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시작합니다!
댓글은 나를 춤추게 해~
섹스칼럼1
"정수연씨 섹스 한번도 안해봤죠?"
마시던 커피를 뱉을 뻔 했다. 나의 팬이라며 다가 온 여자가 처음으로 꺼낸 말이 저거였으니 말이다. 너무나 놀라 어떨결에 그렇다고 대답까지 해버렸다.
"근데 어떻게 섹스칼럼을 쓰는거에요?"
"아, 아니, 어... 음... 뭐, 그냥 여러가지 영상도 보고..."
"야동보고 칼럼을 썼다고요?"
"아니 꼭 그것만 본건 아니고요... 주변 사람들한테 얘기도 듣고..."
그래 사실 야동만 존나 쳐봤다. 러시아, 일본, 프랑스까지 섬렵하지 않은 나라, 장르가 없다. 2006년도엔 김본좌가 있었다면 2013년엔 이 정본좌가 있다 이 말이다. 아니 근데 난 얘가 뭐라고 이렇게 쩔쩔매는거야. 얼굴도 하얗고 동글동글한게 많아봤자 고등학생으로밖에 안보이는데. 아, 내 잡지를 봤으니 적어도 20살은 됐겠구나.
"제 팬이라면서요. 근데 그런걸 물어보시는 이유가 뭐에요?"
"네, 팬 맞아요. 팬이니깐 이런말 하는거죠. 당신 글 보다보면 아 이 여자 섹스 한번도 안 해봤구나가 딱 느껴지거든요. 그리고 정확히 말하자면 난 당신이 쓰는 칼럼을 좋아하는건 아니에요."
아까부터 섹스, 섹스 목소리를 줄이지도 않고 당당하게 말하는데 주변사람들의 힐끔힐끔거리는 시선이 느껴진다. 목소리 좀 줄여 이년아. 그리고 뭐 내 칼럼을 좋아하는건 아니라고?
"그럼 도대체 왜 제 팬이라는 건데요?"
"정수연씨가 이뻐서요. 몸매도 좋고. 요즘말로 하면 얼빠죠, 얼빠."
어이가 없어 입이 절로 벌어진다. 뭐 이런 여자가 다 있지. 내 얼굴이랑 몸매가 이뻐서 좋아한단 소리니 칭찬이긴 칭찬인데. 여자한테 이런소리를 들으니 기분이 미묘하다. 여자가 자신의 가방에서 무언가를 꺼낸다. 내가 쓴 칼럼이 담겨있는 잡지이다. 어이구 그래도 잡지는 있네.
"싸인 좀 해주세요."
"싫은데요. 내 겉모습만 보고 좋아하는거라면서요 그럼 그냥 나만 보고 가세요. 싸인받아서 어디다 쓰실려고."
"삐졌어요?"
"아니요. 안 삐졌는데요."
괜히 가만히 있던 휴지를 툭 하고 튕겨버렸다.
"풋, 귀엽네."
이 여자 사람 당황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다. 내가 어버버하며 말을 못 잇자 앞에 놓여 있던 잡지를 그대로 내앞으로 스윽 민다.
"그러지 말고 싸인해주세요. 싸인해주면 나도 뭐 하나 해줄게요."
지가 나한테 뭘 해준다는거야. 그리고 내 얼빠라면서 굳이 싸인을 받으려는 이유는 또 뭐고.
"칫, 뭐 해줄건데요."
"섹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