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인 제한/ BGM필수/ 느림주의
(깁니다. 참가하실분은 먼저 댓글 다시고 후감상을 요합니다.)
이번댓글망상은 결말이 나지 않을수도있습니다.
먼저 참가하시면 4시부터 진행할 예정이며,
음마는 가지 않습니다. 단호합니다 단호박임ㅇㅇ
KEYWORD : 조직물+집착
- 보스의 호출입니다.
" ..갑자기 왜? "
- 자세한 상황은 오시면 말해주겠다 이르셨습니다.
뚝-.
피가 구석구석 스며들어 장전하는부분이 덜걱, 하고 걸리는 총을 매만지며 생각에 잠겼다.
갑자기라기엔 잦아지는 호출이 의미하는건 뭘까.
..오늘, 승현씨를 만나러가기로했는데.
약속을 미뤄야한단 생각에 마음이 물젖은솜마냥 무겁기만하다.
*
" 부르셨습니까. "
" 퇴근한줄알았는데 아직 남아있어 다행이야, 거기 앉아. "
특유의 부드러운 미소를 안면가득 띄우며, 그가 대답했다.
팀동료인 여자간부들은 그 미소를보며,
기성용씨는 이쪽 일에 어울리지않을정도로 자상한 미소와 입매를 지니고있다 말하곤했다.
역겨워.
항상 싱긋하고웃는 가벼운 미소뒤엔,
네 머리위에 내가 앉아있다는
징그러운 지배욕이 가득 서려있음을 안다.
비릿한 피내음의,
악마같은 저 미소.
" ..오래 걸리는 일인가요? "
" 아니. 그건아니고-.. 물어볼게 하나 있어서. "
" 무슨..? "
" ..저번주 금요일날 지령했던 임무, 실적이 형편없던데. "
" 그건- "
울컥 화가 솟았다.
저번주 금요일, 3인 팀체제로 내려졌던 임무 수행도중
동료 둘이 착륙과정에 오류가있어 결국 혼자 해결지어야했던 임무.
실적은, 결과는 B- 로 책정되었으나 홀로 처리한점을 감안한다면
오히려 가산점이 붙으리라 생각했는데, 왜-
" 팀과 이동중 오류가생겨 혼자 처리해야해서- "
" ..변명하지마, 듣기싫으니까. "
" ...벼,변명이 아니라- "
" 좀 해이해진것같더라고, 너. "
" ... "
" ..내생각엔 이놈때문인것같은데-.. 낯이익지않나? "
팔락-.
그의 손에들린 한명의 프로파일.
..승현씨?
어째서-
" 저,저사람을 어떻게-..! "
" 쉽더군. 정보료는 좀 들었지만. 애인인것같던데, 아닌가- "
" 이미 알고계신걸 왜 물어보는거죠..? "
씨익-
" ..네 입으로 확실하게 들어야, 확실하게 죽일수 있을것같아서. "
소름돋을정도로 공간을 낮게울리는 음성-
손이 부들부들 떨리고있었다.
공포감, 두려움, 증오에 휩싸인 몸을
두다리가 간신히 버티고있다, 아슬아슬하게.
" 네가 그새X 한테 정신팔린꼴 보기싫거든. "
" 헤어질게요,다신 연락하지도,만나지도 않을게요,그..그러니까,제발..! "
" 말 두번하게하지마.
거슬린다고, 그새X. 없어져야 속이 풀릴거같아. "
철컥-
그는 은빛 차가움을품은 총 방아쇠부분을 만지작거리다,
가볍게 장전하고는 거울속 자신을 응시했다.
핏빛이 어울릴법한 눈을 띠고는, 잔인한 표정을 머금고.
" 기회는 주지. "
" 기회요..? "
" ..난, 사랑하는 사람을 죽여줄까, 죽일래 하면 죽이는쪽을 택할거다.
그 얼굴은 나만보고싶거든.
죽는순간도.
너도 그럴것같아서-..
2일 시간을 줄테니, 네가 죽이든가.
물론 시간이 오버되면, 내가 손수 죽여줄거고. "
..무슨 선택지가 이래-..
약한모습을 보이지않으려 바지를 꽉 쥔채 틀어막은 눈물이
자꾸만 비집고나와 볼을따라 흘러내린다.
무릎꿇은 빨간벨벳카펫위,
눈물이 방울방울 맺혀 얼룩진다.
원망어린,증오를품은눈으로 그를 올려다봤다.
꽤나 흥미로운 눈빛을띤 채 내려다본다.
이런 모습도있네- 싶은, 호기심과 재미가섞인 눈동자를 한 채.
" 아, 그리고- "
" ..말씀하세요. "
" 너 지갑속에 그새X사진 빼놨으니까 나중에 확인해봐.
액자도 다 치웠고. "
" 그..그건 왜요..왜,도대체..! "
그가 무릎을 굽혀 시선을 맞추고는
장난스럽게 웃는다.
악동같이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울상인 내 모습이 볼만하다는 낯빛으로.
" ..어차피 죽을인간, 미리 잊을준비하는게 낫잖아? "
*
철컥.
틱-
철컥.
틱-..
이틀째 밤이 고요히 지나간다.
몇번을 방아쇠에 손가락을 꼽고,
총알을 넣었다 뺐다 반복하기를 수십번.
조직에서 사람을 피로 물들였던 시간들도 수십번.
하지만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죽이지못하겠다는 생각도, 수십번.
기성용,그 잔인한 남자는,
왜 내게
정신병에 가까운 집착을보이는걸까.
사랑이라기엔 엇나간 마음이,
삐뚤어져 빗나간 배려가
이다지도 사람을 괴롭게한다는걸, 그는 알까.
띠링-.
[ 조직 기성용: 010-xxxx-xxxx ]
그가 왜..?
..설마-
문자를 확인하려는 손가락이 떨려온다.
제발. 아직은,아직은-...
[ 마지막 목소리 들려줄까? ]
애인이 죽었다.
처참한 몰골로.
두눈으로 똑똑히 지켜보진 않았지만,
문자가 온후, 제정신이 아닌 미치다시피한 채로 전화를 걸었을때,
수화기 너머 들려오는 모든 소리가
말해주고있었다.
끔찍하리만치 생생하게.
콰득거리는 뼈가 부서지는 소리와
살려달라는 승현씨의 목소리,
지금이소리 들리냐며, 물어보는
기성용의 목소리도.
흐리멍텅한 정신으로 그 모든 소리를 받아내다, 들어주다
소리를 질렀던것같다.
어떤, 원망과 증오가 담긴 처절한 단말마같은 외침이
더이상 버틸수없다는듯 휘청거리며 공간을 찢었다.
한없이 처절한, 미친듯 한서린 그 외침에
그의 목소리가 대답했다.
피식거리는 비웃음, 질척거리는 핏소리와 함께.
- 지금 우는거야? 내 앞에서만 울어, 몇놈 더 죽이기 전에.
*
사랑하는 그가 죽은지 일주일-.
어떻게 일상이 흘러갔는지, 흘러가고있는지 모르겠다.
알고싶지도 않고.
기성용의 마지막 말을 듣고는
한참을 운얼굴로, 이미 만신창이가 되어 너덜너덜해진 모습으로 실성한듯 웃다가,
핸드폰도, 호출기도 모두 벽으로 던져버리고는
침대에 웅크려누웠다.
내가 소유할수있는 가장 좁은 공간을 고집한 채로
그렇게, 웅크린 채로 가만히 숨죽였다.
나때문에 죽었어.
그가, 나 때문에.
내가사랑하는 그가, 나 때문에.
아무 죄없는 그가, 나 때문에..
불을 끈 방은 어둡지않았다.
낮이건 밤이건, 같은 색을 품었다.
검붉은색을 띤 승현씨의 눈동자가
또록또록하며 천장을, 바닥을 뒹굴던
그 눈동자가
마지막에는, 결국에는 집요하게 시선을 맞춰오며
하루종일 나를 질책한다.
환상인가, 이건.
아니, 지옥인가.
멍하게, 그렇게 숨죽여있다보면
무언가에 꽉눌려 찌그러진 공간을 깨듯
시계가 자정을 알리면,
방으로 다가오는 발소리가 정적을 흔든다.
그를 앗아간
기성용의, 그 남자의 발자국이
복도위를 걷다 멈춘다.
내 방, 앞에서.
찾아올때마다 나는 핏줄선눈으로 울고있었고, 그는 볼을 어루만졌다.
그의 손 위로 흐르는눈물을 아랑곳하지않은 채, 그는 미소지었다.
자애로운 모습으로, 아니 역겨운 가면을 쓴 채.
' 계속 이렇게 울기만 하면, 더이상 오냐오냐 해주진않을거야-. '
오늘도, 그의 발걸음이 방앞에서 멎었다.
그가 오기 전,
멍하니 천정을응시하다
무의식적으로, 아니 본능적으로
서랍속을 뒤져 찾아낸, 비소로 만들어진 알약의 겉껍질이 서서히 녹아내린다.
달콤하다.
그동안 견뎌온것들에 비해 약이 달다.
약을 머금은 채, 다가오는 그를 마주보며 희미하게 웃었다.
" ..오늘은 안 우네?..아니, 울 힘도 없는건가- "
" ... "
그의 손이 여느때와같이 볼을 어루만지다 머리를 쓸어넘겼다.
조심스러운 손길이 머리사이사이를 헤집는다.
가만히 그를 바라봤더니 놀란 눈이다.
오늘은 반항하지않네- 하고 묻는.
" 너무 얌전하게굴면 재미없는데-,
하긴, 이정도 앙탈부리면된거지. "
..약기운이 퍼져가는걸까,
몽롱해져가는 정신을 간신히 붙잡고는
점점 흐려지는 기성용을
시야에서 잃지 않으려 애쓰는데
...아, 잠깐만-
툭-.
" 자,잠깐만요-..!! "
" ...시X, 이거 뭐냐? "
갑작스럽게 덮어온 그의입술이, 혀가,
한참을 헤메다 알약을 발견하고는
가차없이 뱉어냈다.
화가 난 듯 짜증스러운 얼굴을 한 그.
그래, 그게 당신 본모습이잖아.
추잡스럽고, 잔인하고-
" ..하하-.. 돌겠네 시X- "
" ...모,모르고 먹은거..예요.. "
" 모르고먹어? 웃기지마- "
" ... "
" 시X..왜 죽으려고하냐? 왜자꾸 멍청하게굴어- "
" 아읏-,잠깐만요-..! "
버둥거리던 팔과 다리다 간단하게 제압당했다.
어느새 내 위에 올라타 내려다보는 그가,
비릿한 미소를 띤 채 눈에 핏대를 세운다.
" 쓸데없는짓 하지마. 내가 손수 예뻐해주겠다는데-.. 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