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 멘붕해제 축
제한 없음/ BGM 필수/멘탈손상 주의
오늘 댓글망상은 익스포츠에서 게시했던것이 아닌 신작입니다.
(그러므로 망작주의. 멘탈손상주의 )
먼저 참가히시면 저녁먹고와서 달겠습니다 :)
+ 참고: 암호닉은 언제나받습니다 :)
결말이 나지않을 가능성이 다분합니다.(설정자체가)
그동안 게시해온 댓글망상이
죄다 무거운 주제라서,(죄다 엉엉엉엉 엉엉엉엉)
가벼운 댓글망상으로 가보겠습니다!
그리고..사랑합니다♡(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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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치, 빵야, 아름이, 키덕후, 해쁘니, 피카츄, 싱니, 내남자, 페브리즈, 핑핑이, 캬라멜, 소유물님 :) |
개그 + 드립 多
KEYWORD : 퓨전사극
" ..뭐? 엄마, 그거 진심이야? "
저녁을 먹다가 엄마의 말에 반자동적으로 수저를 내려놓았다.
아니, 그러니까... 지금나를, 당신네들의 딸인 나를
이번 겨울 일주일동안 외할머니 댁에 보낸다고-..?
" 얘는.. 뭘 그렇게 놀라.
남도 아니고 외할머니잖아. 잔말말고 가세요, 응? "
" 아, 그러세요- 그 산이랑 숲밖에 없는곳에,
그것도 컴퓨터하나없는 외할머니 한옥집 가서
일주일이나 있다오라니 아주감사해돌아가시겠네요- "
" 씁-, 너 엄마한테 말버릇이 그게 뭐야지금. "
" 대체 뭔데. 왜 나를 거기 보내려는거냐고.
그것도, 하루이틀도 아닌 일주일? 이게 말이 돼? "
" 엄마가- "
내 말에 언짢은듯 내내 미간을 찡그리시며 나와 기싸움을 벌이다
이내 입술을 깨무시더니 여우눈을하시고는 날 빤히 바라보신다.
왜요, 왜. 참나, 내가 그래서 뭐 겁먹을줄알고?
...조, 좀 쫄리긴하네,뭐..
" ..엄마가, 아빠랑 같이 여행가려고그런다, 왜! "
" 여행-? "
푸-
옆에서 같이 밥을드시고 있던 아빠도 엄마의 말에 적잖이 충격을 받으셨는지
한수저 떠먹으시던 국을뱉으시고는 동그란눈을 한 채 엄마를 바라본다.
아니 근데 이게 뭔 날벼락이야...엄마아빠가 부부동반 여행이라니.
" ..당신은 왜 또 그렇게 놀라!
우리 애들키우느라 그동안 둘만 여행한번 못갔잖아.
내가 그래서 이번에 눈꽃여행코스 하나 잡아놨어. 일주일로.
그리고 너는, 그동안 외할머니댁에 가있으면 되고. 설명 끝. 반복안해- "
허, 참-... 헛웃음이나온다.
어이가 없어 엄마를 멀뚱히 쳐다보는데,
엄마는 그저 왜그러십니까- 하는 눈빛과 낯빛으로만 일관하시고
아빠는 눈을 굴려가시며 엄마와 내 눈치를 보기바쁘다.
..아까 흘린국이나 닦으시지요.
...꼭 가야되는거야? 하고
마냥 투정을 부리고싶지만,
그렇게 할 수가 없다. 계속 머리가 지시하는것만같다. 그냥 알겠다고 하라고.
자식들 키우시느라, 그동안 주말여행도 한번 제대로 못갔다오신게 맞으니까..
..그래. 이럴땐 한번쯤 져주는게, 딸 된 도리겠지, 암.
" ...알았어,갈게-.. 그래서 언제 가는데? "
" 내일. "
*
" 저 왔어요-..."
무려 몇시간동안이나 기차에 몸을맡기다오니,
참 이상하게 잠자고 핸드폰밖에안했는데 몸이 물젖은솜마냥 무겁기만하다.
..저녁은 먹지말아야겠네, 기차에서 군것질한걸로됐지.
속이 영 좋지가않다. 메슥거리고 불편한것이
그냥 따땃한방에들어가 세상모르게 잠이들고싶은 충동이, 자꾸만 머릿속을 맴돈다.
" 늦었구나. 그래, 저녁은? "
할머니는, 거처하시는 한옥집에 걸맞게 개량된 한복을 입고계셨다.
참 고우시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을 몸소 실천하시는분처럼,
이제는 꽤 나이가 드셨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머리를단정히 쪽짓고, 비녀를 꽂고,
얼룩하나없는 옥빛저고리와 자색한복치마, 그리고
가슴께를 장식한 옷고름도. 참 곱게 늙어가시는 분이다.
" ..저녁은 됐어요. 속이 좀 안좋아서.
그냥 오늘은 들어가서 자도돼요? "
" 많이 피곤한모양이구나. 하긴, 이렇게 먼 산골까지 왔으니-..
사랑채에는 지금 손님이 있으니 그곳은 가지말고
사랑채 옆 복도 끝방으로 가거라. 방은 미리 치워두었단다. "
" 그럴게요. 내일뵈요, 저 오늘은 먼저 잘게요. "
" 그래라. 아, 그리고- "
..그리고?
할머니는 무언가 말씀하시려는듯 입술을 달싹이시더니
이내 자색빛이감도는 치맛자락을 손으로 매어쥐시고는
사뿐사뿐, 걸어오시더니 어깨를 잡으신다.
뭔가 말하고싶으신것같은 할머니의 검은눈동자가,
주위를 살피고 마당에 아무도 없다는것을 이내 파악하시더니
목소리를 낮추신다.
" 네 방 앞에있는 별당에는, 절대 가지 말거라. "
" ..별당이요..? 왜요? "
" 지금은설명해줄수가없구나.
하지만 약속하거라.
별당에는, 그곳엔 절대 발을 들이지 않겠다고. "
*
" 아이고, 좀 살겠네- "
짐을 대충정리하고 온돌열기가 슬슬올라오는 방바닥에 이부자리를 펴고는
벌렁 드러누웠다.
아..잠이 솔솔오네, 아주.
속도 좀 진정되는것같고, 마음도 편하고.
등도 따뜻해져오니 그냥 천국이 따로없다.
엄마랑 아빠는 잘 도착하셨으려나- ..
누운채 멍하니 하얀천장을 바라보는데,
어디선가 소리가 들린다.
하늘 천, 땅 지, 검을 현, 누를 황-...
아.. 저 한자 나도 아는건데.
하늘 천은 이렇게 쓰는거고, 땅 지도 이렇게-..쓰고-
잠깐만, 검을 현? 이거 어떻게 쓰더라-, 알고있었는데 이거..
멍한정신으로 팔을들어 허공에대고 천장을종이삼아
손가락으로 기억나는 몇글자를 써보는데, 영 기억이 나지않는다.
..모르겠다. 아 이런거 알아서 뭐해. 위대한 한글이있는데. 암. 그렇고말고.
그나저나 계속 문지방을 넘어 들려오는 목소리가 참 감미롭다.
무언가 너무 낮지도않고, 높지도않은 목소리가 귀를 간지럽게 울린다.
..한자 외우고 있는건가, 거 남정네 목소리한번 낭랑하네.
...잠깐만, 남자?
..남자야. 남자가 확실해, 이 목소리-..!
이게대체 무슨-
여기 방근처엔 아무도 없다고했는데, 할머니가..
안좋은생각들과 온갖질나쁜생각이 스멀스멀 기어오른다.
덜컹-
" ..별당..? "
분명히 내 방 맞은편인 별당근처에서 들려오는 소리였다.
그 방을 제외한 다른 방의 불은 모두 꺼져있었고,
내 방과 마주한 별당만이
문지방건너 희미하게나마 호롱불이 켜져있음이 보인다.
아슬하게 아롱거리는 불빛이, 휘청거리는 불꽃도.
그리고..어떤 남자의 그림자.
..덩치를 봐서는 성인같은데,
게다가 저거 뭐야. 저거 지금 머리 상투튼건가-..?
호기심에 조심스럽게 신을 신고는 후드를뒤집어쓰고
발소리를 죽이며 살금살금 걸어가는데,
진지하고 낮은목소리로 내게 지시하시던 할머니의 그 말이,
자꾸만, 끊임없이 귓전을 맴돈다.
' 네 방 앞에있는 별당에는, 절대 가지 말거라. '
꿀꺽-..마른침이 계속 넘어간다.
할머니의 말에 신경이쓰여 발걸음을 돌려야한다는것을 알지만,
이미 여기까지 온 이상, 그 낯짝을 봐야겠다는 생각이든다.
..아니, 시대가 언젠데 호롱불에 상투튼머리냔 말이지, 지금.
..절대 그 목소리에 혹한게아니라. 절대. 그렇고말고.
한발짝
한발짝
내나름대로 후드도 뒤집어쓰고는 발을세운채
발끝으로 살금살금, 다가가는데
인기척을 느낀 듯 방안의 낯선사내가
자세를 고쳐앉으며 문쪽으로 향하는 그림자가 얼핏, 보인다.
덜컹-
" 누,누구냐! 귀신이면 물러가고
사람이면 머리에 쓴 망태기를벗고 낯을보여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