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 모범심즈
모범생 정재현 X 날라리 너심 썰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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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김상현! 가자"
지루했던 수학 수업이 끝나자마자
어떤 애들은 책상에 엎어지고
어떤 애들은 곧바로 사물함에서 공을 꺼내 장난치고
또 내 친구들은 매점을 가자며 나를 부추겼다.
하지만 전날 엄마가 해준 갈비찜을 먹은 게 얹혔는지
소화가 잘 안되는 것 같아
내가 안 간다는 손짓을 하자
친구들은 나에게로 다가와 등을 쳤다.
"왜 안가."
"나 속 안좋아. 그리고 나 숙제 안함."
"헐, 뭔데. 숙제 있었냐?"
"한심한 새끼들."
나는 이제야 허겁지겁 내 옆으로 가져와
책을 펴는 친구들을 향해
듣기 싫은 소리를 해보이다가
문득 내 친구들 뒤로 반장이 눈에 띄었다.
평소보다 훨씬 더 차분해 보이는 반장은
이마에 손을 짚은 채
수학 문제를 푸는데 집중을 하는 모습이었고
나는 내 숙제를 베끼기에 여념이 없는 친구를
툭 치고선 작은 목소리로 귓속말을 하였다.
"야, 오늘 반장 무슨 일 있음?"
정신없이 눈도 바쁘게 굴리며 연필을 놀리던 친구는
슬쩍 고개를 들어 반장을 쳐다보고
다시 자신의 책에 눈길을 돌렸다.
"몰라, 아까 아침부터 좀 기분 안 좋아 보이던데?"
"나 아까 뭐 물어보려고 갔는데
친절하게 대답은 해주거든? 근데 뭔가 존나 무서움"
"그건 니가 찌질해서고, 새끼야."
친구 두 명이서 또다시 티격태격하는 걸 보고
난 내 가방에 손을 뻗은 순간,
친구 한명이 나에게 말을 걸었다.
"야 근데, 김상현."
"?"
"너 양치 안했지, 존나 입에서 시궁창냄새나."
*
"아... 아치메 핸눈데..."
분노의 양치질을 하며
친구의 개소리를 다시 곱씹고는
하얀 세면대에 퉤, 하고 뱉었다.
입에서 시궁창 냄새가 난다느니,
토 쏠릴 뻔 했다느니, 하는 덕분에
나는 곧바로 매점으로 달려가
양치도구를 사고 열심히 입냄새를 지웠다.
그렇게 금 같은 쉬는 시간이 끝날 줄도 모르고
멍하니 양치하다가 아무도 없는 화장실에
들어오는 사람을 무의식적으로 쳐다보았고
그 사람이 반장이라는 걸 알아채자마자
나는 아무 이유 없이 입을 턱, 하고 다물고 말았다.
무표정으로 화장실에 들어온 반장은
그런 나와 눈이 허공에서 마주치자마자
평소처럼 사람 좋게 웃어줬지만
아까 반에서 친구가 말한대로
정말 평소와 다른 뭔가 모를 분위기 덕분에
나도 어색하게 미소를 지으며 손을 들었다.
반장이 곧바로 변기에 갈거라는 나의 예상과는 달리
반장은 세면대 앞에 서있는 내 쪽으로 다가왔다.
그에 당황한 나는 어..어, 라는 멍청한 말과 함께
옆으로 바짝 비켜 반장이 하는 행동만 바라보았다.
그러자 반장은 자신의 손에 시선을 두었던 고개를 올려
멍하니 자신만 쳐다보는게 이상했는지
큰 거울을 통해 날 쳐다보았고
나는 다시 눈을 피해 양치하는데만 신경쓰려 애썼다.
"뭐 할말있어?"
세면대에 손을 털며 핸드타올을 뽑아
하얀 손을 닦는 반장에게
나는 칫솔로 인해 말은 못하고 그저 고개를 저었고
반장은 씨익, 웃어 말을 이었다.
"입 냄새 안나, 아까 나랑 대화할 땐 안 났어."
좀 전에 친구들이 나한테 말한 게 들렸는지
나는 속으로 존나게 창피해하며
한숨을 쉬고 더욱 열심히 칫솔을 놀렸다.
반장은 그런 나를 보며 웃다가
화장실을 벗어나려 등을 돌렸고
아, 하며 다시 나를 쳐다보았다.
"엿들어서 미안."
*
"아, 오늘 급식 핵맛없다."
"미친놈, 니가 내 것까지 다 먹었잖아."
"그래서 아깝냐?"
"너 같으면 안 아깝냐?"
자는 시간을 빼고는
서로를 못 잡아먹어서 안달난 둘을 뒤로하고
나는 고개를 저으며 뒷문을 열었다.
점심시간이 끝나기 10분 전이라
교실엔 꽤 많은 애들이 각자 할일을 하며
5교시가 안 오길 간절히 기원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교탁 위에 펼쳐진 채
엎어져있는 공책들을 보자마자
나는 쉬는 시간에 간신히 끝낸 숙제를 떠올렸고
바로 책상 서랍에서 꺼내 교탁으로 다가갔다.
교탁과 꽤나 가까운 위치에 앉아 있는 반장은
여전히 아까처럼 수학문제에
집중하면서 푸는 모습이 보였고
아까 화장실에서 입냄새 안 난다고
나를 달래준 그 상황이 바로 생각나
다시 쪽팔림을 느끼면서
나 혼자 입을 가려 셀프 검사를 했다.
"아!!! 이 존만이 새꺄!!!! ㅋㅋㅋㅋㅋㅋ"
어째 조용하다 싶더니 다시 박동훈 무리들이
욕설을 남발하며 교실을 휘젓기 시작했다.
흔히 중학교때 무서워하던 일진 무리라고 불리는
애들이었는데 내가 볼때는 여전히 한심한 놈들이었다.
뭐, 굳이 쟤네들이랑 엮여서 좋을 것도 없고.
나는 그 애들이 시끄럽게 떠드는 걸 듣고만 있다가
반장을 쳐다보았지만
반장은 귀에 이어폰도 꽂지도 않았으면서
전혀 신경도 안 쓰이는지
벌써 다음장으로 넘어가
다시 차근차근 문제를 풀기 시작했다.
대단한 놈...
뭔가 평소와 다른 반장도 반장이지만
박동훈도 평소보다 더 허세에 찌들어
괜히 만만한 애들 머리를 치고 다니는데
꼴불견이라는 생각에
나는 모르는 척 내 자리로 돌아가 앉았다.
박동훈은 자리로 돌아갈 생각도 안 하고
지 무리 중 한명의 책상 위에 앉아
대화의 90%에 욕을 포함하여
이해도 되지 않는 말을 하기 시작했다.
"야, 근데 솔직히 걔 있잖아."
"누구."
"아 걔~ 김여주."
박동훈 입에서 나온 건 다름 아닌 2학년 김여주였다.
평소에 나와는 아예 다른 세상인 덕분에
관심도 안 갖고 있을 뿐더러 누가 누군지는 잘 모르지만
선생님들 사이에서 이쁨받는 반장과
사귀는 무서운 누나들 중 한 명이라는 것만 알고 있었다.
순간 박동훈 입에서 낯선 이의 이름이 나오자마자
떠들썩 하던 반은 순간적으로 찬 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졌고
모두의 시선은 각자 자신의 할일에 맞추어져 있지만
귀는 쫑긋 세워 은근히 그 쪽을 향했다.
그렇게 반 아이들에게 꽤나 관심받고 있는 것이
우쭐해졌는지는 몰라도
박동훈은 거들먹거리며
한술 더 떠 신나게 입을 나불거렸다.
"야 너도 알지,
나랑 존나 친하다는 그 형 있잖아.
최태식 그 형.그 형이 말해줬는데
옛날에 김여주 걔가 강남에서 존나 유명했대.
정수정이랑."
"야, 야."
그러자 박동훈 무리들은
조용히 앉아 있는 반장을 의식한 듯
턱으로 가리키며 박동훈을 제지시키자,
박동훈은 그 무리 중 한명에게 팔을 들어
뻔뻔하게 표정하나 안 바뀌고 말을 이었다.
"뭐, 새끼야. 지가 뭐 어쩔거야.
시발 내가 틀린 말 했냐?"
무리들은 조용한 반장을 눈치보며
이 상황을 어떻게 무마할까 하는 순간에도
박동훈은 혼자 낄낄거리며 오버하기 시작했다.
"아, 나도 그 누나 클럽에서 노는 것 좀 봤으면 좋겠다.
존나 좋겠다, 시발."
"동훈아, 숙제."
"..?"
어느 새, 반장은 연필을 내려놓고
박동훈을 불러 숙제를 내라는 말을 하였다.
원래는 박동훈이 내든지 말든지
신경을 전혀 쓰지 않는 반장이었지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반은 더더욱 차가워졌고
자신을 부르는 반장의 목소리에
박동훈은 그대로 입을 닫았다.
"뭐라 했냐."
"숙제 내라고, 이제 저거 갖고 교무실 갈거라서."
"내가 언제 내는 거 봤냐?"
"그래서 하는 말이야, 반 분위기 좀 그만 흐려."
평소에는 기분 좋아지는 웃음을 하며
친절한 분위기를 뿜는 반장 덕분에
누구나 맘 편히 다가갈 수 있었지만
확실히 표정 없는 얼굴을 하니
겨우 박동훈은 무슨, 학생 주임보다 무서운 모습에
지릴뻔한 내 바지춤을 괜히 만지작 거렸다.
남들 앞에서 망신 주는 반장을
죽일듯이 노려보는 박동훈은 당황했는지
말까지 더듬거리며 반항기질을 다시 내세우기 시작했다.
"ㅇ... 이 씨발새끼가..
니가 뭔데 나한테 명령질이야."
"이제 명색이 고등학생인데
꼭 내가 말 안해줘도
혼자 입 다물수는 나이는 됐잖아."
한 마디, 한 마디 미소를 지으면서 반박할 수 없게
박동훈을 누르는 반장을 누구도 건들 수 없어
그저 바라보다가 박동훈은 이대로는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지
한대 칠 기세로 서 있는 반장에게 다가갔다.
둘의 거리가 좁혀지자마자 반장은 뒤로 물러나기는 커녕
박동훈에게 한발자국 더 다가가 입을 열었다.
"그만해 이제, 참는 것도 한계가 있어."
순간적으로 표정이 바뀌는 반장과 더불어
가까이 서있는 둘의 확연한 키 차이에
반장이 박동훈을 아래로 보는 상황이 되자
그 자세만으로도 박동훈에게 충분한 위협이 되었는지
박동훈은 당황하며 말을 더듬고 발악을 했다.
".. 허, 꼬, 꼴에 지 여친이라고 편드냐?"
"꼴에 내 여친이라고 편드는거니까 한번만 더 입에 올려봐."
암묵적으로 둘의 사이를 알고 있었다지만
처음으로 반장의 입에서
그 사람의 이야기가 나오자마자
우리는 더욱 흥미진진해하며 그 상황을 지켜보았다.
더군다나 반장의 집이 존나 부자라는 사실 또한
공공연하게 우리들 사이에서 퍼져 있었기 때문에
감히 반장을 치지는 못하고 손만 부들부들 거리며
반장만 노려보는 박동훈에게 반장은 마지막 말을 내뱉었다.
"아, 그리고 동훈아.
카라 좀 접고 다녀라. 없어보인다."
그 말을 끝으로 반장은 등을 돌려
교탁 위에 있는 공책들을 챙겨 반을 나갔고
여전히 조용한 교실에서 상황만 지켜보던
만만한 아이들을 향해 위협을 가했다.
"뭘 봐 시발!! 웃겨?"
+) 다음 날 |
"야, 김상현. 저새끼 얼굴봐."
"그니까 시발, 박동훈 얼굴 왜저러냐."
"저새끼가 맨날 친하다고 입에 달고다닌 형 있잖아. 이름 뭐지? 최, 최태식?"
"ㅇㅇ"
"그 사람이 존나 팼대, 박동훈을."
"헐, 시발 왜?"
"최태식이 어떤 사람한테 존나 빌빌 기는데 그 사람이 누군지 아냐."
"... 반장 여친?"
"아니 병신아, 반장 형."
"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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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
오늘은 좀 특별하죠?
여주도, 재현이 시점도 아닌
재현이와 같은 반의 평범한 김상현 학생의 시점입니다!
사실 이름... 그냥 평범한 이름을 쓴거라
특별히 의미는 없어요..ㅎㅎ
동훈이도... ㅎ
맨날 사람좋게 웃어주면서
여주랑 싸워서 그런지
무서운 재현이의 모습이네요 ㅎㄷㄷ
사실... 예, 저도 남친과 싸웠습니다
분명 여주의 시점에서 쓰면
엄청난 빙의를 할 것 같아서,
재현이 입장을 헤아릴 수 없을 것 같아서
곧바로 제 3자의 시점으로 쓸 수 밖에 없었어요...
이기주의인 저를 용서해주세요 8ㅅ8
하지만! 어쨌든 이번 편도 꽤 중요한 씬이니까
재밌게 읽으셨길 바랄게요!
이제 수능이 끝나 망나니 생활을 즐기시는 분들도 계실테고
이제 막 수험생의 길을 들어설 분들도 계시겠죠?
그 누군가가 됐든지간에 제 글을 맘 편히 즐기셨으면 하는
큰 바램입니다!
제가 빨리 와서 여러분들을 힐링해드리고 싶은데
그게 맘대로 되지 않아 속상한거 있죠?
하지만 늘 여러분들과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니
자주 오도록 노력할게요!
모두모두 사랑해요!
+) 비슷한 암호닉이 많이 있으니
헷갈리지 않도록 본인의 암호닉을 기억해주세요 :)
+)아 그리구 다시 암호닉을 받기로 했습니다
후에 메일링을 할 때 최대한 많은 분들께서 받는게
저한테도 좋을 것 같아서 받을 수 있을만큼 받으려구요,
그러니 얼른 신청해주세요!
언제 닫힐지 모른답니다! ㅎㅎ
[ ] 가로 안에 암호닉을 넣어주시고 제일 최신글에 신청 부탁드립니다.
+) 양치 잘하는 예쁜이들 |
숫자 1122 / 0614 / 0303 / 1978 / 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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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히 / 타코야끼 / 태태태
포뇨 / 피치피치 / 피카
흰색 / 하나 / 허니 /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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