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lyLove
; 사랑에 빠진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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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view 1.
ME X YOU
"아. 진짜 죄송해요."
"몰래 들어오고, 죄송하다가 끝입니까?"
"...다시는 안 그럴게요."
"또 그럴 생각이었습니까?"
"아니요! 그건 절대 아닌데...!"
그는 소파에 앉아 제 가운을 고쳐 묶었다. 그리고는 몇 번이고 단단히 잠겼는지 확인한 현관문으로 향해 현관문의 문고리를 다시 한 번, 잡아 당겼다. 개미 한 마리도 넘어오지 못하게. 아주 꽁꽁! 그는 문이 확실하게 잠겼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나서야, 아직 물기를 머금은 제 머리를 마구 털어내며 내 앞에 섰다. 나 보다 머리 하나는 더 큰 그에 나도 모르게 움츠러 드는 몸이었다. 나는 더 지체 되기 전에 이 곳을 빠져 나가야겠다 싶어, 진작에 메모리 카드를 빼앗긴 카메라를 챙겨 그의 옆으로 걸음을 옮겼다. 최대한 자연스럽게. 그럼 이만 - 이라는 대사를 뱉으며. 그러자 그는 그런 내 행동에 순간 허리를 굽혀, 나와 얼굴을 마주했다. 그의 샴푸 향기가 아주 가깝게 밀려왔다. 스크린에서만 봤던 그의 크고 깊은 눈이 내 앞에 있었다. 말도 안 되게!
"들어 오는 것도 마음대로 안 되는 건데, 마음대로 들어 오고는."
"..."
"이제와서 내빼시겠다."
"아니, 그건 아니고, 어? 이제 막 밖에 기자 몰리고 그럴텐데. 그 전에 도망을..."
"그 쪽도 기자라면서요."
"...네."
"그 쪽이라면 벌써 저 앞에 있지 않겠어요?"
"..."
"어떤 여기자 하나가 내가 룸 안에 여자랑 있다고 소문 소문을 그렇게 냈다는데."
"..."
"그쵸?"
"...그렇게 노발대발 내지는 않았어요. 소문."
"본 게 없으니 믿을 수는 없고, 그렇다 칩시다."
"...진짜인데."
"어쨌든 지금 나가는 건, 그 쪽이나 내 쪽이나 좋을 게 없으니까 그냥 있어요."
"농담이죠?"
"전혀요. 그 쪽이 소파에서 자요."
그는 제 말을 끝으로 침실로 향했다. 그러다 문득 뒤를 돌아 나를 보고서는 '아. 와인 쏟은 건 미안해요.' 하고 사과하며, 욕실 안에 가운이 하나 더 있으니 씻고 입으라는 말까지 덧붙였다. ...아니. 대체 어떤 류의 사람들이 씻고 나오자마자 와인을 마시는지. 내 생활 패턴으로는 쉽게 이해가지 않는 그림이었다. 샤워를 마친 그는 몰래 잠입 아닌 잠입을 하게 된 나를 보고 놀라, 제 손에 들린 레드 와인을 보기 좋게 흩뿌렸다. 덕분에 흰 셔츠는 사람 여럿 죽인 것 같은 비주얼을 뽐냈고.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하루였다.
preview 2.
START LINE
"왜 따라와요?"
"누가요. 설마 내가요?"
"네!"
그가 주연을 맡은 영화 간담회에 참석하게 된 날이었다. 될 수 있으면 만나는 일이 없었으면 했는데. 뭐, 한창 활동하는 배우와 매일 실적에 시달리는 연예부 기자가 마주치지 않는 게 어쩌면 더욱 이상할 듯 했다. 하지만 그보다 더욱 이상한 그림이 자꾸만 따라 붙었다. 한창 질의응답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할 사람이 자꾸만 내 뒤를 따라 다니는 것이 아닌가. 그것도 남자배우인 사람이. 결국 복도를 누비던 내가 답답한 마음에 등을 돌려, 왜 따라오냐 묻자 되려 제가 나를 따라가는 것이냐며 묻는다. 될 일이 없으려니까. 진짜 별 일이 다 있네. 나는 나도 모르게 언성을 높이며, 그에게 다가가 따졌다. '네! 그 쪽이 아까부터 졸졸 따라오잖아요. 덕분에 사람들이 다 쳐다봐요. 우리만!' 그러자 그는 제 짙은 눈썹을 살짝 찡그리며, 제 손에 들린 종이 뭉치를 흔들어 보인다.
"질의 응답 맞춰봐야 한다는데."
"근데요!"
"그 쪽이 막내라면서."
"네. 근데요. 뭐요, 뭐!"
"이런 건 막내랑 맞추는 건데."
"...누가 그래요?"
"그럼 나 이거 들고 김팀장한테 갑니까? 사내 둘이서 이거 해?"
"..."
그는 또 다시 내 약점을 잡은 것인지, 종이 속 글자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듯 인상을 찌푸리며 질문을 읽어나갔다. 그는 '어머. 태형씨. 이번 영화에서도 대한민국은 물론 아시아 전역 여성 분들의 마음을 흐드실 예정이라는데요!' 라는 능글 맞은 멘트와 함께 제 큰 손으로 입가를 가리며 웃는 시늉을 해보였다. 결국 그런 그의 모습에 씩씩거리는 쪽은 이번에도 내 쪽이었다. 할 수만 있다면, 정강이를 걷어차고 싶었다. 온 마음 다해서.
preview 3.
TRUE OR UNTRUE
"기사 낼 거예요?"
"내야죠. 실적인데."
"...아닌 거 알잖아요. 그런데도 내겠다고?"
"제가 뭘 알아요. 저는 그냥 사진이 찍혔으니까, 사진에 근거해서 기사를 쓰겠다 이거죠."
몇 달 전, 룸에서 처음 만났을 때처럼 내 앞으로 다가온 그였다. 그는 그때와는 다르게 바짝 마른 제 머리를 헝클이며, 내게 끈질기게 제 눈을 맞췄다. 나는 그런 그의 시선을 피하지도 그렇다고 올 곧게 마주 보지도 못했다. 그는 미적지근한 내 태도에 화가 난 목소리를 간신히 억누르며 물었다.
"뭘 아냐니. 다 알잖아요. 내가 걔랑 사귀면, 너랑 지금까지 한 건 다 뭐예요. 그럼."
"...지금 마감 시간이라, 가 봐야 해요."
"그 마감 때마다 밥 사다 준 건 누군지. 기억 안 나요?"
"..."
"마감 끝나고 얼굴 한 번 더 보겠다고, 운전기사 자처한 게 누군지도. 기억 안 나요?"
"..."
"우리 집에서 나랑 입 맞춘 건 누군데.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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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겨울소녀입니다. 이번에는 신작 <러블리러브> 로 인사 드리게 됐어요! 이번 작품 주인공은 우리 태태! 태형이입니다 :) 작품 속 태형이는 영화배우로 설정이 되어 있어요. 우리의 여자 주인공은 연예부 기자 입니다! 한 성격하지만 또 사랑스러운 두 아이 많이 기대해주세요! 그리고 분명 프리뷰인데도 작품을 다 보신 것 같은 기분은 착각이실 거예요! (머쓱) 프리뷰 보다 훨씬 더 많은 사건과 그보다 많은 스윗함이 녹아 든 작품 입니다. 이번 작품은! ㅎ_ㅎ 그럼 이번 러블리 커플도 잘 부탁드려요. 여러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