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당탕탕!
하루도 바람 잘 날 없는 일곱 명의 무한지구대 이야기
<응답하라112>
- 미스터몽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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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야~ 수능이 경찰 잡네, 경찰 잡아!"
아, 머리에 땀나…! 턱 아래로 손을 가져다가 꼬물꼬물 대며 헬멧의 잠금 장치를 풀더니 으쌰, 하는 기합소리와 함께 양손으로 벗는 성열이었다. 때마침 멀리서 불어온 시원한 바람이 그의 머릿결을 한 번 훑으며 지나갔다. 살짝 추우면서도 시원한, 추운건지 시원한 건지 정확히 가늠할 수 없지만 어쨌든 참 기분 좋은 바람이다. 후덥지근했던 헬멧 때문인지 앞머리 끝자락에 송골송골 맺혀있던 성열의 땀방울이 바람에 밀려나 아래로 툭 떨어졌다. 어? 내 고귀한 황금땀 떨어졌다!
그러고는 옆구리에 헬멧을 끼더니, 쭉쭉 훤칠하게 자란 그의 키만큼 기다란 손가락으로 자신의 머리카락 속을 마구 헤집으며 머리의 물기를 털어냈다. 하지만 그걸로 성에 차지 않았는지 도리도리질을 하며 격하게 물기를 털어낸다. 흡사 갓 목욕을 마치고 나온 짐승이 몸을 부르르 떨면서 물기를 털어내는 것 같다.
머리에 맺힌 땀들을 대충 털어낸 성열은 축축해진 손바닥을 바지춤에 쓱쓱 닦았다. 그러고 나서는 자신의 싸이카가 기특해 보였는지 개구쟁이처럼 씩 웃으며 퉁퉁 두들기고는 손잡이에 사뿐히 헬멧을 걸었다. 수고했다, 하나비!
그렇다.
순찰용 모터사이클이자 경찰이 타고 다니는 오토바이인, 일명 '싸이카'에게 성열이가 지어준 이름은 '하나비'였다. 그의 옆에 싸이카를 나란히 댄 호원은 제 정신이 아닌 사람을 보는 것 마냥 힐끔거리며 이상한 눈빛으로 쳐다봤다.
"하…하나비? 그럼 쟤는 이름이 뭐야?"
혹시나 하는 마음에, 손잡이에 걸려있는 헬멧을 쿡쿡 가리켰다. 그러자 성열이가 헬멧을 힐끗 쳐다보더니 별거 아니라는 듯이 '아~ 이거?'라고 말했다.
"너비아니!"
ㅇㅇ….
*
"엥? 이게 다 뭐야?"
사이좋게 지구대 안으로 들어온 성열과 호원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모두들 업무는 뒷전이고 책상 위에 종이 같은 무언가를 산더미처럼 잔뜩 쌓아놓은 채 최대한 집중을 하면서 개수를 세고 있었다. 그 중에서 돋보이는 건 가장 열심히 하고 있는 동우였다.
"보면 몰라? 스티커다. 그렇게 멀뚱히 서있지만 말고, 각자 자리에 앉아서 5장씩 나눠가지고 편지 봉투에 담아."
바보 마냥 멀뚱히 서있는 그들의 모습을 보며 김경위는 심드렁한 표정으로 말을 던졌다. 에이씨…. 말하다가 개수 까먹었네…. 이게 4장이었나? 5장이었나? 에…에이씨!!!!!!!!!!!!!! 어차피 별로 참여하지도 않는데 미스터몽룡인지 춘향인지 하는 이상한 작가는 왜 이런 쓸데없는 걸 시키고 그런다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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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특집 이벤트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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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 계신 수험생 여러분.
짧기도 하고 길기도 했던 일 년 동안 마음고생 많으셨고, 정말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배운 것을 돌려줄 줄 알고, 경험을 나눌 줄 아는 멋진 대학생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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