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틴/김민규] SYSTEM. 당신의 잠든 연애세포를 깨워드립니다.
( 부제 : 분명히 우리는 말이다. )
BGM 치즈 - 어떻게 생각해
나 보라고 하는거지, 어? 콱 어디서 코박고 안죽냐 걔는.
투덜거리면서 술잔을 비웠다. 비우고, 또 비우고, 다시 비우고.
어깨를 두드려주는 친구들의 위로에 목구멍으로 음식을 다 뱉어낼 것만 같았다.
아 물론, 진짜 뱉어난다는 것은 아니고 그만큼 많이.. 많이.. 먹었.,
" 우욱, "
" 미친, 이럴 줄 알았어. "
" 야야, 김민규 불러.. 얘 답없어, "
그새끼를 왜, 불러.. 어?
쪽팔려어-. 이씨.
팔을 휘적휘적 저으며 친구들의 핸드폰을 뺏으려고 난리라는 난리는 다 친 것 같다.
야, 김민규. 우리 지금 세봉포차거든, 어.
" 아-. 하늘이 돈다, 돌아. 돌려돌려 돌림판! "
" ... "
" 행운의- 여보세요-. 친구! 소개 부탁드릴게요-. "
" ..김민규요. "
" 김,민,규 친ㄱ, 김민규? "
언제 온건지 바닥에 누워서는 돌림판 돌리듯 돌리는 내 팔을 가만 붙잡고 너는 내 옆에 쪼그려 앉았다.
니가 여기 왜 오냐고-. 니가 뭔데. 어?
알겠어, 알겠어.
네가 나를 일으키려 내 팔을 제 어깨에 둘렀다.
" 뭘 알아, 응? 그냥 니가 싫은게 아니라-, 존나존ㄴ, "
" 욕쓰지마, 안어울리게. "
" 존나. "
" 이게 진짜. "
얘 욕 누가 가르쳐줬어.
내 친구들을 심문하듯 내려다보는 너를 보고 친구들은 하나같이 입을 다물었다.
나 원래 욕 썼는데, 흥.
" 집에 가자. "
" 내가 니네 집에 왜 가! 그렇게 힘이 넘쳐! 이 새벽에-. "
헤헤,
하는 나의 웃음뒤로 친구들은 물론 이 곳에 집중하고있던 포차 안의 사람들 사이에 찬물 뿌린 듯 정적이 이어졌고, 모두들 나를 보고 고개를 저었다.
" 그럼 진짜 우리 집 갈래? "
" 웅! "
" ... "
어느정도 풀려가던 정적이 다시 찾아왔다.
너는 네 얼굴 바로 옆에서 헤실대는 내 얼굴을 저리로 밀어내서는 다시 자리에 쪼그린다.
업혀.
치, 니네 집 가자며? 하자며? 찌질이.
네 등에 업히자 너는 아, 하며 잠시 휘청이더니 내 친구들이 앉아있던 자리에 제 카드를 올려놓고는 나왔다.
" 와, 김민규 핵 멋있다! 오빠다, 오빠! "
" 민규오빠! 안녕히가십시오! "
친구들의 오빠소리를 뒤로하고 너는 우리 집을 향해 걸었다.
한적한 도로 위로 가끔 지나가는 차 소리를 제외하고는 거리에는 너의 숨소리만 들렸다.
" 민규야-. "
" 왜. "
" 민규, 힘들어? "
" ..어. "
그걸 또 힘들다고 하네, 쓸데없이 솔직하기는.
네 어깨에 얼굴을 묻고 한참을 있었다. 숨을 깊게 마시면 코 안으로 들어오는 소년같은 네 향에 다시 취할 것 같았다.
" 술 먹을때마다 자꾸 나 부르고 그러지. "
" ..내가 부른거 아니다, 너 올때마다 내가 얼마나 쪽ㅍ.. "
길게 내쉬는 한숨뒤로 네 웃음소리가 들렸다.
진짜 웃겨서 나는 웃음소리, 기분 나빠.
" 알긴 아냐? "
" ..내려줘. "
" 그냥있어. "
" 내려줘! "
운동화 뒷축으로 네 허벅지를 내리치자 네가 아, 하는 소리와 함께 나를 바닥에 떨궜다.
" 그렇다고 바닥에 던지냐. "
" 아, 존나 아파. "
" 네네, 집에 잘 가세요. 김민규씨-. "
네게 허리숙여 인사하고는 길을 걸었다.
어, 축지법인가. 길이 휜다 휘어!
축지법!
고꾸라질듯 휘청이며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나를 누군가가 꽉 붙잡았다.
" 이거 놔라. "
" 길거리에서 머리깨져서 죽는거 보고싶지않다. "
" 에이씨. "
안업히면 너 보쌈해서 들고간다.
어기적어기적 네 등에 업히자 네가 다시 나를 들어올린다.
졸려.
입을 쩍 벌려 하품을 하고서는 네 등에 기댔다.
" 자냐. "
" 응, 말 걸지마. "
참나,
어이없다는 듯한 네 웃음을 마지막으로 기억은 끊겨버렸다.
-
" 일어나, 이거 먹어. "
" 와. "
내 손에 들려있는 아이스크림을 입으로 마구 밀어넣자 머리가 띵- 하니 아파왔다. 아, 머리야.
탁자에 팔꿈치를 대고 머리를 싸쥐고있는데 네가 자리에 쪼그려 앉아 내 얼굴을 빤히 올려다본다.
" 왜, 뭐. "
" 묻히고 먹어요 꼭. "
손을 뻗어 내 입술을 손가락으로 닦는데 그 표정이 그 눈이 새삼 섹시할일인가.
네 손가락이 시간이 멈추기라도 한 듯 떨어질 생각을 않았다. 존나 잘생겼다.
눈이 마주친다. 1초, 2초, 3ㅊ,
" ..아, 더러워. "
" ..니가 더. "
동시에 약을 먹었던 건가 그 찰나의 순간이 민망해진 우리는 헛기침을 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으, 술이 확 깨네.
" 가자. "
" 힘들어, 여기서 자고싶다. "
" 먼지나게 맞고싶냐. "
" 싫어! "
하면서도 앞으로 향하는 내 어깨에 가만 팔을 얹는다.
곧 있으면 크리스마스구나. 깜빡깜빡 반짝이는 트리들과 장식들이 거리에 천지다. 나는 예전부터 크리스마스만 되면 심장이 바운스바운스 했는데..
어휴, 나는 왜 이새끼랑. 내 환상 니가 다 깬다.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너를 올려다보자 너와 눈이 딱, 마주쳐버린다.
" 뭘 봐. "
" 니가 올려다본거야. "
" 니가 날 먼저 보고있었겠지. "
" 예뻐서. "
" ..? "
" 오늘 예쁘다고. "
" 미친새끼. "
아, 오해할까봐 말하는거지만
" ㅇㅇ야. "
김민규랑 나는,
" 나 아직 "
오래전에 이미
" 너 좋아하는 것 같지 않냐? "
헤어진 사이다.
" ..진짜 미친. "
" 아닌가. "
너는 그렇게 생각 안하는 것 같지만.
:) 사담
여러부뉴ㅠㅠㅠㅠ 저를 얼마나 많은 분들이 기다려주실지는 모르겠어요..
하지만 기다려주실 독자분들을 위해 연애세포 썰을 들고 돌아왔습니다!
여러분 제가 노트에 써놓은 썰들만 얼마나 많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