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각사각. 민형이가 연필을 움직이는 소리만 온 테이블을 울렸다. 나는 열심히 문제를 푸는 이민형을 마음 놓고 쳐다봤다. 문제 풀 동안엔 문제에만 집중하는 놈이라 내가 아무리 쳐다봐도 모를 애다. 민형이는 늘 그렇듯 입술을 굳게 닫은 채 날카로운 눈매로 문제를 내려보고 있었다. 잔뜩 날이 선게 꼭, 이까짓 문제 내가 가뿐히 조져버리겠다... 뭐 그런 눈빛..?(꿀꺽) 괜히 서늘해진 뒷목을 만지작거리며 민형이를 계속 눈에 담았다.
“..”
사실 내가 이렇게 민형이를 뚫어져라 보고있는 건 다 내 가방 안에 들어있는 사탕 때문이었다. 이민형 금연을 위해 무작정 질러버린 그 막대 사탕 말이다. 무릎 위에 올려둔 가방 안에 묵직하게 만져지는 사탕통을 만지작거리며 입을 삐쭉였다. 민형이가 담배를 피우는 걸 본 그날부터 이민형 하면 담배가 뒤따라 붙는 바람에 마음이 싱숭생숭했다. 무슨 포털사이트 마냥 연관검색어에 자동 완성 기능까지 돌아가는 기분이었다. 이민형은 이런 내 속도 모르고 태평하기만 했다. 들키기 전과 똑같이 나를 무심하게 대했고, 어머님 앞에서만큼은 순한 아들이 되는 것도 여전했다. 그래서 더 고민이었다. 요 사탕 뭉치를 내밀면 나만 엄청 신경쓰고 난리 치는 사람이 될까봐 선뜻 주기가 뭐했다. 아 진짜 이거 어떻게 줘T^T
“..”
“다 풀었어요.”
역시 괜히 샀다 후회하며 넋을 놓던 것도 잠시, 갑자기 고개를 든 민형이 때문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 날카로운 눈매가 나를 향하고 있다. 한참 방심하고 있을 때 눈이 딱 마주쳐버린 것이다. 화들짝 놀란 나는 또 바보같은 소리를 내며 시선을 내렸다. 어, 어 다 풀었어? 어 그래..어..줘봐. 저 놈이 또 나를 얼마나 한심하게 쳐다보고 있을까. 마음으론 이미 오열 중이었다. 한참 만지던 사탕통에서 손을 뗀 후 민형이의 문제집을 대충 잡아 내 앞으로 끌었다. 반쯤 나간 정신을 꽉 붙들고 답을 확인했지만 틀린 문제는 하나도 없었다. 무서운 놈..
“잘했어 민형아. 다 맞았어.”
“..”
“계속 이렇게만 하면 되겠다. 자주 틀리던 유형도 이제 잘 푸네?”
문제집을 덮으며 슬쩍 고개를 들었다. 아까 짧게 마주친 그 눈으로 계속 나를 보고있었던 건지 시선에 미동이 없던 민형이가 짧게 입을 열었다. 네, 뭐.. 그 말에 어색하게 웃으며 먼저 눈을 피한 건 또 나였다. 아니 누가 보면 내가 담배 피다 걸린 사람인 줄 알겠네. 하지만 마음이 쓰려도 어쩔 수 없다. 난 이민형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슈퍼 을이니까..(울컥)
“오늘은 여기까지 하구, 혼자 하다가 모르는 거 있으면 카톡하고.”
“네.”
“아, 너 밤은 새지마. 체력도 중요한 거 알지?”
“이제 코피 안 흘려요.”
그래, 그럼 다행이고.. 단호한 이민형에 익숙하게 고개를 주억거린 나는 할 말이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자리에서 일어나질 못했다. 진짜 이걸 줘 말아. 입술을 잘근잘근 씹으며 가방을 한 번, 저를 한 번 쳐다보자 민형이가 미간을 좁힌다. 나는 뜨거워진 침을 꾹 삼겼다. 그리고 크게 숨을 내쉬며 가방 안으로 손을 넣었다. 아 몰라 그냥 줄래. 진짜 이 아름다운 충동적 인생.
“이거..”
“..”
“너 줄게 민형아..!”
확김에 휙 꺼낸 사탕통이 막상 눈 앞에 보이니 또 간이 콩알만해진다. 그래, 나는 학생을 위하는 착한 선생님인 거야. 문제가 하나도 없지. 머리는 그렇게 굴리면서 민형이 쪽으로 내미는 손이 작게 떨린다. 시바.. 이건 내가 생각해도 좀 아니야..
“이게 뭐에요?”
“이거, 사탕..!”
“근데 이걸 저한테 왜 주세요?”
“어..?”
“..”
“어..그냥..?”
아오 포장은 또 기가 막히게 했다니까. 어느새 이민형 앞에 놓여져 있는 사탕통을 보며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민형이는 줄곧 내게 두던 시선을 내려 내가 내민 사탕통을 쳐다봤다. 그러더니 손으로도 몇 번 만지작거린다. 큰 감흥이 없는 것 같았다.
“됐어요. 저 사탕 별로 안 좋아해요.”
곧 이런 말을 내뱉었으니 말이다. 애써 올리고있던 입꼬리가 바들바들 떨리는게 느껴졌다. 이민형은 그런 매정한 말을 하며 사탕을 다시 내 쪽으로 밀었다. 야 이씨..(주먹) 얼굴에 열이 오르다 못해 화끈거렸다. 아니 솔직히 받긴 받을 거라고 생각했단 말이야. 이걸 한 번 꺼낸 이상 내가 다시 들고갈 일은 없다. 이건 진짜 내 알량한 자존심이었다. 입술을 꾹 다문 나는 테이블 위에 어색하게 올려둔 손을 꼼지락 거리다 내게로 돌아온 사탕통을 다시 밀었다. 아주아주 소심하게.
“그냥 받아만 둬 민형아.”
“아니,”
“나 이거 직접 사고 포장도 직접 한 건데..”
응? 그러면서 최대한 불쌍한 표정(=٩(๑T^T๑)۶) 을 지어보이자 민형이가 눈을 감으며 눈썹뼈 부근을 만지작 거린다. 무겁게 내쉬는 한숨은 덤. 얼른 사탕통에서 손을 떼 가방을 챙겨 일어섰다. 쟤가 다시 넘기기 전에 자리를 떠야돼. 내가 일어서려 하자 이민형은 다시 눈을 뜨고 나를 쳐다봤다.
“앞으론 이런 거 안 사주셔도 되요.”
무뚝뚝하게 말을 하며 사탕통을 손에 쥔다. 너가 말 안해도 다시는 안 살거야 새꺄. 목 끝까지 차오른 말을 꾹 삼키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민형의 눈이 진득하게 나를 따라왔지만 애써 못 본 척 걸음을 옮겨 방 문고리를 잡았다.
“선생님.”
근데 그때 등 뒤로 이민형이 날 부르는게 아닌가. 화들짝 놀란 나머지 어? 하고 뒤를 돌았다.
“..”
“..”
“그래도 감사합니다.”
뒤를 돈 나와 눈이 마주친 이민형이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그러자 붉게 달아오른 귓등이 눈에 들어왔다. 그 모습에 나는, 아주 잠시 사고가 멈췄다.
“미친 새끼.”
“인정.”
“그렇다고 잠수를 타? 1년을?”
“...미안하다.”
자그마치 1년만의 모임. 생각지도 못한 태일의 연락에 유타, 한솔 그리고 영호까지 단숨에 달려와 네 명이 모였다. 처음엔 다들 금방이라도 멱살을 쥐고 흔들 것 처럼 달려들더니 지금은 가만히 태일의 말에 집중한다. 태일은 그동안 있었던 모든 일을 털어놨다. 여주에게 한 번 말하고나니 좀 더 쉽게 얘기를 꺼낼 수 있었다. 그래서 태일은 덤덤한 척 말을 했고, 눈시울을 붉힌 건 얘기를 들은 사람들이었다. 얘기가 끝난 후 속상한 마음에 거칠게 쏘아붙였지만 미안하다며 고개를 숙이는 태일의 모습에 다들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우린 그런 줄도 모르고 별 거지같은 생각을 얼마나 했는 줄 아냐 새꺄?”
“실어증도 충분히 거지같거든? 아 시발 눈물 날라 그래.”
“미친놈, 주책이야.”
“니 눈부터 닦고 말해.”
그렇다고 무거운 분위기가 오래가는 건 아니었다. 원체 엄숙한 걸 안 좋아하는 사람들이기도 했고, 오랜만에 모였는데 주구장창 마음 아픈 얘기만 하고 싶지 않은게 큰 이유였다. 꼭 옛날로 돌아간 것 같은 소소한 대화가 태일에겐 더 효과적인 위로였다.
넷은 계속 마셨다. 술 잔이 빌 틈 없이 마시고, 마셨다. 그러면서 옛날 얘기도 하고, 대학 얘기도 하고, 태일의 앞으로의 계획 얘기도 했다. 곧 복학을 할 거고, 노래도 계속 할 거라는 말에 모두가 잘 생각했다며 잔을 부딪혔다. 노래 하는 문태일. 그것보다 더 기쁜 건 없었다.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술을 넘기던 한솔이 문득 생각나는 얼굴에 웃던 걸 멈추며 잔을 내렸다.
“야 문태일.”
“어?”
“..여주는?”
김여주. 어쩌면 태일의 미래에 제일 크게 그려져야 할 사람. 여주라는 말에 태일을 비롯한 모두가 표정을 굳혔다. 유타가 입맛을 다시며 잔을 내려놓았고, 팔짱을 끼고있던 영호는 혀로 입술을 축였다. 태일은 술이 찰랑이는 작은 잔을 든 채 한솔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이름만 들었는대도 목울대에 열이 오른다.
“여주 많이 힘들어했어.”
“..”
“울면서 전화 온게 한두번이 아니였어. 너 어딨는지 제발 좀 말해달라고.”
“...”
“나도 몰라서 못 말해주는 건데, 걔가 그렇게 울더라.”
아 모르겠다. 그냥 여주가 그랬었다고. 한솔이 눈가를 꾹 누르며 고개를 떨궜다. 아, 지한솔.. 애매하게 말을 끝낸게 영 마음에 안드는 유타가 뒷머리를 헤집으며 힐끔 태일에게 시선을 뒀다. 태일이 씁쓸하게 웃는다. 그러니까, 곧 울 것 같이 웃음 짓는다. 그러다 들고있던 잔을 들어 단숨에 술을 들이키는 모습에 고개를 돌렸다. 그 모습이 괜히 아팠다.
과제를 하는 중에 울린 카톡을 확인하니 이민형이 보낸 메세지가 눈에 들어왔다. 어쩜 이렇게 한결같을까. 항상 몇 페에지 몇 번 패턴으로 시작하는 메세지를 보며 고개를 작게 저은 나는 저 멀리 놔뒀던 수학 문제집을 가져와 이민형이 말한 97페이지를 폈다. 녀석이 틀렸다는 문제는 꽤 복잡한 문제였다. 짧게 답한 후 샤프를 들었다. 역시 읽었는데도 답장이 없다. 이런 건 이제 익숙하다 못해 당연한 일이였다.
“아 이거 좀 어렵네.”
생각보다 더 어려운 문제를 몇 분 동안 붙잡고있다 겨우 풀어낸 내가 타자를 쳤다. 민형아 이 문제는 먼저…. 1차로 설명을 하자 이민형이 대답한다. 네, 라고. 이해를 하고 있는구나 싶어 계속 설명을 하려는데 갑자기 통화화면이 뜨며 벨소리가 울렸다. 저장이 안 된 번호였다. 고개를 갸웃거린 나는 잠시 고민하다 거절 버튼을 눌렀다. 이 시간에 모르는 사람이 건 전화를 받는게 꺼림직했다. 다시 메세지 창으로 돌아온 후 타이핑하던 걸 마저 쳤다. 그런데 또 전화가 울리는 거다. 방금 전 걸려온 전화 번호와 같은 번호였다.
“아 누구야.”
일순 차오른 짜증에 신경질 적으로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그러자 몇 번 이상한 소리가 들리더니 곧 상대방이 말을 한다.
- 어..우리 여쥬우 목소리..!
어눌한 발음에 눈썹 새를 좁혔다.
“..오빠..?”
- 번호 안 바꿨네..헤..
“오빠 취했어?”
술에 잔뜩 취한 문태일의 전화였다.
- 아니, 아니야. 근데 여주야아..
“..”
- 아, 여보세요? 저기 저희가 문을 닫아야하는데 혹시 이 분 좀 데리러 오실 수 있으세요?
너무 취하셔서 정신이 없으시네. 여기 인준동인데…. 내가 잠시 말을 멈춘 사이, 수화기 너머로는 낯선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곧 빨리 와달라는 말과 함께 전화가 끊겼다. 뚜, 뚜, 뚜 ―. 정적이 흐르는 방 안에 전화가 끊긴 걸 알려주는 소리가 크게 울렸다. 그 큰 울림이 가슴을 쿡 찔러들어왔다. 까매진 화면을 보며 입술을 깨물었다. 어쩌지, 어떡하지. 그렇게 생각하는 나는 집을 뛰쳐나가 택시를 잡고 있었다. 오빠가 있는 곳으로 가달라고 했다. 크게 숨을 내쉬며 등받이에 등을 기대고 나서야 정신이 들었다. 아, 또 무작정 나왔네. 마른세수를 하며 후회했다. 하지만 택시를 돌리기엔 이미 늦었다. 난 그대로 문태일을 향해 달렸다.
가게로 들어가 문태일을 찾았다. 사장으로 보이는 분이 저기 있다며 오른편을 가리켰다. 손 끝을 따라가자 누구랑 얼마나 마신 건지 정신을 못차리고 앉아있는 문태일이 보였다. 아, 미치겠네. 엄지로 미간을 꾹 누르고 그 모습을 잠시 바라보다 곧 그쪽으로 발을 옮겼다. 문을 닫아야한다니까 일단 빨리 데리고 나가야했다.
“오빠, 일어나봐.”
“으응?”
“집에 가야지. 어?”
풀린 눈으로 나를 올려다보는 문태일을 억지로 잡아 끌었다. 내가 이끄는대로 무겁게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런 문태일을 안다시피 부축하며 밖으로 나갔다. 하지만 단단히 취한 건지 자꾸 발이 꼬이는 문태일 때문에 얼마 가지 못하고 주변 벤치에 오빠를 던지다시피 내려놨다. 잠깐 부축했는데도 어깨가 지끈거려 한숨을 푹 내쉬며 주먹으로 어깨 부분을 툭툭 두들겼다.
“어, 여주네..”
그러던 중 들리는 소리에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여전히 풀린 눈을 한 문태일이 나를 보며 바람 빠진 웃음을 내보낸다. 오빠에게 모든 걸 들었던 그 날 이후로 처음 보는 얼굴이었다. 뭐 때문에 이렇게 술을 마신 건지, 목구멍이 시큰거려 침만 꾹 삼켰다. 원래 이렇게,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이 아니다. 문태일은.
“..”
“...”
아무 말 없이 저를 쳐다보는 나를 보며 자꾸 힘 없이 웃는다. 그 웃음에 나는 입술을 꾹 깨물다 고개를 떨궜다. 오빠를 마주하는게 힘들었다. 아무것도 모르던 1년 내내 죽도록 미워했던게 떠올라 또 울음이 터질 것 같았다. 그런데 문태일은 그런 내 속도 모르고 내게 더 가까이 다가와 나와 눈을 마주하려 애썼다. 나 봐봐 여주야, 응? 무릎 위에 놓은 손을 조심히 감싸쥐며 자꾸 나를 불렀다.
“나 많이 밉지..”
“..”
“근데 나는 너.. 지인짜 보고싶었다?”
나직한 목소리가 밤 공기를 흩트렸다. 내 손을 잡은 손이 뜨거웠다.
“여주야..그래도 나 너무 미워하지 마라주라..응..?”
“오빠..”
“내가 너무 멍청했어. 내가 미안해..”
오빠는 언제부턴가 울고 있었다. 자기를 미워하지 말아달라고, 젖은 말로 내게 애원했다. 옅게 떨리는 손으로 나를 꽉 잡았다. 하지만 나는 그런 문태일을 선뜻 안아주질 못했다. 그냥, 울음을 꾹 참을 뿐이었다.
“아, 머리..”
점심 때가 다 되서야 잠에서 깬 태일이 지끈거리는 머리를 손으로 꾹 누르며 몸을 일으켰다. 분명 죽어라 술을 마신 건 기억이 나는데, 다른 기억이 전혀 없었다. 어떻게 집까지 와서 이렇게 침대에 누워있는지도 모를 일이었다. 하지만 이건 천천히 생각하면 되는 거고, 지금 제일 중요한 건 목이 마르다는 것이었다. 속도 속이지만 목이 너무 텁텁했다. 때문에 물을 마시러 가기 위해 아직까지 반쯤 나간 정신을 차리려 볼을 챱챱 때렸다. 그런 후 침대에서 일어났는데,
“..”
일어났는데…,
“뭐..지..”
태일 본인의 방이 아니었다. 꾸역꾸역 잡던 정신이 번쩍 들었다. 뭐야, 여기 어디야. 처음 보는 가구가 잔뜩이었고, 구조도 제 방과는 전혀 달랐다. 당혹감에 찬 눈이 도록도록 굴러갔다. 술에 취해서 무슨 짓을 한 건가 싶었다. 설마 하는 생각에 급히 고개를 내렸지만 다행이도 옷은 제대로 입고 있었다. 그럼 여기는 도대체 어디야. 놀란 마음에 목이 마른 것도 잊어버린 태일의 시야에 문득 노락색 포스트잇이 들어왔다. 벽에 정갈하게 붙혀진 걸 빠르게 떼어냈고, 읽었다.
[ 일어나셨어요? 형 어제 술 취해서 김여주한테 전화 하셨어요. 쪽팔리라고 말씀 드리는 거에요. 해장국 그런거 없으니까 알아서 해장 하세요. 저는 학교 가야해서 먼저 나갑니다. 김여주한테 같이 해장하자고 연락하지 마세요. 걔도 학교 가요. -정재현 ]
아, 그러니까 여기는 태일 저의 집도, 술 취해서 전화한 여주의 집도 아닌 말도 안되는 재현의 집이라는 거였다.
..미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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