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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샤이니 온앤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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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김태형] 오월의 소년 03 | 인스티즈



오월의 소년









03-01







아으, 어깨야. 온몸이 뻐근하다. 어깨에 걸린 가방을 고쳐 매고 팔을 뻗어 스트레칭을 했다. 그도 그럴만한 게, 방금까지 반 아이들에게 한창 시달리고 나오는 길이었기 때문이었다. 평소에 애들이 김태형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나는 아예 상관없는 사람처럼 빠져있고는 했기에, 반응이 폭발적인 것도 이해할만하다. 내가 김태형과 나가는 것을 고스란히 본 친구들은 내가 교실에 들어오자마자 달라붙어 셀 수도 없이 많은 질문들을 뱉어댔다. 너 김태형이랑 어떻게 알아? 둘이 무슨 사이야? 김태형한테 관심 없다며! 까지. 대답을 할 세도 없이 쏟아지는 질문들에 나는 이리저리 허둥댈 수밖에 없었다. 겨우 수업을 하러 들어오신 선생님 덕분에 질문 공세는 멈췄지만. 쉬는 시간까지 내게 쉴 새 없이 질문을 해대는 친구들에게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딱 한 가지였다. 그냥 어쩌다 보니 알게 됐어……. 마음 같아선 무슨 일인지 낱낱이 말해주고 싶은데 김태형이 친히 내게 찾아와 말하지 말라고 부탁까지 했으니, 약속을 어길 순 없었다.

부쩍 더워진 날씨에, 이마엔 땀방울이 맺혔다. 벌써 오월의 중순인데 여름이 조금 일찍 오려는 모양이다. 팔에 달라붙는 춘추복 셔츠를 내려다보며 생각했다. 기어코 오늘 집에 가서 하복을 꺼내놓아야겠다고. 목덜미에 달라붙는 머리카락을 손으로 묶듯이 잡고 어느새 가까워진 동물병원의 문을 향해 손을 뻗었다. 아무래도 삼촌하고 오늘 있었던 일에 대해 상담을 하든지 해야겠어. 유리문에 달린 종이 짤랑, 하고 울렸건만 병원 안에선 기척이 없었다. 분명히 문은 열려있는데, 아마 삼촌은 탕비실에 있는 모양이었다. 고개를 갸웃거리다 큰 소리로 안쪽을 향해 소리쳤다.





"다녀왔습니다!"

"……."

"삼촌, 탕비실에 있어?"

"……."





어라, 이상하다. 큰소리로 외치면 분명 안쪽까지 들릴 텐데 여전히 기척이 없는 병원에 고개를 갸웃거리다, 어깨에 맨 가방을 소파에 내려놓았다. 설마 삼촌 또 라면 끓여먹고 배불러서 잠든 건 아니겠지? 여전히 달라붙는 머리칼을 손으로 쥐고 병원 안쪽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하필이면 오늘같이 더운 날 머리끈을 두고 와서는. 분명 삼촌은 또 배부르다고 꾸벅꾸벅 졸고 있을게 뻔했다. 점점 탕비실이 있는 곳과 가까워져가고, 나는 일부러 목소리를 더 높였다. 





"삼촌, 거기 있으면 나 물 좀 주,"

"……."

"……에엥?"

"너희 삼촌 안 계시는데."





에에엥? 머리칼을 묶고 있던 손에 힘이 풀리고, 머리칼이 사르륵 어깨 위로 쏟아져 내렸다. 잠시 멍하니 서 있다, 이내 정신을 차리고 자세를 고쳐 섰다. 입원실 벽에 기대어 서서 재밌다는 표정을 하고 있는 저 얼굴. 익숙한 교복 와이셔츠에 넥타이 차림. 그래, 김태형 말이야. 여유로운 웃음을 지은 채 어깨를 으쓱이는 모습에 인상을 찌푸리곤 빤히 그 얼굴을 바라보았다. '네가 왜 여기 있어?'라는 뜻을 가득 담은 눈빛으로. 내 눈빛 속에 담긴 의미를 파악한 건지, 모르는 건지, 김태형은 벽에 기대고 있던 몸을 일으키곤 한 발짝 가까이 걸어왔다. 여전히 언짢다는 표정으로 김태형을 올려다보았지만, 김태형은 여전히 미소를 띠고는 한마디를 툭 던졌다.





"학교에서 보고 여기서 또 보니까 반갑다?"

"……난 딱히 안 반가운데."

"되게 까칠하다, 너."

"크흠, 그건 됐고. 여기 왜 온 건데?"





또, 또. 저 미소다. 세상 해맑은 미소. 분명 생긴 건 지나가는 사람들한테 다 시비 걸 것처럼 생긴 양아치인데 말이야. 기분이 찝찝해 시선을 돌리며 대답하자, 김태형은 섭섭하다는 듯 입술을 쭉 내밀곤 내가 시선을 돌린 쪽으로 한 발짝 옮겨선다. 이렇게 되면 김태형을 안 보려고 해도, 안 볼 수가 없잖아! 괜히 이질감이 느껴지는 미소에 얼른 대화의 주제를 옮기려 팔짱을 끼고 물었다. 여기 왜 온 건데? 내가 생각하기에도 조금 싸가지 없었다. 조금이 아니라, 쫌 많이……. 이러다 김태형한테 응징 당하는 게 아닌가 싶어 살짝 쫄았지만, 김태형은 내 태도에도 아랑곳 않고 생긋 웃으면서 입원실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고양이 보러 왔지."

"아아. 삼촌은?"

"잠깐 볼일 있다고 나가셨어. 잠시만 병원 봐달라고 하시던데."





고양이 보러 왔지. 간결하고 당연하다는 듯한 그 대답에 이내 납득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얘가 병원에 올 일이 고양이 말고 더 있겠어? 너무 싱겁게 수긍한 거 같아 나 자신이 민망했지만, 아무렇지 않은 척하고 삼촌의 행방을 물었다. 삼촌은 웬만하면 병원에 눌러앉아있는 편이었는데, 어딜 갔나 싶었다. 내 물음에 김태형은 어느새 입원실 안의 고양이에게 시선을 고정하고는 대답했다. 잠깐 볼일 있다고 나가셨어. 볼일이라니, 삼촌 어지간히 급했나 보네. 안지 얼마 되지도 않은 남자애한테 병원을 턱하니 맡겨놓고 나가다니. 김태형의 대답을 끝으로 잠깐 정적이 흘렀다. 김태형은 허리를 숙여 가만히 고양이를 들여다보고 있었고, 나는 마땅히 할 일도 없어 얼떨결에 김태형의 뒤에 서서 고양이를 바라보게 되었다. 김태형이 유리창에 가져다 댄 검지에 고양이는 조금씩 꼬물거리며 그 손가락을 쫓았다. 손가락이, 길고 곧았다. 내 손가락은 짧은데.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얘는 종이 뭐야?"

"응? 아, 코리안 숏헤어."

"코리안 숏헤어?"

"정식 명칭은 아닌데, 한국에서 흔히 보이는 고양이라서 그렇게 불러. 얘는 코숏중에서도 치즈태비고."





얘는 종이 뭐야? 정적이 흐르던 와중에 갑자기 들려온 김태형의 질문에 정신을 차리고 얼떨결에 대답했다. 내 대답에 김태형은 고개를 돌려 날 보며 다시 되물었다. 코리안 숏헤어? 그 큰 눈으로 궁금하다는 듯 날 보는 모습에, 그냥 일반 남고생이라면 고양이에 대해 당연히 잘 모르겠다는 생각에 코리안 숏헤어가 무엇인지에 대해 짧게 설명했다. 김태형은 내 설명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이다가, '치즈태비'라는 말이 나오자 다시 궁금증을 숨기지 못하고 표정이 바뀐다. 어리둥절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는 그 얼굴에 피식 웃음이 나올 것 같아 입술을 꾹 깨물고는 다시 말을 덧붙였다. 





"이렇게 노란 치즈 색 줄무늬 있는 고양이들을 치즈태비라고 해."

"아아, 그렇구나. 귀엽다."

"……."

"그럼 얜 몇 살이야?"

"정확히는 모르겠는데, 아마 2개월쯤 됐을걸."

"와……. 진짜 애기구나."





치즈태비가 무엇인지 간결하게 설명해주자, 김태형은 그제야 궁금증이 풀렸다는 듯 미소를 짓곤 다시 고양이를 들여다본다. 가만히 그 뒷모습을 보다 또다시 들려온 질문에 머리칼을 매만졌다. 이번엔 몇 살인지 묻는다. 궁금한 것도 많네, 거 참. 아마 삼촌에게 듣기론 2개월쯤 된 아기 고양이라고 했었다. 그 말을 그대로 전하자 김태형은 뭐가 또 그렇게 신기한지 눈을 크게 뜨고 웃다가, 다시 고개를 돌려 유리창에 가까이 얼굴을 가져다 댄다. 진짜 애기구나. 꼬물거리는 조그만 고양이를 바라보며 귀엽다는 듯 내뱉는 말에 괜히 숨을 길게 들이켰다. 보면 볼수록 영 의외란 말이야. 원래 성격이 저런 건지, 상대가 귀여운 아기 고양이라 그런 건지. 문득 궁금증이 생겨 물었다.





"원래 동물 좋아해?"

"어?"

"아니, 뭐. 네가 저 고양이 병원에 데리고 온 거라며. 그냥 지나칠 수도 있었는데."

"어떻게 그냥 지나쳐. 어린애가 다쳐서는 엄마도 없이 길거리에서 울고 있는데."

"아아……."





내 물음에 김태형은 고개를 돌려 다시 나를 바라보았다. 그 시선이 어색하게 느껴져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리며 덧붙였다. 그냥 지나칠 수도 있었는데. 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김태형은 옅은 미소를 짓곤 대답했다. 그 대답이, 내가 생각하던 김태형과는 거리가 멀어서 굉장히 의외로 느껴졌다. 솔직히 웬만한 사람들이었으면 그냥 지나쳤을 텐데, 굳이 다친 고양이를 병원까지 데려오고, 치료비까지 자기가 부담하겠다고 했다니. 그 행동이 당연하다는 듯이 하는 말에 눈을 이리저리 굴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의외네. 생각보다 아주 의외야. 


그런 생각을 하다가 병원 어디선가 잠들었었는지 모습이 보이지 않던 짱구가, 쫄래쫄래 걸어와 나를 스쳐 지나감에 정신을 차렸다. 아무 생각 없이 짱구의 움직임을 따라 시선을 움직이다, 김태형의 무릎에 발을 올리고 꼬리를 흔드는 모습에 놀라 헛기침을 했다. 아니, 짱구 쟤는 나랑 몇 년을 봤는데 난 신경도 안 쓰고 바로 김태형한테 가? 김태형은 소리 내어 웃더니 짱구를 들어 올려 등을 쓰다듬어주었다. 가만 보니까 김태형이 동물을 좋아하는 게 아니라 동물들이 김태형을 좋아하는 것 같아. 잘생기면 다 좋아하나, 흥.





"얘는 이름이 뭐야?"

"짱구. 삼촌이 옛날부터 키우던 개야."

"그렇구나. 사람 좋아하나 봐."

"그런가 보지, 뭐."





아예 대놓고 재롱을 부리는 짱구의 모습에 김태형은 즐거운지 낮은 웃음소리를 내며 웃었다. 짱구 저 녀석, 아주 신이 났네. 나한텐 재롱도 잘 안 부리면서. 사람 좋아하나 봐. 짱구를 쓰다듬으면서 김태형이 하는 말에, 나는 괜히 배신감이 느껴져 팔짱을 끼고 대충 대답했다. 그런가 보지, 뭐. 짱구와 장난을 치는 모습을 보니, 꽤나 익숙해 보인다. 혹시 집에서 개 키우나. 확실히 내가 잠깐 본 김태형은 동물을 좋아하는 게 맞는 것 같다. 그것도 꽤 많이. 근데 왜 굳이 나한테 동물병원에 대한 이야기를 비밀로 해달라고 부탁했을까? 이게 무슨 나쁜 일도 아니고. 이대로 궁금증을 가지고 있다간 내 속만 답답해질 것 같아 김태형에게 직접 물어보기로 했다. 어, 저기 있잖아.





"근데 너, 왜 비밀로 해달라고 한 거야?"

"뭘?"

"네가 고양이 병원에 데려다준 거, 왜 아무한테도 말하지 말라고 했냐고."

"아, 그거……."





내 물음에 김태형은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고 똑바로 섰다. 내가 무얼 말하는지 한 번에 알아듣지 못했는지 김태형은 고개를 갸웃거렸고, 그에 나는 한마디를 덧붙였다. 그제야 김태형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곤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 웃는 듯, 마는 듯 묘한 표정. 침을 꿀꺽 삼키고 김태형의 입에서 나올 말을 기다렸다. 김태형의 닫혀있던 입술이 움직이고, 막 말이 나오려는 찰나. 그래, 딱 그 찰나에.





"생각보다 늦었네, 미안하다!"

"사, 삼촌."

"어? 여주 넌 언제 왔냐."





우당탕, 하고 요란스럽게 삼촌이 들어왔다. 멀뚱멀뚱 날 바라보는 삼촌의 모습에 작은 한숨을 내쉬었다. 드디어 그 이유를 듣나 싶었는데, 정말! 인상을 찌푸리고 고개를 숙인 나를, 삼촌은 그저 어리둥절하게 바라볼 뿐이었다.







03-02







교실에 멍하니 앉아 칠판을 바라보았다. 점심시간까지 5분. 수업 내용이 귀에 들어올 리가 없었다. 멍하니 턱을 괴고 있다가, 점차 머릿속을 복잡하게 점령한 어제의 기억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다시 한번 어제의 상황을 생각하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그 짧은 시간에 삼촌은 김태형과 꽤나 친해진 모양이었다. 잠깐 근처에 볼일이 생겨 나가 봐야 하는데, 그때 마침 김태형이 고양이를 보러 병원에 왔고, 삼촌은 잘 됐다 싶어 김태형에게 병원을 맡기고 볼일을 보러 나갔던 것이었다. 그래서 고맙다는 뜻으로 삼촌은 도넛까지 두 박스씩이나 사 왔었다. 웬만하면 그냥 가려고 했는데, 하필이면 내가 좋아하는 도넛이었다. 결국 나는 도넛과 내 시간을 맞바꿨다. 삼촌과, 김태형과, 병원 소파에 오손도손 앉아 도넛을 먹었단 말이다. 그것도 삼촌과 김태형의 친밀한 대화를 들으면서! 대체 언제 그렇게 친해진 건지, 삼촌은 특유의 말투로 김태형을 칭찬해댔다. 태형이 애가 참 싹싹하고 잘생겼어, 아주 내 조카 삼고 싶다니까! 그에 김태형도 물러서지 않고 아마 이렇게 말했었지. 아뇨, 잘생긴 건 선생님이시죠! 하하! 생각만 해도 머리 아프다.





"야, 김여주!"

"어어?"

"종 쳤어. 뭔 생각을 하길래 그렇게 정신이 나가있냐?"

"아, 벌써 그렇게 됐나?"





그렇게 어제의 대화를 상기시키며 생각에 빠져있다가, 나를 흔드는 손길에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느새 주위는 시끄러워져 있고 내 앞엔 친구들이 서있다. 벌써 종이 쳤어? 5분 되게 금방 가네. 오늘 점심 메뉴를 줄줄 읊는 친구들의 목소리에 찌뿌둥한 몸을 일으키고 기지개를 폈다. 그래, 잡생각은 그만하고 밥이나 먹자. 괜히 쓸데없이 김태형 생각을 하고 있어, 하여튼. 갑자기 내 평탄한 인생에 전혀 예상치 못한 인물이 끼어드는 바람에 잡생각이 늘어버린 게 분명했다. 어서 급식실로 가자는 친구들의 재촉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늘 점심 메뉴가 뭐라고 했더라.





"와, 줄 진짜 길어."

"오늘 치즈돈가스 나온대. 맛있는 날에 줄 원래 길잖아."

"더 빨리 올걸 그랬나."





친구들과 수다를 떨면서 걷다 보니, 어느새 급식실에 가까워져 있었고 줄은 어마어마하게 길었다. 확실히 오늘 사람이 많긴 많다. 얼마나 기다려야 되나 싶어 고개를 쭉 빼고 앞을 바라보았다. 아무리 짧아도 5분은 기다려야겠다. 열심히 소리를 내며 요동치는 배에 손을 얹고, 입술을 쭉 내밀었다. 오늘 아침도 먹는 둥 마는 둥 해서 배고픈데. 애써 배고픔을 참아내고 친구들과 함께 어제 했던 드라마에 대해 이야기를 하던 참이었다.





"야, 김태형! 여기!"

"……어?"





김태형? 문득 앞에서 들리는 큰 목소리에 익숙한 이름이 들어있다는 것을 깨닫고, 반사적으로 고개를 들었다. 저 앞에 서서 아까부터 시끄럽게 떠들던 한 무리였다. 그러니까, 한마디로 말하자면 통칭 '노는' 애들. 꽤나 껌 좀 씹었다 하는 표정으로 껄렁껄렁하게 욕 섞인 대화를 나누던 모습에 인상을 찌푸렸었다. 그 무리를 한번 바라보고, 뒤를 돌아 급식실 입구 쪽을 바라보았다. 그리곤 한눈에 찾을 수 있었다. 검은색 반팔 티셔츠를 입고, 한 손엔 신발주머니를 든 김태형. 아마 앞에 서 있던 그 껄렁껄렁한 무리들이 김태형의 친구인 모양이었다. 그래도 익숙한 얼굴이라고 반가운 마음이 들었던 것도 잠시, 저 질 안 좋아 보이는 애들과 김태형이 친구였다는 사실을 생각하니 금세 기분이 안 좋아졌다. 축구화를 신고 땀을 흘리고 있는 모습을 보니 방금까지 축구를 하다 온 모양이었다. 앞에서 제게 손을 흔드는 친구들을 발견하고 김태형은 반가운 듯 미소를 지었다. 점차 이쪽으로 다가오는 김태형의 모습에 나는 고개를 돌렸다. 그냥 사람들 사이에 섞여서 모르는척 할 작정이었다. 딱히 김태형과 학교에서까지 엮이고 싶진 않았으니까. 그냥 김태형이 나를 지나쳐 제 친구들에게로 곧장 가길 바랐는데.





"어, 김여주! 안녕!"

"아, 어."

"표정이 왜 그래? 어디 아프냐?"

"아니, 괜찮은데."





그냥 지나치길 바랐는데, 용케도 찾았다. 분명 등지고 있었는데 내 뒤통수가 특이하게 생긴 건지 뭔지, 김태형은 기어코 날 발견하고는 내 어깨를 두드린다. 해맑게 웃으며 인사를 하는 모습에 딱딱한 표정으로 짧게 대답을 했다. 그냥 왠지 기분이 별로여서 그렇게 대답한 거였는데, 김태형은 내가 어디 아픈 줄 알았는지 눈을 크게 뜨곤 고개를 기울인다. 어디 아프냐? 그 물음에 시선을 돌리곤 간결하게 대답하자, 내 어깨에 올려졌던 손이 떨어지는 게 느껴졌다. 힐끔 김태형을 올려다보자, 표정이 묘하다. 무표정인지, 웃는 표정인지 모를 모습. 평소에 많이 봐오던 무표정에 가깝다. 내가 무섭다고 생각했던. 다시 시선을 돌렸건만 김태형은 떠날 생각을 않는다. 다시 힐끔, 올려다보자 김태형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곤 미소를 짓는다.





"그래, 밥 맛있게 먹어."

"아, 어."





밥 맛있게 먹어. 아까 전과 다를 것 없는 말투로 하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곤 짧게 대답을 했다. 내 대답을 듣곤 돌아서서 앞쪽 줄에 서 있는 제 친구들에게 걸어가는 김태형을 힐끔 바라보았다. 새치기……, 별로 안 좋아하는데. 익숙한 듯 친구들 사이에 서서 활짝 웃는 김태형의 모습이 이질적으로 느껴졌다. 하나같이 불량해 보이는 김태형의 친구들. 험한 말을 안 쓰면 대화가 안되는지, 큰소리로 욕을 해대는데 그게 그렇게 안 좋게 보일 수가 없다. 그래, 처음부터 나는 김태형을 양아치라고 생각하고 있었잖아. 딱 내가 원래 생각하고 있던 김태형의 모습이다. 불량하고, 다른 애들에게 위압감을 주는 날라리. 내가 생각하던 그 모습인데도 왠지 모르게 이질감이 느껴진다. 다친 아기 고양이를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강아지를 좋아하고, 해맑은 미소를 짓는 김태형. 분명 같은 웃음인데, 저 안에 있는 김태형의 모습은 왜 이렇게 다르게 느껴질까. 괜히 마음이 이상해져 시선을 돌렸다.





"야, 대박. 이 상황 뭐냐?"

"어?"

"김태형이랑 너, 뭐냐구 진짜! 무슨 사이야?"

"야, 아무 사이도 아니라니까!"

"뻥 치시네, 분위기가 보통 분위기가 아니야."

"뭐라는 거야, 진짜!"





하, 그래. 이럴 줄 알았다. 이 기지배들이 그냥 넘어갈 리가 없지. 김태형과 내가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는 아무 말없이 지켜만 보다가, 김태형이 가자마자 귀청 터지게 질문을 퍼부어대는 친구들에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분위기는 무슨! 그냥 일상적인 대화한 건데. 거기에다 난 대답도 엄청 쌀쌀맞게 했다구! 저번부터 자꾸 나와 김태형을 이상한 분위기로 몰아가려는 친구들에 골머리를 앓은 게 한두 번이 아니다. 애써 부정에, 부정을 하고 나서야 점차 잠잠해지는 친구들에 다시 한번 한숨을 쉬었다.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거야. 김태형과 엮이고 나서부터 묘하게 생활 패턴이 틀어졌다. 살짝 고개를 빼서 기나긴 급식줄의 앞쪽을 바라보았다. 김태형의 친구들은 여전히 큰소리로 웃고 떠들어댄다. 그 옆엔 화장을 짙게 하고 치마를 짧고 딱 달라붙게 줄인 여자애들 몇몇이 김태형의 친구들과 떠들고 있고, 김태형은 한쪽에 서서 휴대폰을 들여다보고 있다. 양아치들……, 내가 가장 싫어하는 부류의 애들이다. 근데 그 부류 안에 김태형이 속해있다는 게, 이상하게 찝찝했다. 아무래도, 김태형과 더는 엮이지 않는 게 좋겠다. 적어도 학교에서라도.













여러분 안녕하세요, 티티입니다! 일주일에 글 하나씩 올리기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 중이랍니다! 

항상 분량 조절은 실패하고 있긴 하지만요. 스토리 전개가 빠른지 어떤지 잘 모르겠네요. 핳

뒷부분에 빨리 쓰고 싶은 장면이 있어서 빨리 그 장면으로 가고 싶은데 거기까지 가는 과정이 참 더뎌요 8ㅅ8

초반부는 스토리를 설명하고 풀어가는 과정이라 조금 더디게 흘러갈 수도 있지만 뒤에 많은 이야기들이 있으니 기대해 주세욤ㅎㅎ

오늘도 딱히 별다른 내용은 없었던 거 같습니다 핳핳 

항상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 감사하고 다음 화에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암호닉은 나중에 한번에 정리해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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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ㅈㅁ입니다!
으아 태태가 왜 비밀로 해달라고 했는지 이유가 정말 궁금했는데!!
다음엔 들을 수 있겠죠? 크 그리고 오늘 삼촌 없는 병원에서 태형이가 입원실에 기대 있는 모습 상상하는데 괜시리 더 설랬어요ㅠㅠ으아 갈수록 너무 재미있어져요!!!

7년 전
독자2
[큄] 암호닉신청합니다! 너무 재미있게 잘 보고있어요!
7년 전
비회원196.74
땅위입니다!! 어모모모못 여주가 태형이가 신경쓰이나 보네요!ㅎㅎ 좋은 관계로 발전했으면 좋겠네요!
7년 전
독자3
너무 설레요ㅠㅠㅠㅠ 이건 진짜 태형이가 아니면 안될 글이잖아여ㅠㅠㅠ [에인젤]로 암호닉 신청해도 될까요? 동물 좋아하는 체고 다정한 태형이ㅠㅠㅠㅠㅠ 막 들이대ㅏ드리대!
7년 전
독자4
너무 재밌어요!!! 이번 캐릭터도 너무 좋ㅇ아용ㅎㅎㅎㅎ
7년 전
독자5
코튼캔디 입니당ㅎㅎ!
뭔가 전개가 좀 느리다고 생각이 들었는데 그렇군요.. 빨리 뒷내용 보고싶어요 ><~!

7년 전
독자6
으아..타이밍..딱 태형이가 말할라구하는데 석지니 들어와써...
7년 전
비회원248.75
[2월2일]로 암호닉 신청할게용❤️ 다음화가 너무 궁금해요오오오오❤️ 재밌게 봤습니당
7년 전
독자7
[초코아이스크림2]로 신청합니다!!!! 와.. 진짜 제 친구 중학교 때 시절이랑 비슷해요ㅠㅠㅠㅠ 친구가 예쁘고 전교 1,2등 하는 모범생이었어서 좀 노는 남자애들도 대쉬(?)하고 그랬다던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지 그 좀 노는 남자애들 중 태형이같은 애가 없었다는 게 함정^^;
7년 전
독자8
헉 암호닉 [애옹] 으로 신청 가능할까요! 와 진짜 묘사 진짜 이쁘고 제가 여주된거 마냥 글 분위기 흡입이 잘되네요ㅠㅠㅠㅠㅠㅠ 신알신 신청하고 갑니다!ㅠㅠㅠㅠㅠ
7년 전
독자9
워더에요!!!새치기 겁내쉬룸.... 여주를 만나고 바른 사람디 되어라!!!!!!
7년 전
독자10
핫초코
아 뭐지 뭘까 왜 비밀로 해달라거 한거지
양아치이지만 동물을 좋아한.ㄴ...? 아니면 그냥 같이 다니는 아이들이 저런것뿐.?ㅜㅠㅠㅠ뭐ㅜㅠ

7년 전
독자11
뜌입니닿ㅎ 진짜 태형이는 무슨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요? 궁금궁금ㅎㅎ 이번편도 정말 잘 읽고가요! 항상 글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7년 전
독자12
밍입니다!!!!!!!!꺄아아ㅏ아아아ㅏ 태형이ㅜㅜㅜㅜㅠㅜㅜㅜㅜㅜㅜㅜ기야워ㅜ학교에서도 아는척해주고 착하네 ㅜㅜㅜㅜㅜㅜ
7년 전
독자13
[웅앵웅]
태형이 아는 척 안할 줄 알았는데 계속 하는 걸 보니 여주한테 관심이 좀 있나봐요? 여주도 태형이를 점점 다르게 보고 있는 것 같고요 ㅎㅎㅎ

7년 전
독자14
저 이유가 너무 궁금했는데 석진이가 등장해서 다음으로 미뤄졌지만 석진이 귀여워요ㅠㅠㅠ 그리고 태형이 여주에게 관심이 있는 건가요??
6년 전
독자15
아어 타이밍.. 비밀이 뭐길라ㅜㅜㅜ아아아아 궁금하다 미쳐버리겠네영 그나저나 태태 양아치 태아치... 언제나 해맑은 태형이 까칠한 여주 언넝 가까워져라라라
6년 전
독자16
오잉 태형이 왜 그 아이들 사이에 있는거니...?? 어째서!!! 양애취가 된 이유가 참 궁금하구만.. 잘 읽고가요!
6년 전
독자17
태형이에게 순진한 양아치 찰떡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글이 제 판타지를 만족시키고 있어요...속마음을 알 수 없어서 속이 터지네요...ㅎ 빨리 여주도 알게 됐으면 좋겠어여...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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