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
어둠, 어둠이었다. 한치앞도 보이지 않는 깊은 어둠이었다. 의지할수 있는것도 없었다. 그렇게 깊은 어둠의 늪으로... 빠져가고..있..
" 준면이형! "
준면이 거칠게 머리를 헤집으면서 컵을 집어 던졌다. 아 씨발! 잘 쓰고 있었는데! 방문이 열리고 세훈이 싱글벙글 웃으며 들어왔다. 금발머리가 눈이 부시도록 찰랑거렸지만 준면의 눈에는 그런것 따위는 보이지도 않았다.준면은 담배꽁초가 가득들어있는 종이컵을 세훈이의 얼굴에 던졌다. " ....미안. " " 아 형! 머리에서 담배냄새 나요! " " 아씨! 미안하다고! 너 그러길래 내가 오지말라고 했지! "
세훈은 그렇게 말하는 준면이 머리를 한대 쳐버릴까 생각해봤지만 역시 형은 형이기 때문에 착한 자기가 참아주기로 했다. 원래 이렇게 일 열심히 하는 사람도 아니면서 무슨 바람이 불어 하루종일 밥도 안먹고 컴퓨터 앞에만 앉아있느냔 말이다. 연락도 안받고. 어제 갑자기 일을 해야된다며 당분간 연락할때까지 찾아오지 말라던 얘기를 들은 세훈은 친구인 종인과 함께 3차를 달리다가 어이가 없어져서 술집을 나왔다. 그리고 밥도 안먹고 일만하닥 영양실조로 쓰러져서 병원에서 연락이 올껄 뻔히 아는 세훈은 죽을 각오를 하고 준면의 집에 왔다. " 요즘 다른애들은 다 잘 있대? " " 아! 요번에 찬열이형 제대해서 모이는데 형도 가야죠! " " 형 바쁘다. 너네들끼리 놀아. " " 아- 형! " " 씁! 너 계속 그럴래? "
한참을 그렇게 다투다가 전화가 울리는 전화기를 들고 세훈이 베란다로 나갔다. 세훈이 나간 틈을타 준면은 다시 담배하나를 꺼내 입에 물었다. 왜 자기 집에서도 눈치를 보며 담배를 피워야 되는지 모르겠는데. 한숨쉬며 담배연기를 내뱉자. 세훈이 베란다 문을 열고 들어와 티비를 켰다. " 야! 문닫고 와! " " 형, 형 지금 그럴때가 아니에요! " 준면이 일어나서 베란다 문을 닫고 세훈이 옆에 앉았다. 왜? 태풍이라도 온대? 별로 관심없는 눈빛으로 담배만 뻑뻑피우던 준면이 세훈을 쳐다봤다. 세훈이 떨리는 손으로 리모컨을 내려놓고 준면을 쳐다봤다.형.. 우리 어떻게 해요.. 세훈이 준면의 손을 잡아왔다. 담배를 비벼끈 준면이 티비로 시선을 돌렸다.
- " 지금 정부에서는 손쓸 방법이 없다고 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비상회의가 열렸고.. 빠른 시일내로 결과를... " " 저게.. 무슨소리야? " " 준,준면이형. 지,지구가 ...멸망한대요. " 인류멸망 계획서. |