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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몬스타엑스 샤이니 온앤오프
챠루그레이 전체글ll조회 1050l 2

*


발을 내딛는 걸음걸음마다 심장이 쿵,쿵하고 울려퍼졌다.긴장 반 분노 반이었다.찬열이 무슨 감정이 남아 자꾸 연락을 하는 것인지는 모르는 일이었으나 밖에 있다는 사람을 이렇게 집 앞으로 찾아가게 만드는 게 내 입장에서 볼 때 그닥 달갑지 않은 것이었다.물론 안오냐고 한다고 가는 나도…이상한 것이다.하지만 궁금했다.찬열이,자신을 그렇게 차갑게 내쳤을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다시 연락을 하는 것인지….사실,나였다면 얼굴조차 보기 꺼렸을 것이다.무엇이 어찌 되었든 나는 이번에야말로 찬열을 추궁하고 속내를 알고 싶었다.나는 발걸음을 멈춰섰다.그의 그림자다.


"..무슨 일인데."
"아..왔어?"
"왜 불렀어?"

 

차가운 밤공기만큼 싸늘한 분위기였다.나는 찬열을 뚫어져라 노려봤지만,그는 풀린 눈으로 나를 슬몃 쳐다보고는 베식 웃는 것이었다.왠지 분한 마음에 입술을 잘근잘근 뜯었다.뭐야,뭐냐고?나는 기분 나쁜 표정을 감출 수가 없었다.


"뜯긴 왜 뜯어,입술 피 나잖아."
"..왜,왜 이래!"


입술에 닿는 찬열의 손가락에 당황하여 급히 손을 쳐냈다.당황도 당황이었지만,갑작스러운 그의 행동은 내게 어리둥절함까지 안겨다주었다.찬열은 물러서긴 커녕 웃음을 머금은 채 입술에 조그맣게 맺힌 피를 닦아내고는 능글맞게 웃었다.또 소름이 돋았다.

"까칠해졌다 너."
"....미쳤어?"

 

우리가 아직도 연인사이인줄 아니?차오른 말을 삼켰다.지금 찬열은 꼭 나와 사귈 때의 찬열같았다.잠시 당황했지만 곧바로 정신을 차렸다.박찬열과 있는 자체가,종인에게 못할 짓이었다.억누르고 있던 죄책감이 부풀어오르는 느낌이었다.찬열은 꼭 나를 애인 보듯 부드러운 눈빛으로 날 스캔해나갔다.눈이 마주치고,또 그의 눈은 내 코로,입술로,목으로 또 천천히 그렇게 움직였다.깨름칙한 느낌이 온 몸을 감쌌다.

"나 안보고 싶었어?"
"너 진짜 미쳤어?"
"난 보고싶었는데.."
"뭐?"


나는 순간 욱해 주먹을 꽉 쥐었다.찬열은 변하지 않았다,그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한다.좋아했던 마음만큼 배신감이 커 많이 미워했지만 그렇다한들 다시금 연락오는 그에게 기대를 하지 않았다는 건..말이 안되는 것이었다.그에게 전화가 걸려오기 시작했을 때부터,나는 언제부터인가 무의식중에 그의 연락을 기다렸던 것이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사실이었다.하지만 그런들 뭐하리,가라앉은 박찬열의 목소리와는 다르게 뒷편에서는 다른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던 것을.다시 쌓을수도 없을 만큼,너무나도 단단하고 견고했던 박찬열에 대한 내 믿음의 벽은 망치로 깨부순 듯 산산조각 나 회생불가였다.난 그래도,그래도 슬프지만 수긍했다.찬열이 제 마음을 알 턱이 없기에 슬프지만 수긍했다.지금 내 앞에 나타난 박찬열이 달갑지 않은 것은 이것이 첫번째 이유였다.찬열의 눈썹이 조금 찌푸려졌다.작은 한숨을 내뱉는데,나는 더 이상 쳐다보고 싶지도 않아 눈을 내리깔았다.


"백현아."
"...."
"미안,이렇게라도 얼굴 한 번 보고 싶어서."
"..."
"나,한 번만 다시 기회 주면 안될까."
"..시"


싫어.라고,해야하는데…나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찬열이,내게 다시 기회를 달라고 한다.입술을 다시 물어뜯다 피맛이 났다.차마 싫다는 말이 입에서 나오지 않았다.단지 그의 눈이…왜인지 모르게,정말 어째서인지는 모르겠지만..나와 같은 외롭고 슬픈 눈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그의 취한 낮고 희미한 음성에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건 내 마음이 약해서일까.온전히 그의 눈동자에 담긴 건 바로 나뿐이었다.무언가 벅차올랐지만,쉽게 가라앉았다.그의 눈과 내 눈이 마주하고,그는 아마 알아차린 것 같았다.내가 조금 흔들렸다는 것을.


순식간이었다.무언가 알아차릴 틈새도 없이 내 눈에 온통 들어온 후 퍼지는 감촉은 익숙했던 그것이었다.살짝 어긋난 눈썹에 감은 눈,속눈썹.그리고 맞닿아있는 것은 입술이었다.밀려들어오는 벅참에 나는 숨을 고를 수 없었다.당황해서,또 긴장해버려서….무방비 상태인 나는 꽤 멍청하게 당해버렸다.상황을 파악하고 나서야 나는 찬열을 힘껏 밀치고 때려도 봤지만 내 어깨를 꽉 잡아올 뿐이었다.이기적인 입맞춤에 치가 떨렸다.예전 그 상황과 같았다.찬열이 바라는 것은 이런 것이었을까?노리개로 전락한 느낌에 불쾌함을 이루 말할 수 없었다.찬열의 혀를 꽉 깨물었고 피맛이 퍼졌지만 찬열은 몇 초간 가만히 입을 맞춘 채 있었다.그의 손이,내 어깨를 꽉 잡았다가 스르륵 떨어졌다.그리고는 입술을 떼었다.찬열은 더 이상 날 보지 않았다.이제는 정말 비참하기까지 했다.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맨정신으로 못할 말 하지도 마."
"아니야 백현아,"
"앞으로 연락하지마.진짜,절대 안받을거니까."

 

더 말할 것도 없이 뒤돌아 빠른 걸음으로 걸어갔다.걷고,걷고 또 걸었다.찬열이 저 멀리 보이지 않을 만큼.내가 무슨 길로 가는 지,어디로 갈 것인지도 모른 채 그냥 걸었다.뛰다 싶이 걸었다.그러다 제 풀에 지쳐 벽에 몸을 기대 쓰러지듯 주저앉아버렸다.찬열의 속내를 알겠다고 마주했더니.결과는 비참했다.우울했다.그렇게 가만히 주저앉아있다보니 눈물이 방울방울 흘렀다.땅바닥에 툭툭 떨어지는 눈물도 안타까워서 더 눈물이 났다.왜 눈물이 나는 건지 나조차 알 수 없었다.그냥 상황이,행동이,말들이 날 괴롭히고 괴롭히다 울린 것이라 생각했다.내 자신에게 묻고 싶었다.나는 정말..아무렇지 않은걸까?답답한 머릿속은 잔뜩 뒤엉켜있었다.

 


*


"종인아,진짜 미안.."
-아,괜찮아.됐어.아무 연락도 없어서 걱정했잖아.
"그러니까..아무 연락도 안하고.진짜 제정신 아니지.."
-어디 갔었던거야?
"아니..아니야.집 근처에서..미안해 아무튼."

횡설수설했다.종인에게 달리 뭐라 미안함을 표현할 방도가 없었다.괜찮다고 했지만,나는 더더욱 미안해 어쩔줄을 몰랐다.종인은 정말 괜찮다며 나중에 다시 전화 건다는 말을 하고 끊어버렸다.안도와 괴로운 한숨을 내쉬었다.가슴 한 구석이 답답해졌다.종인 모르게,따지자면 옛 애인과 만나 정말 의도치않았지만 키스까지 하게 되어버렸다.그래도 여기까진 괜찮았다.단지 실수였으니….하지만 더욱 나를 미안하게 했던 것은 그 날 밤 종인의 생각이 한 번도 나지 않았던 것이다.그렇게 찬열을 마주하고,또 뒤돌아 가 주저앉아 울 때도 날 기다리고 있었을 종인의 얼굴이 단 한번도 떠오르지 않았다.그게 너무 미안했다.죄책감이 나를 가득 짓눌렀다.

 

그날 밤 사실 난 집으로 들어가지 못했다.찬열이 날 기다리고 서 있다 왔어?하고 다시 말할까 두려웠고,집 앞에서 다시 그에 대한 생각에 괴로울 내가 두려워 들어가지 못했다.그저 주저앉아 몇 번을 울고,울다가..벽에 기대어 잠들어버렸다.사람이 별로 지나다니지 않는 길이라 다행이었다.

"후우.."

답답한 이 마음을 들어줄 누군가가 필요했다.손톱을 물어뜯다 아,하고 휴대폰을 켜 번호를 누르고 전화를 걸었다.
준면이형이었다.


-여보세요?
"아..형,나야."


형은 종대와 종인을 모르면서 나와 찬열과의 연애를 아는 유일한 인물이었다.중학교시절부터 쭉 알고 지내던 형은 내 고민을 곧잘 들어주기도 했고,이런 상황에 고민을 토로한 적은 없지만 이 답답함을 해소시켜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찬열이랑 헤어졌어.일부러 말 안했어."
-..아?
"좀 많이 오래 됐어.3개월 넘었어."
-..그래서?
"어..?"
-헤어져서,뭐 무슨 일 있어?


헤어졌다는 말 하려고 전화한 건 아닐테고.형이 덧붙였다.


"아니..그런 건 아냐."
-그럼?
"....."
-다른 사람 만나기가 힘든거야?

 

아니.형은 내 이야기에 별 관심이 없는 듯 보였다.묵묵한 저음과 건조한 말투에 당황스러웠다.

"자꾸..연락을 해.보고 싶었다고도 하고.."
-니가 찬거야?
"걔가 찼어.그러니까 내가 황당한거야."
-뭐야 그건..진짜 황당하네.
"진짜 돌아버리겠어..어떻게 해야 될지 감이 안잡혀.."
-그게 괴로워?
"응..진짜 미치도록.."

긴 정적이 흘렀다.이내 한숨을 폭 내쉬더니,백현아.하고 나를 조심스럽게 불렀다.


-난 잘 모르겠어.
"어..?"
-정 그러면,받아주는 척 하다가 내쳐버려.
"......"
-근데 내가 보기엔..

 

너 아직도 찬열이 좋아하는 거 아닐까?


벙쪘다.형은 자신의 생각이니,다시 잘 생각해보라느니 등의 말을 하고는 내가 말이 없자 그럼 이만 끊을게.하고 전화를 끊었다.나는 느리게 눈만 깜빡일 뿐이었다.만족스러운 해답이 아니었다.괜히 말해버렸다는 생각이 밀려들어왔다.그렇지 않아도 혼란스러운 머릿속에 더는 생각하고 싶지 않은 감정 하나가 끼어들었으니..엉킨 실타래마냥.이것을 풀어내기엔 답이 떠오르질 않았고,끝도 보이지 않았다.찬열을 생각하면 생각할수록,괴로운 건 혼자라는 생각이 외롭게도 내 가슴에 피어올랐다.

 

 

 

-챠루그레이

다음편은 찬열이외전이에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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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차차 잘풀리는건가요??!! 종인이 불짱해서 어케여ㅠㅠㅠㅠㅠ찬열이 나쁜남쟈..
10년 전
독자2
도대체찬열이의 마음이뭘까요ㅜㅜ백현이불쌍해요ㅜㅜ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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