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 - 한번만
"그게 무슨 소리냐."
"오늘 접대 안 하려고요. 어차피 총독부 인사들이랑 관련 거물들 다 모란각으로 몰릴텐데 그럼 나 접대할 사람 없잖아?"
"......홍랑."
"나 그렇게 꽁꽁 묶어두고 있으면 이 정도는 해줘야죠 행수님."
3월 3일이 왔다. 총독부와 친일인사들이 죄다 모란각으로 몰릴 그 날, 홍랑이 얻은 정보로 사람이 처음 죽게 될 그 날, 무영이라는 단체가 세상에 공개 될 그 날이. 그런 날 손님을 받을 수 없었다. 사실 홍랑이 접대할 만한 거물들은 모두 모란각으로 몰릴 예정이여서 손님을 받으려 해도 받지 못할 날이었다.
"언니 오늘은 정말 접대 안 하실 거에요?"
"받는다고 해도 올 사람 없을걸? 오늘 모란각에서 행사를 좀 크게 해야지."
"우리 그러다 경성 제 1기방 명성 뺏기면 어떡해요 언니?"
".........걱정 마렴."
'오늘이 모란각이 제대로 영업할 수 있는 마지막 날일테니.'
홍랑은 뒷말을 삼켰다. 늘 제 2기방이라는 것을 마음에 들지 않아했던 모란각이었다. 그랬기에 그렇게 무리해서 행사를 잡았으리라. 그런데 그 욕심이 되려 화가 되었다. 홍랑은 창문을 열어 창밖을 바라봤다. 달이 참 밝았다. 홍랑의 떨리는 마음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
"......오늘이다."
"뭐야 그 비장함은. 죽으러 가는 거 아니니까 하던대로 해요 형."
"야 형이 오랜만에 분위기 좀 잡아보겠다는데 왜 그러냐."
무영. 그림자조차 존재하지 않는다는 그 이름의 뜻 아래 일을 벌이는 첫 날이다. 숨길 수 없는 긴장감과 불안감에 준면을 비롯한 모두가 굳었지만, 백현과 찬열의 노력으로 긴장을 조금씩 풀고 있었다.
"계획했던대로 움직이자. 준비 됐지?"
"갑시다."
경수의 대답과 동시에 6명이 모란각으로 들어갔다. 사전에 철저하게 구조를 파악한 곳이라 총독부 고위관료들이 연회를 벌이고 있는 장소까지 손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 그들의 목표는 4명이었다. 악명높은 친일 고리대금업자 둘과, 최근 무고한 조선인들에게 누명을 씌워 20명의 청년들을 잔인하게 고문하고 죽인 다카무라 경감, 그리고 그 사건에 일조한 앞잡이 김명환. 단체의 이름을 처음 알리려는 것 치고는 다소 위험한 선택이었지만 그들은 망설이지 않았다.
모란각 오른쪽 별채의 지붕에 올라가 창문으로 방의 내부를 보고 있던 세훈과 종인이 각자 맡은 목표물을 조준했다. 찬열과 백현은 반대쪽 별채의 위에 있었다. 그들 역시 세훈과 종인처럼 조용히 목표를 향해 죽음의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었다.
그들의 위치를 확인한 준면의 수신호에 맞춰서 경수가 재빠르게 기방의 창고로 들어갔다. 전기를 끊는 것이 먼저였다. 경수는 가져온 도구들을 펼쳐 능숙하게 계량기의 전선들을 뜯어냈다. 마지막 빨간 선을 끊어내자 기방 전체가 암흑에 잠겼다. 촛불로 넣어놓은 연등만 밖을 비추고 있었다.
"아니 이게 웬일인가!"
"어머, 어떻게 이런...조금만 기다리시어요 쇤네가 얼른 가서 확인을...."
불이 꺼지고 방 안에서 사람들이 웅성 거리고 모란각 행수가 전기를 확인하겠다고 일어선 순간 다시 불이 들어왔다.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갑작스레 들어온 불에 모두가 눈을 찡그리고 있을 때 기생 하나가 비명을 질렀다. 그 기생 옆에서 김명환이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다. 다들 놀라 주위를 둘러보니 4명이 쓰러져 있었다. 아무런 소리도, 흔적도 없었다. 단지 불이 나갔을 뿐인데 그 짧은 시간 내에 4명이 목숨을 잃은 것이다.
"아...암살이다!!!!!!!!!!!!!!"
놀란 관료들이 헐레벌떡 방을 빠져나가려 일어나고 기생들이 끊임없이 비명을 질러대는 아수라장이 되었을 때 쪽지를 매달은 표창이 상석에 앉아있던 조선 총독부 총독 사이토 마코토의 뺨을 스쳐 벽에 박혔다. 총독의 뺨에서 피가 흘렀다. 총독은 신경질적으로 벽에 박힌 표창에서 쪽지를 떼어냈다. '무영(無影)' 이라는 두 글자가 쓰여져 있었다. 모두가 방을 빠져나가기에 급급할 때, 그는 쪽지를 구기고 부들부들 떨었다. 자신이 통치하고 있는, 대일본 제국의 식민지 조선에서 절대 벌어져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이건 그에 대한 모독이었다.
"칙쇼....."
잡아야했다. 어떻게든 잡아 족을 쳐야 그의 화가 풀릴 듯했다.
"류!"
"하,하이!"
"당장 모란각 폐쇄시켜! 총독부 연락해서 경위들 다 풀어!"
총독의 명령에 정신을 차린 총독부 관리와 경감들이 경위들을 움직였다. 모란각의 문이 잠기고, 순사들이 총을 멨다. 이런 아수라장이 벌어지는 모습을 확인한 6명은 이전에 계획했던대로 움직였다. 지붕에 있던 네 명은 지붕을 넘어 기방을 빠져나갔다. 순사들의 눈에 띌 수 있었기 때문에 모두 다른 방향으로 자취를 감췄다. 창고에서 나온 경수는 그대로 창고 옆 담벼락을 넘었고, 표창을 던진 준면 역시 가볍게 담을 넘어 옷을 감춰둔 암자로 향했다.
재빨리 옷을 갈아입고 입었던 검은 옷을 가방에 넣은 뒤 준면은 아무렇지 않게 거리로 나왔다. 모란각으로 순사들이 몰리고 있었다. 늦은 시각이라 거리에 사람이 얼마 없어, 거리에 있는 모두가 순사의 순찰대상이 되었다. 범인을 잡겠다는 총독의 의지가 느껴졌다.
그런 총독의 모습에 피식 비웃고 거리를 걷는데 순사 둘이 한 고등학생을 붙잡고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
"이 새끼!!이거이거 범인 아니야? 너 지금 가방에 뭐 들었어! 빨리 보이라고!!"
"싫습니다!!!!이거 놓으십시오!!!!"
"아니 이 새끼가!!!"
학생이 반항하자 순사의 몽둥이가 학생을 내려쳤다. 누가봐도 무고한 사람이었다. 차오르는 분노를 삭이며 준면이 순사들에게 다가갔다.
"지금 뭣들 하는건가."
"뭐야 이 조센징은."
"지금 그 학생이 아무런 죄가 없다는 걸 아는 조선인이지."
"하.....조센징들이 단체로 미쳤......아,아니. 도,도련님 아니십니까?"
"그 학생 놔주게."
어둠에 준면의 모습이 보이지 않은건지 조센징을 내뱉으며 준면을 막대하던 순사가 준면의 얼굴을 보자마자 언제 그랬냐는듯 허리를 90도로 꺾어 몸을 숙였다. 그 가증스러움에 준면의 손이 떨려왔다. 일본인의 습성은 도저히 적응이 될래야 될 수가 없었다. 가증스러웠다. 그 학생은 준면에게 고개를 한 번 숙이더니 재빨리 사라졌다. 운이 좋은 아이였다.
"무슨 일인가?"
"아...그것이...모란각에서 암살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암살? 누가?"
"총독께서 아직 말하지 말라고 하셔서......"
"범인은? 잡았나?"
준면은 나머지 5명이 무사히 빠져나갔는지 알고 싶었다. 워낙에 실력이 출중한 아이들이니 걱정은 하지 않지만 괜한 불안감이 몸을 뒤덮었다.
"아니요.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은데다 정말 소리없이 갑자기 일어난 일이라서..."
"이런...."
"아! 근데 웬 꼬마아이가 범인으로 의심되는 남자를 찌른 은장도를 들고 있었습니다."
".......칼에 찔렸다고?"
"예. 근데 범인의 얼굴은 보지 못했고, 온통 검은색으로 휘감고 있어서 아무것도 확인할 수가 없었다더군요."
"알겠네. 범인 꼭 잡길 바라네."
"예. 들어가십시오 도련님."
준면의 손이 떨려왔다. 누군가 칼에 찔렸다. 5명 중 누군가가.
내사랑 암호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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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빼놓은 암호닉있으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경성썰은 써 놓은조금 있어서~
경성썰도 대통령썰처럼 금요일이나 일요일에 올게요ㅠㅠ
경성썰은 아무래도 시간이 오래걸려서 일주일에 한 번 연재될 것 같습니다..
긷려주실거죠? 사랑해요♥♥♥♥♥♥♥♥♥♥♥♥♥
암호닉은 [영애] 이렇게 말머리 달아서 댓글 맨 앞에 신청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