얌전히 눈을 감고 침대에 누워 있는 남순을 흥수가 멍하니 바라봤다.
호들갑스럽게 병실에 찾아와 "고남순이 누구 때문에 그랬는데!" 하고 악을 쓰다가 사라진 지훈과 이경 탓에 흥수의 머리가 아까부터 바쁘게 회전하고 있었다.
딱히 깊게 생각할 문제는 아니였다. 고남순은 잘못한게 없었고 저는 병신이었다. 무조건 빌어야 할 문제였다.
받아주지 않더라도 끝까지 빌어야 할 만큼 병신같았던 행동이 저주스러웠다.
매일 헤실헤실 웃고 다니던 녀석이 칼을 집어들어 제 손목을 다 파헤쳐놓을 정도로 속으로 혼자 끙끙 앓고 있을 때 짐을 하나 더 올려놓은 제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후우..."
한숨을 푹 쉰 흥수가 손으로 마른 세수를 했다. 이제 남순이 정신을 잃은지 꼬박 하루가 되었다.
손목 뼈가 도드라진 마른 손몬에 감겨진 붕대가 안쓰러웠다. 한쪽 손목에 감겨있는 붕대탓에 반대쪽 손목을 차지하고 있는 링겔 탓에 더더욱 안쓰러워 보였다.
제 품에 쓰러졌을 때 부터 알아봤어야 했다. 꽤나 큰 키에도 가볍게 들렸던 그 무게는 뭘 잘 먹었을 리가 없는 무게였다.
영양실조라니, 그 상태에서 과다출혈에 피부가 다 파헤쳐져 응급실에 실려온 남순 탓에 한순간 병원이 시끄러웠다.
남순의 상태를 살펴보던 간호사가 아무렇게나 파헤쳐진 손목 피부와 그 상처에서 쏟아져나오는듯한 피 탓에 인상을 찌푸리며 화장실로 달려가기도 했다.
살며시 담긴 눈가에 그림자를 드리우는 촘촘한 속눈썹이 계속해서 움찔움찔거렸다. 무슨 꿈이라도 꾸는 건지 눈가를 계속해서 찌푸리며 움찔거리는 남순의 모습이 가녀렸다.
키 큰 18살짜리 남자 고등학생이 가녀려 보인다는게 말도 안되는 소리였지만 적어도 흥수에게는 그렇게 보였다.
붕대가 감겨진 얇은 손목을 흥수가 슬쩍 쓰다듬었다. 칼을 들고 미친듯이 손목을 난도질하던 남순의 모습이 겹쳐보여 눈가가 시큰해졌다.
그 와중에 그 모습은 보여주기 싫다며 엉엉 울면서 찌르지 못하고 머뭇대던 남순의 바보같던 모습까지 떠올라 더욱 눈가가 달아올랐다.
그 순간 콜록거리는 기침 소리와 함께 남순이 슬며시 눈을 떴다.
"흥수야...?"
"고남순?"
"흥수야 울어..? 왜 울어.."
"내가...미안해..남순아..내가.."
"쉬이...괜찮으니까 말 그만해도 되.."
눈물만 뚝뚝 떨궈대는 흥수의 모습에 놀란 남순이 가라앉은 목소리로 겨우 말을 이어나갔다.
링겔이 꽂힌 팔을 들어올리다 운가를 찌푸린 남순이 반대쪽 팔을 들어올리려다 손목에 잔뜩 감겨져있는 붕대를 보고 입술을 슬쩍 깨문 남순이 흥수에게 손짓을 했다.
"흥수야...이리 와 봐.."
주저주저하며 남순에게 슬쩍 다가간 흥수를 보고 남순이 슬쩍 웃었다.
멍하니 저를 바라보는 흥수의 얼굴을 향해 남순이 바들바들 떨리는 팔을 뻗었다.
저에게 다가오는 손을 붙잡지도 쳐내지도 못한 채로 흥수가 그저 남순을 바라보고 있었다.
"울지 마...왜 울어.."
"내가..잘못했어..내가..진짜로 잘못했어...잘못했어 남순아..."
"뭘 잘못해..울지마..울면 흥수 못생겼는데...흥수는 잘못한 거 없으니까 울지마..."
계속해서 눈물을 뚝뚝 떨궈내는 흥수의 볼을 남순이 제 손으로 쓰다듬었다.
남순이 덜덜 떨리는 손가락으로 흥수의 볼에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아냈다. 흥수가 멍하니 제 얼굴을 남순의 손길에 맡긴채로 있었다.
남순은 웃었고 흥수는 울고 있었다. 같이 한 감정을 공유하고 있는 상태로 서로를 마주보고 있던 두 사람 중 한명은 웃고 한명은 웃었다. 그럼에도 행복해 보였다.
"너 미워...흥수는 바보야.."
"왜..말 안했어.."
"지금은..다 알아...?"
"다 들었어..."
"이제 나 안 더럽지..? 너한테 말 걸어도 되는거지..? 응..?"
"마음대로..네 마음대로 해...날 가지고 뭘 하든 네 맘대로 해.."
"좋아해..."
"알아.."
"내가 널 좋아해...많이많이 좋아해..그 때 부터 지금까지 계속 좋아했어..지금도 좋아해..앞으로도 좋아할거야..좋아해.."
남순이 별안간 눈물을 뚝뚝 떨어뜨렸다. 정신나간 사람 마냥 목소리를 덜덜 떨며 남순이 계속해서 흥수를 붙잡고 이야기했다. 아무런 의미도 없는 그저 반복된 한마디였다.
눈물을 뚝뚝 떨구며 끅끅 거리면서도 제 감정을 전하고야 말겠다는듯 어린 아기가 의사를 전달하지 못해 엉엉 울어대는 것 마냥 그렇게 남순이 읊조렸다.
남순의 '좋아해' 한마디가 흥수에게 꽂혀들었다.
"나도,..좋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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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다음이 마지막 편이예요!ㅎㅎㅎ마지막은 불마크로ㅎㅎ
오늘의 학교는ㅎㅎ휴ㅠㅠㅠㅠ으엉ㅠㅠㅠ지훈이랑 이경이랑 귀여운 것도 있었지만 ㅠㅠ(정쌤한테 정호이야기 할때ㅎㅎ)
휴대폰 교환하는 흥순이들도 귀여웠고 마지막엔 같이 울뻔 했지만ㅠㅠㅠ그래도 재밌었어욯ㅎㅎㅎ끝나자마자 바로 올려용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