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주소 복사
모바일 (밤모드 이용시)
댓글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몬스타엑스 이준혁 온앤오프 김남길 샤이니
MACARONI 전체글ll조회 1017l 10
作. 마카로니

이민혁
김유권



공상과학물(가제)


 사랑하는 연인을 영원의 삶을 살아가야 하는 연인을 위해 냉동인간화 시킨다면. 민혁은 혼란스러웠다. 자신은 과학자지만 누구나 부러워 할 수 있는 영원의 삶을 살아 나간다. 그렇지만 연인이 한낱 꽃과 같이 져버리는 존재라면. 사랑하는 연인의 얼굴이 생각나자 잔상이 아른거렸다. 김유권. 자신을 믿는다며 하얀 가운 자락을 손에 꼭 쥐던 사람. 연구 일지를 손에 구겨질듯이 쥐던 민혁은 깊은 한숨을 내뱉었다.


 [다시 널 볼수 있다면, 나는 그것으로 만족해.]


 영하 197°C의 액체 질소가 담긴 유리관의 안에서, 나는 너를 다시 볼 수 있기를 고대했다.




-




 "넌 사람이 아니야."


 스스로 넓다란 유리관에 들어가며 유권은 말했다. 영원의 삶을 사는게 사람이야? 그건 모순이잖아. 해맑은 웃음을 지으며 곧게 선다. 하얀 가운을 툭툭 털며 민혁은 한숨을 쉬었다. 나의 연인을. 언젠간 다시 살아서 볼 수 있다면. 금방이라도 모든것을 얼려 버릴듯 한 하얀 연기가 액체질소의 통을 휘감았다.


 "그래도, 나는 널 믿으니까."


 미래에 다시 살아서 우리가 사랑을 나눌 수 있기를, 서로는 그저 고대하고 바랄 뿐 이였다. 이제 잠시만 안녕이네. 유리관의 안에 바싹 들어선 민혁이 길게 자란 유권의 앞머리를 쓸어주며 웃었다. 머리라도 잘라주고 잠을 자게 할껄. 안식에 들어가는 유권에게 못해준 것이 많아 민혁은 섭섭했다.


 "기다려. 연인."


 해사하게 웃는 유권의 얼굴이 어딘가 어두워 보였다. 민혁은 그저 유권에게 미안할 뿐 이였다.




-




 우연찮게 생물실험을 진행중이던 아는 선배의 연구실에 들어가 앰풀을 떨어뜨려 깨뜨린 것이 실수였다. 부작용은 없었지만, 민혁은 원하지 않는 영원의 삶을 얻었다. 선배는 떨리는 손으로 민혁의 손을 쥐며 이야기했다. 조심해. 넌 이제 인간이 아니야. 괴물이 될 수도 있어. 선배. 민혁은 중얼거렸다. 그리고 나서 며칠 후에 그 선배가 편지 한장과 자신의 권위를 내려두고 사라진게 벌써 15년전 일. 우지호. 아직도 그 선배의 이름을 생각하면 머리가 지끈해졌다.
 결국 우지호의 권위는 후배였던 민혁이 그대로 쓰게 되었다.


 -나 너 좋아하는데. 너는 어때?


 연구 일지를 건네주며 수줍게 말하던 유권의 얼굴은 민혁이 사랑하게된 분위기였다. 가지런한 앞머리와 휘어지는 눈꼬리는 순수 그 자체였다. 그래도 민혁은 잠깐 주춤거린게 사실이였다. 이 아이는 사람이고, 나는 사람이 아니야. 끝내 대답을 하지 못하고 자신의 연구실로 돌아와 버린 민혁이였다. 내가 과연 때묻지 않은 사람을 사랑할 수 있을까.
 며칠간 밥을 먹지 않고 고민만 했다. 끝끝내 나온 결론은 '좋아해도 된다.' 는 조심스러운 결론이였다. 연구소 내에서 민혁이 영원의 삶을 산다는 사실은 아무도 몰랐다. 좋아하는 사람을 본다는 것은 황홀한 일이였다. 그러나 늙어가는 모습을 본다면, 그것은 매우 괴로운 일인 것이였다. 끝내 죽어간다면, 자신은 나락에서 허우적 거리겠지. 늙은 연인을 보며 오열하면서.


 유권의 방을 찾은 것은 순전히 본능이였다. 나, 나도 너 좋아해. 더듬거리며 민혁이 자신의 감정을 조심스럽게 밝히자 일지에 고정되어 있던 유권의 맑은 눈이 민혁에게로 향했다. 그제서야 속이 풀렸다는 듯이 유권은 해사하게 웃었다. 더불어 민혁도 살짝 웃으며 서로는 서로의 시선을 마주했다.
 비밀은 저 깊숙이 숨긴 채로, 유권에게 민혁은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연인이 되었다. 그래도 민혁은 불안한 구석을 마음 한쪽에 만들어 두고 있었다. 이렇게 순수한 너에게, 참 미안할 뿐이야. 자신에게 파고드는 유권의 어깨를 감싸 안으며, 민혁은 살짝 미간을 구겼다.




-




 애같이 유권이 자신에게 매달려 올때, 민혁은 웃으며 유권을 들어 안았다. 배시시 휘어지는 눈꼬리가 귀여워서 입술을 맞추어 주면, 유권은 해사하게 더욱 웃었다. 연구는 틈틈히 하지? 책상에 유권을 앉히고 다리 사이에 서서 얼굴을 쓰다듬는 민혁의 손길은 부드러웠다. 당연하지. 일지를 생각하며 유권이 대답했다. 앞머리가 많이 자랐네. 푹 내리 문지르면 유권의 시야를 가려버리는 앞머리가, 민혁은 거슬렸지만 예뻐보였다. 가끔은 자는 아이의 앞머리를 올려 묶어두면 그만큼 귀여운게 없거든.




 -안자를꺼야.

 -왜? 시간이야 잠깐 내면 되고,



 구실을 생각해내던 민혁의 입을 유권이 자신의 검지로 다물려 버렸다. 민혁이 시선을 유권과 맞추자 방긋 웃으며 유권이 중얼거렸다.


 -네가... 이 머리 좋아하니까.


 아이는 순수했다. 자신의 연인이 좋아해준다는 의미 많으로 이 거추장 스러운 것을 없애지 않는다는 것이. 민혁은 멍하니 유권을 바라보다가 넥타이를 부드럽게 잡아당겨 입을 맞추었다. 나의 천사. 나의 구원자 같은 사람.




-




 어느 날, 민혁은 극심한 두통을 호소하다 그대로 쓰러져 버렸다. 옆에서 앰풀을 씻어 정리하던 유권이 놀라 황급히 민혁을 안아 흔들었다. 정신차려 보라는 다급한 목소리가 연구소를 울렸다. 차마 누군가를 부를수는 없어서 그저 눈물만 뚝뚝 흘리기 시작하는 유권이였다. 그대로 숙인 고개를 타고 민혁의 얼굴 위로 떨어지는 눈물의 감촉에 민혁은 눈을 금세 떴다. 다행이야. 유권은 민혁에게 파고들며 막혀두었던 눈물을 터뜨렸다. 민혁은 어안이 벙벙할 뿐 이였다.
 모두가 잠든 시간에 민혁은 자신의 팔을 베고 선잠을 자던 유권의 머리를 배게로 받히고는 슬그머니 복도로 나왔다. 그리고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권위 있었던 과학자의 연구실로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겼다. 비밀번호를 입력하자 딱딱한 여자의 음성이 들려오며 도어락이 해제되었다. 아무도 찾지 않아 자욱이 쌓은 먼지들이 달빛에 비추어져 눈처럼 솟아 올랐다. 그럼에도 민혁은 잔기침을 몇번 쿨럭이고 연구소의 구석에 자리한 상자들로 향했다. 그리고 미친듯이 우지호의 연구 일지를 찾아 모든것을 헤집었다.
 은빛 차트에 두툼하게 끼워진 종이뭉치가 민혁의 손에 쥐어졌다. 불멸의 삶을 위해 천재 과학자가 만들다 사라져 버린 비운의 연구. 민혁은 종이를 한장 두장 넘겨가며 자신의 증상을 뒷받침 해줄 근거를 찾았다.


「세포같지만 바이러스 같은 이 생물체는 숙주의 몸에 기생해 있다가 잠식기가 지나면 뇌부터 시작하여 숙주의 몸을 정복해 나간다. 두통 증세가 보이는 이유는 간단하다. 생물체가 벌써 뇌를 정복했다는 것이다.」


 민혁의 손이 탁 풀렸다. 서툰 필체로 급하게 휘갈겨져 있는 기록들이 민혁의 가슴에 비수처럼 꽂혔다. 자신은 이미 숙주의 제물이 되었다. 달빛은 패닉 상태인 민혁을 아련히 비추었다.
 언젠가는 사랑하는 연인에게 말을 해야 하는 비밀이였는데, 민혁은 마른 세수를 하며 몸을 일으켰다. 한 손에는 과학자의 연구 일지 뭉텅이를 쥔 채로, 다시 그 곳을 빠져 나와 유권이 자고 있을 방으로 향했다.




-




 유권은 항상 민혁의 연구실에서 일지를 써 내려 갔다. 너는 국립 과학 연구소에서 일하는데 왜 연구를 안하는것 같지? 연필로 종이 위를 사각거리던 유권이 민혁의 뒤통수를 내리치며 미간을 구겼다. 우리 연인 삐지면 안되는데. 민혁은 매운 손으로 맞은 자리를 문지르며 유권의 뒤로 가 부드럽게 안아 주었다. 혹시나 다른 변이가 일어나지 않을까 걱정하면서도.
 앰풀을 깨뜨려 영원의 삶을 얻었다고 해서 순탄치 않은게 현실이였다. 그저 안도해서는 안되는 삶 이였다. 자신은 어느 날, 괴물로 변해버릴지도 모르는 일 이였다.


 「생물체가 몸 속으로 들어간 이상, 인간이거나 괴물이거나 둘 중 하나가 되어 버린다. 물론 그것은 자신이 선택할 수 없다.」


 민혁아. 뽀뽀. 안아주자 금세 화를 풀어 버린 유권이 민혁을 재촉했다. 말랑한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맞대며 민혁은 오묘한 감정을 느꼈다. 곧이어 혀가 섞이며 격한 키스로 이어지는 그 순간 까지도, 눈을 지긋이 감고 몰입하는 그 순간 까지도, 민혁은 유권에게 이런 자신이 사탄같을 뿐 이였다.




-




 보름달이 뜨던 날에, 민혁은 유권을 연구실 뒤뜰로 불러냈다. 의아함과 설레임을 동시에 안고 뒤뜰로 총총이 뛰어온 유권은 추운날 탓인지 민혁을 보자마자 따스한 품 속으로 뛰어들었다. 무게가 쏠려 약간 뒤로 휘청였다. 그래도 마냥 사랑스러운 자신의 연인이여서 꼭 안아 주었다. 뭔가 굳은 결심을 한것 같은 얼굴 위로, 구름에 가려진 달빛이 어스름히 스며 들었다.
 유권아. 민혁이 유권의 귓가에 조곤히 속삭였다. 응? 빛을 받아 더욱 찰랑여 보이는 유권의 머리카락이 흔들렸다. 


 -이거.


 그리고 내밀어 지는 벨벳 케이스. 유권은 민혁의 품에서 살짝 떨어져 나와 그것을 받아들고 굳게 닫힌 입구를 열었다. 실버링. 그리고 두개. 민혁은 멋쩍게 웃으며 뒤통수를 긁적였다.


 -민혁아-.

 -너랑 나랑, 꼭 해야 할것 같아서.


 우와아. 감탄사를 지르며 민혁에게 안긴 유권이 더욱 환하게 웃었다. 그리고 민혁의 입술로 파고 들었다. 뒤통수에 자신의 손을 얹으며 민혁은 키스를 가만히 받아 들였다. 유권이 좋아해줘서 다행이다. 과연 저것의 원래 용도를 알면 유권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농도가 짙어지는 키스가 이어지고, 달빛은 아름다워 보이는 연인을 더욱 환하게 비추었다.
 반지는 속박의 의미잖아. 민혁은 쓰게 웃으며 고개를 틀었다.




-




 손을 쥐었다 폈다 하는 민혁의 관자놀이 위로 식은땀이 주르르 흘렀다. 유권이 팔랑팔랑 날아 민혁의 앞에서 말똥히 바라볼때, 민혁은 그제서야 배시시 웃으며 왔어? 하고 유권의 앞머리를 쓰다듬었다. 이제는 눈께까지 와있어 정말로 잘래내야 할 것 같은 길이였다.

 
 -유권아. 이제는 앞머리 잘라야겠다.


 그래? 흐응. 자기 앞머리를 손으로 누르며 유권이 말했다. 민혁은 속으로 계속 갈등했다. 이걸 말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손에 흐르는 식은땀을 닦으며 민혁은 유권을 바라보았다.



 -유권아. 잘들어.

 -응?

 -나는 사실...


 나는 사실 인간이 아니고, 괴물도 아니야. 이 문장이 목구멍에서 틀어막혀 나오지 않았다. 유권아. 궁금해 하는 유권의 올망졸망한 얼굴이 민혁에게는 죄책감이 들게 할 뿐 이였다. 천사인 너에게, 나는 단지 사탄일 뿐 인걸까. 민혁은 끝내 말하지 못한 채 유권을 안으며 영원의 삶을 얻은 자신을 원망할 수 밖에 없었다.




-




 나는 사실 불멸의 삶을 사는 존재야. 유권의 표정이 멍해지고 민혁의 한숨이 땅을 울렸다. 서로 반지를 나누어 가진지 한달이 지났을 무렵이였다. 뭐라고? 유권은 답답해지는 가슴을 참으며 민혁에게 재차 물었다. 유권아. 나는 죽지 않아. 유권의 어깨를 부드럽게 잡아오며 민혁은 미안한 투로 말했다. 얘기 하자면 길어. 유권은 멍한 표정으로 서 있다가 민혁의 손길을 쳐내고 뛰쳐 나갔다. 유권아. 미안해. 나는 너를 위해서 숨긴건데. 민혁은 유권을 떠나보낼 각오도 하고 있었다.
 지호의 연구 일지를 살펴 보던 도중에, 유권은 중요한 사실을 알아 낼 수 있었다. 지호가 앰풀이 깨진지 단 며칠만에 사라진 이유는 간단했다.



「정부의 주도 하에 이루어진 인간 병기.」



그게 자신이 된건가. 아직 자신의 몸 어딘가에 기생하고 있을 생물체 아닌 생물체가 언제 변이될지 모르는 불안한 상황 속에서, 민혁은 미간을 심하게 구겼다. 유권아. 김유권. 불러도 오지 않은 너의 이름을 계속 되뇌였다. 나 무서워. 너를 잃을까봐.




-




 유권이 민혁의 앞에 다시 나타나게 된건 불과 이틀 만의 일이였다. 민혁아. 약간 핼쓱해진 얼굴로 민혁을 와락 안은 유권은 약간 짧아진 앞머리로 얄쌍한 눈매가 다시 보였다. 미안한 마음으로 유권을 안아 토닥이던 민혁은 다음에 나올 말을 기다렸다. 널 떠날 준비도 되어 있는데, 당사자인 너는 어때? 


 -네가 일찍 죽던, 오래 살던, 나는 널 믿어. 안떠나.

 -유권아.

 -에이. 단순하다. 그지?


 헤헤. 유권이 다시 헤실헤실 웃었다. 김유권. 민혁은 감동받은 눈빛으로 유권에게 키스를 퍼부었다. 유권은 당황했지만 이내 민혁의 거친 키스에 응했다. 

 근데 너는 한정된 삶을 살잖아. 10년, 20년이 흘러가면 너는 얼굴에 주름이 자글자글 하겠지. 나는 여전히 이 얼굴로 너를 사랑하겠지. 민혁은 가픈 숨을 몰아 쉬는 유권의 이마에 옅은 키스를 했다. 당장 새로운 연구를 시작해야 겠다고, 민혁은 다짐했다. 그리고 그 아이디어는 머릿속에서 유난히 반짝였다.




-




 유권은 번번히 자신의 출입을 거절하는 민혁의 연구실 문을 멍하니 쳐다 보았다. 품에는 언제나 그렇듯이 연구 일지를 안고 찾아왔는데, 민혁의 인기척은 나지도 않았다. 연인. 민혁아. 문을 두드려 봐도, 민혁은 나오지 않았다. 연구하나. 안그래도 동료들 사이에서 민혁이 새로운 연구를 시작했다는 소문이 들려오던데. 입맛을 다시며 유권은 그대로 돌아설 수 밖에 없었다.
 민혁은 며칠째 바깥 소식들과 관심들을 무관심하게 넘기며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다. 자신의 연인을 불멸의 인물로 만들기 위해서 쓰고, 만들고, 관찰했다. 배는 고프지 않고, 잠도 오지 않았다. 무언가 홀린듯 민혁은 연구에만 몰두했다. 종이 뭉치가 한구석에 점점 높게 쌓여 갔고, 완성물도 점점 제 윤곽을 드러 냈다. 유권아. 보고 싶은 얼굴을 그리며 민혁은 볼펜을 바삐 움직였다.
 민혁의 왼쪽 네번째 손가락에 낀 반지가 유난히 반짝였다.




-





 전전긍긍 하던 유권을 민혁이 먼저 찾아온건 문 앞에서 서성이던 시간으로 부터 네달이 지난 후 였다. 유권아. 민혁이 유권의 이름을 부르자 눈물을 글썽이며 와락 안겨든다. 그리고 서럽게 흐느끼며 민혁의 가운 자락을 적셔갔다. 나 어디 떠난거 아니니까 울지 말래도. 유권의 등을 부드럽게 토닥이며 민혁이 말했다. 나는 네가 내 말에 상처 받아서 떠난 줄 알고. 숨을 할딱이며 말하는 유권을, 민혁은 더욱 힘주어 안았다.


 -유권아. 나는 이제 오로지 너야.

 -흐으... 민혁아아...


 울지 말고. 젖어버린 눈가를 닦아주며 민혁이 미소지었다.


 -전부, 너를 위해 존재할꺼야.
 

 으응? 붉게 변한 눈가를 비비며 유권이 의아해 했다. 권위있고 명성있는 과학자가 오로지 자신을 위해 존재한다는 것이, 유권은 민혁을 멍하게 쳐다 보았다. 예쁘다. 볼을 문질러 주며 민혁은 안심시키려는 듯이 계속 미소지었다. 자, 이제 가자. 유권의 손을 잡으며 민혁이 몸을 일으켰다. 어디 가는데? 유권이 의아해 하며 물었다.
 너를 위해 존재하는 것을 보여주려고. 손을 더욱 세게 쥐며 민혁이 웃어 보였다. 모든 것이 완성되었어. 완벽 자체는 아니지만 말이야.


 민혁의 손에 이끌려 연구소에 들어선 유권은 놀랐다. 온통 쓰레기 소굴일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예상 외로 너무나 깨끗했다. 이리 와봐. 민혁이 유권의 손을 잡아 끌었다. 그리고 연구 일지를 보여주며 유권에게 자신의 실험 내용을 설명했다. 과학자인지라, 유권도 전부 알아 들으며 민혁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그리고 그 충격적인 실험의 본연성에 유권은 다시 한번 심장이 나락 끝까지 내려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너를 영원히 살게 만들꺼야.

 뭐? 유권은 놀라 소리를 빽 질렀다.
 

 -말 그대로야. 난 너를 얼려서 영원히 내 곁에 둘꺼라고. 언젠간 녹아 버리겠지. 그리고 우리는 영원히 공존하겠지.

 -너 정말...!


 쉿. 민혁은 유권의 입술을 검지로 닫아버렸다. 오로지 너를 위해서야. 나 믿어줘. 제발. 민혁은 애원하는 어조로 유권에게 말했다. 이민혁. 유권은 당황해 하며 민혁의 얼굴을 응시했다. 과연 나는 너를 믿어도 좋은 걸까? 유권은 심히 고민했다. 손에 쥐어진 연구 일지를 더욱 쥐며 유권은 민혁에게서 한발짝 두발짝 떨어졌다.
당신이란 존재. 정말 괴물 같아.




-




 상부에 민혁의 연구 보고서는 올라가지 않았다. 정확히 한다면 비밀리에 진행된 실험 이였기 때문이다. 냉동인간 실험이 세상에 알려 진다면 온통 기술을 사려 돈이 난무할 것이고, 끝내는 경쟁이 전쟁화가 되어 피를 보는 서막이 일어 날 것이다. 유권아. 이건 너와 나의 비밀이야. 민혁이 액체 질소가 든 큼지막한 용기들을 유리관 가까이 끌어다 배관을 연결하며 말했다. 알겠어. 옷을 벗고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유권은 큼지막한 유리관에 들어가 스며 고개를 끄덕였다. 모든게 다 괜찮을 꺼야. 컴퓨터로 시스템을 점검하며 민혁은 유권을 안심 시켰다.


 -민혁아. 넌 날 계속 사랑할 각오로 이런 실험을 꾸민거야?
 -당연한걸 왜 물어.


 유리관 안에 서 있는 유권의 앞에 민혁이 바싹 스며 허리에 손을 얹었다. 민혁아. 너를 한번 믿어 볼께. 유권이 희미하게 웃으며 민혁의 손에 자신의 손을 얹었다. 그리고 부드럽게 민혁의 입술을 찾아 들었다. 둘다 무언가에 홀린 듯이 격정적인 손놀림이 시작되었고, 유리관 안은 공기가 통해도 뜨거운 사람의 체온에 수증기로 가득 찼다. 흘러내리는 옷가지들과 녹아드는 마음에 연구소 안은 후끈한 공기로 가득 찼다.





-




 -잠시만 떨어져 있는거야. 그냥 잠을 자는거야. 몇시간만.


 기체로 수면제를 주입하기 위해 민혁은 유권에게 산소 마스크를 씌웠다. 유리관에 기대에 가만히 민혁의 손길을 느끼던 유권의 눈이 스르르 감겼고, 민혁은 쓰러지는 유권의 몸을 받쳐 주었다. 앞으로 너를 얼려 보관하는게 몇년이 될지, 몇십년이 될지 그건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심지어 민혁 자신 조차도 가늠하지 않았다.
 유리관을 눕혀 그 안에 유권을 뉘이고 서서히 심장의 흐름을 정지 시켰다. 그리고 재빨리 호흡만을 되살려 유권의 몸 속의 핏줄들에 보존액을 삽입 시켰다. 입구를 닫고 서서히 액체 질소를 유리관 안에 가득 채우며 민혁은 가만히 서 있었다. 영하 197°C의 차가운 얼음 덩어리 안에서 조용히 눈을 감고 잠들어 버린 유권을 바라보며 민혁은 눈을 감았다. 여전히 아름다웠고, 그래서 탐이 났다. 눈을 감고 얼어버린 유권이 들어있는 유리관에 낀 서리를 닦아 내리며 민혁은 조용히 유권의 이름을 불렀다.




-




 김유권 못봤어? 태일이 급하게 유권을 찾던 중에 제일 가까이 지낸다고 생각되었던 민혁에게 물어왔다. 아니. 모르겠는데. 민혁은 고개를 저으며 종이 뭉치를 넘기고 있었다. 고개를 갸웃 하며 태일이 민혁의 시야에서 사라지자 그제서야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유권이 잠든지 벌써 한달. 시스템이 고장나지 않도록 전기를 끌어 모으고, 자신의 손톱이 이에 물려 너덜너덜 해진건 예사 일이였다. 사람들은 유권의 행방을 찾다가도 금세 관심을 꺼버렸다. 인간이란 같이 있을때만 관심을 가져주지, 사라지면 관심을 싹 지워 버린다. 민혁은 피식 웃으며 연구 일지를 작성해 나갔다.


「2XXX. XX. XX.
유권아. 보고싶어. 너는 곤히 잠들어 있어. 모든것이 정지되어 있지만 아직 넌 살아 있어.」


 너덜너덜해진 손톱을 또 뜯자 피가 솟아 나왔다. 하얀 가운에 대강 슥슥 닦자 약간의 쓰라림과 함께 조그만 핏물이 얼룩져 버렸다. 볼펜이 멈추고, 종잇장은 닫혀 민혁이 앉았던 자리에 놓여졌다. 시스템을 지키기 위해 민혁은 다시 유리관 앞에 섰다. 하얀 연기들이 눈 앞에 어룽어룽 피어 올랐다.




-




 일년이 지나고, 이년이 지나고, 해는 거듭될 수록 바뀍어 유권이 잠든지 벌써 10년이 지났다. 동료 연구원들은 얼굴에 주름이 자글자글 솟았고, 벌써 은퇴를 한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구 연구원들이 신 연구원들과 세대교체가 이루어 졌고, 그 와중에도 민혁은 살아남아 국과연의 최고가 되었다. 소장 제의가 들어왔지만, 민혁은 그것을 거절했다. 전 해야할 일이 있습니다. 구 소장은 입맛을 다시며 아쉬운 티를 냈다.
 연구 일지는 쌓여가서 책을 하나 낼 정도가 되었다. 자세한 정황은 기록되지 않고 온통 유권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리고 민혁은 자신의 연인을 위해 천재 과학자가 남긴 정부 주도하의 실험을 재개해 보기로 마음 먹었다. 영원의 삶을 살게 만든 그 생물체의 정체와 제조 과정. 지호의 보고서와 일지를 뒤져가며 민혁은 상부의 규칙을 무시한 채 또 다른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의 연구실 문은 다시 아무도 들어갈 수 없는 곳이 되었다. 후배 연구원들은 민혁의 행동에 의아함을 내비췄으나 이내 관심은 사그라 들기 마련이였다.
 일년이라는 시간을 민혁은 중단된 프로젝트에 쏟아 부었다. 마치 셍덱쥐페리가 쓴 어린왕자에 대한 뒷이야기를 새로 써 내려가는 것 처럼. 그리고 분홍빛 액체가 담긴 앰풀을 냉동고에 집게로 집어 넣고 상자를 닫아 버릴때 그것은 비로소 끝이 났다. 안도의 한숨을 쉰 민혁은 하얗게 얼어있는 유리관으로 시선을 돌렸다. 유권아. 난 너를 위해서 모든걸 할 수 있을 것 같아. 뽀득뽀득 소리가 나게 유리의 한부분을 가운 소매로 닦아내자 유권의 잠든 얼굴이 보였다. 푸르른 질소 용액 사이로 보이는 얼굴은 여전히 예뻤다. 김유권. 민혁은 느즈막이 중얼거렸다.


「2XXX. XX. XX
유권이를 위해서 진행한 프로젝트가 성공했다.」


 피곤했던건지 연구 일지에 짧게 연필로 휘갈긴 민혁은 도어락을 잠구고 침대 위로 쓰러지듯이 누웠다. 불을 끄자 달빛이 푸른 용액의 색과 어우러져 차갑고 시린 분위기를 만들었다. 잘자. 김유권. 민혁은 이내 꿈으로 빨려 들어가듯 잠들었다. 그리고 그날 꿈에도 여전히 유권이 나와 민혁과 함께했다.





-




 자네는 왜 늙지 않는겐가? 현 소장이 민혁을 호출했다. 민혁은 그저 입을 다물고만 있을 뿐이였다. 대답하지 않아도 되네. 현실에서는 드러내야 할 것 보단 감추어야 할 것이 많으니까 말일세. 희끗한 머리를 정리하며 소장이 허허 웃었다. 민혁도 억지로 입꼬리를 올렸다. 그래도 조심 하게. 요즘 세상은 험하거든. 소장은 창밖을 보며 민혁에게 이만 가보라고 지시했다.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하고, 민혁은 소장실을 빠져 나왔다. 여전히 그의 왼쪽 손 4번째 손가락의 반지는 제 빛을 유지했다.
 벌써 20년. 세기가 한번 뒤집어졌다. 과학으로 할수 있는 것들은 무궁무진 해졌고, 인간들의 감정도 더욱 진화했다. 모든 것은 과학이 없으면 지탱되기 어려울 정도로 변화했다. 그 안에서 민혁은 여전히 유권을 지켰다. 슬슬 녹일까 하는 고민이 민혁의 머릿속을 지배해 왔다. 냉동고에 보관된 앰풀을 떠올리며 민혁은 갈등했다.


 유권아. 김유권.


 금방이라도 제 뒤에서 쪼르르 달려와 응? 이라고 말해줄 것 같은 유권이 눈 앞에 아른거렸다. 세기가 지났고, 세상이 바뀌었다. 민혁은 유권을 녹이자는 마음으로 시스템의 앞에 섰다. 유권아. 이제 너를 본다. 창백히 얼어있는 유권의 앞에 서서 민혁은 유리를 쓸었다.


 [액체 질소를 배출합니다. 완료 전까지 어떠한 행동을 취하실 수 없습니다.]


 빨간 버튼을 누르자 푸식 하는 소리와 함께 유리 관을 가득이 채우고 있던 액체 질소가 관을 타고 서서히 배출되었다. 유권이 서서히 녹아내리고, 바닥에 발을 디뎠다.


 [잠금을 해제합니다. 5, 4, 3, 2,]


 녹색 버튼을 누르고 민혁은 큼지막한 수건을 들고 입구의 앞에 섰다. 심장이 두근거렸고 설레였다. 유리관 안은 산소로 가득 찬 모양인지 유권의 손가락이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ㅣ. 개봉 완료.]


 육중하게 닫혀 있던 문이 열리고 차가운 몸의 유권이 민혁에게로 쓰러졌다. 김유권. 민혁이 다급하게 유권을 불렀다. 이내 입에서 올라온 보존액들이 토해져 바닥을 흥건히 적셨고, 민혁은 수건으로 유권을 감싸며 따스한 품에 안아 주었다. 유권이 서서히 눈을 뜨자, 민혁은 옅게 미소지으며 제 연인의 이름을 불렀다. 유권아.


 -응. 민혁아.


 해사하게 웃으며 유권이 민혁을 보고 말했다. 보고싶었어. 와락 자신을 안아 버리는 유권을 느끼며 민혁도 세게 안아 주었다.
팟 하고 깨지는 느낌에 유권은 민혁을 올려다 보았다. 뭐야? 의아하게 묻는 유권에게 민혁은 웃으며 이제 너도 나와 같은 존재가 됫어 하고 말했다. 비록 괴물의 사이에 있는 거지만, 너와 나는 영원의 삶을 살 수 있어. 민혁은 유권의 손에 난 상처를 보며 말했다. 민혁아. 젖은 머리로 수건에 싸여 있는 유권이 다시 민혁을 안았다.


-나는 항상 널 믿어...

-고마워. 고마워. 유권아.


 나는 20년 전부터 지금까지 널 사랑했고, 지금도 사랑해. 품 안에서 떼어낸 유권의 얼굴에 민혁이 가볍게 키스했다. 내가 잠든 동안 어땠어? 유권은 민혁의 손을 잡으며 물었다. 왼쪽 손에서 느껴지는 커플링의 찬 감촉에 눈꼬리가 더욱 배시시 해졌다. 저기 연구 일지를 보면 알 수 있을꺼야. 민혁이 20년간 쉬지 않고 써온 종이 뭉치들이 구석에 쌓여 있었다. 우와. 유권은 수건을 잡고 조심스레 일어 스다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 앉아 버렸다. 민혁이 뒤에서 받쳐주자 그제서야 걸을 수 있었다. 걷는 것도 오랜만이다. 헤헤. 유권이 쑥스러운듯 웃자 민혁은 볼에 키스해 주었다.


 -이제 나는 너의 낙원이고, 너는 나의 낙원이야.


 다시 영원함을 찾은 두 사람의 위로 여느때 처럼 보름달이 해사하게 비추어 지고 있었다. 실버링이 유난히 반짝였다.

fin-.





번외

 정부 주도 하에 가려진 실험은 이러했다.


 상부에서는 일명 「인간병기 프로젝트」를 실행하라는 정부의 명령을 받는다. 정부의 말에 복종하지 않으면 자신들의 모가지가 떨어져 나갈 것을 알기에 어쩔 수 없이 실행시키기로 합의를 본 상부였다. 곧 국과연에서 소장이 호출 되었고, 이 것을 전달받은 소장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지만 끝내는 수긍해야 했다. 그리고 이것은 국과연 내 최고 서열이자 천재 과학자인 우지호에게 넘겨졌다. 오로지 자네 혼자 진행하는 단독 실험일세. 돈은 얼마든지 대줄꺼야. 이것이 성공하기만 한다면 자네는 무사할걸세.


 -근데 이건 비밀이야. 알려진다면 사람들은 시끄럽게 떠들겠지. 비도덕적인 실험은 뭐냐면서.


 문서를 받아든 지호는 목울대를 넘기며 소장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이 프로젝트만 잘 넘기면 자신은 부와 명예를 더 축척할 수 있다. 지호의 눈빛은 빛났고, 소장은 그런 지호를 보며 약간의 걱정을 드러냈다. 그래도 알아서 해주겠지. 소장은 지호의 연구실을 나섰다.
 곧바로 프로젝트는 시작되었다. 지호는 외부인과의 접촉을 차단한 채로 온갖 가설과 진실들, 그리고 상상과 창의를 동원해서 프로젝트를 진행시켰다. 연구원들은 모두 지호를 의아하게 여겼고, 특히 가장 친한 후배인 민혁도 지호와 만날 수 없다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했다.


 -이상하다. 평상시엔 연구할 때도 곧잘 사람을 만났었는데.


 동료 연구원들과의 만담에서 민혁은 이렇게 증언했다. 커피를 마시던 경은 그런 사정이 있겠지 하며 민혁의 어깨를 두드려 주었다. 그런걸까요. 지호와 동기인 경의 말을 애써 믿어보려 하며 민혁은 고개를 주억 거렸다. 하얀 문이 봉쇄되고, 그 안에 지호가 혼자서 고립된지 벌써 한달이 지나가고 있었다. 선배. 민혁은 걱정스러울 뿐 이였다.




-




 그렇게 일년이 훌쩍 지나 버렸다. 그러려니 하며 지호를 넘긴 경과 민혁은 아무리 기다려도 나오지 않는 지훈을 의아하게 생각하며 걱정했다. 소장실에 가볼까요. 둘은 소장실의 문을 두드렸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모른다는 말 뿐이였다. 한숨을 쉰 경은 물을 마시며 말했다. 쟤 저거 왜저러냐. 민혁은 어깨를 으쓱 했다. 하얀 문은 미동이 없었고, 외부로 들려야 할 소음은 차단되어 들려오지 않았다.
 정부에서 날라온 프로젝트를 지호가 맡은지도 벌써 일년이 되었다. 이제 조금만 더 하면 완성 될 수 있어. 호탕하게 웃으며 지호는 연구 일지를 휘갈기며 써 내려갔다. 여태까지 진행된 내용들과 생물체의 이름, 이것의 유형과 진행 과정, 그리고 부작용과 증상 등등. 보고서로 넘겨야 할 것들이 과포화가 되어 가고 있었다. 앰풀에 넣어진 분홍빛 액체가 냉동고에 넣어져 보관되어 졌다. 뿌듯한 눈빛으로 지호는 연구 일지를 덮었다.



-난 이제 나의 능력을 인정 받겠지.



 부푼 꿈을 안은 지호는 미친 사람처럼 크게 웃었다. 사탄이 웃는 것 처럼.




-




 순항하던 배가 거대한 태풍을 만나 돛이 부러지고 배는 끝내 침몰해 버렸다. 지호가 실수로 연구소의 도어락을 해제한게 원인 아닌 원인이 되었다. 소장에게 보고할 사항이 있어 지호가 바삐 걸음을 옮기고 난 바로 뒤에, 지호의 안부가 궁금해 우연찮게 연구소의 도어락이 해제된 것을 본 민혁은 멋모르고 그 안을 기웃거렸다. 그 안에서 지호가 꺼내둔 앰풀을 목격한 민혁은 가까이 다가가 그것이 뭔가 하고 손을 댔다.
 와장창-.
 느긋하게 계단을 내려오던 지호는 구석에서 들리는, 뭔가 깨지는 소리에 황급히 달려 갔지만 이내 분홍빛 액체가 든 앰풀은 민혁의 손 위에 스며들고 없었다. 아아. 지호는 허탈하게 주저 앉았고, 여전히 아무것도 모르는 민혁은 의아하게 지호를 쳐다보며 선배. 이게 뭐에요? 할 뿐 이였다. 이내 정신을 차린 지호는 한숨을 쉬며 민혁의 상처난 손을 잡으며 말했다.


 - 조심해. 넌 이제 인간이 아니야. 괴물이 될 수도 있어.


 선배. 민혁이 놀라 중얼거렸다. 기회는 단 한번 뿐이라는 소장의 말이 지호의 귓가에 아른거렸다. 인간 병기가 되어버린 민혁에게 지호는 백신을 처방해 주었지만 단지 숙주의 몸에 잠식하는 잠식기의 시간을 늘려주는 것에 그치는 약일 뿐 이였다. 정부에서 이런 일을 알면 난리가 나겠지. 지호는 알아서 정리하며 떠날 준비를 했다.


 편지 한장과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내려두고 지호는 연구소를 탈출했다. 뒤늦게 실패라는 것을 알아버린 정부는 군사를 풀어 지호를 수배명령 시키도록 했다. 끈질긴 추격전과 속고 속이는 불신의 시간들 속에서 지호는 결국 숲에서 총에 맞아 사살되고 말았다. 지독하군. 군대 장교는 지호의 시체를 막대기로 건드리며 혀를 찼다. 그리고 시체는 불태워져 강에 뿌려졌다.
 아무도 지호가 죽었다는 것을 모른다. 단지 저 멀리 어딘가로 사라졌다는 것만 알고 있을 뿐 이였다. 편지는 민혁이 가져가 혼자 보았다. 그리고 짤막하게 쓰여져 있는 내용에 민혁은 머리를 해머로 맞은 기분 이였다.


「예사 일이 아니였어. 그건 비밀 이거든. 하지만 비밀은 드러나게 되어 있어. 설령 내가 죽을 지라도. 경 민혁 고맙다.」


 단순하지만 뭔가를 예고하는 편지를 읽으며 민혁은 눈을 감았다. 그리고 얼마 안있어 민혁이 지호의 뒤를 이어 최고 서열이 되었다. 경도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뫼비우스의 띠 인건가. 민혁은 경이 좋아하던 커피를 마시며 둘의 행방을 기억으로 나마 쫒았다.

fin-.


+) 
사랑 많이해준 독자분들 고마워
나는 또 범권을 휘갈기며 살겠어!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습니다

이런 글은 어떠세요?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독자1
ㅠㅠㅠㅜㅜㅜㅜ어제 마지막까지 보고 잔 독자야ㅠㅠㅠㅜㅜㅜ 쓰느라 고생했어 쓰니ㅠㅠㅜ 너무 재밌었어 앞으로도 재밌는거 많이 써줘♥
11년 전
독자2
사랑해 쓰니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독자3
익연에서 왔thㅓ!!!!!!!!!!!!!!!!!!!1 겁나 금손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너 팬북낼계획없니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독자4
유권이 상상도닌다유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유권수니
11년 전
독자5
장편으로 쓰면 쩌를듯;
11년 전
독자6
익연보고 왔는데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너무 좋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엉엉 금손
11년 전
독자7
익연에서보고온꿀벌인데진짜 짱인것같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범권러에게이런금글을 ㅠㅠㅠㅠㅠㅠ사랑해요 ㅠㅠㅠ
11년 전
독자8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진짜 글 잘 쓴다ㅜㅠㅠㅠ부러워 진짜 재밌게 잘봤어
앞으로도 범권 많이 써줘!!

11년 전
독자9
헐..ㅠㅠㅠㅠㅠㅠㅠㅠ 이렇게 끝내는ㄴ게 어딨ㅇ어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수니죽어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독자9
우와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금손이야ㅠㅠㅠㅠㅠ엉어어어엉유ㅠㅠㅠ범권마니 써도 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독자10
헐.....쩐다.......이런 글 처음이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범권러가 여기잉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독자11
헐 이제봤다ㅠㅠㅠㅠㅠ 글잡에정리해서올려줘서고마워 새벽까지 댓글달다가 졸려서자서 끝까지못보고잤는데ㅠㅠㅠㅠㅠ 금손사랑함 범권마니써줘..♥
11년 전
독자12
어제 꼬기먹어서 못써서 지금써ㅠㅠㅠ
진짜 금손ㅠㅠㅠㅠㅠbbbbb

11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분류
  1 / 3   키보드
필명날짜
김남길[김남길] 아저씨1 나야나05.20 15:49
몬스타엑스[댕햄] 우리의 겨울인지 03 세라05.15 08:52
      
      
      
김남길 [김남길] 아저씨1 나야나 05.20 15:49
샤이니 [샤이니] 내 최애가 결혼 상대? 191 이바라기 05.20 13:38
몬스타엑스 [몬스타엑스/댕햄] 우리의 겨울인지 08 세라 05.19 11:36
몬스타엑스 [몬스타엑스/댕햄] 우리의 겨울인지 07 세라 05.19 11:35
몬스타엑스 [몬스타엑스/댕햄] 우리의 겨울인지 06 세라 05.19 11:27
몬스타엑스 [몬스타엑스/댕햄] 우리의 겨울인지 05 세라 05.17 15:16
몬스타엑스 [댕햄] 우리의 겨울인지 04 세라 05.16 10:19
몬스타엑스 [댕햄] 우리의 겨울인지 03 세라 05.15 08:52
몬스타엑스 [댕햄] 우리의 겨울인지 02 세라 05.14 17:56
몬스타엑스 [댕햄] 우리의 겨울인지 세라 05.14 14:46
트위터랑 포스타입에서 천사님을 모신다가 많은데 그게 뭐야?1 05.07 16:58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번외편5 콩딱 04.30 18:59
몬스타엑스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72 꽁딱 03.21 03:16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5 콩딱 03.10 05:15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154 콩딱 03.06 03:33
몬스타엑스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61 꽁딱 03.02 05:08
엑소 꿈의 직장 입사 적응기 1 03.01 16:51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145 콩딱 02.28 04:59
이준혁 [이준혁] 이상형 이준혁과 연애하기 14 찐찐이 02.27 22:09
몬스타엑스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53 꽁딱 02.26 04:28
김남길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7 걍다좋아 02.25 16:44
김남길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9 걍다좋아 02.21 16:19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45 꽁딱 02.01 05:26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33 꽁딱 02.01 01:12
김남길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40 걍다좋아 01.30 15:24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2 꽁딱 01.30 03:35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1 꽁딱 01.30 03: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