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아빠, 우리 이혼할까요?
W.쬬잉
10 : 새로움에 익숙해지는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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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조그마한 토끼한테 밥도 주고 또 머리도 쓰다듬어줬어!"
"정말? 윤미는 좋았겠다. 토끼한테 밥도 줘보고"
"다음에 엄마도 아빠도 꼭 같이 토끼 만지게 해달라고 할게!"
"알았어, 식겠다. 얼른 먹어"
"응!! 후, 후! 너무 뜨거워"
"잘,"
"후후 불어서 조심히 먹어야 해. 뜨거우니까"
윤미의 말에 금새 반응을 하며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민윤기를 보며 입을 꾹다물었다. 진짜 아빠노릇 좀 해보려나보다. 하는 마음에 윤미도 지금 행복해보이니까 더이상 아무런 말도 하지 않기로 하며 앞에 놓여진 고기를 썰어 먹으며 둘을 바라봤다. 정말 행복하게 웃으며 윤기의 곁에서 떨어지지 않으려 꼭 달라붙어 있는 윤미를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진짜 짜증나, 갈피도 잡지 못하는 마음이 또 다시 움직이려 들었다. 저 모습을 보고 있자니 너무 내 생각만 했던건 아닐까 하는 마음에, 아직은 윤미에겐 아빠가 필요하진 않을까 하는 마음에, 이런 선택을 한 내게 윤미가 상처받진 않을까 하는 그런 슬픈 마음에.
"사실은 오늘 아빠랑 같이 동물원 못올줄 알았어요"
",,,그랬어?"
"응, 아빠는 엄청 엄청 바쁘니까. 윤미랑 또 못놀아줄거 아니까 많이 슬펐어"
윤미의 말에 깜짝 놀란듯 눈을 크게 뜨던 윤기가 윤미의 앞머리를 정돈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랬구나, 아빠가 많이 바빠서 윤미랑 많이 못놀아줬지? 그 말에 윤미가 고개를 끄덕였다. "유치원가면 애들한테 꼭 자랑할거에요!! 엄마랑 아빠랑 같이 동물원 갔다왔다구! 할머니랑 할아버지랑 간것 보다 하늘땅만큼 좋아!! 그치 엄마? 엄마도 아빠랑 윤미랑 동물원 와서 좋지?" 나를 부르는 윤미의 목소리에 얼떨결에 고개를 끄덕였다. 응, 엄마도 정말 좋아. 윤미랑 ,,아,아빠랑 같이 동물원 와서 ! 그 말에 살풋이 웃어보이던 윤기가 윤미에게 물을 건냈다. "그래, 우리 또 다음엔 어디 놀러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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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응, 딸- 재미있어?"
"응응. 엄청 재미있어. 엄마랑 아빠도 같이 타면 좋을텐데,,"
"엄마랑 아빠가 타면 말이 아파한데, 윤미 재미있게 타고 와"
"응!!"
말을 타고 손을 흔드는 윤미 사진을 찍으며 손을 흔들어주자 방방 손을 흔들던 윤미가 뒷모습을 보이며 사라졌다. 아, 오래간만에 외출이라 너무 피곤하다. 옆에 있는 벤치에 털썩 앉아버리자 어느새 내 옆에 앉던 민윤기가 커피를 내밀었다. "자, 안추워?" "언제부터 그렇게 걱정했다고" 삐딱선을 타는 내 말투에도 아무렇지 않다는듯 커피를 건냈다. 받기나 받아, 손 시리니까. 절대, 절대 좋아서 받는게 아니라 두개를 사왔는데 내가 안먹으면 어쩔 수 없이 한개는 버려야 하니까 받는거야. 라고 나를 위로하며 커피를 받아들었다. "받을거면서 투덜거리긴" 헛웃음을 지어내며 휴대폰을 꺼내어들던 민윤기가 시간을 확인하는듯 하다 다시 휴대폰을 끄려는 순간 볼 수 있었다. 한번도 보지 못했던 민윤기의 휴대폰 배경화면.
윤미가 유치원에서 춤을 추던 날, 찍어왔던 사진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었다.
"나랑 사는게 그렇게 힘들었어?" 갑작스레 커피를 먹는데 물어오는 민윤기의 말에 푸흡,하며 커피를 바닥으로 뱉어냈다. 놀래라, 갑자기 뭘 저런걸 묻고 그런데? 입가를 닦아내자 티슈를 건내던 민윤기가 머쓱한지 뒷머리를 긁적였다. "그렇게도 놀랄만한 질문이였어?" "갑자기 물어서 그렇지"
나랑 사는게 그렇게 힘들었어? 그 질문에 아무 말도 못하고 입을 꾹 다물자 민윤기가 수긍하는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말 못하는거보니까 말 못할 정도로 힘들었나보다. 그냥 미안해 힘들게해서 " "아까 나 생각해볼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잖아"
"그래, 그냥 이 말 해주고 싶어서"
"그런말로 번복될거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야. 착각하지마. 네 사과 하나로 끝날 문제 아니라는거 잘 알고 있으면서"
"그런거 아니야. 나 용서하라고 말 안해. 그냥 그냥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어서"
그리고는 또 다시 정적이 흘렀다. 날씨는 추웠고 우리의 거리도 멀었지만 민윤기가 내게 하는 말은 꼭 봄바람 같이 불었다. 그게 아니라고 마음을 다잡으려 해도 자꾸만 내 마음에 닿는 말들은 따뜻했기에 아무말도 할수가 없었다. 짜증나, 항상 넌 이래. 나를 자꾸 복잡하게 만들어. 내가 마음을 자꾸 얼리면 말로 녹여버려 . 그 말에 녹는 내 마음이 너무 짜증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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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돌아온 순간부터 안방으로 향하려던 윤기가 쇼파에 앉는 윤미앞으로 다가가 바닥에 앉아 윤미의 시선을 맞추며 말했다. 아빠가 지금은 조금 바쁠건데 조금있다가 오늘은 엄마가 아니라 아빠가 동화책 읽어줄게. 조금만 기다릴 수 있지?
"응!! 완전 신나. 아무거나 다 읽어줄거에요?"
"응, 그러니까 조금만 기다리고 있어. 아빠 금방 일 끝내고 동화책 읽어줄게. 엄마랑 양치도 하고 세수도 하고 침대에 누워있어야 해 알았지?"
"알았어요!! 엄마!! 양치하러가!"
안방으로 향하는 민윤기의 뒷모습을 바라보다 윤미의 손에 이끌려 화장실로 향했다. 자신의 키보다 조금 높은 세면대에 손을 뻗어 물을 틀던 윤미가 혼자서 세수를 하기 시작했다. 저 나쁜놈이 뭐라고, 이렇게나 기대하고 좋아하고 설레어 하는 걸까. 복잡한 마음에 가만히 서있자 나를 슬쩍 바라보던 윤미가 물었다. "엄마는 행복하지 않아?"
"응?,,"
"나는 아빠가 오늘 같이 동물원도 가주고 밥도 먹어주고 조금있다 동화책도 읽어준다고 해서 엄청엄청 행복한데 엄마는 아빠랑 놀았는데 안행복해?"
"아냐, 엄마도 엄청 엄청 행복해"
"엄마는 아빠랑 헤어질거야?"
",,,"
세수를 하다말고 갑작스러운 윤미의 질문에 억지로 입꼬리를 올려가며 대답했는데 말문이 막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는 나를 바라보던 윤미가 수건에 얼굴을 부비며 말했다. "나는 엄마도 아빠도 너무너무 하늘만큼 땅만큼 좋아하는데 엄마랑 아빠랑 헤어지면 윤미는 철민이처럼,,아빠랑만 같이 살아요?" 아니야, 아니야, 그런게 아니야. 윤미야. 속으로 차오르는 울음을 삼켜내며 윤미에게 고개를 저어보였다. "그런거 아니야 윤미야. 엄마랑 아빠는,"
더이상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엄마 윤미가 다 잘못했어요. 다시는 아빠 보고싶다고 말 안할게. 아빠랑 헤어지지마" 내 손을 꼭 잡으며 눈물을 뚝뚝 흘리는 윤미의 모습에 입술을 꼭 깨물며 흐르는 눈물을 재빨리 닦아내고는 윤미를 끌어안았다. "아니야, 엄마랑 아빠 안헤어질거야. 윤미가 잘못한거 하나도 없어. 엄마랑 아빠 그냥 잠깐 싸워서 그래. 윤미는 계속 엄마랑 아빠랑 같이 살거야. 윤미 그런 생각하게 해서 미안해" 품에 안겨 엉엉 울음을 터뜨리는 윤미의 모습에 가슴이 찢어질것만 같았다. 그랬구나. 나 너무 아이생각은 하지 않았던거구나. 아이에게는 아빠가 필요하구나. 윤미 넌 함께하지 못한 아빠가 항상 변함없이 좋았구나.
엉엉우는 윤미의 목소리에 놀란건지 화장실 문을 열고 들어온 윤기가 윤미를 보며 물었다. "뭐야, 윤미 왜 우는데 어디 다쳤어?"
"그런거 아니야"
"그런데 윤미가 왜울어"
"조금있다가 따로 이야기해"
"가관이다. 가관이야. 이빨 닦이랬더니 애는 왜 울려?"
툴툴거리며 문을 닫던 윤기를 뒤로 엉엉 눈물을 흘리는 윤미를 품에서 떼어내고는 머리를 넘겼다. "엄마랑 아빠랑 헤어질까봐 무서웠어?" 그 말에 울면서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은 왜 그리 귀엽기만 한지. 살풋이 웃어보이며 윤미의 눈가를 닦아냈다. "아니야, 아빠가 엄마한테 엄-청 잘못해서 엄마가 아빠한테 화가 많이 나서 그래, 절대 안그럴거야. 윤미랑 같이 맨날 놀러도 다니고 계속 윤미 사랑해주면서 셋이서 그렇게 같이 살거야"
"맨날,히끅,, 윤미가,끅 아빠 보고싶다고 해서"
"아빠 보고싶다고해서?"
"윤미한테, 흐윽, 화가 난 줄 알았어요"
"엄마가?"
고개를 끄덕이던 윤미의 모습에 결국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아니야 엄마 하나도 화안났어. 왜 엄마가 화났을거라고 생각했을까?"
"엄마도 아빠랑 많이 놀고 싶은데 윤미가 자꾸 엄마 귀찮게 해서,,,"
"그랬구나. 엄마가 아빠랑 많이 놀고 싶어하는데 윤미가 엄마한테 자꾸 아빠 보고싶다고 졸라서 엄마가 화난것처럼 보였구나"
"응,,"
"미치겠네 정말, 하하하!!!" 이마를 짚으며 웃음을 터뜨리는 내 모습에 히죽이며 콧물까지 흘리는 윤미의 모습에 또 다시 배를 부여잡으며 웃어댔다. 귀여워, 대체 누구딸이길래 이렇게 귀여워 . 잠깐이나마 쿵 내려앉았던 심장을 부여잡았다. 나는 또 ,, "아니야, 엄마 화 하나도 안났어. 아빠가 윤미랑 많이 못놀아 주니까 윤미가 아빠 보고싶어하는건 당연한거야. 그런걸로 엄마가 왜 화를 내 이렇게 예쁜 윤미한테. 그랬구나. 그게 너무 걱정이 되서 엄마가 아빠만 좋아하는 윤미때문에 화나서 아빠랑 둘이 살라고 헤어지려고 하는줄 알았구나?"
고개를 끄덕이던 윤미에게 칫솔에 치약을 짜 건냈다. "어유, 엄마는 또 무슨일인가 식겁했네. 윤미가 걱정안해도 돼. 엄마는 하나도 화안났어. 윤미 아빠 많이많이 좋아해도 돼. 엄마 하나도 안슬퍼. 울지말자. 엄마 아빠랑 안헤어질게 . 오늘 엄마랑 아빠랑 화해할게. 그러니까 뚝하고 그만 양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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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가?"
"어, 우리 이혼하는 이야기 다 알았나봐. 아까 화장실에서 자기때문에 헤어지냐고 울더라"
티비를 보는 윤미에게 잠시만, 하며 방으로 들어와 책상에 앉아있는 윤기를 뒤로 침대에 앉았다. 내 말에 고개를 끄덕이던 윤기가 인상을 찌푸리며 노트북을 두드리던 손을 떼어내고는 뒤돌았다. "그래서? 넌 뭐라고 했는데"
"안한다고 했어" 내말에 놀란듯 눈을 크게 뜨던 윤기가 입을 달싹였다. "안헤어진다고,,,했다고?"
"어, 윤미한테 아직 당신이 필요한가봐. 너무 내 생각만 했던것 같아. 나한텐 당신이 없어도 된다고 생각했는데 아이한테는 그게 아니였어. 오늘 하루 윤미가 그렇게 즐거워 하는 모습보면서 알았어. 이대로 당신이 조금더 노력한다면 나도 괜찮을것 같아. 여태까지 윤미가 받을 상처는 생각도 못하고 애 앞에서 이혼이혼 그랬으니, 얼마나 불안했겠어. 우리가 헤어진다는게 자기도 많이 고민이 됐나봐. 그래서 그런데 이혼이야기는 없던 걸로 하자. 우리"
"뭐? 진심으로 하는말이야?"
"완전히 없던건 아니고 보류. 보류야. 얼마나 윤미한테 잘해주는지 좀 보고"
내 말에 고개를 끄덕이던 윤기가 기지개를 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래, 보류도 괜찮다. 그런데 언제까지 야야. 김여주 이렇게 불러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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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안녕!!"
"응, 안녕"
낯설었다. 불편한것은 아니였지만 이 행복함이 낯설었다. 이 편안함이 낯설었다. 모든것이 처음부터 시작함에 하나부터 열까지가 낯설게만 느껴졌다.
당연하게 느꼈던 이 공기마저도.
윤미의 손을 잡고 현관문을 나서는 윤기를 바라보며 어색하게 손을 흔들어보였다. 이젠 익숙해져야 하는데 뭐가 이렇게 힘들지. 조심히 다녀와. 윤미야. 문이 닫히자마자 거실쇼파에 누워 한숨을 내쉬었다. 뭐? 우리의 사이는 결고 가볍지만은 않아야 할거같다고? 웃기고 있네!! 완전 가벼운데 종이한장보다 못한거 같은데 이 갈대같은 머리같으니라고
"어우!!! 정말 존심이라는게 있기는 하니? 너?"
내 자신에게 묻다가 머리를 쥐어뜯었다. 없어. 너는 없어. 너는 자존심이라는게 없어. 너는 생각이라는게 없어. 그래도 한편으로는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이제라도 노력해주겠다는 민윤기의 말을 들었을땐 더 많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간직했던 이혼서류도 찢어버리고나서야 많은것이 눈에 들어왔다. 조금은 돌아온 이 따뜻한 온기, 웃고 있는 나와 윤기 그리고 윤미. 그 모든것이 보이는 어느순간 그래, 잘 생각했어. 라며 나는 내 스스로를 다독이고 있었다.
어제밤, 정말 윤미를 낳고 난후 오랜만에 민윤기와 같은 침대에 누웠다. 그게 낯설어 잠을 설치긴 했지만 잠이 들기 전에 윤기가 뒤돌아 있는 나를 보며 물었다. 자? 아무런 대답이 없는 내가 잠에 들었다는것을 확신하듯 이불을 끌어올려 덮었다.
"진짜 많이 노력해볼게. 여태까지 길었던 시간만큼 쉽진 않겠지만 너에게도 윤미에게도 최선을 다해볼게. 미안했어. 윤미엄마"
암호닉, 우리 사랑할래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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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레리!!! 완결인줄 알았던 분 있나요 ㅋㅋㅋㅋ |
이야기는 지금부터 시작인데 :) 완결인줄 알았던 분 손손손 드세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ㅑ캬ㅑ캬캬캬캬 완결은 아직 좀 멀었다구요. 그러니까 우리 계속 쭈우우우욱 만나요.
감기 항상 조심하시구요. 댓글은 답글을 달아드리진 못하지만 하나하나 잘 읽고 있어요 . 항상 여러분이 있어 행복해요.
여러분들덕분에 글을 쓸수 있음에 항상 고마워요.
:) 사랑해요.
p.s-이구역 수포자님 아래로 신청해주신 비회원분은 ㅠㅠ 글이보이지 않아 다음화부터 암호닉 올려드릴게요.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