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영 시점으로 돌아갑니다
+주황은 이정환 초록은 신동우 파랑은 차선우
+빨강은 그 이외의 인물
지난주와 다름없는 음악방송 마지막 멘트였다. 아니, 지난주와는 너무나 다른 문제의 마지막 멘트였다.
오늘도 무사히 마쳤다는 안도감에 긴장이 풀린게 문제였나? 아니면 마지막 진행을 시작하느라 급하게 먹은 물?
...이제와서 따져봤자 뭐해, 사람들은 원인보단 결과를 더 중요시하는데.
"네, 2014년 첫 방송을 이제 마칠 시간이네요~ 진영씨 오늘 어떠셨어요?"
"벌써 3주째 MC를 맡고있는데요, 아직도 너무 어색한 진행이라 많이 아쉽.. 히끅
아 딸꾹질이 힉.."
딸꾹질이, 망할 딸꾹질이!
"어휴 진영씨가 긴장하셔서 딸꾹질을 하시나봐요."
..내 순조롭고 문제 하나없던 진행을..
"그런가봐요 힉.. 으.."
몇번을 준비한 그 마지막 멘트를!!!
"하하, 아무래도 제가 마무리 멘트를 대신해야겠네요!
다음주에는 이번주보다 더 멋지고 예쁜 아이돌분들과 함께 돌아오겠습니다!
여러분 안녕~"
...매몰차게 빼앗아가버렸다. 망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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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씨 괜찮으세요? 딸꾹질은 멈추셨어요?"
"히끅, 아..아뇨... 죄송해요 히끅 ...괜히 저때문에 당황 히끅 하셨죠.."
죄송하긴 내 마지막 멘트...
"에이, 아니예요. 괜찮아요! 딸꾹질이 대수인가요~
그나저나 얼른 멈춰야할텐데요.."
대수야, 대수라고!!
이 망할 딸꾹질이 나한테서 마지막 멘트를 빼앗아 너에게 가져다 바쳤으니 대수지!!
"그러게요... 어 매니저분이 히끅 부르시는거같은데요...히끅"
얼른 가! 쪽팔리고 화나니까 가라고!!
"아 가봐야겠네요. 그럼 진영씨 저 가...어?
진영씨 다리에 바..바퀴벌레!!!"
"아아아아아아악! 악악악!!! 어디!! 어디!?!! 히끅"
"....왜 안멈추지?"
".....네?"
"진영씨 딸꾹질 멈추게하려고 거짓말친거거든요... 안멈추네요..?
흐음... 아, 저 진짜로 가봐야겠어요. 진영씨 다음주에 뵈요!"
...뭐? 너 지금 그걸 말이라...
됐다, 가는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지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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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오늘 엄청 큰 실수했던데요~"
......말 걸지마. 창피해. 놀리지마.
"들아, 진영이 놀리지마. 어제 얼마나 연습했는데."
동우야 역시 너밖에 없다, 제발 저 망할 오리의 입을 좀 찢어줄래?
"그렇게 연습했는데 실수를 했단말이예요?
아 역시~ 우리 형! 기대를 져버리지않는구마!"
"이정환. 닥쳐, 히끅"
.....아 망할! 왜 안멈추는거냐고! 망할! 망할!!!! 딸꾹질 아오!!!!
"뭐야. 아직도 안멈췄어요?
대체 혼자 뭘먹었길래! 나도 줘요? 어? 나도 줘!!!!!"
안먹었어!!! 안먹었다고!! 짜증난거 안보여? 이 먹을꺼 밝히는 살찐 다람쥐야!! 엉엉
"히끅, 나 들어갈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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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도 먹을껄 달라며 찡찡거리는 차선우와 내 딸꾹질이 그리도 재밌는지 깔깔거리며 웃어제끼는 망할 이정환.
그리고 유일하게 나를 보호해주는 착한 내 친구 동우를 뒤로한채 방으로 들어오니 찬이가 잠에서 깬듯 눈을 비비며 웃는다.
"형, 우리 이쁜 형. 왔어요?
응. 왔어. 네 이쁜 형 딸꾹질로 마지막 멘트 빼앗기고 분통해서 땅치며 왔어.
근데 넌 자고있었구나. 그 쪽팔린 모습을 안봤으니 다행인건가?
"왜 말이 없어요, 응? 지금 딸꾹질해?"
찬이가 날 감싸서 안았다. 따뜻한 우리 찬이 품.
......니가 이러니까 더 말하기 싫어졌어. 창피해. 딸꾹질...으 언제 멈추나
"말 좀 해봐요. 오늘 방송은 잘한거야?"
"히끅, 흑, 흐아아아앙"
망할 오리놈의 놀림과 살찐 다람쥐의 찡찡거림에도 반응이 없던 내가.
찬이의 다정한 물음에 울음이 터져버렸다. 우는것도 싫다.. 왜 우는거야 대체?
"..어 왜 울어요. 울지마, 응? 뚝. 우리 형, 착하지?
우니까 얼굴 빨간색됬네. 울긋불긋. 못생겨지겠다.
울기만 하면 내가 모르지, 무슨 일이야. 응?"
찬이가 손으로 눈물을 닦아준다.
"히끅... 찬아...."
"응, 얘기해봐요."
"딸꾹질이.. 끅, 딸꾹질이 히끅 안멈춰...흐앙"
"아 뭐야, 그런걸로 운거예요? 바보네. 우리 형."
바보? 바보라니, 그런거라니!! 그보다 더 심각한....
쪽
찬이의 말랑말랑한 입술이 내 입에 닿았다가 금새 떨어졌다.
그리고 거짓말처럼.
"멈췄네요, 우리 형 딸꾹질."
딸꾹질이, 멈췄다.
"내 뽀뽀는 만병통치약인가보네.
딸꾹질도 멈췄는데 이제 그만 울자.
어 계속 우네? 우리 형 눈물샘이 고장났나? 그럼 만병통치약 한번 더."
쪽
찬이의 입술이 이번엔 내 입술에 닿았다.
떨어지진 않았다. 그저 그 자리에 머물렀다.
............어쩌면 딸꾹질은 좋은걸지도.
"찬아, 딸꾹질이 히끅, 안멈춰..!"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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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해요. 그저 달달하고 귀여운 글을 써보고싶었는데. 오늘도 못볼글이..... 참고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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