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STEM] 당신의 잠든 연애세포를 깨워드립니다
" 누나, 오늘은 뭐해요? "
알거없어요-. 하며 너의 볼을 꼬집을 때면 너는 얼굴을 찡그리면서 내 손을 힘을 주어 잡았고,
오, 찬이 남자였어? 하고 네 엉덩이를 토닥거리면 너는 발을 동동구르면서 아, 누나! 하면서 울상을 지었다.
" 찬아, 누누히 말했지만 니가 나를 좋아해도 은팔찌 차는건 나야.. "
손목이 시려오는 느낌에 소름이 돋았다, 으으.
누나를 진정 유치장에 넣고싶은거니! 하면서 훈계하는 말투로 네 앞에 서서 어? 하고 물으면 너는 풉, 하고 웃으면서 내 머리위에 손을 올렸다.
어라, 이게 기어오르네.
내가 쿵쿵대면서 편의점 안으로 들어가 아이스크림을 고르고있으면 너는 어느새 옆에서서 내게 딸기요거트바를 건넸다.
" 뭐야, 나 이거 좋아하는거 어떻게 알았어. "
" 누나, 저 누나 스토커에요. "
" 이야-. 무서운데. "
하고 네 손에 들려있는 아이스크림까지 계산대에 들이밀고 내 카드를 열때면 너는 내 카드를 빼앗아서 주머니에 넣고서는 제 지갑을 열었다.
누나가 염치가 없어도 동생 돈을 뺏지는 않아요, 는 무슨.
나는 이미 계산을 마친 아이스크림을 입에 넣고서는 헤헤, 웃고있었다.
" ㅇㅇ야, 맛있어? "
" 맞는다. "
" 아, 왜요. 나 2월생이라서 누나한테 반말써도 된다니까요? "
" 그래봤자 너 지금 1학년이다. "
꽤나 단호했던 내 말투에 찬이는 입술을 쭉 내민채로 우리엄마아빠는 왜 학교를 늦게보내서 어쩌구저쩌구 혼잣말을 시전했다.
찬아!
누군가가 뛰어와서는 나와 찬이 사이에 쏙 끼어들었다.
" 연상이 그렇게 좋으면 나는 어때. "
" 아, 형! "
" 나는 왜 형이냐-. 정한이 형, 해봐. "
" 선배, 선배는 누나라고 안부르는거에 감사해요. "
제게 얼굴을 들이미는 선배의 애정공세에 찬이는 죽을 것 같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도망치려했지만 선배가 찬이의 어깨에 팔을 둘렀다.
" 찬이는 누구애기? "
" 진짜 형! "
" 빨리, 누구애기? "
" 정한이형 애기.. "
네 대답에 선배와 내가 동시에 터져버렸다. 귀여워ㅠㅠㅠㅠㅠㅠ. 찬아 너는 왜이리 귀여운고야 손목 시리게.
웃지마요! 팔을 휘저으며 선배를 밀어내고서는 너는 계단을 빠르게 뛰어올라갔다.
선배는 네 뒷모습을 한참보다가 제 손에 들려있던 커피를 내게 건넸다. 너 먹어라.
" 헐, 선배.. "
" 찬이 저 쯤되면 그냥 좀 받아줘라. "
" 생긴게 어릴 때랑 똑같은데 어떻게 받아줘요-.
나한테 찬이는 아직 7살이야. "
하긴. 선배는 인정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내게 손을 흔들었다. 안녕히가세요-.
교실에 앉아 강의실 밖을 내다보니 체교과 학생들이 운동장을 뛰고있었다. 아, 찬이다.
찬이 운동장 뛰는거보니까 옛날생각나네.
찬이가 다니던 유치원은 작아서 운동장이 없었는데 그래서 운동회를 할때마다 우리학교 운동장을 빌렸었다.
탕,
하는 소리에 노란 병아리들이 총총대며 트랙을 따라 뛰고있었다. 늘 4등이면서도 그 중에서 제일 열심히 뛰는 찬이가 콩, 하고 넘어졌다.
바로 옆에 있던 내가 놀라서 괜찮아? 하고 묻자 너는 눈에 눈물이 가득 맺힌 채로 훌쩍거리다가
" 갠차나. "
하고서는 이미 다 끝난 경기에 끝까지 열심히 뛰었더랬지. 너는 손등에 ' 5등 ' 이라는 도장을 찍어놓고서는 내게 자랑을 하기도 했었는데.
아,
운동장에서 나를 보고 손을 흔드는 네가 보였다. 내가 웃으면서 내게 맞인사를 건네자 너는 제 심장을 부여잡고서는 옆의 친구를 붙잡았다.
네가 거의 매일 하는 제스쳐인데 멀리서봐도 으윽, 이러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서 웃음이 나왔다.
" 이찬, 빨리 안뛰어! "
" 네, 선배! "
표정으로만 보면 국가대표수준인데, 찬아. 왜 점점 뒤로 쳐지니?
***
' 누나 저 오늘 누나 집가서 티비볼래요. '
" 그럴래? 근데 나 오늘 약속있는데? "
' 저도 이따가 친구들이랑 약속있어요, 6시 쯤. 그때 저도 갈게요. '
" 그래, 알겠어-. "
전화를 끊고서 이제 슬슬 준비를 해볼까 하는 생각에 욕실로 향했다.
오늘은 선배가 남소해준다고 했던 날-.
노래를 부르고 내적댄스를 추면서 샤워를 하고는 화장대 앞에 앉았는데 초인종 소리가 들렸다.
문을 열자마자 네가 집 안으로 뛰어들어와 제 집인 듯 거실 바닥에 털썩 앉아 티비를 켠다.
" 배고프면 과자 가져다줄까? "
과자는 좋아하지 않는다며 고개를 젓는 너를 보고서는 다시 화장대 앞에 앉아 머리를 말리면서 화장을 했다.
잘생겼을까? 성격은 좋다고 했으니까, 키는 클까? 으윽, 벌써 좋다.
노래를 흥얼거리며 옷장에서 이옷저옷 꺼내면서 몸에 대보고 침대 위에 던진 옷만 벌써 5개째였다.
" 아, 이거다. 인생템! "
흰 원피스를 꺼내서 겨우 몸에 끼워맞췄더니 어쩜, 내 얼굴 내가 보는데도 감탄이 나왔다.
시계를 보니 벌써 5시에 가까워지는 시간에 방문을 열고 급히나왔다.
" 찬아, 누나 어때? 괜찮지. 딱 보면 반할것같지. "
" 와-. 진짜, 다시 반할 것 같다. "
" 아니 너한테 말고, 내 또래애들도 좋아하겠지? "
" 누나, 지금 남자만나러가요? "
순간 싹 굳는 너의 표정에 움찔했지만 나는 놀라지않았다. 니가 화내도 무, 무섭지 않아.
" 아, 아니.. 그런건 아니고. "
절대 무서워서 거짓말 친건 아니고..
" 그럼 어디가요? "
" ..그냥 친구랑, 어.. 저녁먹으러가! 문단속 잘하고! "
고개를 갸웃거리는 너를 뒤로하고 급하게 현관문을 닫고 나왔다.
그래, 찬이도 이따가 약속있다고 했으니까. 친구들이랑 놀다보면 잊겠지 뭐.
어우, 더워.
요즘들어 부쩍 더워진 날씨에 손으로 부채질을 해대며 약속장소로 향했다.
카페에 들어서서 주위를 두리번거리자 저편에서 손을 흔들며 자리에서 일어나는 남자가 보였다.
" 밖에 진짜 덥죠, 앉으세요. "
내 인생에도 드디어 봄날이, 만세.
빨대를 입에 물고 그의 얼굴을 감상하고 있는데 그가 나에대한 칭찬을 퍼붓기 시작했다.
듣던대로 예쁘다, 피부도 좋다. 웃는거 예쁘다.
정말 자꾸 이렇게 칭찬하시면 좋아할 줄 아시나본데,
맞아요.
진짜 정신을 못차릴 정도로 잘생겨서 한참 넋을 놓고있는데 문득 찬이 생각이 들었다.
우리 찬이도 여자 소개시켜줄까?
아니지, 인기많은데 자기가 다 차는거잖아?
나 때문인가.
그의 얼굴에 시선을 고정하고있는데 아까 굳어있었던 찬이의 얼굴이 떠올랐다.
에잇, 걔는 아까 왜 그런 표정을 지어서는.
" ㅇㅇ씨, 듣고있어요? "
" 네? 아, 그럼요. 그래서 어떻게 되셨어요? "
자꾸만 떠오르는 찬이의 표정을 지우려고 그 남자의 말에 집중하고있는데 밖에 익숙한 남자무리가 지나갔다.
아, 이찬이다. 망했다. 제발 이 쪽 안봤으면.
...(당황)
태연한척 입모양으로 네게 인사를 건네자 너는 고개를 숙여 하, 하는 듯 웃더니 그대로 스쳐지나갔다.
안, 안돼..
" 밖에 누구 있어요? "
" 아.. 아니요. 너무 더워보여서. "
" 그쵸, 아까도 오는데 너무... "
찬아 미안, 내가 지금 너한테 미안하다고 쫓아갈 처지가 아니야.
아니, 미안하다고 할 필요가 없잖아? 거짓말 한 건 잘못이긴해도.
" 영화, 너무 재밌지 않아요? "
" 결말 보니까 시리즈로 할 것같지 않아요? "
" 어.. 그런 것 같기도 하네요? "
평소같았으면 팝콘을 입 안에 털어넣었을텐데 조신한척하느라 결국 팝콘을 남긴 채로 쓰레기통에 넣었다. (입틀막)
잘가, 내 아기들아.
그가 집까지 데려다준다고 하는 것을 한사코 끝까지 거절한 끝에 영화관과 집의 중간 지점까지 데려다준다는 것으로 합의를 봤다.
" 집 들어가면 연락해요, 꼭! "
그는 내가 그에게 손을 흔들어보이고 뒤돌아서 한참을 갈때까지 그 자리에 서있었다.
참, 좋은사람이다. 좋은 사람인데-. 자꾸민 찬이가 떠오른다.
그래서 찬이에게 수차례 전화를 걸고 문자를 해보지만 평소와 다르게 받지도않고 답장도 없었다.
" 아, 진짜. 어? 내가 잘못한 일이냐! 어? 야, 어깨 쭉 피고 걸어. "
하면서도 자꾸 한숨이 나온다.
찬이는 내가 밤 늦게 들어올때면 집 앞 놀이터에서 나를 기다려줬는데 오늘은 그 놀이터에도 없었다.
치, 이런 식이다 이거지?
씩씩대면서 아파트 현관의 번호를 누르는데 누군가가 뒤에서 내 이름을 불렀다.
" 응? "
" 잠깐 와봐, 얘기좀 해. "
" ..찬아? 왜 반말해, 씁. "
" 장난칠 기분 아닌데. "
예, 오빠.
절로 움츠러드는 어깨를 억지로 당당한 척 펴고 네 앞으로 걸어갔다.
ㅇ,왜.
떨리는 목소리를 헛기침을 하면서 아무렇지않은 척 너를 올려다봤다.
" 왜 나한테 거짓말했어? "
" 니가 걱정을, 아니 신경을 쓸까봐.. "
" 내가 왜 그런다고 생각했는데? "
" 그거야 니가 나를 좋, 좋아ㅎ..그래, 니가 그러니까."
" 똑바로 말해. "
말 끝을 흐리고 얼버무리자 네가 굳은 표정 그대로 나를 내려다보고서는 평소 듣던 네 목소리와는 다른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
" 그걸 아는 사람이 그래? "
" 어? "
" 내가 너 좋아하는거 알면서 그러냐고. 일부러 그래? "
" 내가, 언제 일부러..그랬니.. "
" 그럼. "
이젠 네 얼굴을 올려다볼 용기조차도 안나서 고개를 푹 숙인 채 손가락만 만지작거렸다.
아니, 니가 나 좋아하는건.. 니가 너무 아가같고.. 친동생 같ㄱ,
말을 하면서도 너무 진심을 말해서 상처받는건 아닐까 생각이 되었지만 이미 뱉은말 끝까지 뱉으려고 다시 입을 떼는데 네가 내 어깨를 세게 붙잡고 코 앞까지 얼굴을 가져다 대었다.
" 내가 유치원생들이 결혼하자고하는 그런 마음으로 너를 대하는 것 같았어? "
" ... "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네가 확실히 어린 티를 벗었다고 생각한지는 한참이 지났고, 가끔은 네가 나에게 좋아한다고 고백을 해오면 어쩌나 하는 마음도 들 정도로 네 마음을 무겁게 생각했기 때문에.
그 순간 네가 내 뒷통수를 한 손에 담더니 깊게 입을 맞춰왔다.
어딘지 모르게 묘한 기분에 너를 떼어내려고 밀어내는데 자꾸만 파고드는 느낌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흐, 막혔던 숨이 터지고 못 쉬었던 숨을 몰아쉬는데 네가 이번엔 내 양 볼을 잡아 고개를 옆으로 돌린 채 입술을 부딪혔다.
" 내가 아직도 7살 유치원생같아? "
도리도리, 고개를 저었다.
그제서야 너는 환하게 웃어보였다. 손가락으로 번들거리는 내 입술을 닦아주고서는 다시 가볍게 볼에 입을 맞댔다.
아, 이찬 진짜-.
말꼬리를 늘리며 찡얼대는 내 눈을 맞추고는 웃으며 다시 입을 열었다.
" 그럼 나랑 연애해요, ㅇㅇ야. "
:) 암호닉
[규애] [꽥꽥] [겸디] [영울] [우아나다]
[유유] [세상마상] [스틴] [더쿠] [열일곱]
[쑤운뇨오] [해리포터] [17뿡뿡] [토깽이] [기복]
[서쿠] [밍니언] [독짜] [세송] [명호엔젤]
[두유워누] [8월의 겨울] [이월십일일] [셉요정]
[부재중] [지하] [최허그] [햄찡이] [에인젤]
[심장셉틴대란] [플당님사생팬1호] [견밍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