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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틴/도겸] 코치님 이석민X격투기 선수 너봉_01 | 인스티즈 


 

코치님 이석민X격투기 선수 너봉_01 


 


 


 


 

그러니까, 무슨 정신으로 침대에 누웠는지 모르겠다. 사람이 심각한 상황일 수록 태연해진다는게 맞는 말인것 같네, 집에와서는 놀랍도록 평소랑 같았으니까. 침대에 누워 가만히 눈을 감고있자니 오늘 있던 일이 내 일이 아닌듯, 그저 드라마 한편을 본 것 처럼 느껴졌다. 


 


 


 


 


 

오랫동안 잔 줄만 알았는데 점심때쯤 되어 눈을 떴다. 새벽의 일이 꿈인줄 알았나본지, 눈을 뜨자마자 온 주머니를 뒤져가며 핸드폰을 찾았더랬다. 결국 꿈이 아님을 증명하는 핸드폰의 부재로 인해 꽤 오랫동안 식탁에 걸터앉아 고민했다.  


 


 


 


 

이석민 생각을 하려하면 할 수록 승철선배의 말이 떠올라 나를 불편하게 만들었고 그래서 이석민을 머릿 속에서 지우려고 하면 할 수록 새벽의 그 표정이 되풀이 되는 것이다. 안되겠다 싶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운동은 가야지"  


 


 


 


 


 

평소라면 이미 체육관에 출석도장을 찍었을 시간이 되서야 겨우 정신을 차렸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자리에서 일어나자마자 발바닥에 아릿한 통증이 느껴지는 것이 아무래도 발을 심하게 다친 듯 했다. 작은 거실 쇼파에 털썩 앉아서 발바닥을 들어 확인했다. 까맣게 칠이 되어서 어디가 상처인지 어디가 다치지 않은 부분인지 한참동안 고민해야했다.  


 


 


 


 


 

거의 기다싶이 밍기적거리며 화장실로 들어가 발을 깨끗이 행궈내니 그제야 더욱 처참한 몰골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다. 굳은살 사이사이로 흠집이난 발의 몰골은 눈뜨고 보기 힘들정도였다. 손가락에 연고룰 묻혀 상처가 난 곳에 투박하게 바르곤 양말을 어떻게 신어야 할지 잠시 고민했다.  


 


 


 


 


 

어떻게 신던 약이 양말에 묻을테니까. 결국 운동가는걸 포기한 나는 태어나 처음으로 평일 낮에, 거실 쇼파에 앉아 티비를 틀었다. 지역 대회 우승상품으로 받았던 그 거대한 티비를 틀어 보고있자니 내 꼴이 참 딱하고 우습더라.  


 


 


 


 


 

코미디를 틀어봐도 웃기지가 않고 로맨스채널을 돌려봐도 별 감흥이 없었던 나는 결국 티비 채널을 끄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출출한 배를 붙잡고 냉장고 문을 열니 그 안에 든 것도 딱히 없고 찬장에 남은건 전에 부숴먹다 남은 라면뿐이라 하는 수 없이 그를 꺼내들었다. 집게로 닫아놨지만 눅눅해진 라면을 입에 넣고 오독오독 씹고있자니 띵동-하고 울리는 초인종이다.  


 


 


 


 


 

택배인가 싶어 확인한 인터폰엔 당황스러운 얼굴이 비춰졌다.  


 


 


 


 

이석민..? 






문을 열어야할지 말지 한참 고민하던 중 초인종을 한번 더 눌러오는 이석민에 결국 조심스래 문을 열었다. 눈을 마주쳤음에도 평소와 다른 느낌에 누구하나 먼저 말을 꺼내지 못했다.
 







"...비밀번호 알면서 왜 벨 누른거야"
 


 


 


 


 


 

하고 겨우 꺼낸 내 물음은 가볍게 씹어버린 이석민이다.  


 


 


 


 


 

대답도 않고 가만히 날 바라보는 눈빛에 결국 고개숙여 눈을 피하곤 문을 활짝 열었다. 그럼에도 안으로 들어오지 않는 이석민에 의아한 마음이 들어 고개를 들었더니 그제서야 집안으로 들어와 신발을 벗곤 쇼파에 앉는 그다. 그를 따라 집안으로 들어가 바닥에 앉아 이석민을 쳐다봤다. 그러자 주머니를 뒤적이더니 무언가를 꺼내 내게 건내는 이석민.  


 


 


 


 


 

"...뭐야?"  


 


 


 


 


 

건내받은건 다름아닌 내 휴대전화였다. 언제 깨졌냐는 듯 말짱한 액정에 놀라 휴대폰을 만지다 말고 고개를 들었다.  


 


 


 


 

"니가 고쳤어?"  


 


 


 


 


 

하는 물음에 끄덕, 고개를 끄덕이곤 쇼파 팔걸이에 머리를 기대 눕는 그다. 눈을 감는 듯 하더니 이내 고른 숨을 내쉬며 잠에 든 모양새였다.   


 


 


 


 


 

그런 그를 멍하니 바라보다가 혹시나하는 마음에 잠금이 걸리지 않은 휴대폰 화면을 켜 확인했다. 내가 첫 경기에서 우승한 날 이석민과 함께 찍은 사진이 배경화면이였다. 목에 꽃목걸이를 걸고 이석민과 부둥켜 안고 한껏 웃음지은 두사람의 모습을 한동안 쳐다봤다.  


 


 


 


 


 

"배경화면 좀 바꿔. 몇년째야"  


 


 


 


 


 

나지막히 들려오는 목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혼자 보내서 미안해. 민규라도 같이 보냈어야하는건데"  


 


 


 


 


 

문득 사과해오는 그의 모습에 차마 눈을 마주칠 수 없어 바닥만 쳐다봤다. 이석민 원래 이런사람 아니잖아 먼저 사과하고 그런사람.  


 


 


 


 


 

러다 상처투성이인 내 발을 본건지 쇼파에서 내려와 내 발목을 잡아오는 그다.  


 


 


 


 


 

"많이 다쳤어?"  


 


 


 


 


 

어쩜 그 한마디에 온갖 감정이 녹아내리던지,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이 쏟아졌다. 그런 나에 이석민도 당황했던지 어버버거리며 어쩔줄 몰라하다가 결국 나를 품에 꼭 안고 머리를 툭툭 쓰다듬었다.  


 


 


 


 


 

"흐으...이렇게 아니고 이렇게 쓸어내리는 거라고 했잖아..."  


 


 


 


 


 

서럽게 소리내 울면서도 내 머리를 툭툭치듯이 쓰다듬는 그의 손을 잡고 내 머리위에 올려 부드럽게 쓸어내렸다. 그제서야 부드럽게 머리를 쓸어내리더니 이내 입을 여는 그다.  


 


 


 


 


 

"그래도 노예기간 안까줄거야"  


 


 


 


 

"..."  


 


 


 


 


 

그리곤 활짝 웃는 그에 답했다.  


 


 


 


 


 

"개새끼..." 

 


 


 


 


 


 


 


 


 


 


 


 


 


 


 


 


결국 집을 나섰다. 간만에 느껴보는 자유인가 싶었는데 집까지 찾아온 이석민의 속내가 그럼, 뻔하지. 한참 분위기잡는다 싶더니 결국 나를 끌고 체육관을 향했더랬다.
 


 


 


 


 

"그럼 코친데 선수 출석정도는 책임져야지" 


 


 


 


 

"아...예" 


 


 


 

굉장히 당당히 말해오는 그에 건성건성 대답하곤 버스에 올라탔다. 


 


 


 


 

"내꺼도" 


 


 


 


 

"두명이요" 


 


 

하루이틀 빌려탄게 아닌 듯 굉장히 자연스럽게 버스카드를 같이 찍곤 빈자리에 앉는 이석민이다.  


 


 


 


 

"나 앉으면 안돼?" 


 


 


 


 

하나 남은 자리에 앉아 싱글벙글 웃으며 제 앞에 선 날 보곤 응?왜? 하고 물어오는 이석민에 어금니를 꾹 물곤 웃으며 그의 어깨를 세게 내려쳤다. 


 


 


 


 

"앜....!!" 


 


 


 

놀라 비명을 지르려다 주변 사람들을 의식한 듯 입을 막곤 소스라치게 놀란 얼굴로 나를 올려다 보는 그에 고개를 까딱하며 웃어보였다. 그러자 잠시 벙찐채 날 노려보더니 자리에서 일어나는 그다. 뭐야, 왜이래 갑자기 낯설게. 하면서 자리에 앉으려는 내 허리를 잡아당기더니 


 


 


 


 

"앉으세요" 


 


 


 

하고 말하는 그다. 버스정류장에서 올라탄 할머니에 자리를 양보한 것이였다. 머쓱해져 귀가 빨개질 무렵에 여전히 이석민 팔에 감겨있는 허리를 발견했다. 놀라 그 손을 풀려고 하는 것도 잠시, 더 세게 팔을 조여오는 이석민에 그를 쳐다보자니 내 귀에다 대고 속삭이는 모양새다. 


 


 


 


 

"노예 6일 남았다" 


 


 


 


 


 


 


 


 


 

"누나 오셨네요!" 


 


 


 


 

체육관에 발을 들이자 반갑게 맞이하는 막내다. 


 


 


 


 

"엥 코치님도 오셨네요" 


 


 


 


 

"왜 난 별로 안반기지?" 


 


 


 


 

하며 찬이의 머리에 꿀밤을 날리는 이석민에 


 


 


 


 

"아잌! 코치님은 아침에도 봤구요!" 


 


 


 


 

하고 툴툴거리며 제 샌드백으로 돌아가는 모양새다. 그 모습에 나 또한 평소처럼 신발을 갈아신고 손에 밴드를 감았다. 


 


 


 


 

"발 아픈데 오늘은 스텝 뛰지 말고 체력훈련이나 해" 


 


 


 


 


 

하며 내 손의 밴드를 풀더니 손에 덤벨을 쥐여주는 이석민이다. 그를 올려다보자니 버스에서의 장면만 되감기되어 보여져 예...하고 개미 기어가는 목소리로 답했다. 평생 한번도 이런적 없었잖아 김칠봉, 왜이래? 운동을 하는 중에도 잊을만하면 나타나 속을 간지럽히는 그에 결국 일어나 철봉에 손을 얹었다. 그때, 탈의실에서 승철 선배가 어깨에 수건을 두르고 나왔고 그 모습에 놀라 우리 두사람 모두 제자리에 굳어 섰다. 


 


 


 


 

"어...석민이랑은..." 


 


 


 


 

"...아, 괜찮아요. 죄송합니다 저때매 고생하시고" 


 


 


 


 

어색한 대화가 끝나자 그제서야 내 머리를 툭툭 건들여 오는 그다. 그의 몇 안되는 애정표현중 하나를 받고 그제서야 슬며시 미소가 차오른다. 그또한 그런 듯 석민이 앉아있는 쪽을 한번 쳐다보곤 날 내려다보더니 


 


 


 


 

"열심히 해" 


 


 


 


 

하곤 가는 것이다. 그 모습을 멀리서 지켜보던 석민이 미간을 살짝 찌푸려 이쪽을 바라보더니 고개를 픽 돌렸다가 다시금 내게 손짓했다. 그에 잠시 망설이다가 다가가니  


 


 


 

"뭔 얘기했어?" 


 


 


 

하고 묻는 것이다. 


 


 


 


 


 

"왜이래 갑자기. 그냥 인사했는데?" 


 


 


 


 

하고 이야기하자 


 


 


 

픽, 실소를 터트리더니 다시 표정을 굳히곤 이야기해오는 그다. 


 


 


 


 

"저 형이랑 이야기하지마, 새벽에 싸웠으니까" 


 


 


 


 

그에 놀라 왜? 왜?? 하며 이야기하는 나에 주인으로써 명령하는거야. 하곤 제 갈길을 가는 이석민이다.  


 


 


 


 


 


 

웃겨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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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으오 작가님 ㅠㅠ 석민이 너무 달달해요.. 혹시 암호닉 받으시나요..
6년 전
포카콜라
신청하고 싶으시면 하셔도 됩니당!
6년 전
독자2
[너에게 고함]으로 해쥬세여ㅠㅠㅠㅠ
6년 전
독자3
세상에..... 저요즘읽는글잡없었는데 엄청난 글을 발견했네요 정말ㅠㅠㅠ 저도 암호닉해도 될까요?ㅎㅎㅎ 저는 [서쿠]신청합니다! 진짜 너무 달달해요ㅠㅠㅠㅠ
6년 전
독자4
진짜 작가님 이런 필력 어디서 나오는지... 나올때마다 챙겨볼게요ㅠㅠㅠ 2화도 기다릴게요♥암호닉[언제어디에잇]으로 해주실 수 있을까요..?
6년 전
독자5
자까님 저두 암호닉ㅠㅠㅠㅠ[겸블리]로 할게요...! 넘 설레요ㅠㅠㅠㅠㅠㅠㅠ❤❤
6년 전
독자6
아니 진쩌 너무 심각하게 승철이한테 설레부러써요.... 와 내 심장ㅠㅜㅜㅠㅠ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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