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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롱타임노씨 롱타임노씨'ㅅ' )
(보고싶었어, 오랜만이라 그런가 두근두근하네)
옆집에 애아빠가 산다
19
* * *
통화를 하는 내 옆에 딱 달라붙어 애타게 누나를 찾던 시우는
내가 전화를 끊자마자 질문을 던져댔다.
"누나야? 압빠, 누나가 온대? 가치 생일추카해?"
발까지 동동 굴러가며 대답을 재촉하는 시우의 머리를 쓰다듬고 쪼그려 앉아 눈높이를 맞췄다.
제 물음에 답을 하지 않는 아빠에 대한 불만인지 잔뜩 부풀어 솟아오른 양 볼에 짧게 입을 맞추며 물었다.
"누나 데리러 갈건데, 시우도 갈까?"
"응! 아, 아니야!"
"왜, 누나 보고싶다며-"
"안니야, 시우가 집 잘 지키고 있을게, 아빠가 누나 데리구 와!"
그 작은 머리로 무슨 생각을 하는건지, 혼자 이리저리 눈을 굴리더니
끝에는 나를 재촉하며 현관 쪽으로 밀기까지 했다.
그 기세에 어쩔 수 없이 신발을 신으며 문 잠그고 잘 기다리고 있으라고 당부를 하면서도
어린 아들을 혼자 집에 두기가 마음에 걸려 자꾸만 망설여졌다.
자꾸만 뒤를 돌아보며 멈칫거리는 나를 본 시우가 쿵쿵대며 다가와 아예 현관문까지 열어주었다.
"압빠, 꼭 이겨야돼!"
"어?"
"그 형아한테서 누나 꼭 델꾸오라구!"
"아..."
만화영화 속 주인공을 괴롭히는 악당을 말하듯 주먹까지 불끈 쥐어보이며 말하는 모습에 웃음이 났다.
전화 틈으로 흘러나온 목소리를 들은건지 형아를 꼭 무찌르고 누나를 데려오라고
신신당부를 하는 시우에게 고개를 끄덕여 보이자 손바닥을 펼쳐 내민다.
그 손을 마주쳐주며 화이팅! 기합까지 넣고 집을 나섰다.
운전을 하면서도 한숨이 절로 나왔다. 찾아가서 뭐라고 말을 해야하나, 머릿속이 복잡해서였다.
그러다 끝에는 내가 지금 맞는 행동을 하고 있는건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마침 신호에 걸려 멈춘 차 안에서 손끝으로 핸들을 치며 눈을 느리게 감았다 떴다.
그러다 힐끗 고개를 돌려 조수석에 던지듯 내려놓았던 휴대폰 화면에 시선을 꽂았다.
빛을 내며 켜져 있는 메세지창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피식 웃음이 흘러나왔다.
곧 다시 바뀌는 신호에 꾹, 엑셀을 밟아 차를 움직였다.
이것만으로도, 지금 이 마음만으로도, 내가 너에게 가는게 맞는 거라는 확신이 들었으니까.
*
금세 도착한 낯선 건물을 한번 올려다보고 안으로 들어섰다.
젊은 남자가 혼자 살기에는 큰 오피스텔이었다.
얼마 전 지나가듯 신축 광고를 봤던 것 같기도 하고.
번지르르 하게 생긴 겉모습처럼 좀 사는 집 자식인가보다, 싶어 괜히 혀를 한번 찼다.
자고로, 부족한 것 모르고 큰 사람 치고 제대로 된 사람이 없다고.
혼자 합리화라도 하듯 고개를 끄덕이며 엘리베이터에 타고,
곧 띵- 하고 울리는 소리와 함께 드디어 그 집에 도착했다.
천천히 걸음을 옮겨 현관문 앞에 서서 헛기침을 몇번 하다 현관에 붙은 초인종을 누르자 금방 문이 열렸다.
문이 열리자마자 보이는 얼굴에
살짝 고개를 까딱여 인사를 대신하고 바로 집 안으로 들어갔다.
자신을 본체도 않고 지나치는 내 모습이 어이가 없었는지
등 뒤로 바람빠지는 듯한 웃음소리가 들렸다.
그 쪽에는 그닥 신경을 두지 않고 두리번거리며 익숙한 얼굴을 찾는데
뒤에서 발걸음 소리와 함께 다가온 김민규가 내 어깨를 잡아 돌려세웠다.
"저기요, 지금 뭐합니까?"
"찾으러 왔으니까, 찾아서 가야죠."
"뭐라구요?"
"알면서 뭘 묻습니까."
삐딱하게 물어오는 질문에 한쪽 입꼬리만 올려 웃으며 대꾸하자 팍 인상을 쓴다.
전에 만났을 때도 그랬지만, 행동 하나하나에 어린 티가 나 웃음이 났다.
그 모습에 절로 여유로워져 얼굴에 미소를 띄고 다시 물었다.
"그러니까 빨리 내놓으시죠."
"그 전에."
"..."
"얘기 좀 하죠. 피차 서로 할 말 많을 것 같은데."
찌푸렸던 인상을 풀며 싱긋 웃어보이기까지 하는 얼굴을 보며
결국 고개를 끄덕이고 마주 앉았다.
누가 봐도 고고한 부잣집 도련님같은 분위기를 내며 내 앞에 앉은 김민규는
풍기는 분위기처럼 꺼내는 말에도 거침이 없었다.
사회생활을 오래 하다보면 저절로 사람을 보는 눈이 트인다고 생각하는데,
내가 봤을 때 이 남자는 확실히 어렸다.
정신도, 마음도, 행동도, 처음 보는 사람도 느낄 만큼 어린 티가 났다.
"내가 먼저 물어도 될까요?"
"뭐, 그러시죠."
"무슨 사입니까, 둘이."
"그건 제가 묻고 싶었던 말이었는데... 서로의 첫사랑이죠."
"그럼 이미 다 끝난 사이라는 거네요."
"그게 그렇게 되나요?"
"첫사랑이라는게, 원래 그렇죠."
"적어도 저는 아직 현재진행형이라."
한껏 여유로운 척, 미소를 띄운 채 말을 잇는 모습에 잠시 시선을 내려 피식, 웃음을 흘리곤 다시 고개를 들자
곧바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표정을 띄운 채 나를 보고있는 모습이 보였다.
역시, 마음을 숨기는게 아직은 서툰 사람이었다.
"그럼 뭐합니까, 상대는 이미 과거형인데."
"그러는 그 쪽은, 과거도 현재도 아니잖습니까."
"..."
"적어도 그 쪽보단 제가 승산있는 상황, 아닌가?"
"..."
"그 쪽은 뭐가 그렇게 당당합니까."
"..."
"따지고보면 아무 사이도 아니면서, 사람 가지고 노는것도 아니고."
김민규의 말에 아무 대답 없이 가만히 듣고만 있자
다시금 여유를 찾은건지, 미소를 지으며 혼자 떠들어댔다.
어느정도 말을 들어주다 할 말, 다 했습니까? 하고 다시 입을 열자
작게 움찔 하더니 고개를 끄덕여 보이는 모습에 얼굴에 띄었던 웃음기를 지우고 말했다.
"무슨 사인지 궁금하댔지?"
"예?"
"너는 이미 과거로 지나간 사람이고, 난 그 사람의 현재가 되어주고 미래가 되어 줄 사람."
"..."
"그리고, 내가 다른건 몰라도 이건 확실히 알겠다."
"..."
"넌 김여주 아프게 한 사람이라는거."
"..."
"괜히 흔들어놓으려고 하는 것 같은데..."
"..."
"다시 상처주려는거 아니면, 그냥 빠져."
내가 말을 꺼낼수록 마주한 얼굴은 점점 굳어갔다.
빠지란 말을 끝으로 미련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눈에 보인 방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마자 침대에 걸터앉아 있던 여주와 눈이 마주쳤다.
일어나 있는 줄은 몰랐기에 순간 놀랐지만 아무렇지 않은 척 다가가 눈을 마주치며 쪼그려 앉았다.
"잘 잤어? 남의 집에서 잘도 자네."
"..."
"데리러 왔어, 시우가 누나 보고싶대."
가만히 나를 마주보고 있더니 곧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에 씩 웃으며 손을 붙잡자 그대로 내가 이끄는대로 따라나왔다.
그 손을 붙잡고 물끄러미 우리 둘을 보고 서 있는 김민규를 지나쳐 집을 나오자니,
시우가 말한 것 처럼 공주를 구해 돌아가는 기사라도 된 듯해 웃음이 터졌다.
* * *
상황이 정리가 되질 않았다.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김민규의 집에서, 김민규의 침대에 누워 잠들어 있었고,
방 밖에서는 무언가 대화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일어나 앉아 거실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자 믿기지 않게도 순영씨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니, 저 사람이 왜 지금 이 시간에 여기 있는거야? 둘이 아는 사이도 아닌데?
이해가 가지 않는 상황에 혼자 머리를 굴리며 계속 그 대화를 엿듣는데,
들으면 들을수록 머릿속은 더 복잡해 질 뿐이었다.
특히, 권순영씨가 하고 있는 말들이, 나를 복잡하게 만들었다.
그렇게 가만히 눈만 깜빡거리며 침대에 걸터앉아 있는데,
순간 벌컥, 하고 문이 열리더니 누군가 걸어들어왔다.
불이 꺼져있는 탓에 얼굴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는데도, 누구인지 바로 알아챌 수 있었다.
곧 내 앞에 쪼그려 앉은 얼굴은, 늘 그랬듯 아무렇지 않게 웃고 있는 권순영이었다.
뭐라뭐라 꺼내놓는 말에도 아무 대꾸도 하지 못하고 그대로 내민 손을 잡고 일어섰다.
방을 나가자 우두커니 서서 나를, 정확히는 붙잡은 두 손을 보고있는 김민규의 시선을 애써 피하며 그대로 집을 나갔다.
그렇게 손을 잡은 채로 권순영씨의 차에 올라타고, 오가는 대화 없이 차는 출발했다.
멍하니 창 밖만 바라보고 있는데, 운전을 하던 권순영씨가 손을 뻗어 내 무릎 위에 올려두었던 손을 감싸왔다.
흠칫 놀라며 고개를 돌리자,
시선은 앞으로 고정한 채로 아무짓도 하지 않았다는 듯 웃음기 띈 얼굴로 운전에 집중하고 있는 권순영씨가 보였다.
"아까, 방에서 다 들었지?"
"네?"
"다 들어서 지금 그렇게 넋 놓고 있는거 아니야?"
"아..."
정곡을 찌르는 물음에 말끝을 흐리며 고개를 떨구자 잡은 손에 힘을 주는게 느껴졌다.
그리곤 무슨 생각을 하는지 말 없이 손등을 쓸어주며 운전만 했다.
나는 그 모습을 옆에서 바라보며 가만히 말을 기다렸고.
말 없이 얼마나 더 달렸을까, 곧 집에 도착했고,
그대로 차에서 내려 엘리베이터에 타자마자 권순영씨가 다시 입을 열었다.
"좋아해."
"..."
"내 욕심인 것 같아서 참았는데, 말 정도는 해도 되지 않을까 싶어서."
"..."
"그냥, 내가 너 좋아한다고."
그 말을 듣자마자 누가 한대 때린 것 처럼 멍해졌다.
아무 반응도 하지 못하고 입까지 벌린 채로 그냥 바라만 보고 있었던 것 같은데,
그런 내 모습을 보고 뭐가 그렇게 좋은지 손으로 입을 가리며 웃던 권순영씨가 곧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한마디를 덧붙였다.
"그리고."
"..."
"나랑 시우 앞에 나타나줘서 고마워."
"..."
"이 말도 꼭 해주고 싶은 말이었어."
"..."
"서로 맨정신에 하려니까, 좀 쑥스럽긴 하네."
쑥스럽다며 머리를 긁적인 권순영씨가 곧 열리는 엘리베이터 문에 다시 내 손을 붙잡고 내렸다.
그대로 손이 잡힌 채로 앞장서는 권순영씨 뒤를 쫓아 옆집 문 앞에 섰다.
권순영씨가 씩 웃으며 현관문을 열자,
곧바로 작은 형체가 달려와 폭삭 다리에 안겼다.
"누나!"
"...시우야!"
"와, 아빠 최고다! 지짜 누나를 구해써!"
"날 구했다고?"
"응!"
헤실헤실 웃으며 제 아빠에게 엄지를 들어보이는 시우를 제대로 품에 안으며 옆에 선 권순영씨를 돌아보자
내게는 그저 어깨만 으쓱 해 보인 권순영씨가 시우와는 하이파이브까지 하며 웃어댔다.
오늘 하루가 대체 무슨 상황인지, 어떻게 흘러간건지 아직도 얼떨떨한 것 투성이지만,
품에 안겨 해맑게 웃는 시우와, 옆에서 함께 미소짓고 있는 이 남자를 보고 있자니
뭐, 다 무슨 소용인가 싶기도 하고.
좀, 행복한 것 같기도 하고.
<옆집쓰의 사담사담>
안녕하세요! 드디어! 본편으로! 인사드리는! 옆집쓰입니다!!!!
(감격)
(지난 일주일 간 옆집쓰의 상태.jpg)
한달만에 돌아온 애아빠.....
제가 정말 한달 정도 글을 안 쓰니까 사람이 감을 잃어가지고... 글에서도 느껴지시죠...?
방황하는 옆집쓰의 필력... 안그래도 바닥을 기던 필력이 지하 땅굴 파고 들어가겠어요..........
뭔가 글 속에서 순영이는 점점 벤츠남이 되어가고, 민규는 짜게 식어가고, 여주는 갈팡질팡하는 나쁜X가 되어가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저는 제 글에 나오는 인물 모두를 아끼는데 말이죠9ㅅ9
어찌되었든, 이제 오늘로써 20화부터는 본격적으로 둘의 꽁냥꽁냥을 한번 진행해볼까요?
원하시나여?????
ㅎㅅㅎ
그나저나 다들 내일이 콘서트라 일찍이 주무시는거 아닌가 모르겠어요...
저는 다들 아시다시피 고3이기 때문에 일단 공식도 아니고, 티켓팅도 안했고, 취소표도 안 구했어요...(해탈)
겉돌로 놀러가서 나눔이나 받고 구경이나 하다 올까 했는데,
길치of길치=옆집쓰 인지라 무서워서 혼자는 못가겠더라구요.. 당장 일행이 생길리도 없구요...
그냥... 주말동안은 독방을 들어가지 않는걸루...
콘서트 가시는 분들은 제 몫까지 온 맘가득 열심히 세븐틴 담아오시길(오열)
그럼 전, 오늘 19화에 달리는 댓글에 답글달러 가겠습니다!
소통왕이 되겠다 다짐했기때무네!!!
그럼 오늘도 저의 고정 마무리멘트로 인사드리겠습니다!
오늘도 옆집 권순영씨에게 많이들 설레셨길 바라며,
내일 하루도 행복하시길!
엄지 춱춱 추천 꾹, 댓글 한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