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언제나 무심결에 널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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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밝게 웃으면서한 인사에도 불구하고 김종인은 그저 묵묵히 아무표정없이 목례로 날 지나쳤다.
미술학원이라 그런지 그렇게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보단 성적이 중하위권인 아이들이 더 많이 찾아온다.
어제 상담을 마치고 오늘부터 학원을 다니기로한 내 학생이 한명 늘었다.
"쟨 이름이 뭐야?"
내 옆에 있던 박찬열이 김종인의 행동이 거슬렸는지 아니꼬운 눈빛으로 김종인의 뒷모습만 바라보며 물었다.
"김종인,이제 고2라고했나?말숫이 별로 없어보이지?"
"그것보다 싸가지없어"
"선생이 학생한테할소리냐 그게 저나이땐 다 그렇지뭐"
'난 저나이때 안그랬어'라고 말하며 자신이 가르치는 반으로 들어가는 박찬열이였다.
그 뒷모습을 보고 혀를 내두르며 나도 김종인이 들어간 내 반에 들어갔다.
건설된지 얼마안된학원인지라 썰렁한 분위기속에 김종인은 내가 들어온걸 아는지 모르는지 그저 휴대폰만 깔짝대고있을뿐이였다.
"종인아,혹시 아트키트 구매했니?원장 선생님이 얘기 하시든?"
그제서야 눈을 마추며'아뇨,그게 뭔데요'라고 묻는다.
"말씀안하셨나보네 재료들 들어있는건데 뭐..지금 당장은 필요없으니까 선생님이 연필이랑 지우개빌려줄께 휴대폰집어넣고 이제 기초도형그리자"
휴대폰을 주머니 속에 쏙 집어넣고 손에 연필을 쥐고 종이에 살짝 그려진 스케치를 본따 서투른 솜씨로 나름대로 열심히 그리는모습을 보니 어린아이가 유치원에서 그림그리는 듯 귀여워보인다.
"종인아,원래 그림에 관심있었어?"
"아뇨"
"그래?뭐 대학에 관해서 궁금한거있어?있으면 물어보구"
"네"
그냥 단 둘이 과외하는 느낌이 들어서 말을 걸었지만 더 이상 말을 걸 수도없게 말을 잘라버린다.그 애입에서 더 긴대답을 바랬던건 무리였나..이 넓디 넓은 교실이 한없이 썰렁해보이는거같아..몇분이 지나자 다 그렸는지 나를 슬쩍보더니'다그렸어요'라고 처음으로 먼저 말을 걸었다.하얀 종이에 깔끔하게 그려져있는 직육면체는 김종인의 겉모습과달리 매우 섬세해보였다.
"음 잘그렸다!선을 잘쓰는거같아 이대로가면 진도 빨리나갈수있겠다"
"...."
쑥스러움을 잘타는지 표정관리가 잘안되는 김종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