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나의 집 W.산유정 잘부탁DREAM 아프다. 머리채를 잡혀서 아픈건 아닌데 가슴 한 쪽이 심하게 떨린다. 모든걸 다 얼려 버릴듯 차가운 두눈을 마주할 자신이 없다. 아마 나는 또 그 꿈과 현실, 그 둘 사이를 헤메며 허우적거리고 있었나보다. "미안,해" 볼품없이 말라버린 입술을 비집고 짧은 신음과 함께 터져나왔다. 진영의 머리체를 잡은 찬식의 손에서 살며시 힘이풀렸다. 화 났겠지. 풀어줘야겠지. 기계적인 동작으로 찬식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미안해. 미안해. 찬아" 기계적으로 건조하게, 찬식의 귀에는 어떤 단어보다도 달콤하게 들렸을 것이다. 언제나 그래왔던 것 처럼 한 마리의 어린 고양이처럼 어깨를 떨었다. 너의 눈에 두려웠다는 듯이 달래달라는 듯이. 진영은 어깨를 감싸안는 찬식의 손에 비릿한 미소가 입가에 피었다. 찬아. 넌아니야. 10년이 지나도 20년이 지나도 난 니가 아니야. 니가 아니라. 난. 아니.아니다. 아무튼 아니야 넌. 눈물이 흘렀다. 진영은 자신의 표정이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의 어깨를 두드리는 찬식의 손에 가저 묵묵히 눈물을 흘릴 뿐이다. 너의 눈에 잘보이기 위해, 이 지긋지긋한 곳에서 벗어나기 위해, 너의 차가운 손이 날 쓸어내릴 때도 생기없는 너의 입술이 닿을 때도 난 그저 가면을 쓰고 널 사랑한다는 눈빛을 보낸다. 한참을 그렇게 안겨있었을까 진영을 살며시 때어내곤 머리를 쓰다듬어 준다. 그리고 말하겠지. 미안해. "미안해" 그럼 난 눈물고인 눈으로 말하겠지. 사랑해. "사랑해." 넌 내 예상밖으로 벗어나질 않아. 지겨워. 활짝웃은 입꼬리가 파르르 떨려왔다. 아무런 내색도 할수 없었다. 나가자는 의미로 찬식의 옷깃을 잡아당기자 그제야 여기가 화장실이 였다는걸 안 찬식은 머쩍어 하며 가늘고 긴 손으로 머리를 긁적였다. 귀엽네 우리 찬이. 살짝 웃음을 짓는 찬식의 모습에 또 생각이 나버렸다. 얼굴이 살짝굳어지는게 느껴졌다. 빠르게 표정을 풀며 뒤로 돌았지만 진영의 표정을 본건지 찬식의 팔이 진영의 끌어 안았다. 마치 풍선을 놓치기 싫어하는 5살의 어린 아이처럼. 진영은 한동안 그렇게 안겨있을 수 밖에 없었다. 갑자기 문득 떠올라버린 차선우. 그래. 너 때문에. 한참이 지나서야 진영이 찬식을 불렀다. "찬아, 왜그래?" 찬식은 그런 진영을 더 꽉 껴안으며 진영의 목덜미에 얼굴을 묻었다. 왜그러냐니깐. 다시한번 장난스러운 목소리로 묻자 찬식이 고개를 들곤 진영의 손목을 잡아 끌었다. 빠른 걸음에 넘어 질뻔한 진영이 왜이러는거냐 투정부리는 목소리에 갑작스레 걸음을 멈췄다. 그덕에 찬식의 등에 고개를 묻는 꼴이 되 버린 진영이 가만히 있자 낮은 한숨소리가 진영의 귓가로 들려왔다. 진영이 고개를 들고 찬식의 앞으로 가 고개를 숙인 찬식의 뺨에 손을 올려두었다. 차갑다. 이 세상 어느것보다도 차갑다. 진영은 차가운 느낌에 살짝 눈살을 찌푸렸지만 손등으로 느껴지는 뜨거운 느낌에 찬식을 응시했다. 울고 있었다. 니가 떠나가던 날 나를 취했던. 그만큼 차갑게 현실을 직시하게 했던. 찬식이 울고있었다. 난. 여기서 어떻게 해야하는 걸까. 어디있어 차선우. 오늘은 더더욱 니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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