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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왕자는 다시 자신의 별인 B-612로 돌아갔다. 그러나 나만의 어린왕자는 자신의 별로 돌아가지 않았다. 그 날, 우리는 둥그런 보름달의 아래의 사막에서 서로를 헤아렸다.

어린왕자

w. 마카로니

안재효가 나를 불러낸건 아주 오랜만의 일이였다. 몇년동안 자취를 감추다가 뜬금없이 발신자 표시 제한으로 연락이 온건 참으로 신기하기도 했고, 한편 으로는 화가 나는 일이였다. 못된놈. 만나면 그동안 쌓아 두었던 욕설이나 한껏 퍼부어 주어야 겠다고 생각하며 느긋하게 후드 집업을 눌러 입고 뒤에 딸린 모자를 썼다. 날이 우중충 한게 금방이라도 눈물을 떨구어 낼듯 위태로운 하늘이였다. 우산을 손에 쥘까 말까 하다가 탁자 위에 그대로 두고 운동화를 구겨 신었다. 덩그러니 놓여진 노란색 우산이 마치 나와 같아서, 고개를 화분으로 돌려 버렸다. 회색빛 하늘이 참으로 아찔해 보였다.

근처 카페에서 보자는 안재효는 내가 의자에 앉아 카페라떼를 주문할 무렵 나타났다. 말쑥한 검은 정장을 입고, 머리가 긴지 한데 모아 묶은 녀석은 태엽을 뒤로 감아 돌아간 시절의 녀석과는 너무 달랐다. 멍청하고 까이기만 했던 이미지와는 상반된 분위기였다. 다리를 꼬고 늘어지게 앉아있을때 나의 앞에 앉은 안재효는 일행을 한명 더 데리고 온 듯 싶었다. 안내판이 진동을 내며 울렸고, 카페라떼를 내와 테이블에 올렸다. 달달하고 향긋한 내음이 공기중으로 퍼져 올랐다.

-오랜만이다. 이민혁. 넌 애가 변한게 하나도 없냐.

-몇년동안 연락 끊고 살다가 지금와서 연락한 이유가 뭐야?

-그럴 일이 있었어.

너스레를 떨며 안재효가 손을 내젓는다. 옆에 앉은 일행은 멀뚱히 테이블의 패턴만 아로새기는 중 이였다. 이쪽은? 내가 무심히 묻자 아아 거리며 안재효가 소개를 시작했다. 소개라기 보다는, 부탁에 가까운 말의 마디.

-자세한건 차차 알려줄 테니까, 우선 얘좀 맡아줘라.

-내가 누군줄 알고 맏아줘야 되는데.

-급한 일이야. 중요하다고.

갈색 머리칼의 바가지상에. 옆으로 찢어진 눈꼬리가 강아지상 같은 소년 이였다. 앳된 사람이네. 금방 식어버린 잔을 입가에 가져다 대며 중얼거렸다. 뜻밖의 손님, 아니 불청객인가. 안재효는 머쓱하게 웃으며 미안하다고 연신 사과했다. 나는 아니라며 손을 내젓긴 했지만 어디선가 쿡쿡 쑤시는 느낌이 들었다.

-김유권 이라고 해. 나이는... 잘 모르겠지만.

나이 불명이라니. 지구상에 살지 않는다는 것일까. 학창 시절에 친구들과 장난삼아 떠들었던 일화가 생각났다. 우주상에 뜬 행성들 중에 우리와 같은 모습을 한 생명체가 있을까? 웃기지 말라며 그냥 넘어갔었는데. 이내 잔이 비워졌고 누룩이 남은 커피자욱만 남겨져 있었다.

-몇달만 부탁할께. 보상은 넉넉히 할테니까.

-...정체가 뭐냐?

-비밀이라 알려줄 수는 없어. 하지만 네 성격으로는 차차 알아갈 것 같다.

그럼 가볼께. 안재효가 일어서며 밀어낸 의자 소리가 드그극 하고 조용한 카페를 울렸다. 하늘은 더욱 어두워 져서 눈물을 과포화 상태로 머금고 있는 것 같았다. 금방이라도 울어버릴 듯한 소녀의 마음. 유권아. 저사람 말 잘들어. 일행에게 당부를 전하고 사라지는 안재효의 뒷모습에 시선을 고정하다가 일행에게 눈을 맞추었다.

-난 이민혁이야.

-...김유권 이에요. 반가워요.

어색하게 웃으며 소년이 나에게 인사를 건넸다. 쿠르릉. 창밖으로 천둥이 매섭게 울었다.

-네가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당분간 너의 보호자가 될꺼야.

-괜찮아요.

-...그래.

여기 오래 있으면 실례니까 이만 일어 날까. 의자를 뒤로 빼며 카운터로 가 계산을 했다. 커피값이 비싸서 살짝 미간을 구겼다. 뒤에 서있던 유권 이라는 소년은 졸졸졸 나를 따라 다녔다. 집에 가는 와중에는 아무말도 없이 나의 옆에 서서 동행을 하기만 했다. 옷은 스웨터에 청바지. 일반적인 지구인 같은데. 나는 살짝 의아해 했다.

-넌 이곳 사람이야?

듣고 있던 소년은 살풋 웃었다. 그리고는 이렇게 답했다.

-아직은 비밀이에요.

집의 대문을 지나 현관문을 열 무렵, 참지 못했던 감수성 깊은 소녀는 끝내 울음을 터뜨려 수많은 눈물을 세상에 흩뿌렸다. 타이밍이 괜찮네. 소년을 들여 보내며 하늘을 확인했다. 거무죽죽한게 하루 종일 나가지 말아야 겠어 라고, 나는 다짐하며 집 안으로 들어갔다.

-

유권은 우리와 별반 다를게 없었다. 집의 책장 앞에서 꺼내든 「어린왕자」 라는 책만을 더듬거리며 읽는 것 빼고는 사람 같았다. 안재효의 연락은 오지 않고, 벌써 나흘이 흘러갔다. 밀크티 두잔을 타며 독서에 몰두해 있는 소년의 관심을 돌리게 했다. 쉬엄쉬엄 읽어도 되는데. 아... 머쓱하게 웃으며 소년이 부엌의 의자로 걸어왔다.

-저 책이 그렇게 재미있어?

-그냥 저를 보는 것 같아요.

어린왕자 처럼 이곳저곳을 돌아 본거야? 밀크티를 앞에 내어주며 유권에게 물었다. 고개를 절레절레 짓는게 아니라는 듯 표현해 주었다.

-이유는 없어요. 단지...

-단지?

-...에이. 나중에요.

싱겁긴. 밀크티를 마시며 김빠진 티를 냈다. 마시멜로우 라는거, 여기 있나요? 유권이 나에게 조심스레 물어왔고, 나는 갸웃하며 수납장을 열어 보았다. 다행히 저번에 박경이 먹다 넣어두고 간 마시멜로우가 있었다. 봉지째 꺼내 건네주자 아이처럼 좋아한다.

-밍밍해서요. 밀크티 하나는.

-특이하네.

제가 그런가요? 집게를 빼내며 유권이 말했다. 내음이 공기를 타고 구석구석 퍼져 나갔다. 마시멜로우를 입에 무는 유권의 입술이 오밀조밀 하니 예쁘게 보였다. 아, 이민혁. 정신차려. 순간 헛돌았던 시선을 다시 원상복구 시키며 나를 자책했다.

-모순되는건 금방 고쳐야 속이 풀리거든요.

-이게 모순이라고? 그냥 사람의 개인차 아닌가.

-단순하시네요.

유권은 푸슬 웃으며 마시멜로우를 밀크티에 밀어 넣었다. 입맛도 독특하다. 사람은 다 단순한데. 창 밖으로 내리는 비를 보면서 자잘한 생각에 잡혔다. 내가 지금 뭘하고 있는건가 하는 생각.

-어떨땐 단순한게 좋은 법이니까요.

어쩌면 이 소년과 지내는 동안 내가 얻어가는 달란트가 있을 것 같았다. 생각이 깊은건지, 오래 산건지 모를 깊은 말들. 마시멜로우가 식탁에 굴러다니고 밀크티는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다. 단순한게 좋은거야. 나는 유권을 보며 그렇게 말했다. 어쩔때만요. 못을 박아버리는 소년의 말에 떨떠름히 남은 밀크티만 머금을 뿐 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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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바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달려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 자까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사랑ㅇ해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겁나 좋다 범권 진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MACARONI
신알신강추...데헷
11년 전
독자3
.......♥
11년 전
MACARONI
담편도사랑해줘연
11년 전
삭제한 댓글
(본인이 직접 삭제한 댓글입니다)
11년 전
MACARONI
그므스해여 담편도 샤룽해줘여
11년 전
삭제한 댓글
(본인이 직접 삭제한 댓글입니다)
11년 전
MACARONI
하셔도되염
11년 전
MACARONI
아잌기억할께여
11년 전
독자7
어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작가님 글은 항상 볼때마다 느끼지만 분위기도 쩔구ㅠㅠ문체는 더 쩔고 너무 ㅡ좋네요ㅛ 한편에문학작품을 읽는듯한 기분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독자8
ㅠㅠㅠㅠ작가님ㅠㅠㅠㅜ내 사랑 받으세여ㅠㅠㅠㅠ♥♥♥♥♥
11년 전
독자9
겁나좋아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작가님 사랑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독자9
ㅎㅎㅎ재밌어요 ㅎㅎㅎㅎㅎㅎㅎㅎ신알신햇어욯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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