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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김태형] 오월의 소년 02 | 인스티즈 

 


 


 

오월의 소년 

 

 

 


 


 


 


 


 


 


 


 

02-01 


 


 


 


 


 


 

이걸 말해, 말아? 말할까, 말까? 수억 번도 넘게 그런 고민을 하며 책상에 누웠다가, 일어났다, 오만 생각을 다 했다. 결국 참다못한 친구가, '얘가 정신 사납게 왜 이래?' 라며 내 등짝을 찰싹 때려버렸지만. 내가 이런 고민을 하는 이유가 누구 때문이겠어, 당연히 김태형 때문이다. 애써 쪽팔림을 잊고 학교에 오긴 했지만, -물론 자기 전 이불 킥은 시원하게 날려줬다.- 막상 학교에 와보니 김태형을 어디에서 만날지 몰라 불안에 떨 수밖에 없었다. 너무 답답한 마음에 친구들에게 어제 있었던 일을 말할까, 싶었는데. 말하면 반이 한바탕 뒤집어질 것 같아 쉽게 말을 꺼내질 못하겠다. 다른 누구도 아닌 천하의 김태형이, 다친 아기 고양이를 동물 병원에 데려다줬대. 애초에 누가 믿기는 할까 싶다. 거기에다 김태형에 대한 정보를 수집한다고 난리인 애들이 한두명이 아니라 내가 무지 귀찮아질게 뻔했다. 그래, 말하지 말자. 김태형의 들키고 싶지 않은 비밀일 수도 있잖아? 이걸 마음대로 말하고 다녔다간 내가 쥐도새도 모르게 응징당할수도 있어. 


 


 


 


 

"야, 대박사건. 오늘 아침에 등교하는데 내 앞에 김태형 있었잖아." 

"헐? 겁나 부러워. 썰 좀 풀어봐." 

"그냥 와이셔츠에! 넥타이 하나 매고! 주머니에 손꼽고 걸어가는데! 그게 간지나……." 

"아, 대박. 김태형은 왜 문과인 걸까……. 나 전과할까?" 


 


 


 


 

이게 뭔 말도 안 되는 소리야. 안 그래도 김태형 생각에 머릿속이 복잡해 죽겠는데, 타이밍 좋게도 반 아이들은 호들갑을 떨며 김태형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다. 애써 표정관리를 하며 손에 잡히는 단어장을 펼쳐 들여다보는데, 저절로 트이는 귀는 어쩔 수가 없다. 마침 청소시간이고, 청소 당번들이 반을 청소하느라 분주하기에 화제를 돌리려 큰 소리로 외쳤다. 얘들아, 청소 방해되니까 복도로 나갈까? 바른생활 교과서에 나올 것만 같은 말투로 친구들을 뒷문 쪽으로 밀자 친구들은 얘가 또 왜 이러나, 하는 표정으로 질질 밀려간다. 이렇게 간신히 대화의 맥을 끊었나 싶었는데, 친구들은 복도 창가에 기대어 서서는 다시 김태형 이야기를 시작해버린다. 이런 잘생긴 남자에 환장한 것들……. 계속 이 대화를 듣다가는 내 멘탈이 남아나지 않을 것 같아 다시 단어장을 펼쳐 단어를 들여다보았다. 김태형 생각은 안 하는 거야, 난 김태형이랑 아무 연관 없는 사람인 거야. 


 


 


 


 

"와, 우리 여주 단어장 보는 거 봐. 너는 청소시간까지 공부를 하냐?" 

"너희가 나는 잘 모르는 얘기하잖아." 

"역시 김여주, 모태솔로인 이유가 있어. 이렇게 공부만 해대니……. 내가 아는 남자 좀 소개해줘?" 

"됐네요. 계속 얘기들 하세요." 


 


 


 


 

이 짖궃은 기지배들이 또 그냥 넘어갈 리가 없다. 김태형과 관련된 생각을 하지 않으려 눈에 잘 들어오지도 않는 단어를 읊고 있었건만, 딱 질린다는 표정을 지으며 나를 놀려대는 친구들의 모습에 입술을 앙다물었다. 너희가 나는 잘 모르는 얘기하잖아. 장난식의 투정 부리는 말투로 말하자 친구들은 팔짱을 끼고 고개를 끄덕끄덕 거리더니, 능글거리는 말투로 묻는다. 아는 남자 좀 소개해줘? 장난기가 가득 담긴 말투에 귀찮단 표정을 짓고 친구들을 밀어내자, 친구들은 몇 번 더 장난을 치곤 다시 대화 속으로 빠진다. 김태형에 대한 정보는 지금으로 딱 충분해. 더 알고 싶지도 않고 더 알 생각도 없다. 얼굴은 좀 생겼지만 노는 애니까 딱히 호감이 가지도 않는다. 어쩌다 걔하고 엮여서는, 하는 생각을 하면서 단어장에 한참 집중하던 참이었다. 친구들은 청소시간 20분 내내 김태형 이야기를 할 모양이었다. 


 


 


 


 

"하여튼 그래서……, 헐?" 

"왜, 뭔데." 

"내가 잘못 봤냐? 저거 김태형 아냐?" 

"헐, 어디?" 


 


 


 


 

뭐라고? 이제 좀 집중 하나 싶었던 차 들려온 김태형이라는 이름에 반사적으로 고개를 들었다. 입을 틀어막곤 저 멀리 복도 끝 쪽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친구들에 내 시선은 자연스레 그곳으로 향했고, 결국 나는 발견하고야 말았다. 청소를 하느라 분주한 복도 사이에서 삐죽 솟아있는 큰 키의 갈색 머리를. 여기저기 두리번거리며 점점 이쪽으로 걸어오는 모습에 심장이 쿵 떨어졌고, 바로 단어장을 들어 얼굴을 가렸다. 쟤는 문과면서 왜 굳이 이과반 복도까지 온 거야! 굳이 내가 쟤를 피해야 할 이유는 없다만, 그저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나의 멍청한 모습을 저 애에게 보였다는 게 그렇게 창피할 수가 없었다. 헐, 이쪽으로 온다. 소곤대는 목소리로 호들갑을 떨며 방방 뛰는 친구들의 모습이 얼굴을 가린 단어장 너머로 얼핏 보였다. 왜 굳이 이쪽으로 오는 거야, 진짜! 잠깐 단어장을 내려 이쪽으로 걸어오는 김태형을 힐끔 바라보다, 이쪽으로 막 고개를 돌리려는 모습에 다시 고개를 숙였다. 제발 그냥 지나가라. 제발. 


 

여전히 술렁거리는 친구들의 뒤쪽으로 파고들며, 열심히 단어장으로 얼굴을 가려보는데 순간 주위가 조용해진다. 이제 간 건가? 침을 꿀꺽 삼키는 소리가 그 순간 무엇보다 크게 들렸다. 잠깐 기다려도 여전히 조용하기에, 조심스럽게 얼굴을 가리고 있던 단어장을 천천히 내렸다. 그리고는 바로. 


 


 


 


 

"안녕." 

"……." 

"김여주." 


 


 


 


 

내 앞에 서서 빤히 날 내려다보는 김태형과 눈이 마주쳤다. 망했다. 분명 얼굴 다 가리고 있었는데! 그리고 내 이름은 또 어떻게 안거야? 당황스러운 마음에 이리저리 눈을 굴리다 다시 고개를 푹 숙이곤 단어장으로 얼굴을 가렸다. 아예 모르는 척을 할 작정이었다. 하하, 나는 김여주가 아니다……. 난 김여주라는 사람을 몰라……. 아무것도 모르는 척 이 자리를 벗어나려 한 발짝 내딛는 순간. 탁, 눈앞에서 단어장을 잡는 커다란 손이 보인다. 억지로 힘을 주어 단어장을 잡아당겼지만, 그 큰 손아귀에 잡힌 단어장이 내 마음대로 움직일 리가 없다. 하……. 한참을 소리 없는 실랑이를 하다가, 결국엔 깊은 한숨을 내뱉고 고개를 들 수밖에 없었다. 내가 고개를 들어 바라보자, 씩 웃으며 단어장을 놓는 김태형의 모습에 인상을 찌푸리곤 소리 내어 단어장을 덮었다. 


 


 


 


 

"불렀는데 왜 모르는척하냐." 

"큼, 못 들었는데?" 

"대놓고 거짓말을 하네." 


 


 


 


 

불렀는데 왜 모르는척하냐. 여전히 입가엔 웃음을 띤 채로 여유롭게 묻는 말에 나는 뻔뻔함을 고수하며 툭 대답했다. 못 들었는데? 내 대답에 김태형은 눈을 잠깐 크게 뜨더니, 작은 웃음소리를 내며 웃다가 내 얼굴을 빤히 보며 또 한마디를 한다. 대놓고 거짓말을 하네. 그 순간 양심이 콕콕 찔리는 걸 느꼈지만 기왕 뻔뻔한 컨셉을 잡은 김에 계속 그 컨셉을 유지하기로 마음먹었다. 아무것도 모른다는 표정으로 눈을 깜빡이며 김태형을 가만히 올려다보자, 김태형은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가 고개를 까딱인다. 무어라 말하려는 모습에 최대한 기죽지 않으려 고개를 빳빳이 들고 당당한 표정을 지었다. 키는 또 왜이렇게 커, 올려다보기 힘들게. 애초에 어제 처음 본 사인데 마치 원래 알고 있던 사이처럼 대화를 나누고 있는 이 상황이 웃기다는 생각을 했다. 


 


 


 


 

"아무튼, 김여주." 

"……." 

"나랑 얘기 좀 하자?" 


 


 


 


 

멀뚱히 바라보고 있자 하는 말이 그거다. 나랑 얘기 좀 하자. 이게 무슨 뜬금없는 말인가 싶어 고개를 갸웃거리던 순간, 단어장을 잡고 있던 손목이 김태형의 손에 살짝 잡힌다. 곧바로 인상을 쓰고 그 손목을 내려다보자, 약하게 잡혀있던 손목에 들어간 힘이 살짝 풀린다. 그 손을 바로 내치려 했지만, 대답을 하기도 전에 뚜벅뚜벅 걸어나가는 김태형에게 이끌려 나는 김태형이 가는 방향대로 걸어가야만 했다. 그리고 그때, 내가 서 있는 이곳이 우리 반 앞 복도이며, 내가 김태형과 짧은 실랑이를 벌이는 모습을 내 주위에 있던 친구들을 비롯한 다른 아이들이 모조리 보았다는 생각이 번뜩 들었다.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돌려 친구들을 바라보자, 친구들은 입을 떡 벌리고 넋이 나간 표정으로 날 바라보고 있다. 망했네, 나 엄청 시달리겠다……. 


 


 


 


 


 


 

02-02 


 


 


 


 


 


 

"야, 이것 좀 놓지?" 

"……아." 

"상대방 의사 무시하고 이런 식으로 행동하는 거 되게 기분 나쁘거든." 


 


 


 


 

친구들한테 어떻게 시달릴까를 생각하며 멍하게 있던 찰나에, 김태형의 손에 이끌려 나는 어느새 운동장 옆 벤치로 나와 있었다. 아직까지 잡혀있는 손목이 기분 나빠 톡 쏘아붙이자, 김태형은 금방 손을 놓아버린다. 딱히 아프게 잡은 것은 아니었지만, 그저 이런 독단적인 행동이 기분 나빠 쏘아붙이듯 말을 하고는 먼 곳을 바라보며 섰다. 순간 너무 싸가지 없게 말한 게 아닌가 싶어 조금 심장이 쫄리긴 했지만 할 말은 해야겠다 싶었다. 내 말이 끝난 뒤에도 아무 말이 없기에 힐끔 김태형 쪽을 바라보자, 계속 이쪽을 보고 있었던 모양인지 바로 눈이 마주쳤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종잡을 수 없는 묘한 표정에 잠깐 눈치를 보다, 먼저 말을 걸었다. 


 


 


 


 

"용건이 뭔데?" 

"아, 할 말이 좀 있어서." 

"무슨 할 말? 너 나 알아?" 

"알지. 어제 봤잖아, 김여주." 

"……내 이름은 또 어떻게 알아?" 

"명찰." 


 


 


 


 

용건을 묻는 말에 김태형은 어깨를 으쓱하더니 내 쪽으로 고개를 돌려 말한다. 내심 싸가지 없게 말을 뱉어놓곤 김태형이 한대 칠까 봐 쫄아있었는데, 말투가 아무렇지 않은 걸 보니 여자는 안 때리나 보다. 워낙 소문이 무시무시해야 말이지. 김태형의 반응이 아무렇지도 않다는 것에 자신감을 얻었는지 내 입은 또 재수 없는 말투로 한마디를 더 뱉는다. 너 나 알아? 고개를 삐딱하게 기울이고 묻는 말에, 김태형은 당연하다는 듯이 웃음을 터트리며 고개를 끄덕인다. 거기에다 내 이름까지. 아까부터 궁금했던 내 이름을 알게 된 경로를 묻자, 김태형은 간결하게 말한다. 명찰. 그제야 내 교복 조끼 위에 이름 석자가 잘 보이게 새겨져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민망함을 느꼈다. 어제 동물병원에서 잠깐 마주쳤을 때 이름을 본 모양이었다. 왠지 내가 지고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헛기침을 두 어번 해 목소리를 가다듬고는 힐끔, 김태형을 바라보고 물었다. 그래서 할 말이 뭔데. 


 


 


 


"별건 아닌데." 

"……." 

"나 동물병원에서 본거 딴 애들한테 얘기 안 해줬으면 해서." 

"……왜?" 


 


 


 


 

이렇게까지 날 불러 하는 말이 뭔가 했더니, 전혀 예상치도 못한 말이다. 동물병원에서 본 걸 아무한테도 얘기하지 말라니. 제 앞머리를 손가락으로 만지작거리며 멋쩍은 듯이 하는 말에 반문하자, 김태형은 눈을 크게 뜨고 나를 돌아본다. 마치 그런 걸 왜 물어보냐는 듯한 눈으로. 나쁜 짓 한 것도 아닌데, 싶은 생각에 물은 거였는데 말이다. 김태형은 이리저리 눈을 굴리며 머리칼을 만지작거리다가 툭 한마디를 한다. 그냥. 그냥이라니. 할 말이 없어져 약간은 딱딱하게 굳은 표정으로 가만히 김태형을 바라보자, 김태형은 크고 날카로운 눈을 씩 접어 웃으면서 말한다. 


 


 


 


 

"그냥 해달라는 대로 좀 해주라, 응?" 

"……그래, 뭐. 알겠어." 

"고맙다." 


 


 


 


 

얘 뭐지? 이 반응은 뭐지? 평소에 내가 생각하던 세고 무서운 이미지는 온데간데없고, 나긋나긋한 말투로 생긋 웃으면서 부탁하는 말에 내가 놀라버렸다. 정작 자기는 아무렇지도 않은 것 같은데. 분명 무표정은 지나가는 사람 다 무릎 꿇게 할 정도로 무서웠는데, 지금 저렇게 웃는 모습은 상큼해 보이기까지 했다. 순간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나 싶어 얼른 정신을 차리고 떨떠름하게 고개를 끄덕이자, 고맙다며 다시 방긋 웃는다. 내가 김태형에 대해서 오해했나 싶어 살짝, 아주 살짝 미안해지려 하는 순간, 김태형은 무언가가 생각난 듯 작게 탄성을 지르고는 나를 쳐다보았다. 


 


 


 


 

"몰랐는데 너 이과탑이라며." 

"……탑까진 아닌데." 

"그렇게 안 보였는데, 의외다." 

"뭐?" 


 


 


 


 

뜬금없이 하는 말이 또 이상하다. 내가 이과탑이라는 얘기는 또 어디서 주워 들어온 거야. 내 입으로 말하긴 민망하지만 내가 또 공부를 좀 한다. 딱히 엄청 열심히 하는 건 아닌데 성적은 잘 나오는 타입이랄까. 그냥 조금 시험을 잘 친 것뿐인데 언젠가부터 붙은 이과탑이라는 호칭은 들어도 들어도 민망했다. 괜히 민망한 마음에 눈을 이리저리 굴리다 탑까진 아닌데, 하고 한마디를 뱉자 바로 대답이 돌아온다. 근데 그 대답에 장난기가 다분히 섞여있다. 의외라니. 휙 김태형을 돌아보자, 능청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벤치에 기대어 서있다. 


 


 


 


 

"아니, 뭐. 첫인상은 딱히 그런 이미지가 아니라서." 

"내 처, 첫인상이 뭐가 어때서!" 

"꽈당, 했었잖아. 바닥에 철푸덕." 

"……야, 너." 


 


 


 


 

첫인상. 그 단어에 떠올린 장면은 딱 하나였다. 어제, 동물병원으로 들어오는 김태형을 보고는 너무 놀라서 소리를 지르며 바닥에 넘어지던 나. 괜히 찔려서 말을 더듬으며 소리치자, 김태형은 역시나 내가 떠올린 장면을 꺼낸다. 살짝 휘어진 눈에 웃음기가 가득하다. 기어이 그 쪽팔리는 흑역사를 꺼낸 김태형이 얄미워 찌릿 째려보자, 김태형은 여전히 웃는 얼굴로 어깨를 으쓱인다. 말로만 듣던 이과탑을 실제로 보니까 신기하네에. 말꼬리까지 늘이며 웃는 모습이 그렇게 얄미울 수가 없다. 분명 오늘 처음 대화하는 건데, 무슨 몇 년은 본 친구 같다. 뭐가 그렇게 즐겁다고 웃고 있는지. 


 


 


 


 

"아무튼, 우리 자주 볼 거 같은데 친하게 지내자." 

"……." 

"악수 안 해주냐? 되게 민망한데." 

"아, 어. 뭐……." 


 


 


 


 

제 머리를 한번 손으로 헝클이더니 한 발짝 다가와 내게 손을 내미는 모습에 멀뚱히 바라보자, 김태형은 눈을 커다랗게 뜨고는 날 빤히 본다. 우리 자주 볼 거 같은데 친하게 지내자. 자주 본다니, 대체 우리가 왜? 하는 생각이 들어 가만히 그 손을 바라보자, 김태형은 미소를 지으며 다시 한마디를 덧붙였다. 되게 민망한데. 그 말에 얼떨결에 내게 내민 손을 잡고 가볍게 악수를 했다.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야……. 기어이 악수를 하곤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던 김태형은 제 손목에 걸린 시계를 힐끔 보더니 한 발짝 뒤로 물러난다. 이제 올라가야 될 것 같은데. 청소시간이 끝나가는 모양이었다. 대충 고개를 끄덕이자 김태형은 눈짓으로 인사를 하곤 뒤돌아선다. 그러다가 잠깐 멈춰 서서, 다시 나를 돌아본다. 


 


 


 


 

"아, 그리고 손목 마음대로 잡은 거 미안." 

"어?" 

"그렇게 안 하면 네가 내 얘기 안 들어줄 것 같아서 그랬어. 미안해." 

"아, 뭐……. 괜찮아." 


 


 


 


 

이건 또 무슨 상황이야. 아까부터 김태형이 하는 말은 다 예상치도 못한 말이다. 내심 아까의 일이 마음에 걸렸던 모양인지, 굳이 가던 길에 멈춰 서서 하는 말에 의외라고 생각을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괜찮다고 말하자 그제야 마음이 놓였는지 김태형은 한 번 씩 웃어버린다. 소문 속의 김태형은 분명 껄렁껄렁하고 잘 노는 싸움짱인데, 지금 내 앞에 있는 김태형은 소문하곤 영 딴판이다. 아직도 얼떨떨해 멍하니 김태형을 바라보자, 김태형은 미소 지으며 말한다. 


 


 


 


 

"부탁 들어줘서 고맙다. 곧 보자." 


 


 


 


 

그렇게 한마디를 하고는 바로 돌아서서 빠른 걸음으로 운동장을 가로질러 걸어가는 김태형을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분명히 쟤는 김태형이 맞는데. 여자애들이 그렇게 잘생겼다고 찬양을 하고, 불량하다고 소문이 자자한 김태형이 확실한데. 어제와 오늘 본 김태형은 완전히 그 소문과 동떨어져 있다. 다친 아기 고양이를 병원에 데려다주질 않나, 잘못했다고 생각한 건 바로 사과를 하질 않나, 말투도 그냥 일반적인 남자 고등학생의 말투다. 태도도 강압적이지 않고 표정도 무섭기는커녕 밝게 웃는 표정. 별거 아닌 부탁을 들어줬다고 고맙다는 말을 여러 번 한다. 진짜 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었나? 가만히 벤치 앞에 서서 멍하니 생각을 하다가 문득 학교 건물에서 들려오는 종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뛰기 시작했다. 몰라, 난 모르겠다. 다른 건 몰라도 확실하게 알게 된 건 딱 두가지가 있다. 난 앞으로 김태형하고 꽤나 엮이겠구나. 그리고, 그것 때문에 꽤 많이 귀찮아지겠구나. 


 


 


 


 


 


 


 


 


 


 


 


 

안녕하세요, 티티입니다! 꼭 일주일에 한 번씩은 글을 쓰고 싶어서 오늘도 글을 올립니다! 

원래는 분량을 더 많이 하고 싶었는데 시간상 그럴 수가 없었어요 8ㅅ8 

대신 다음 화에는 분량을 더 많이 채워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저번화에 조금 언질을 드리긴 했지만 이번 화에 여주가 이과탑이라는 사실이 밝혀졌군요. 호호. 다 가졌어. 

아무튼 재밌게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다음 화에 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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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52.134
홀... 작가님 너무 좋은데여ㅠㅠㅠㅠㅠ 여주랑 태형이만 아는 비밀이 생겼잖아요..!! 넘 설레ㅠㅠㅠㅠ 혹시 암호닉 받으시나요.. 받으시면 [August_d]로 신청 부탁드려요!!
7년 전
독자1
찬아찬거먹지마에요! 그럼 여주가 들었고 생각해왔던 태형이의 이미지는 다 헛소문이었나요..! 저렇게 귀여운 태형이가 소문의 주인공이라니.. 소문 누가 저렇게 냈어요 나와봐요 맴매맞게.. 아무튼 여주랑 태형이랑 앞으로 엮일일 많다고 하니까 또 두근두근 기대되고..ㅎ 잘ㅇ ㅣㄺ고 갑니다!
7년 전
독자2
코튼캔디 입니당 ><!
역시 두얼굴을 가진 마성의 태태.. 다음 편도 기대되용 ❤️

7년 전
독자3
ㅠㅠ기다렸는데 여주가 친구들한테 뭐라고 말할지 기대가 되는군여 다음편도 기대할게용
7년 전
비회원196.74
땅위입니다!!! 흐흐흐흫 태형이가 여주를 찾아온 그 때부터 여쥬는 아이들에게 어떤 아이로 인식이 되았을지 궁금하네요! 그리고 다음 편에눈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기대되네염!! 다음 편 기다리겠습니다!
7년 전
독자4
ㅈㅁ입니다
아 김태형ㅠㅠ저렇게 설래도 되는건가요ㅠㅠ으 정말 여주 너무 부러워요ㅠㅠ꺄하 완전 간질간질거려요

7년 전
독자5
여주정말 다 가졌네요..하하...이과탑에 가족으로 석지니잇고...이제는 태형인가요ㅠㅠㅜㅜㅜ부러워ㅠㅠㅠㅠ
7년 전
독자6
핫초코
완전 딴판이잖아...? 불량의 ㅂ도 모르는 태형인데...?
말하는 거 상상되서 더 설레...ㅜㅜㅜ

7년 전
독자7
뜌입니다! 으헣ㅠㅠ 태태 반전있는 남자네요ㅎㅎ 앞으로 시대가 더 많이 됩니닿ㅎ 이번편도 정말 잘 읽고가요! 항상 글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7년 전
독자8
워더에요!!ㅠㅠㅠㅜ푸ㅜ우리ㅠㅏㅅ교엔 없냐....왜없어!!!!!!!ㅜㅠㅠㅜㅜㅜㅜㅠ잘생긴사람두없구 공부 잘하는 나도 없구..
7년 전
독자9
밍입니다 ㅠㅠㅠㅠㅠㅠㅇ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태형이 너무 귀여운것아입ㄴ까ㅠㅠㅠㅠㅠㅠㅠㅠㅠ
하지만 여주가 더 귀엽네염 하핫 공부도 잘하구...짜식

7년 전
독자10
작가님 이런 동물 나오는 학원물 너무 좋아요ㅠㅠㅠ
크으으 진짜 취저 혹시 암호닉 신청해도 될까요?

7년 전
독자11
[웅앵웅]
여주 이과 탑이라니 대단하네요 그리고 태형이와 어떤 식으로 엮일 지 기대되고 궁금하네요 ㅎㅎㅎㅎㅎ

7년 전
독자12
태태와 여주 너무 귀여워요ㅠㅠㅠㅠㅠ 저 진짜 학원물 너무너무 좋아요❤
6년 전
독자13
아아 은은한 이 설렘 아주 좋아요 태형이와 여주가 슬슬 엮이기 시작하네요 그리고 친구들의 궁금증은 더 폭발하겠죠??? 와우~~~!
6년 전
독자14
헉 왜때문에 다정다정하신거죠??? 태형이 반전 성격에 발림... 잘 읽고가요!
6년 전
독자15
소문과는 다른 성격이 알고보니 여주 한정이었다! 이런 거면 더더욱 발릴 듯...(쥬금) 이과탑과 불량학생의 조화라니 아주 근사하군요ㅎㅎㅎㅎ손목 잡은 거 하나까지 미안하다고 말할 줄 아는 아이에게 대체 왜 불량하다는 소문이 붙었는지 모를 일이지만 빨리 그 이유가 좀 밝혀지면 좋겠어용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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