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보고 싶다는 분이 계셔서.. 이어서 써봅니다..ㅎ
아참.. 1편 있어요^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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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6세반 유명인사들
역시나 내 연령이 아닌데 이름을 아는 아이들이다.
솔직히 말해 7세반 아이들은 위층이라 거의 모르는 편이지만
6세반은 같은 층이라 아는 아이들이 좀 많다.
우선은 원우. 원우는 순영쌤 없을 때 거의 반말로 말하는 아이다.
근데 이게 반말이면 고쳐줘야 하는데, 뭔가 다정하고 엄마같은 반말이라 고쳐줄 수가 없다..
저번에 내가 하도 가위질을 많이 해서 손목이 아파 파스 붙이고 있었는데
*도보하원반에 있던 원우가 그거 보더니 이렇게 말했다.
(*도보하원반: 도보로 하원하는 아이들이 모여 있는 반; 현재는 장미반(7세))
"아파? 왜 다치고 그래에.(원무룩)"
우리 엄마가 와서 걱정해주는 줄 알았다고 한다..
근데 다음날 반일반 시간에 만났는데 지나가던 나 붙잡고 손목 확인하더니
"오느른? 갠차나?"
...순간 울컥함. 나 이렇게 걱정해주는 거 우리 원우밖에 없..
"아침이슬반 선생님! 이거 파스 나눠 쓰자요."
순영쌤이 파스 하나를 가위로 뚝 잘라서 건네줬다.
원우는 아직도 나 아프다는 거 확인하더니 내 손목 그대로 입으로 가져가서 호해줬다.
이맛에 선생님합니다>_0
다음은 준휘. 준휘는 말을 너무 안해서 유명하다.
순영쌤에게는 곧잘 한다고 하는데, 나한테는 하도 말이 없어서 내가 참 좋아한다.
우리 반 애들은 말이 너무 많아..ㅠ
"준휘야, 준휘야! 선생님 이름 뭐야? 뭐게요?"
"......"
"준휘야아.. 설마 선생님 이름 몰라요..?"
"(지나가던 민규)김00선새밈."
"민규가 말해주잖아요.. 선생님 이름 뭐게요..?"
"......"
"준휘야, 선생님이 물어보실 때는 어떻게 해야 될까?"
"김00선생님이요.."
"그렇지. 멋지네 우리 준휘! 하이, 하이, 하이파이브!"
한쪽, 한쪽, 양쪽 하이파이브를 마친 준휘와 순영쌤은 자연스럽게 가던 방향으로 갔다고 한다..
남겨진 난 민규를 끌어안고 칭찬해줌. 고마워 민규야..
위에 나온 민규는 척척박사님으로 소문이 자자하다.
담임쌤피셜 6세 통틀어 제일 똑똑하고 야무지다고 할 정도였다.
하루는 담임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정리정돈을 시키고 잠깐 나에게 반을 맡기고 화장실에 갔을 때였다.
우리 반처럼 모두 제자리를 피아노로 치기 위해 피아노로 가는데 엄청난 성량의 민규가 노래를 부르는 거였다.
"♬♪♩모두 제자리! 모두 제자리! 모두모두 제자리! 빠랄랄라!!♬♪♩"
듣고 빵터졌는데 같은 반 아이들이 무슨 주술에 걸린 것 마냥 민규 노래에 맞춰 정리를 했다고..
다음은 명호. 명호는 표현력 대장으로 유명하다.
때는 신체 활동을 계획하고 활동을 했던 날이었다.
평가서류에 들어가기 때문에 사진을 찍었었는데 순영쌤이 명호 사진을 보여주는 거였다.
"혹시, 장수풍뎅이..?"
"정답. 이건 뭐게요?"
"설마, 사슴벌레?"
"정답. 이건 뭔지 아세요?"
"벌 같은데요?"
"정답. 우리 명호가 이렇게 잘합니다."
반 아이들 자랑에 신이 나신 순영쌤에 나도 자랑하려 갤러리에 들어갔으나..
해괴망측해서 그대로 홈버튼을 눌러버렸다는 눈물없이 들을 수 없는 이야기였다.
마지막으로 석민이. 얘는 진짜 시끄러워서 유명하다.
아침이슬반 바로 옆반이 푸른바다반인데 무슨 우리 반에서 소리치는 것 마냥 시끄럽다.
"선새미!!!! 쟤가 내꺼 뺏어가여!!!!!"
그러면 우리 반 아이들은..
"우와 석민이형 목소리 대따 커."
"그니까..! 대다네!!"
석민이의 성량에 감탄을 한다.
그래서 나는 우리 반 아이들의 목소리가 작을 때 석민이로 예를 든다.
"에엥? 우리 아침이슬반 목소리 왜 이렇게 개미 같아..? 옆 반에 석민이 형님처럼 큰 소리로 대답할 수 있나요?!"
"네!!!!!!!!!!!!!!!"
아주 좋아b
#5 5살반 유명인사
우리반은 내가 너무 잘 아니까 유명하다고 할 건 없고,
다른 반 선생님들이 유독 좋아하는 아이들을 소개해줄까한다.
우선 승관이. 부씨답게 친할머니 친 할아버지가 제주도 분이라고 하신다.
그래서 저번에 한라봉 보내주심. 잔뜩. 근데 좀 셔서.. 난 못 먹었다..
"할부지가 귤 보내줘써."
음.. 5살은 존댓말을 막 잘하는 편이 아니다.
고쳐려고 노력하고 있긴한데 대부분이 반말이라.. 일단은 고쳐주긴 했다.
"할아버지께서 한라봉을 보내주셨어?"
"응."
"쌤쌔미한테 '응'이 아니라 '네'라고 해야 되거든?!"
또 응이라 대답하니 저기 먼 곳에 있던 찬이가 달려와 한마디하고 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주 귀염둥이야.(흐뭇)
아 맞아 승관이도 우리반에서 조금 소란스러운 편에 속한다.
"내가 아빠야! 너눈 큰어마해!"
"어머어머, 우리 승관이 목소리 저기 푸른바다반까지 다 들리겠어."
"(속닥)내가 아빠야아. 넌 큰어마고.."
저렇게 바로 조그맣게 말하는 거 솔직히 꿀귀아닙니까?ㅠㅠㅠㅠㅠㅠ
한솔이. 얘 얼굴이 완성형이다.
그래서 우리 유치원 홈페이지 메인화면을 차지하고 있다.
잘생긴거로 끝나면 말을 안한다. 애교쟁이다.
"한솔~ 해바라기반(6세 반일반) 선생님한테 찡긋!"
"(찡긋)"
이럼 거의 선생님들 쓰러지려한다.
또 한솔이가 말이 없는 편인데 간혹 말을 할 때가 있다.
"새새미. 이것 보세요. 멋지져?"
그것은 바로 블록으로 멋진 작품을 구성했을때.
꼭 나나 지훈쌤한테 와서 멋지져? 라고 묻는다.
그럴 땐 난 우리 솔이 하고 싶은 거 다 해ㅠㅠㅠㅠㅠㅠ라고 말하고 싶은 것을 꾹 참고
"우와, 우리 솔이는 파란색 블럭을 좋아하나보다. 파란색으로 작품을 만들었네?"
"녜. 좋아해여."
...하.. 솔아, 선생님은 우리 솔이가 이렇게 말할 때 심장이 너무 아프단다..
마지막으로 찬이. 찬이는 똑쟁이로 유명하다.
존댓말 잘 못하기로 소문난 5살반에서 완벽한 존댓말을 구상하여 순영쌤의 사랑을 독차지 하고 있다.
"찬아~ 찬찬찬아~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아침에 순영쌤이 신나서 맞이해줬더니 저렇게 씩씩하게 인사하고 반에 들어간다.
가끔 아침에 기분이 안 좋을 때는,
"찬아, 오늘은 왜 이렇게 기분이 안좋아요?"
"아니, 비가 온다고 했눈데 안 와써요."
"응? 비가 왜요?"
"장화를 못 시너요. 연두색 장화. 하나뿌닌데.."
찬아.. 선생님이 장화 오조오억개 사줄게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부족하면 말해 오조오억개 더 사줄게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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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또한 100% 실화입니다^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