당
8년 전
독자425
전정국이 세자라니ㅠㅜ 세자 전정국이라니ㅠㅠ 넘나 설레는 것ㅠ
8년 전
독자426
말도안돼 이걸 왜 이제야 발견했을까요...!!!! 얼른 따라잡을게요!!!!
8년 전
독자427
정국쓰왜이리차가웤ㅋㅋㅋㅋㅋ여주첫만남부텈ㅋㅋ캐당황
8년 전
독자428
[사랑사랑사랑] 너무 늦었지만 혹시 몰라서 암호닉 신청해요..ㅠㅠㅠㅠㅠㅍ
8년 전
독자429
반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뭘 저렇게 진지하게 하나했더니 게임중 이였군하 ㅋㅋㅋㅋㅋㅋㅋㅋㅋ
8년 전
독자430
....?진지하게하시던게 게임인가요...?정국아...??세자씨...??
7년 전
독자431
세자.....세자ㅠㅠㅠㅠㅠㅠㅠ잘생긴 세자
7년 전
독자432
헐 정국이 세자저하 정국이ㅠㅠㅠㅠㅠㅠㅠㅠ저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와...한복....와....상상만해도 발린다..ㅠㅠㅠㅠㅜㅜ워ㅓ어ㅠㅠㅠㅜ잼이될게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7년 전
독자433
세자저하 ....아이러브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정국이가 세자라니 ㅠㅠㅠ 아 ㅠㅠㅠ내가세자빈이라니 ...설레죽어요 ..
7년 전
독자434
헐 요즘 사극배경에 빠졌었는데 제목보고 바로 들아왔는데 세자가 전정국이라뇨........끝났네..
7년 전
독자435
어머 세자 꾸기라뇻...너무 귀엽네요 기대되요★★
7년 전
독자436
워매.. 정국이가 세자라니...ㅠㅠㅠㅠㅠㅠㅠ 제목에 이끌려 보았는데 아마 끝까지 보게 될듯 해요ㅠㅠㅠㅠㅠㅠㅠ
7년 전
독자437
정구가ㅠㅠㅠㅠㅠ [세자내꺼하자]로 암호닉 신청할께여퓨ㅠㅠㅠㅠㅠ
7년 전
독자438
[달방]암호닉 신청이요ㅠㅠㅠㅠㅠㅠ 전정국이 세자ㅜㅠㅠㅠㅠㅠ 저도 저런남자한테 시집가고싶어요ㅠㅠㅠㅠㅠㅠ
7년 전
독자439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소재가 너무 신선한 거 같아서 좋네요!!!! 잘보고 갑니다!!!
7년 전
비회원245.72
[두유망개]로 신청해요♡
7년 전
독자440
세상에 제가 이걸 왜 지금에서야 알았을가요..,홀...ㅠㅠㅠㅠ
7년 전
독자441
와ㅠㅠㅠㅠ이제서야 봤는데 정국이가 세자라니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설레죽으렵니다ㅠㅠㅠㅠ
7년 전
독자442
와뜨 세상에 암호닉은 최신글에 받으시나요 여기서맘 받으시나요 답댓이 없어도 괜찮아요 저는 미래에서 왔기 때뭉에 오늘 내로 암호닉 신청할거거든요♥♥♥♥
7년 전
비회원166.33
세..자?대박ㅎ읽는순간부터너무너무너무설래고정말너무재미있었어요 짱이십니다!
7년 전
독자443
아 대박ㅋㅋㅋㅋㅋ 궁금해서 들어왔는데 완전 정통사극이 아니었네요 꿀잼예상 정주행 신알신하고가요!
7년 전
독자444
와 진짜 뭐야 궁 다시 보는거 같애요ㅠㅠㅠ 지금 읽다니^^ 저 머리 박고 올게여...
7년 전
독자445
정주행 시작합니다아아
7년 전
독자446
추천받고 보러왔어용 ! ㅎㅎ 정주행 시작합니다 ㅎㅎ
6년 전
123456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분류
  1 / 3   키보드
필명날짜
이준혁 [이준혁] 내게 비밀 남친이 있다 ss2_0715 1억05.01 21:30
온앤오프 [온앤오프/김효진] 푸르지 않은 청춘 012 퓨후05.05 00:01
김남길[김남길] 아저씨 나야나05.20 15:49
몬스타엑스[댕햄] 우리의 겨울인지 03 세라05.15 08:52
      
온앤오프 [온앤오프/김효진] 푸르지 않은 청춘 012 퓨후 05.05 00:01
이준혁 [이준혁] 내게 비밀 남친이 있다 ss2_0715 1억 05.01 21:30
나…18 1억 05.01 02:08
강동원 보보경심 려 02 1 02.27 01:26
강동원 보보경심 려 01 1 02.24 00:43
이준혁 [이준혁] 내게 비밀 남친이 있다 ss2_0634 1억 02.12 03:01
[이진욱] 호랑이 부장남은 나의 타격_0917 1억 02.08 23:19
[이진욱] 호랑이 부장님은 나의 타격_0817 1억 01.28 23:06
[배우/이진욱] 연애 바이블 [02 예고]8 워커홀릭 01.23 23:54
[이진욱] 호랑이 부장님은 나의 타격_0713 1억 01.23 00:43
[이진욱] 호랑이 부장님은 나의 타격_0615 1억 01.20 23:23
이준혁 [이준혁] 내게 비밀 남친이 있다 ss2_0513 1억 01.19 23:26
[이진욱] 호랑이 부장님은 나의 타격_0516 1억 01.14 23:37
이재욱 [이재욱] 1년 전 너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_0010 1억 01.14 02:52
이준혁 [이준혁] 내게 비밀 남친이 있다 ss2_0414 1억 01.12 02:00
[이진욱] 호랑이 부장님은 나의 타격_0419 1억 01.10 22:24
이준혁 [이준혁] 내게 비밀 남친이 있다 ss2_0314 1억 01.07 23:00
이준혁 [이준혁] 내게 비밀 남친이 있다 ss2_0217 1억 01.04 01:01
윤도운 [데이식스/윤도운] Happy New Year3 01.01 23:59
이준혁 [이준혁] 내게 비밀 남친이 있다 ss2_0118 1억 01.01 22:17
준혁 씨 번외 있자나30 1억 12.31 22:07
[이진욱] 호랑이 부장님은나의 타격_0318 1억 12.29 23:13
[이진욱] 호랑이 부장님은 나의 타격_0213 1억 12.27 22:46
[이진욱] 호랑이 부장님은 나의 타격_0118 1억 12.27 00:53
이준혁 [이준혁] 내게 비밀 남친이 있다_end22 1억 12.25 01:21
이진욱 마지막 투표쓰11 1억 12.24 23:02
[배우/이진욱] 연애 바이블 [01]11 워커홀릭 12.24 0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